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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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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가 회임을 했으니 축하할 일이라고 황궁 전체가 떠들썩했어. 황제도 예외는 아니었어. 다른 누구도 아닌 황후의 회임이거든. 드디어 후사가지고 지겹게 떠들어대는 이들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었고, 또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린 황후가 후사 때문에 눈치보는게 싫었거든. 감히 누가 대놓고 감히 황후에게 그럴 수 있겠어. 걱정이랍시고 빙자한 눈치주기가 어떤 식으로 자행되는지 모르지 않아. 황제로 살다보면 알고 싶지 않은 것도 알게 되기 마련이라서. 하지만 회임을 경축드린다는 태의의 말에 하얗게 질린 얼굴은 어떻게 보면 겁먹은 것 같아 보이기도 했어.

희게 질린 얼굴이 눈에 밟히지. 왜 그럴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회임해서? 하지만 회임은 황후의 수많은 직무 중 하나인걸 모르고 입궁했을리가 없어. 사적으로 황후를 찾지 않을 때에도 합궁을 했는데. 이제 와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일거야. 늘 주기적으로 합궁을 하니 회임을 해도 이상할게 없을텐데. 황후가 나이가 어려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압박을 받으리란건 불보듯 뻔했거든. 그래서 누구보다도 좋아할줄 알았던 황후의 표정이 그다지 기뻐보이지 않는게 이상하긴 했지만 뭐...처음이라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황제는 그렇게 여겼어.







황제가 다정해질수록 황후는 수척해져갔어. 내가 회임하니 미안해서 그러나보다. 다정한 분 같으니라고. 그 분에게 못 해준게 생각났나. 산고 끝에 돌아가셨다 했으니, 그러고보니 아이도 죽었겠지. 정식 묘비가 있다는걸 못 들었으니 달을 다 채우고 그 일이 일어난건 아닌가봐. 보통 달수를 못 채운 너무 어린 황손들은 따로 묘비를 만들지 않으니까. 그런 경우 모후와 같이 묻히거든. 작년 기일 때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나. 여기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기일이 돌아왔던지라 예법도 예복도 다 서툴러서 실수하지 않는데에 전전긍긍하느라 황제의 얼굴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날 리가 없지. 대신 올해는 선명해. 그도 그럴게, 사당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안 되서 기일이 돌아왔거든.


수심이 잔뜩 어린 황제의 표정은 슬퍼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 화나 보이기도 했어. 많은 후궁들 중에서도 황제가 유일하게 은애했다고 할 수 있는 선황후. 보통 기일에는 초상화를 걸어놓는게 법도에 맞지만 황제가 선황후의 초상화에 하도 예민하게 굴어서, 하나 남은 초상화 진본은 사당에 고이 모셔두고 초상화의 사본을 똑같이 만들어서 그걸 걸어놓고 제사를 지냈지. 제사를 지내는 내내 황후는 황제를 살폈어. 원래 황제를 모시는 일 중에 황제의 심기가 어지러운지 살피는 것도 포함되니까. 작년엔 경황이 없어 넘어갔다지만 올해는 다르잖아. 얼마전에 실수도 했고. 물론 제사는 예부에서 알아서 잘 주관할테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슬퍼하시다가 몸이 상하면 어떡해. 황궁의 모든 사람이 자칫 조그만 실수 하나라도 했다가 불똥이 튈까봐 언행을 조심했어. 그리고 그건 어린 황후도 마찬가지였겠지. 더 이상 황제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거든. 


원래 기일을 전후로 황제의 심기가 굉장히 어지럽고 불편해진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무난히 넘긴 편이래. 그게 다 저 덕분이래나. 혹시나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또 심기가 불편해질까봐 황후는 재잘거리는 입들을 단속했어. 주제도 모르고 나선다고 할까봐. 혹시 저 말들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서 어심을 어지럽히면 어떡해. 더 이상 미움받기 싫단 말이야. 그래서 그런 말들은 입 밖에도 꺼내지 말라고 했더니 아니래. 정말이래. 작년까지만 해도 2주 전부터 황궁에 찬바람이 쌩쌩 불어서 한 달 내내 황궁이 북국이나 마찬가지였대. 매해가 그랬는데 올해만큼은 달랐다는거야. 이게 다 황후마마께서 폐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셔서 그런거 아닐까요? 그래놓고 저들끼리 꺄르륵 거리는걸 듣자니 마음이 심란해.
아마 역시...닮은 얼굴 때문이 아닐까. 그리워하던 얼굴이 비슷하게나마 눈 앞에 있어서, 그래서. 그게 아니고서야 그럴리가 있나. 그동안 황제가 저를 대한 태도만 봐도 그래. 그동안 그 그린듯한 다정 속에 저를 은애하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생각은 안 할거야. 황제가 보인 다정은 황후라는 자리에 대한 예우에 불과할 뿐이고 설령 황제가 저를 아낀다면 그건 아마 닮은 얼굴 때문일거야. 그간 황제가 보여줬던 다정은 다 직책에 걸맞는 대우를 위한 것임이 틀림 없는데. 


