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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때문에 의식을 망쳤다며 비판을 받는 황제를 보며 황후는 마음이 아파. 더 나아가서 저런 망나니 황후는 두고 볼 수 없다며 폐위를 해야 한다 주청을 드리는 이들로 정전은 아수라장이야. 황후도 이게 꿈인걸 알아. 이 정도 일로 폐위 소리가 나올 일도 아닐 뿐더러 정말로 그건 그냥 단오에 창포물에 머리 감는 수준의 관습이라는 것도. 그냥 매해 해오던거라서 그냥 으레 하는거지 엄청나게 큰 제례같은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호수에 좀 빠졌기로소니 그걸로 폐위 소리가 나올 일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 하지만 황후가 가장 두려워하는건 황제의 서늘한 눈빛이야. 그건 실제로 본 적이 있거든.

물에 빠졌기 때문일까? 자꾸만 물에 가라앉는 꿈을 꿔. 아무리 버둥거려도 자꾸만 가라앉는 몸 때문에 봉잠을 찾기 힘들어. 저 멀리, 멀리 바닥으로 가라앉는 봉잠을 찾기 위해 손을 내저어보지만 닿지 않아. 수면 위에서는 제 손을 잡으라는듯이 뻗어온 황제의 손이 있지만 봉잠을 잡으려고 하면 황제의 손을 놓을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황제의 손을 잡지 않자니 안타까워. 
이게 미련인걸 알아. 아무것도 아닌 미신에 의지한다는 것도 알고. 호수에 잠긴채 일렁이는 수면 위로 황제의 얼굴이 보여. 무어라고 외치는데 뭐라고 하는지는 아스라이 멀게만 들려서 잘 들을 수가 없어. 저를 부르는것 같긴한데, 이상하게 절박하게 보이지. 꿈이라서 그런가봐. 봉잠을 찾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황제가 저를 따라서 뛰어들었다는건 시비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얘기 할때에서야 알게 됐어. 그 때는 미처 몰랐지. 황제가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언지. 마찬가지로 물에 빠진 생지꼴인 저에게 모포를 둘러주느라 젖은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대. 자기를 따라 뛰어드는 바람에 호위들이 난리가 났대나. 심지어 수영도 못 하는 황제가. 



아무리 애원해도 물에 잠긴채로는 물거품만 나올 뿐이야. 봉잠을 버리고 자기 손을 잡고 올라오라는 말이, 마치 저에 대한 감정을 버리라는 것만 같아. 실제의 황제는 이런것에 아무런 관심도 없을텐데. 꿈인걸 아는데도 어쩐지 억울해져. 괜한 오기가 나서 황제의 손을 뿌리치고 봉잠을 찾으려니 또 황제의 손을 뿌리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걸려. 정작 그는 신경조차 쓰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내려놓겠다 마음을 먹었으면서도 꿈에서조차 손을 떼어내질 못 해서. 미련도 이런 미련이 없어. 그렇게 다짐을 해놓고서도 꿈에서조차 붙잡힌 손에 미련을 갖지. 


역시 그 봉잠은 하고 나오는게 아니었어. 그냥 고이 서랍에 보관했으면 얌전히 서랍에 잠들어있을텐데. 그렇지 않았으면 계속 간직하고 있을 수 있었을텐데. 잃어버리지 않았을텐데.









호수를 다 뒤집어 엎어서라도 황제는 봉잠을 찾으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호수가 너무 커서, 황제는 결국 황후의 침소 머리맡에 두었어. 일단 눈에 보이면 안정을 할 것 같아서. 울것 같았던 그 녹음 어린 눈동자가 좀 마음에 거슬려야지. 그깟 봉잠이 무엇이기에. 그거 하나 때문에 끙끙 앓는 황후가 안쓰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궁인들을 닦달한 황제는 어이가 없었지. 어린애나 믿을 그런걸 믿고 있었나봐. 심심한 궁인들이 지어냈을법한 이야기인데 그런것에라도 의지를 하고 싶었는지. 사실 그 미신은 의미가 없어. 선황후를 봐. 고이 간직했는데도 선황후를 잃었는걸.

하지만 머리맡에 둔 봉잠은 소용 없었어. 정작 의식이 끝나자마자 쓰러진 황후는 도통 눈을 뜰 기미가 없어서 황제의 애간장을 녹였을거야. 이제 곧 초여름이라 물이 그렇게 차지도 않았을텐데. 빠진건 황제도 매한가지라 물의 온도를 기억하거든. 차라리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났다면 나았을까. 황후는 마치 호수가의 물처럼 차게 식은채 도통 정상인의 체온으로 돌아올 줄 몰랐지. 


