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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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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형식적인 악수만 벌써 세번째였다. 지겨울 정도로 똑같은 인사와 익숙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얼굴. 행맨의 안쪽 어금니가 바득 갈렸다. 이젠 오기가 생겼다.



2.
"야, 루스터."
"왜 불러?"
"안 발리거나 뭉친 곳 있어?"

행맨이 한쪽 눈을 찡그리고 선크림을 펴바른 얼굴을 내밀었다. 

"이마 덜 발렸다."
"아, 고마워."
"콧등도."

그리고 오른쪽 눈 밑도, 하는 추가사항이 늘었다. 행맨은 루스터 말에 따라 착실히 손바닥으로 뭉친 선크림을 펴발랐다. 그러자 루스터가 큭큭 웃었다.

"왜 웃어?"
"말 잘 듣는 게 귀여워서."

행맨이 씨익 웃었다.

"그러면 니가 해줘."

행맨이 얼굴을 조금 더 가까이 했다.

"다 된 거 아니야?"
"왼쪽 볼 아직 안 됐을 걸."

정말이었다. 구렛나루 근처에 덜 발린 선크림이 보였다. 루스터가 엄지로 행맨 뺨을 살살 쓸었다. 

"너 은근 손타네."
"은근이 아닐걸."

행맨이 은근하게 눈을 내리깔았다가 미묘하게 높은 루스터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순간 얇고 탄탄한 줄이 둘 사이를 가로지른 것 같았다. 팽팽히 당겨지는 긴장감. 행맨의 의도를 파악한 루스터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3.
이렇듯 행맨은 적극적으로 루스터에게 다가갔다. 너도 초장부터 내가 마음에 들었다며. 어차피 알고 있는 결말 좀 앞당겨서 진도 좀 빼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4.
행맨은 무리해서 훈련에 임했다. 일부러 능력을 과하게 썼고 아무렇게 남용해 피로도를 높혔다. 뚝뚝 떨어지는 가이딩 수치만큼 가이딩 수위가 올라갔다. 방사 가이딩은 해보지도 못했고 접촉 가이딩은 점막 가이딩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얽히는 숨결과 행맨의 혀를 빨아들이는 루스터 행동은 혀뿌리까지 짜릿하게 했다. 행맨은 자신의 뺨을 감싼 루스터 손을 맞잡고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지 않았다. 행맨은 루스터가 어떤 가이딩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를 자극해 흥분하는 게 하는 방법 또한. 행맨은 스킨쉽과 가이딩 사이를 아슬하게 오고가며 루스터를 시험하고 안달나게 했다. 



5.
팽팽한 줄이 끊기는 건 순식간이었다.



6. 
드디어 루스터와 한 침대에서 아침을 맞이한 행맨이 몸을 가득 채운 충족감에 행복한 미소로 눈을 떴다. 눈 앞엔 사랑에 빠진 눈동자가 있었다.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감정을 담은 눈동자가. 행맨의 미소가 짙어졌다. 흐트러진 자신의 머리를 정리해주는 루스터 손길이 현실 감각을 일깨웠다. 공기조차 달콤해서 폐가 가득 부풀어오를 정도로 숨을 들이켰다. 사부작 움직이는 이불 소리와 함께 루스터가 행맨에게 몸을 기울여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일어나. 씻으러 가자." 귓가에 느껴지는 간지러운 감각에 행맨이 웃음을 터트렸다. "느림보 수탉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서둘러." 행맨이 말하는 도중에 루스터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행맨 허리를 붙잡았다. "데이트 하러 가야지." 순간 행맨 눈높이가 달라졌다. 루스터가 행맨을 들쳐맨 것이다. "뭐하는 거야!" 행맨이 웃으며 버둥거리자 루스터가 "쉬, 가만히 있어야지. 그러다 다쳐." 행맨을 다그치며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 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는 끊길 생각을 안했다.