향낭을 가져다 드렸을 때 다음에 그게 허리춤에 보이면 기뻐서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일 때 보인 황제의 가벼운 웃음이나 열심히 연습을 해서 야심차게 선보인 곡조를 선보였을 때 참을 듣기 좋다는 그 말 한마디가 좋아서. 듣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 그러한 칭찬은 황제에게 특벽한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어.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그저 예쁜 꽃들에게 하는 칭찬이라는 것도. 그런데 이제 회임까지 했으니 다정해지신다고 해도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사당 일이 미안하셨는지 자주 찾아오겠다 약조도 했고. 쓸데없이 눈물을 흘려서 어심을 흐려놓은게 아닌가 몰라.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그게 마음에 걸리신건 아닐까. 황제는 자주 찾아오겠다 한 약조를 지키는것 뿐인데. 황손을 잉태한 황후에게 잘 해주는게 도리 아니겠어. 아마 저에게 잘 해주는 것도 얼마전 일이 미안한데다 저가 회임을 해서일거야. 어린 황후는 그렇게 판단했어. 그렇지 않으면 황제의 태도가 이해가지 않았으니까. 




부디 폐하를 쏙 빼닮은 황자를 낳아야 할텐데. 지금 있는 공주와 황자들은 전부 후궁 소생이야. 황후의 자리는 한동안 공석이었고, 선황후는 산고 끝에 죽었으니 당연히 적자가 없을 수 밖에 없지. 저에게 모든 관심이 쏠린 나머지 황후는 중압감에 매일 매일이 고역이었어. 안 되는건 뭐가 그렇게 많은지. 먹는 것도 가려 먹어야 하고 나쁜 생각도 하면 안 된대.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마늘은 왜 못 먹게하는거야 대체? 돼지기름에 볶은 마늘편이 얼마나 맛있는데. 먹고 싶은게 생기면 말 하라면서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이 뭐가 이렇게 많은지. 향신료 들어가는건 다 안 된다는 말에 황후는 울상이 됐지. 먹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입이 댓발 나와서는 입맛이 없다고 드러누웠더니 시비들이 발을 동동 구르지. 이러면 아니 되셔요 마마. 

떼쟁이라고 말 해도 어쩔 수 없어. 정말 먹고 싶은걸. 뭐 그딴게 다 있어. 내가 한겨울에 복숭아를 찾았어, 수박을 찾았어. 너른 침상 위를 데굴데굴 구르며 이런 법이 어딨냐고 투덜거렸지. 아랫것들이 당황하며 법도가 그러하니 저희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귀에 별로 들어오지 않아. 황손이 먹고 싶다는데도 아니되느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해도 제 눈치만 볼 뿐 당장 소주방에 달려가는 이가 한 명도 없어. 다만 아무리 폐하께서 명- 까지 말하다말고 헙 입을 다무는 이가 있어 황후는 눈길을 돌렸지.

여태까지 너무 오냐오냐 했나봐. 상전 무서운 줄을 모르네. 당장 말 안 하면 물고를 낼거라고 겁을 주자 눈치를 우물쭈물 보는게 뭔가 수상쩍어 보이지. 빨리 대답 안 해? 폐하께 드리려고 했던 부채를 꺼내서는 가장 어린 시비에게 손을 내밀라고 한 다음 한 대 팡, 내리쳤는데 간지럽지도 않다는듯한 표정이야. 그동안 너무 잘 해줬나봐. 어린 황후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잠시 떠올리지. 폐하께 드릴 향낭을 만든답시고 조물딱 조물딱 하다가 눈이 빠질것 같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꺄르륵 웃으며 말하지. 저희들이 마저 마무리 해드릴테니 마마께서는 눈 붙이고 계셔요. 또 부채를 드린답시고 대나무를 그리고 사부작 사부작 하고 있으면 솜씨 좋은 시비 하나가 나비도 그리고 꽃도 그리고. 너희가 나보다 많이 그리면 어떡해? 폐하 드릴거란 말이야. 그랬더니 또 꺄르륵 웃으며 말하지. 그래도 마마의 정성이 들어갔잖아요. 
...음. 상전의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 그래도 그렇지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을 하다 말아?