황제는 익숙하게 악몽을 꾸는듯 끙끙 앓는 황후의 이마를 가볍게 쓸었어. 식은땀이 흥건해서 옆에 놓인 하얀천으로 이마를 쓸어올리는데 하얗게 튼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소리가 흘러나와. 가느다란 신음소리는 결국 저를 찾는 소리였지. 황제는 가만히 황후의 손을 맞잡았어. 얼음장 같은 몸은 무슨 약을 먹여도 소용 없었고, 태의는 궁여지책으로 최후의 통첩을 날렸지. 황제가 하도 닦달하자 이젠 신의 목을 베어 죽인대도 더는 도리가 없다며
기껏 내놓은 방침은 아직 시행해보고 싶진 않아서 어떻게든 약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그것도 황후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겠어. 혼몽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다가 다시 까무룩 잠드기를 반복하는게 하루 일과야. 이렇게까지 심하게 앓을줄 알았다면 배에 꽁꽁 묶어두는건데. 물에 한 번 빠졌다고 사람이 이렇게까지 앓을수가 있나  혹시 다른 병이 있는게 아니냐 태의를 닦달했지만 황후는 딱히 앓는 병이 없다는 말만 돌아와.

그럼 왜. 왜 이렇게 앓아. 황제는 아직도 찬 손을 잡았어. 황후는 마치 시들어버린 꽃 같아. 물과 태양이 없으면 시드는 꽃처럼 말이야. 그러고면 황후가 웃는걸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인가 싶어. 아니, 이제보니 꽃은 황후가 아니라 저인것 같아. 늘 저를 기쁘게 해주었던건 황후였다는걸 이제서야 깨닫지. 듣지 못할걸 알면서도 황제는 황후를 불렀어. 제이크, 어서 일어나야지. 소용없단걸 알면서도 황제는 황후를 그렇게 불렀어. 그동안 그렇게 황후가 바라마지 않았을 이름을 이제서야 불러봐. 듣지도 못 하는 이를 두고서.




황후가 앓아누운 뒤로 황궁엔 본 적 없는 냉기가 불었어. 이전에 황후가 자잘하게 앓아누웠다고 해도 그건 금방 털고 일어났거든. 하지만 이번엔 달라. 며칠 내내 깨어나지 못 하고 있는데다가 몸이 얼음장같이 찬데, 화로를 곁에 붙여놓으면 잠시 생기가 도는가 싶더니 다시 멀리하면 금세 생기를 잃어버리고 창백하게 질리거든. 마치 꼭 물에 빠진 시체처럼 말이야. 감히 황후를 두고 그런 말을 했다간 혀가 잘릴까 무서워서 말을 못 하지만 딱 꼴이 그랬지. 거기다 황제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기에도 딱 좋은 상황이잖아. 선황후와 꼭 닮은 얼굴의 아픈 황후라니 누가 봐도 황제의 심기가 어지러울만해. 입 한 번 잘못 놀렸다가 목이 달아날까 얼음판 위를 걷듯 발걸음마저 조심스럽지. 

하지만 생각외로 황제는 딱히 선황후를 떠올리진 않았어. 물론 꼭 닮은 얼굴이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질리는 없지만, 그동안 황제는 톰과 제이크를 구분하는 법을 터득했거든. 황제는 아예 황후의 침전 한 켠에 책상을 가져다 놓고 정무를 보기 시작했어. 황후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러고 싶었거든. 그냥 그러고 싶었어. 저번에는 아이를 낳는 동안에서는 들어오면 안 된다는 법도 때문에 들어가지 못 했거든. 정말로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에서야 땀에 젖은 손을 붙들고 엉엉 울었어.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이렇게 나를 남겨두고 가지 말라고. 무섭다고 빌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어. 아무리 간절하게 원해도 할 수 없다는게 있다는걸 처음으로 깨달은 날이야. 그러니 이번에는 후회를 하고 싶진 않아. 최대한 해 볼 수 있는건 다 해볼 생각이었어.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어쩔 수 없나봐. 정성으로 돌보아도 황후는 차도를 보이지 못 했어. 남은건 이제 태의가 말한 최후의 방법 뿐이야.