7.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매칭을 맺었다. 더불어 두 사람이 사귄다는 사실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주일 전 매점 알바로 들어온 엘리가 알 정도로 말이다. 이런 관계 속도에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남들이 보기엔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행맨에게만 애간장이 다 녹아 없어질 정도로 늦은 일이었다. 이번 작전에 처음 투입되어 유일하게 가까워진 코요테만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너 정말 괜찮겠어? 그러니까 가이드랑 사귀는 거 말이야. 거기다 매칭까지 맺는 건⋯. 너도 알다시피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 아니잖아."
"이런, 코요테. 너 지금 감히 내 선택을 의심하는 거야?"
"농담 아니야, 제이크."
"⋯."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코요테는 진심으로 행맨을 걱정했다. 그러나 마음이 뭉개질 정도로 반복됐던 상황과 세상 모든 게 핑크빛 솜사탕 같은 감각이 행맨 눈을 가렸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사서 걱정하는 건 나랑 안 맞아서." 

사랑에 눈이 먼 행맨은 두려울 게 없었다.



8.
행복한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이런 시간이라면 영원히 갇혀도 좋다고 행맨은 생각했다. 하지만 뭐든 끝은 있는 법이다. 작전 투입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9.
작전은 이러했다. 빼와야 하는 기밀 서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작전지는 지도에도 잘 노출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수상할 정도로 군력이 높았고 입출국이 어려워 폐쇄적인 곳이었다. 그러니 센티넬과 가이드가 미끼가 되어 작전지 영공 근처를 돌며 시간을 번다. 그 사이 다른 팀원이 투입된다. 그들은 작전지까지 가는 길목을 다져놓을 때쯤 발각날 것이다. 그때쯤이면 센티넬과 가이드가 밀입국해 대기하고 있을테고 바톤을 넘겨 받아 작전을 수행한다. 작전지에 들어선 순간부턴 시간 싸움이었다. 



10.
시간을 아무리 되돌려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총을 든 손에 땀이 배어나왔다. 목숨이 간당한 상황에도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피니쉬 라인이 눈 앞에 있었다. 이 징글징글한 작전의 끝. 딱 저 문 하나만 열면 됐다. 그런데 아무리 용을 써도 저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다른 문을 열거나, 문 앞에서 적에게 발칵되거나, 문이 열리지 않거나. 각기 다른 이유로 몇 번이고 문 앞에서 저지 당했다. 조금만 다른 선택을 해도 시간을 돌려야 할 정도로 주워진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무얼하든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됐고 회복 할 틈 없이 빠른 텀으로 능력을 썼기에 가이딩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졌다. 시간을 돌릴 때마다 위급한 상황이었음으로 혼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행맨의 상태를 알아챈 사람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까만 헬맷이며 얼굴을 덮은 마스크까지 신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무장한 상태였고 특수 제작된 수트는 파장을 안으로 가뒀다.

매칭 가이드인 루스터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유 모를 불길함에 행맨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행맨과 마찬가지로 여러 곳에 집중해야 했고 파장 교류가 없는 상황에서 센티넬의 상태를 단박에 알아채기란 어려웠다. 파장을 숨긴 이유는 간단했다. 센티넬임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전세계에 몇 없는 센티넬은 표적이 되기 쉬웠고 적에게 들키면 끝이 좋지 않았다. 더불어 납치되는 상황까지 고려해 신분을 알 수 있는 모든 걸 해체한 상태였다. 가이딩 수치를 알리는 스마트워치도 당연히 포함이었다.

