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76971007
view 33508
2023.12.17 21:01
bgsd https://hygall.com/553261514
https://hygall.com/576203756
https://hygall.com/576478493
4 https://hygall.com/576638412


재생다운로드tumblr_ad71d614388019f17bbf84fd2be66797_e13fca76_540.gif
재생다운로드ezgif-2-c6fd576e19.gif





황후는 종종 황제가 자신이 낮잠을 잘 동안 찾아온다는걸 알아. 곤룡포에 벤 침향 때문이지. 시비들도 티를 안 내고 황제도 딱히 말이 없어서 황후는 모른척 했어. 굳이 몰래 오고 싶다는데야 뭔가 이유가 있겠지. 어심을 살피는 것도 황후가 할 일 중 하나라서, 어린 황후는 황제가 하고싶은 대로 내버려두었어.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황후는 그 이유가 그런거 때문일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어. 

태의 말로는 회임했을 때 양인의 정기를 듬뿍 받으면 좋댔어. 그 말을 들은 황제가 합궁할 때가 아니면 사적으로 찾지 않았던 황후전을 찾았지. 평소에는 향을 꽁꽁 가리고 숨기는게 법도라 황제도 황후도 모두 그리 했지만 지금은 다르잖아. 황제가 어색하게 향을 풀어주면 황후도 어색하게나마 황제의 향을 받아들여. 회임한 뒤로 시도 때도 없이 졸린데다가 황제가 향까지 풀기 시작하며면 황후는 버틸 재간이 없어. 꾸벅꾸벅 병든 닭마냥 졸음이 몰려오는걸 이기지 못 하고 스르륵, 황제 어깨에 기대 잠이 드는거야. 그럼 황제는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알아차리지도 못 한채 어색하게 굳은채 어깨를 내어주지. 감히 황제의 함부로 기대어 잠든 황후라니.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지.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고 나자 황후도 자신이 황제의 향을 맡으면 잠들어 버린다는걸 알게 됐어. 어떻게 모를수가 있겠어. 분명히 기억은 황제와 마주보고 앉아서 차르 마시는게 끝이었는걸. 그걸 옮겨다가 침상으로 눕혀놓은게 황제가 아니면 누구겠어. 황제는 궁인들의 손을 타는걸 달가워하지 않아서 꼭 필요한 일 말고는 직접 하는 성정이었어. 황제 치고는 털털했지. 가만히 앉아서 누군가 옷을 입혀주고 의관 정제를 시켜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제 손으로 하는 편이야.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고서 침의며 곤룡포를 뒤에서 들고 서 있자니 거기서 왜 그러고 있냐며, 피곤할텐데 눈이나 더 붙이라며 만류하는 통에. 그래도 법도가 아니온데...못 이기는체 하며 슬금슬금 침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황룡이 수놓인 금의를 손에 둔 채 꾸벅꾸벅 졸고 있노라면, 어느새 다가온 황제가 웃으며 살며시 손에 들린 옷을 빼내가는게 느껴지곤 했지. 무거운 눈을 끔뻑이며 폐하, 제가...신첩이...그러다가 결국엔 황제의 채근에 못 이겨 잠드는거야. 이러면 안 되는데. 그의 다정은 내 것이 아닌데. 그러면서도 못내 저에게 내어주는 향이 좋아서, 그래서. 가만히 등을 두어번 다독이고 떠나는 손길을 만끽해.








황제는 황후의 금목서향을 좋아했어. 처음엔 이게 무슨 향인지도 몰랐지. 남쪽지방에서만 자라는거라 북쪽인 수도인 이곳에서는 자랄 수 없어서 처음 맡는 향이었지. 궁금해 직접 물어보니 금목서 향이라는거야. 향기가 아주 멀리 퍼지는게 황후가 지나간 자리마다 그 향이 맴도는 것 같아. 괜히 별명이 만리향이 아닌가봐. 혹시 황후가 좀 전에 정원을 거닐었대. 그리고 그날 일부러 찾아가서 무심한척 정원을 산책하셨소, 그렇게 물으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찌 아셨냐고 묻는게 귀여워. 그래서 몇 번 그걸 반복했더니 혹시 저를 곁에서 지켜보는 이를 심어두셨냐 묻는거야. 돌려 묻긴 했지만 혹시 저를 감시하느냐 묻는거나 다름 없었지. 요즘 또 턱선이 빼쪽하게 변해서 기껏 좋아한다는걸 몽땅 황후전으로 보내서 잘 먹여서 겨우 볼살이 좀 돌아왔나 싶더니, 무슨 근심이 있어 또 살이 빠지나 했더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황제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내저었어. 감시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저를 그렇게 보고 있었나 싶어 자조치종을 물으니 울상을 하고 털어놓는 말이 가관이었지. 요즘 자기가 가는 곳을 어떻게 그렇게 기가 막히게 잘 알아맞히시냐는거야. 사람을 심어놓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인데. 지금도 퐁퐁퐁 새어나오는 향을 거둘 생각도 안 하고 그런 말을 하는게 귀여워서. 또 멍하니 쳐다보다가 잔뜩 울상인 얼굴에 황제는 정신을 차리고 헛기침을 하지.  