명색이 태의령이라면서 이런걸 방침이라고 내놓다니. 방법이 썩 마음에 안 들지만 더 이상 남은 방도가 없다는 말에 황제는 투덜거리며 따뜻한 물주머니로 데워진 이불 안으로 들어갔어. 뒤에서 황후를 끌어안고는 옷이 다 벗겨져 추워할 황후를 위해 어깨며 가슴이며 분주하게 쓸기 바빠. 맨 살에 이불이 닿는게 그다지 이상할건 없는데, 의식이 없는 사람을 이렇게 붙들고 안고 있는건 처음이라 그게 좀 어색해. 합궁할 때야 고단한 정신에 맨살에 이불이 닿아도 까무룩 잠들었지만 오늘은 달라. 맨정신에 황후를 이렇게 껴안고 누워본적이 없으니 어색한건 이해하겠는데...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지 모르겠어. 

뒤에서 살짝 동그마니 불러온 배를 한 황후를 끌어안은채 향을 풀어내. 황제는 자신의 향이 무언지 잘 몰라. 그저 황후가 소나무향이라고 하니 그렇다는줄 알지. 원래 본인은 본인의 향에 둔한 편이라 남들이 말 해주기 전까지는 잘 알아차리지 못 해. 매번 황후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숲 속 한가운데 들어온것 같다며 품에 안기는 통에 좋은가보다 할 뿐이었고. 그렇게 좋아하니 좀 더 향을 풀어내곤 했지. 그럼 더욱 발개진 뺨을 한 황후가 이마 끝까지 발그스름하게 달아올라서 촉촉해진 녹음의 눈동자로 매달려오곤 했어.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향을 들이마시는듯이. 제 향에 반응해서 그런거라는걸 알아. 생리적인 반응이라는 것도. 그리고 황후가 저를 좋아해서 더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도. 그러나 그 때는 이유를 다 알면서도 그저 말없이 묵인한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나봐.



향을 풀어내면 얼굴을 붉히기 바빴던 황후가 지금은 미동없이 서늘하게 식은채 제 품에 안겨있어. 향을 진하게 풀어주면 신체가 알아서 반응할거래나. 돌려 말하긴 하지만 히트사이클을 유도하라는거랑 뭐가 달라. 제 향에 반응한 황후의 체온이 올라가길 바라면서 황제는 뭉근하게 향을 풀어냈어. 깊게 잠든 황후가 이 향을 맡고 깨어나주면 좋으련만. 못 본 사이 조금 자라 뒷덜미를 살짝 덮은 뒷머리가 귀여워서 가느다란 목덜미에 한 번, 그리고 이어지는 어깨선에 또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더 말라보이는 어깨에도 한 번 입을 맞춰. 앞으로 뻗은 손은 둥그렇게 불러온 배를 천천히 쓰다듬어. 괜히 잠든 사람에게 못 할 짓인것 같은 기분에 의료적 행위임을 되새겨보아도 어쩐지 심란한 마음은 가라앉을 길이 없어보여. 

괜히 조금전 보았던 새파랗게 질린 입술과 마찬가지로 허옇게 질린 손끝 따위를 되새겨보는거지. 얼굴을 봐가면서 하면 좋을텐데 황후는 이제 배가 제법 불러서 불편할것 같아 뒤에서 가만히 서늘한 등을 끌어안은채 제발 좀 체온이 올라가길 바라며 천천히 부른 배를 쓰다듬어. 그러고니 아직 태명이 없었네. 태명은 초반 유산의 위험이 지나간 다음에야 짓는게 황실 풍습이라 안 그래도 이제 슬슬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일어났어.


황후가 일어나면 태명을 지어놨다고 하면 좋아할까, 아니면 황후가 생각해둔게 있으려나? 혹시 있다면 그걸로 해도 좋겠지. 무얼 하든 좋을거야. 황후를 닮았으면 좋겠는데, 세러신가의 문장紋章이 붉은 여우이니 여우라고 부르면 너무 평범하고 무관심해보이려나. 소리내서 여우야, 불러보니 좀 괜찮은것 같기도 해. 아가, 혹시 바뀔지도 모르지만 당분간 이렇게 불러도 되겠지? 황제는 허락을 구하듯 두어번 불러온 배를 손으로 두어번 쓰다듬었어. 평소 체온이 높고 손발이 따뜻한 편이어서 그나마 망정이지 살갗에 닿은 피부는 추운 날에 한동안 나가있다가 들어온 사람처럼 서늘해. 입술을 꾹 눌렀다 떼면 그제서야 겨우 미근해지는 정도야. 이래서 언제쯤 체온이 돌아오려나. 조급한 마음에 향을 좀 짙에 풀어내자 황후의 금목서 향이 피어올라. 살구와 자두를 섞은 오묘한 향이 코끝을 스치지.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있고, 그 가운데에 달큰한 향까지 녹아들어있어.