결국 꼬치꼬치 캐물으니 시비들은 사실대로 털어놓았어. 어쩌겠어. 상전이 명하시면 말을 해야지. 폐하께서 황후마마께서 먹고 싶다고 하시는건 다 가져다주라는 명령을 내리셨대. 혹시 안 된다는 음식이 있어도 몰래 가져다주래. 먹고 싶은거 이 때 못 먹으면 평생 한 맺힌다고. 그 말을 들은 황후는 또 가슴 한켠이 서늘하지.
혹시 선황후께서 그러셨던걸까. 법도 때문에 먹고 싶은걸 참아야 했었나. 그게 옆에서 지켜보시기 안타까웠을까. 그래서 나에게는 몰래라도 먹이고 싶은걸까. 그 일 이후로 황후는 늘 가슴에 웃풍이 불었어. 한구석 어딘가가 늘 시렸지. 괜찮다 스스로 다독이는거에도 한계가 있어. 황제가 이렇게 다정하게 굴 때면 자꾸 헛된 희망이 눈치도 없이 부풀어올라. 저를 향한 애정과 관심이 아닌걸 알면서도. 아마도 황제가 기다리는건 적자일텐데. 자주 오겟다는 약조를 지키려는듯이 정말로  저를 자주 찾고, 바빠서 시간이 안 나면 아픈 곳이 있는지 황제를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는 태감이 하루에 한 번씩 제 얼굴을 확인하고 다녀갔지. 올라오는 약재며 탕약 그릇마저도 다 황제의 것과 동등하다고 해. 세상에나.


황후도 이게 안 좋은 버릇이라는걸 알았어. 일일이 하나하나 선황후와 저를 비교하는 것 말이야. 괜히 저를 깎아먹는 짓이라는걸 왜 모르겠어. 몸으로 직접 체감하고 있는걸. 황제가 자주 찾아오겠다 약조를 한 것도 회임 사실을 알기 전이야. 엄연히 따지고 보면 선후관계가 그렇지. 머리로는 아는데 가슴은 왜 이렇게 시린지 모르겠어. 












아이를 가지면 잠이 늘어난다는 소리는 태의가 몇 번이고 했는데, 처음엔 변화가 없어서 잘 몰랐다가 요즘 그 말을 아주 격하게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황후야. 밥만 먹어도 졸리고 이젠 후식으로 나온 과일을 먹어도 졸려. 그러면 또 스르륵 잠에 빠져들지. 요즘 꾸는 꿈들은 전부 황제가 나오는 꿈이야. 말도 안 되는 꿈들이라 헷갈릴 일도 없다는게 그나마 다행이지. 꿈 속에서 황제는 다정하기 그지없어. 지금보다 훨씬 부른 배에 귀를 가져다댄 황제가 한 번도 불러준 적 없는 제 이름을 불러. 그럼 다시 한 번 꿈이라는걸 깨닫는거야. 제이크.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면 그렇게 꿈속의 자신이 부러울 수가 없어. 웃기지. 자기 자신을 질투하다니. 하지만 현실에서 황제는 저의 이름을 불러준 적이 없는걸. 황제는 늘 예를 지켜 저를 황후라 불렀고 그게 직책에 맞는 예법인것도 알아. 하지만 한 번쯤 불러줬을법도 한데 한 번을 그런 적이 없어. 선을 긋는걸까. 총애하지 말란 말이 이런거였나. 하긴 그 분의 사랑은 모두 선황후가 가져갔으니까, 황제의 사랑도 선황후와 함께 무덤에 묻혔겠지. 

선황후가 산고 끝에 죽었으니까 아마 그 때 일이 생각나서 나에게 더욱 각별한게 아닐까 싶어. 겨울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산모는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는 말에 한겨울을 방불케하는 난방도 그렇고 아픈 곳이 있느냐고 자주 묻는 것도 그렇고. 이 다정이 누굴 향한건지 모르겠어. 황후를 향한 걸까, 제이크 세러신을 향한걸까. 아니면 선황후에게 미처 다해주지 못 했던 미련을 풀어내는걸까 싶어 또 뭔가 아니꼬워. 우습지. 그린듯한 다정이라도 달게 받을때는 언제고. 저가 좋아하는 과일이냐 묻고서는 바로 그 다음날부터 수랏상에 올라오는 과일들이 바뀌었지. 이미 그 전에도 좋아하는걸로 골라다 먹긴 했는데,