평인으로만 황후전의 궁인들을 채운 황제는 최근 저만 이 향을 맡을 수 있다는 사실에 잔뜩 고양이 됐어. 이 좋은 향을 오로지 저만 맡을 수 있다니. 그래서 황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모르고 그저 장난을 치고 농을 거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황후가 곤란해할거라는건 미처 생각지 못 했지. 이런 천치가 있나. 곤란한 모양인지 또 저도 모르게 퐁퐁 새어나오는 금목서향에 황제는 안절부절했지.  안 그래도 눈물이 잦은 어린 황후인데 걱정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근심을 늘리기나 했다며 황제는 자책했어. 장난이 지나쳤지. 황후전에 오려면 정원을 꼭 지나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정원의 돌계단을 지나면서 난간 곳곳에 남겨진 황후의 흔적들에 오늘 또 여기와서 호수를 구경하였구나 깨닫는거야.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른척 황후에게 오늘 또 호수를 구경하였다지, 이런 말을 내뱉으면 어찌 아셨냐고 토끼마냥 화들짝 놀라는 모양새가 귀여워서 그랬던건데. 

어쩌겠어. 황후를 달래려면 사실대로 말해야지. 아무리 봄이 되어 만물이 피어나는 계절이라 하여도 황후만큼 향긋한 향은 없노라고. 얼마나 향이 좋으면 만리향이라는 별칭까지 있겠느냐고. 황후의 향으로 지레짐작하였던건데 황후가 그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게 귀여워서 장난을 몇 번 친거고 황후가 우려하는 일은 추호도 없었다고 달래주자 그제서야 훌쩍이더란 말이지. 황제는 또 어린 황후를 울렸단 사실에 가슴이 철렁해. 한동안 달래느라 애를 먹었지.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본인도 그치고 싶은데 자꾸 눈물이 나는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두라 그랬지. 자꾸만 손으로 눈을 비벼대 토끼눈이 되버린 황후가 귀여운데, 여기서 또 웃었다가는 정말로 크게 울어버릴까봐 황제는 입 안쪽을 지긋이 물어 참았어. 



사실 일평생 향을 꽁꽁 감추고 살아온 황후는 제 향을 퍼뜨리는 방법도 몰랐어. 그저 황제의 향을 맡고 잠이 솔솔 들기 시작하면 황제의 향에 반응한 신체가 저도 모르게 양인을 유혹하느라 솔솔 향기가 피어오르는거야. 평소 깜찍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상 집안의 공자로 자랐으니 대단히 음전치는 못 해도 일부러 저를 유혹하는것 같지는 않았지. 처음에야 당황해서 지금 황후가 무얼하나 싶었지만 금세 황제는 알아차렸어. 그저 제 향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는거라는걸. 얼마나 깊게 잠들었는지 도로롱 코까지 고는게 깨어날 기미라고는 손톱만큼도 안 보이지. 이걸 어쩌나. 침상에 눕히는건 일도 아니지만 나중에 황후가 체신머리 없이 굴었다 자책할까봐 황제는 고민에 빠졌어.

