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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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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가고 싶다는 말에 그는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마치다에게 입힐 옷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옷은 너무 커서 집 밖에서 입히기엔 우스꽝스러웠다.
"제 옷이라도 입으시겠어요?"
"어... 그러네, 준이랑 나랑 체격이 비슷하네요."
"그건 안 되는겠는데."
스즈키가 끼어들었다. 오메가에게 욕정하지 않는 베타라지만 제 오메가가 다른 사람의 옷을 입는 건 불쾌했다. 그냥 늘 입던 커다란 상의에 허리가 느슨해 다 흘러내리는 바지를 입혀 외출했다. 예쁜 옷을 바란 건 아니지만 이런 걸 입고 나가려니 기분이 별로였다. 마치다는 뾰루퉁한 얼굴로 흙길을 차며 걸었다.
"알파 냄새가 잔뜩 묻었으니 그래도 안심은 되잖아요. 심통 그만 부려요."
"준 시켜서 옷 한 벌만 사도 돼요?"
"몇 벌을 사도 좋지만, 입고 나갈 일이 없을 텐데요."
순간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뻔 한 마치다가 그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그 상태로 신발을 벗고 한참이나 발끝을 살피는 모습이 새삼 귀여워 보였다. 그는 자기 팔뚝에 붙은 고운 손을 떼어내고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넓은 등을 내려다 보던 마치다는 조심조심 상체를 포개고 업혔다. 허벅지 뒤쪽을 단단히 붙든 손이 투박하지만 따뜻했다.
"업혀보는 거 처음이에요. 애기 땐 많이 업혔겠지만... 어머니는 절 낳다가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아버지는 제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전투에서 목숨을 잃으셨어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등에 업히면 속 얘기를 하게 된다. 묵묵히 듣기만 하는 그의 귓가에 마치다는 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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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오메가의 일생과는 다르게. 높은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졌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은 두 사람은 한동안 말 없이 새 소리를 들었다. 살면서 도통 숲에 올 일이 없는 스즈키와 숲에서 길을 잃은 마치다가 만난 건, 어쩌면 서로를 찾게 될 운명이었을 것이다. 그날 밤 그가 숲에 갔던 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밤마다 나타나 농사를 망친다는 족제비를 찾고 싶어서. 족제비 가죽을 벗겨 뭐든 만들 생각으로. 그러나 그날 숲에서 발견한 건 족제비가 아닌 어여쁘고 음탕한 오메가였다. 등 뒤에 알파가 있는 줄도 모르고 다리를 한껏 벌려 수음하던 발정난 여우 한 마리. 그냥 지나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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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축축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뜨니 젖이 흘러 넘쳐 옷자락이 다 젖어 있었다. 옷을 들치고 젖을 빠는 머리통이 괜히 원망스러웠다. 애무할 때처럼 혀를 빠르게 움직여 핥거나 돌리는 게 아니라, 정말 아이처럼 입술을 포개 물고 쪽쪽 빨고 있었다.
"뭐하는 거예요... 흣, 그만... 맛도 없잖아요..."
"맛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요."
"......"
당신도 한번 맛보란 듯이 그는 젖을 빨던 입술로 마치다의 입술을 머금었다. 혀로 혀를 핥고, 오메가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모유 맛을 느꼈다. 비리고 달고 싱거웠다.
노부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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