남부 지방에서만 자란다는 나무라 황제는 여태 한 번도 맡아보지 못 한 향이야. 이게 무슨 향이냐 물었더니 자기가 자란 곳에서는 흔히 피는 꽃이라 그리 귀중한 향은 아니라면서 얼굴을 붉히던게 떠올라. 귀하지 않으면 또 어때. 이렇게 좋은걸. 황제는 정신없이 피어오르는 향을 맡기 위해 향이 진하게 피어오르는 뒷덜미에 코를 박았어. 숨을 크게 들이키고 코 끝에 맴도는 향을 쫒지. 입 안에 침이 고일만큼 달큰한 향이 피어올라. 동시에 황제는 생각해. 열이 올라야 하는건 황후인데 오히려 열은 자기가 오르는것 같다고 말이야.




잠든 사람을 상대로 파렴치한 짓을 하는것 같아 마음이 괴로워. 이게 본능인지, 아니면 황후에 대한 마음 때문인지. 회임한 뒤로는 합궁이 금지되어 있어 벗은 몸을 본 적이 없어. 잠들때면 늘 침의를 입고 있어 살을 맞댄다는게 이런 기분인지 오래간만에 깨닫지. 더군다나 황후의 상태를 중간 중간에 확인을 해야했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불도 환히 켜진채야. 밝은 곳에서 하려니 더 기분이 이상하지. 늘 의무적인 의식이나 다름없었던 황후와의 합궁이 어땠는지 잘 기억도 안 나. 원래 어떻게 했더라? 어떻게 황후의 몸을 데웠었지? 아픈 사람을 두고 향을 풀어내도 큰 반응이 없어 쩔쩔맬 수 밖에. 좀 더 향을 세게 풀어도 금목서 향만 짙어지지 평소처럼 살갗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르지 않는단 말이야. 손끝에 와닿는 체온도 마찬가지고. 
서늘했던 체온이 조금 미지근해진 정도라 이대로는 밤을 새도 모자라겠다 싶어 황제는 결국 황후의 몸을 돌려. 그리고는 혹시나 배가 눌릴까봐 조심스럽게 목만 빼내어 혈색을 잃어버린 마른 입술을 삼키지. 








꿈 속에서 황제는 저를 제이크라고 불렀어. 단 한 번도 불러주지 않았던 이름인데. 마치 그게 황제가 그어놓은 선 같이 느껴져서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거야. 넌지시 뜻을 비쳐보기도 하고, 때론 모른척 조르기도 해봤는데 둘 다 통하지 않는건 마찬가지였지. 그런데 꿈에서는 불러주네. 좀 아스라히 멀리 들리는것 같지만. 다정하게 제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조르지도 않았는데 입맞춤도 해주고. 예쁘다 예쁘다 저를 귀애하는게 딱 보이는 얼굴이야. 역시 이건 꿈인가봐. 황제가 이렇게 저에게 다정할리가 없잖아. 의식도 망치고, 저번 호수가에서는 심기를 어지럽히고. 황후의 직무에는 어심을 살피는 것도 있는데 명색이 황후가 나서서 어심을 어지럽히다니 큰일이야. 

이제 황후는 봉잠 따위 아무렴 어때 싶어. 푸르른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은 봉잠은 마치 제 마음 같아. 밑바닥이 원래 그 위치에 어울린다는 것처럼 봉하도 매만져 반들반들해진 봉잠은 모래바닥에 사뿐하게 가라앉아버렸어. 그걸 외면하고 수면위로 올라오니 다정한 황제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지. 입맞춤도 먼저 선뜻 해주고 다정하게 제 이름을 부르고. 제이키가 좋을까 제이크가 좋을까. 황제가 그리 묻는데 뭐든 안 좋을리가. 그래도 아명이었던 제이키가 어쩐지 끌려서 제이키가 더 좋겠다고 하면 고개를 내젓더니 '우리 여우'가 좋겠대. 여우? 세러신의 문장紋章이 여우인걸 알고 계시나? 그정도야 알고 계시겠지 싶어서 입고리가 저절로 방긋 올라가지. 어릴 때 태명이 우리 여우였거든. 설마하니 이걸 아시고 그런 말을 하신건 아니겠지만 제이크는 많은 이들이 이미 불렀을테니 자기는 좀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고 싶대나. 황제가 말하면 뭐든 좋은 황후는 고개를 냉큼 끄덕였어. 