그렇게 안 보여도 어린 황후가 생각이 많다는건 알아. 이것저것 신경쓰는 것도 많은것 같고. 그래서 그런걸까. 요즘 수심에 잔뜩 잠긴 얼굴을 보는 일이 많아. 잠도 잘 못 자는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서 제 단장을 도와야 할 황후가 여전히 도로롱 잠들어 있는거야. 단장을 도우러 온 궁인들이 에그머니나, 놀라서 깨우려는걸 황제는 내버려두라고 했어. 사람이 졸리면 자야지. 어차피 시중은 다 아랫것들이 들고  황후가 하는 것도 별로 없는데 굳이 깨울게 뭐가 있나 싶어서. 착각인지는 몰라도 간밤에 푹 잔 덕분인지 요즘 더 살이 쪽쪽 빠져가던 볼살이 그나마 좀 채워진 것 같고. 낮에 와보면 늘 미간을 찡그리고 잠들어 있어서 그게 마음에 좀 걸렸었는데 지금은 그냥...말랑한 찐빵이네 싶어서. 베개에 살짝 눌린것 뿐이란걸 알면서도 황제는 말랑한 볼살이 귀여워 콕 찌르다가 잠투정을 하며 귀찮은은 모양인지 파리 내쫒는 모양으로 훠이훠이 손을 내젓는게 귀여워. 졸지에 파리 취급이 된 황제에 늘어선 시비들만 에그머니나 마음을 졸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황제는시비들에게 말해. 황후가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 말라고 말이야. 나중에 홀로 깨어난 황후가 입을 삐쭉일거라는건 생각지도 못 한채. 


좀 깨워주고 가시지. 서운한 황후는 폐하께서 깨우시지 말라고 하셨다는 궁인들의 말은 들려오지도 않았어. 아침에 얼굴을 보지 않으면 또 찾아와주실 때까지 얼굴을 못 보는 내 심정을 알지도 못 하면서. 











아치형 다리 위에서 황후는 멀거니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먹이를 주는 사람을 알아보는건지, 시간을 알아보는건지 아니면 수면 위에 어른걸리는 인영만 보면 먹이를 주는 사람으로 착각하는건지. 수면 위에 올라와 입을 뻐끔대며 먹이를 달라 조르는 모양새에 웃음이 나와. 한가로운 오후의 한나절이야. 회임한 뒤로는 제 발로도 잘 못 걷게 하는 이들 때문에 없던 신경증마저 도진 황후는 수많은 제약에 시달리고 있었어. 울적한 얼굴로 넓은 호수를 바라보는게 황후의 하루 일과 중 하나였어. 어릴 때 살던 남부에는 이런 넓은 호수들이 많았거든. 어찌나 넓은지 어릴때는 그게 바다인줄 알았지 뭐야. 조금 머리가 자라고 나서 그게 넓긴 해도 호수이며 바다는 대륙의 끝에나 가서야 볼 수 있다는걸 알았지. 실망은 했지만 언젠가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지금 되돌이켜보면 어릴 때 떼를 써서라도 바닷가에서 무역업을 하는 사촌형님 부부를 따라가보는건데. 입궁하고 황후가 되었으니 바다라니, 사치지. 꿈도 못 꿀 일이야. 

이들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넓어도 호수는 호수야. 몸집이 작다보니 저보다 더 크게 느껴지긴 하겠다만. 한 번도 답답하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유독 요즘 황궁생활이 답답해. 이것도 회임을 했기 때문일까. 울적했다가도 졸리고, 자고 일어나면 상쾌하다가도 또 울적해져. 하루종일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하니 자연히 생각이 많아져. 배가 조금씩 불러올 수록 두려움이 커지지. 무사히 아기씨를 낳을 수 있을까? 공주면 어떡하지? 폐하께서 실망하실까. 비슷한 생각을 며칠째 계속 반복하니 어지러웠어.




순간, 너무 맑아 투명한 나머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호수의 수면에 잔잔히 물결이 일어. 비가 오나봐. 갑자기 쏟아지는 초여름의 비는 시원하기 그지 없어. 화창한 날씨에 비가 올거라고는 궁인들도 생각지 못 했는지 멀리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며 우산을 찾느라 애를 써. 그중 하나가 달려와 두 손으로 차양막을 만들듯이 만들어 머리를 가리는데, 그래봤자 저보다 작은 손으로 얼마나 비를 피하겠어. 난 괜찮으니 두라고 말했더니 울상이지. 고뿔이라도 걸리면 큰일이라고 당장 들어가셔야 한대. 애기씨 때문에 약도 제대로 못 쓰는데 고뿔에 걸리면 어떡하냐고.