황후가 복숭아를 좋아한다는 말에 황제는  아예 황궁에 작게 있는 과수원에 있는 복숭아 나무에서 열리는 모든 복숭아는 황후전으로 보내라는 어명을 내렸어. 황궁의 모든 사람들이 폐하께서 황후마마를 극진히 아끼시고 보듬어주신다고 말이 많다는걸 알고 있어. 어떻게 모르겠어. 황제의 태도가 그렇게 눈에 띄게 변했는데. 도통 저가 좋아하는 과일이 무언지도 모르던 사람이 새삼스럽게.
그동안 황제가 챙겨주던 방식은 황후가 좋아하는 과일을 많이 올리도록 해라, 이런거였거든. 뭔지는 모르고 황후가 좋아한다니까 많이 올려라, 무심한 다정이었지. 그러한 무심한 다정조차 달가워서 설레놓고는. 아이를 가지면 잠만 늘어나는게 아니라 기분도 널뛴다고 하더니 정말인가봐. 기쁜데 기쁘지가 않아. 잘해줘도 난리냐며 누군가 말 해도 할 말이 없어. 그런데 왜 이렇게 서러울까.











임산부는 잠이 많아진다지. 황제는 새근새근 세상 모르고 잠든 황후를 깨울까 싶어 잠시 짬을 내온터라 급한 발걸음 때문에 거친 숨을 진정시켰어. 입가에 검지를 올려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바라보자 눈치껏 물러나는게, 상전 모시기에는 딱이지. 황제는 특별히 황후전의 궁인들을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였어. 톰의 소속이었던 이들도 있고. 아무래도 상전이 생각나면 조금이라도 더 잘 해줄까봐. 왜,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
세러신 재상이 막둥이라고 오냐오냐 키운다는 소문이 제 귀에까지 들리던 그 세러신가의 막내 공자를 황후로 낙점한건 다름아닌 얼굴 때문이 맞아. 관상감에서도 천성적으로 자유분방하고 활달한게 황궁의 생활에 잘 맞을지...불안한 눈동자를 굴려대도 황제의 결심은 변하는게 없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그런 이유로 간택을 한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어. 세러신의 막내공자가 톰의 얼굴만 닮은 망나니였으면 어떡하려고. 물론 그랬다면 간택 후보에 오르지도 못 했을테지만, 그 때 지금의 황후를 간택한 이유는 오로지 닮은 얼굴 하나 뿐이었거든. 어린 나이에 입궁해서 저보다 한참 많은 저를 모시느라 속이 말이 아니었을거야. 평소엔 잔뜩 어른스러운척을 하느라 고생인걸 알거든. 

울었는지 살짝 눈가가 부어 있는게 신경이 쓰여. 황후는 울면 눈이 부어서 바로 티가 나거든. 본인은 모르는지 아니면 모른체 하는건지, 울어서 찐빵 같은 얼굴을 하고서는 아닌척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왜 울었냐고 물으면 잘도 대답해 줄 것 같아서 차마 묻지도 못 하고 그저 측근들만 닦달하는 수 밖에. 너희는 네 상전을 모시는게 일인데 상전이 왜 우는지도 모른다는게 말이 되느냐? 여태 너그럽고 다정하던 황제의 모습은 때려치고 그저 시비들을 쥐잡듯이 잡으며 상전을 제대로 모시지 못 하면 치도곤을 맞을 것이다 그렇게 을러댔지. 어차피 그들도 회임한 황후를 잘못 모시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거야. 윗전이 잘못되면 아랫것들도 같이 잘못되거든. 너희들도 잘못되기 싫으면 부족함 없이 모시라는 살벌한 황제의 경고였지.