어쩜 이리 곱지. 분명 울어서 눈두덩이가 부었을텐데도 곱다 해주니 그저 감읍할 따름이야. 모른척 좋다고 용기를 내서 어깨를 끌어안으면 황후가 이리 어리광이 많아서 어찌할까, 그런 소리를 하면서도 끝에 울리는 웃음소리가 좋아서. 낮게 물결치듯 흐드러지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아. 부려본 적 없는 아양을 어설프게 부려도 황제는 마냥 좋다네. 황제가 좋다니 모른척 너른 품에 안겨. 마치 편백나무숲의 한가운데에 들어와있는 것처럼 머리가 맑아지고 시원해지지는 느낌에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채 몰래 눈물을 훔쳐. 포기하자니 미련이 많이 남아서 이런 꿈을 다 꾸네 싶은거야. 

이게 꿈이라는걸 알지만 너무 달콤해서 깨어나기 싫어. 눈을 뜨면 황제가 저를 질책할것만 같아. 황후 때문에 중요한 의식을 망쳤고, 나도 황후 때문에 물에 빠지게 되었다고. 세상 어느 황후가 고작 그 따위 것을 위해서 호수에 몸을 던지냐고 그리 질책할것만 같아. 어리석은 일이라는걸 알면서도 현실로 돌아가기 싫어. 깨어나기 싫어. 계속해서 다정한 황제의 품에 안겨있고만 싶어. 






루스터행맨

 

2023.12.23 02: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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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내 센세! 존잼이야ㅠㅠㅠㅠ황후 앓아누운 상태라 마음 아픈데 황제가 몸 데워주고 예뻐해주는 거 왜 이렇게 좋지...아프지 말라고 그러는 거여도 거기에 애정이 듬뿍 담겨 있잖아! 아기한테 여우라고 임시 태명도 지어줬어ㅠㅠㅠㅠㅠ아직 황후는 꿈과 현실을 오락가락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ㅠㅠㅠㅠㅠ
[Code: 9920]
2023.12.23 0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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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화를 하자 ㅠㅠ
[Code: b2c0]
2023.12.23 0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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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이키 일어나자 얼른 ㅠㅜ
[Code: b572]
2023.12.23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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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ㅜㅜㅜㅡㅠㅠ
[Code: 1c1f]
2023.12.23 03: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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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키 얼른 일어나자ㅠㅠㅠㅠ
[Code: da3b]
2023.12.23 0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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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안깨는구나 물 속에서 계속 계속 ㅠㅠㅠㅠㅠ
[Code: 5fee]
2023.12.23 0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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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제이키 눈떠봐ㅠㅠㅠ 황제가 금목서향더러 귀하지않으면 어때 이렇게 좋은걸 하는걸 보니까 황후가 아닌 제이크 그 자체가 좋다고 느끼는것 같은데.. 근데 첫날부터 총애는 없을거라 못박아둔지라 제이크는 이것도 사랑은 아니겠지 싶나보다ㅠㅠㅠㅠ 너무 안쓰러워ㅠㅠㅠㅠㅠ 앓아누운것에서도 톰 생각나고 할줄 알았는데 오롯이 ㅈㅔ이크네.. 일어나봐 제이크ㅠㅠㅠㅠ 태명이
여우인 것도 좀 들어봐ㅠㅠㅠㅠㅠ
[Code: 66a5]
2023.12.23 0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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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 생각하고 더더욱 안 깨려고 하는구나ㅠㅠㅠㅠㅠㅠ 그거 현실이야 눈을 떠 봐 물만두야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133]
2023.12.23 08: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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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맛 제이크 그래도 눈 떠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53f]
2023.12.23 09: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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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좋다 어느쪽의 입장에서 봐도 내가 애가 타서 죽을 것 같음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글이 있을수잇음.....
[Code: 30a9]
2023.12.23 1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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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키 일어나ㅠㅠㅠㅠㅠㅠㅠㅠ태명도 정해뒀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9fa]
2023.12.23 1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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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야ㅠㅠㅠㅠㅠㅠㅠㅠ 돌아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흑흑흑흑ㅠㅠㅠㅠㅠㅠㅠ
[Code: ef44]
2023.12.23 1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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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이이이잉 ㅜㅜㅜㅜ 우리 물만두 ㅠㅠㅜ 진짜물에 빠져이ㅆ네 ㅠㅠㅜㅜ
[Code: 748f]
2023.12.23 13: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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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 크리스마스선물인가요ㅠㅠㅠ 물만두마음은 찌통이지만 나는 행복해요ㅠㅠㅠ
[Code: afb5]
2023.12.23 13: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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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아닌데 빨리 일어나봐ㅠㅠㅠㅠ 황제손 잡고 빨리 현실로 돌아와ㅠㅠㅠ
[Code: 1c73]
2023.12.23 2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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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우야 일어나봐 ㅜㅜ 너무 마히따 ㅜㅜ
[Code: 4c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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