요즘 다 저에게 다들 그런 말을 해. 애기씨. 애기씨. 당연히 귀한 황실의 핏줄이니 그런 말을 하는건 당연할지도 몰라. 거기다 적장자니 얼마나 관심이 많겠어. 그런데 웃기지. 간이 배 밖에 나왔는지 배가 불러오니 정말로 배가 불렀는지 그 관심이 달갑지 않아. 심지어 그토록 바랐던 황제의 것조차도. 하루에 꼭 한 번씩 황제의 명령으로 태감이 직접 제 상태를 확인하러 오고, 산실청에 배정된 태의들이 아침 저녁으로 제 상태를 살피지. 그 또한 모두 황제의 명령이라고 해. 오래도록 적자가 없어 근심이 컸는데 이제 덜게 되었다는둥, 제 손을 잡고 말하는 황실의 웃전들 때문에 웃지도 못 하고 울지도 못 하는 그런 나날이야. 그들 나름대로는 덕담이랍시고 하는 말이겠지만 성별은 하늘에 달린거라 저도 어쩔 수 없는데. 저라고 황자를 낳고 싶지 않은게 아닌데. 


만약 황자가 아니라 공주면 어떡하지? 폐하께서 실망하시면? 다들 실망할텐데. 공주라 마음에 안 든다고 페하께서 더 이상 찾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싸늘하게 식으시면 어떡하지. 그간 보인 다정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면 어떡해? 혹시 나도 선황후처럼 되는건 아닐까? 그러면 어떡하지.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해야할까. 만약 내가 죽으면....폐하께서는 슬퍼하실까. 그다지 배도 불러오지 않은 상태로 별 생각을 다 하지. 하지만 별 수 없어. 온통 요즘은그 생각 뿐인걸. 아직 그다지 배도 많이 불러오지 않았는데 온통 주변이 호들갑을 떠니 자연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 멀거니 호수를 헤엄치는 잉어들을 봐. 너희들은 아무 걱정도 없어서 좋겠다. 수면 위를 떠다니는 먹이를 따라 유유히 유영하는 잉어들을 보니 저들이 갑자기 부러워져. 그다지 억지로 입궁한 것도 아니면서. 언제는 황제의 관심 한 번 받아보겠다고 생전 안 하던 짓까지 해놓고서.






어느새 머리를 적시던 비가 멎어. 동시에 눈 앞이 살짝 어두워지고. 눈 앞에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를 보면 비가 그친것 같지는 않아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새 우산이 씌워져있지. 언제 다가왔는지도 모를 황제가 우산을 받치고 서있어. 뒤에 대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얼마인데 황제가 다가오는걸 모를 정도로 정신을 빼놓고 있었구나 싶어 스스로도 놀라지. 서둘러 둘러보니 궁인들이 연신 눈을 찡긋찡긋 하고 있어. 아마 폐하께서 알리지 말라고 하셨나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황송해서 얼른 우산 밑에서 나와 허리를 숙이려는데 황제가 팔뚝을 붙잡더니 그냥 가만히 있으래. 연못을 더 구경하고 싶으면 구경하고, 더 서 있고 싶으면 더 서있으래. 어깨에 걸쳐지는 외투는 계절에 맞지 않게 얇에 솜을 누빈거야. 지난 계절 것인데 이게 어디서 튀어나왔을까? 몸에 열이 많은 황제의 것일리가 없어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으면, 황제가 앞섶을 손수 여며기 시작해. 이러시지 않으셔도 되는데.

어쩐 일이냐 물으니 더 있고 싶으면 얼마든지 있으래. 우산을 들어줄터이니 괘념치 말라고. 감히 황제가 들어주는 우산을 쓰고 누가 감히 연못 구경을 할 수 있겠어. 그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면 몰라. 물고기 밥이나 주는 일인걸. 괜찮다고 들어가겠다 말하니 황제의 표정이 일그러져. 한숨을 내쉰 황제가 안색이 안 좋대. 요즘 마주치는 사람마다 다 그 말을 하니 걱정이야. 비도 오고 날씨도 차고 원래 추위도 많이 타면서 어찌 이렇게 얇은 옷을 입고 나와있냐고, 타박인지 걱정인지  모를 소리를 하는 황제야. 걱정인걸까? 황후는 말없이 황제의 용안을 빤히 바라봤어.



많은 꽃들 중에서 저를 걱정해주는 황제라니. 황제의 관심을 받으려고 별짓을 다 하는 후궁들의 삶을 생각해보면 황제의 이런 관심은 달가운데, 분명 달가워야 맞는것일텐데. 저를 걱정해주는걸까. 아기씨를 걱정해주는걸까. 아니면...닮은 이 얼굴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는걸까. 며칠 내도록 같은 생각만 하더니 기어이 일을 친거야. 저를 걱정해주시는 거에요? 불쑥 튀어나온 질문에 황제의 표정이 대번에 변해. 황제의 표정이 변하고 나서야 황후는 자신이 그런 말을 내뱉았다는 사실을 깨달아.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도 없잖아. 그렇다면 최소한 수습은 해봐야지 어쩌겠어. 안 봐도 추욱 쳐져있을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말을 하려는데,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황제가 손을 올려. 설마하니 아무리 그래도 황제가 황후에게 손을 올릴까 싶으면서도 눈을 질끈 감는데, 다가오는건 힘이 실린 손이 아니라 물컹한 촉감이야. 