많이 미워하지 말아달란 말이 왜 그렇게 콕 박히던지. 그렇게 미워한 기억은 없는데 저는 황제고 황후는 어린데다가 애정의 저울이 기울어 있으니까 뭐든지 크게 다가올거야. 알면서도 그 어린 애정을 무시한건 바로 저였고. 돌이켜보면 특별히 잘못한게 없는것 같긴 한데 또 그렇다고 잘 해준 기억도 없어. 여태 아무 생각 없다가 미워하지 말란 말 한 번 들었다고 이렇게 심란해질 일인가 싶지만, 새삼 관찰한 황후가 참 어리기도 하다 싶어서. 저를 콕 집어 간택한 내가 미울법도 한데 내 어디가 그렇게 좋을까.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하루가 멀다하고 부채며 향낭이며 갖은 구실을 만들어 저를 부르고, 혹은 계절에 맞는 떡을 만들었으니 좀 드셔보라며 권하기도 하고. 그게 다 정성이고 관심이 없으면 모르는 것들인데 어떻게 저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쏙쏙 뽑아서 가져왔는지. 그때는 그저 아무생각 없이 맛있다 여기기만 했는데, 이제 보니 그게 다 정성과 애정이 담긴 것들이었어. 이런 내가 뭐가 좋다고. 저절로 한숨이 나와 한숨을 쉬다가도 그 한숨에 어린 황후의 단잠을 깨울까 싶어 황제는 숨도 멈춘채 가만히 황후의 미간을 쓸었지. 앞에서는 방긋방긋 잘도 웃더니 무슨 꿈을 꾸기에 이렇게 인상을 찌푸릴까, 생각하면서.








루스터행맨
 
2023.12.15 15: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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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오셨다!!!! 회임하고서도 기뻐하지 못하고 선황후 자꾸 의식하면서 속쓰려하는거 왜케 맛있냐.. 센세 맛있다 비오는날 찌통 존맛이네
[Code: 0068]
2023.12.15 15:19
ㅇㅇ
모바일
내 성실한 센세!!!! 황제는 점점 황후가 신경 쓰여서 솔직하게 다정함을 내비치는데 황후는 마냥 서러워서 울고ㅠㅠㅠㅠ그게 전부 선황후가 받아야할 애정의 일부 같이 느껴지는 거 이해는 가는데 오해를 풀 여유조차 없어보여서 서글프다...ㅠㅠㅠㅠ
[Code: ba5b]
2023.12.15 15: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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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한테 감긴거 같은데 자각은 별로 못한거 같고ㅠㅠㅠ 둘이 언제 마음이 통할 날이 올지 험난해 보인다ㅠ
[Code: d3ab]
2023.12.15 16:42
ㅇㅇ
모바일
잘해주는김에 제이크라고도 불러주세요ㅜㅜ
[Code: a379]
2023.12.15 18:44
ㅇㅇ
모바일
내 센세 오셨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e2b]
2023.12.15 18:45
ㅇㅇ
모바일
우리 물만두 황후님 행복해져야하는데 ㅠㅠㅠㅠ 근데 좀 더 굴러야 존맛인데 ㅠㅠㅠㅠㅠㅠㅠ 센세가 말아주는 루행 진짜 최고에
[Code: de2b]
2023.12.16 01:00
ㅇㅇ
모바일
물만두황후님 황제 꿈을 자꾸 꾼다는데 인상 찌푸리고 자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1d1]
2023.12.16 07: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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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ㅜㅠ 둘이 엇갈리는 게 너무 가슴 아픈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 좋아서 죽을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 센세가 그려내는 둘의 관계가 너무 사랑스럽고 또 가슴 절절해서 계속 보고 싶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니 제 지하실로 들어오시겠서요? 예? 웰치스와 군만두도 준비해뒀습니다 정말이에요 둘이 계속 엇갈리면 좋겠다 아니 이어지면 좋겠다 아니 둘이 계속 엇갈리면... 진짜... 내 마음은 뭘까?
[Code: 5256]
2023.12.16 1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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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째 루스터가 점점 다정한 업보를 쌓고 있네ㅜㅜ 남에겐 총애로 보일 행동이 정작 물만두에겐 업보쌓기라니 ㅜㅜ
[Code: 3af9]
2023.12.16 13: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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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루황제가 물만두 황후한테 감겨가는 게 내 눈으로도 보이는데 어째 물만두의 마음은 저리 시리다냐 웃프다는 말이 정말 딱이야ㅋㅋㅋㅋㅋㅋ 서로 저렇게 마음에 들인 걸 아니까 생각이 엇갈리는 것도 아이고스럽다가도 그냥 재밌고 귀엽고ㅋㅋㅋㅋㅋ 너무 좋아서 센세가 딱 백나더까지만 더 써줬으면 좋겠다 센세 할 수 있다 레츠고
[Code: a241]
2023.12.17 18: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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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물만두 서럽지 않게 더더 다정하게 대해주고 예뻐해줘라 ㅠㅠ 루황제 딱히 시발짓한건 없는데 엄청 닦개로 살아야할 느낌이야 ㅋㅋㅋㅋ
[Code: 10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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