맞닿아오는 뜨거운 입술에 놀란 황후는 황제를 밀쳐내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그대로 있을 수도 없어서 눈만 둥그렇게 뜬 채 끔뻑일 뿐이야. 갑자기 왜 이러시지. 난데없이 호숫가에서 펼쳐진 황제의 애정행각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황후는 그걸 신경 쓸 틈도 없어.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황제가 아직 한 손으로 우산을 들었다는 점이야. 황금색 용의 자수가 그려진 어깨가 짖게 젖어드는걸 보고 황후는 에그머니나 놀라지. 이를 어쩌나. 밀어내려다가도 젖은 어깨를 보고 고뿔에 드시면 어쩌나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다시 멈추었던 입술이 다시 더 깊게 맞물리기 시작해.






루스터행맨
2023.12.17 21:15
ㅇㅇ
모바일
캬 센세ㅠㅠㅜㅜㅜㅜㅠ
[Code: 29d2]
2023.12.17 21:16
ㅇㅇ
모바일
너무 빨리 끝난거같아요 더 주세요....
[Code: 29d2]
2023.12.17 21:21
ㅇㅇ
모바일
황제가 황후 귀여워 하는 거 존좋이다...여기저기 금목서향 남기고 다녀서 황제가 전부 아는 것도, 그걸로 놀리려다가 울리는 것도 귀여워ㅠㅠㅠㅠㅠ 아직 근심걱정 많고 오해도 안 풀린 상태지만 황제의 특별한 다정함이 자신에게만 향한다는 거 황후도 조만간 알게 될 것 같아서 설렌다!!
[Code: 3fdd]
2023.12.17 21:25
ㅇㅇ
모바일
키스ㅠㅠㅠㅠㅠㅠㅠ우산아래에서 키스를ㅠㅠㅠㅠ울적해하는 물만두 대놓고 사랑해주란말야ㅠㅠㅠㅠ
[Code: 2062]
2023.12.17 21:35
ㅇㅇ
모바일
손수 우산도 씌워주고 입맞춤도 하고ㅠㅠㅠㅠㅠ사랑하네!!!!! 아주 뿍 빠졌구만
[Code: 1c7e]
2023.12.17 21:36
ㅇㅇ
모바일
햐ㄷㄷㄷㄷㄷㄷㄷ아름답다
[Code: 75ad]
2023.12.17 21:53
ㅇㅇ
모바일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물만두 해감 시작되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키스가 이렇게 예쁠 일이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e84]
2023.12.17 21:58
ㅇㅇ
모바일
하 분위기 미쳤다ㅜㅜㅜㅜ
[Code: 6a0f]
2023.12.17 21:59
ㅇㅇ
모바일
황제 그냥 황후한테 감겼다고 말해요ㅠㅜㅜㅜㅠㅠ
[Code: ce5c]
2023.12.17 22:56
ㅇㅇ
모바일
이제 오해좀 풀고 해감하자 ㅠ
[Code: 95c2]
2023.12.17 23:13
ㅇㅇ
모바일
센세 너무 좋아요
[Code: 5f64]
2023.12.17 23:35
ㅇㅇ
모바일
빗속 입맞춤이라니 캬 이게 영화가 아니고 뭐냐ㅠㅠㅠㅠㅠ 센세 나 스크롤 내리기 너무 아까워서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 읽었어 근데 지금 여기에서 끊는게 강호의 도리에 맞다고 생각해? 빨리 더 줘 난 시방 굶주린 짐승이여ㅠㅠㅠㅠㅠㅠㅠ
[Code: 4b52]
2023.12.18 03:03
ㅇㅇ
모바일
아가 그거 걱정 아니고 사랑이야...
[Code: c0ba]
2023.12.18 11:31
ㅇㅇ
모바일
아 물만두 황후 걱정해주는 거냐고 묻는 것도 너무 귀엽고ㅠㅠㅠㅠㅠ대답은 우산 아래서의 키스인 것도 너무 발린다ㅠㅠㅠㅠㅠ나 여기 누워 센세ㅠㅠㅠㅠ
[Code: 9ff5]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