행맨 정신이 수명을 다한 전구처럼 깜빡였다.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뜨고 약하게 고개를 저었다. 행맨을 엄호하는 루스터가 고개를 까닥였다. 움직여도 좋다는 뜻이었다. 수신호를 확인한 행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총을 쥔 자세를 바로 하고 다리를 움직였다. 마스크 사이로 거친 숨이 돌았다. 그 탓에 시야가 뿌얘지는 것 같았다. 그때 루스터가 행맨 어깨를 잡았다. 루스터가 작게 속삭였다. "너 괜찮아?" 행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말없이 행맨을 바라보던 루스터가 조금만 기운 내라는 듯 어깨를 가볍게 쥐었다 놓았다. 루스터가 어깨를 잡았음에도 가이딩 효과는 없었다. 자신의 파장처럼 루스터 파장도 수트를 뚫고 나오지 못한다는 거였다. 수트가 씨발 돈 값 제대로 하네. 행맨은 소문으로 들었던 수트 제작 비용을 떠올리며 실소했다. 행맨이 짧게 심호흡 했고 루스터 말대로 기운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코너를 돌았다. 다시 문 앞이었다. 행맨과 루스터를 제외한 인기척은 없었다. 문고리를 잡은 행맨이 루스터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루스터도 똑같이 신호를 보냈다. 벌컥 문이 열렸다.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여러 방이 미로처럼 연결 되어 있었지만 문은 안 달려있었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은 버려진 건물 안에 있는 방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다. 루스터가 방을 수색하기 위해 빠르게 사라졌다. 행맨은 금고가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미리 알아낸 비밀번호를 빠르게 입력했고 금속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금고가 열렸다. 금고 안에는 그토록 찾아헤맨 기밀 문서가 있었다. 문서를 꺼내는 순간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확인을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목을 가격 당한 후였다. 가이딩 수치가 위험까지 내려가 반응 속도가 떨어진 탓이었다. 행맨이 아른거리는 시야로 같은 중무장 수트를 입은 누군가가 창문으로 사라지는 걸 확인했다. 이 씨발 새끼들⋯. 뭘 처 먹었길래⋯. 체력도 좋네⋯. 행맨은 떨리는 숨을 들이켰고 짧게 내뱉었다. 눈 앞에 빛이 점점 꺼져갔다. 그제사 자신을 발견하고 달려오는 루스터가 얼핏 보였다. 늦었어, 이 느림보 수탉새끼야⋯. 행맨은 부들거리는 손으로 힘겹게 손가락을 튕겼다. 

다시 그 코너였다. 루스터가 어깨를 잡고 있었다.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루스터가 재차 확인했다. 행맨이 고개를 끄덕이려 했으나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루스터가 재빨리 행맨을 받았다. "빌어먹을⋯." 약하게 욕을 내뱉은 행맨을 벽에 기대 앉게 했다. 루스터는 마스크를 뚫고 들리는 격해진 숨소리를 확인했다. 방금 전까지 이 정돈 아니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에 생긴 차이였다. 방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게 틀림 없었다. 루스터가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건물 수색 중 안 쓰고 버려진 가이딩 룸을 본 것 같았다. 거기라면 두 사람의 파장을 숨길 수 있을 것이다. 루스터가 행맨을 들쳐맸다. 

루스터가 본 게 맞았다. 가이딩 룸이 있었다. 장비는 모두 녹슬거나 부셔진 상태라 쓸 수 없었지만 상관 없었다. 새어나가는 파장만 숨기면 됐다. 문을 걸어잠군 루스터가 먼지가 가득 내려앉은 시트를 벗겨냈다. 낡은 매트리스가 속내를 보였다. 해진 거 외에 곰팡이가 쓸 거나 오염된 것 같진 않았다. 루스터가 잠시 벽에 기대둔 행맨을 들어 매트리스 위로 올렸다.

"조금만 참아."

루스터가 조급하게 행맨의 헬맷과 마스크를 벗겨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머리카락이 다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는 행맨의 얼굴이 드러났다. 뚝 멈춘 심장이 바닥 끝으로 처박혔다. 낮게 욕을 읊조린 루스터가 빠른 손놀림으로 장갑을 벗었다. 맨 손이 공기 중에 닿는 동시에 지독하게 날카로운 파장이 루스터 피부를 뚫고 들어왔다. 칼로 후벼파는 느낌에 루스터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좋지 않았다. 정말로 좋지 않았다. 루스터가 헬맷과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마치 그러길 기다렸다는듯이 날이 선 파장이 루스터의 맨살을 겨냥해 달려들었다. 루스터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 가이드인 자신이 이 정도인데 행맨은 더 할 것이었다.

"머저리 같은 자식! 이 상태가 되도록 왜 말 안했어!"

행맨을 원망하는 말이었지만 사실 루스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자신의 센티넬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가이드인 자신은 손 놓고 내버려둔 꼴이었다. 괜찮다고 말해도 억지로라도 끌고 왔어야 했다. 뒤늦은 후회와 묵직한 죄책감이 루스터 마음을 짓눌렀다. 루스터가 거칠게 수트를 벗겼다. 이건 간단한 점막 가이딩으로 시간을 벌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당장 가장 수위 높은 가이딩을 진행해야 했다. 지금 행맨은 폭주 직전이었다. 

센티넬 폭주. 단어가 주는 어감처럼 몸 안으로 곱아드는 파장이 내장을 파열 시켜 발포된 총알처럼 날뛰며 조각난 장기들을 전멸시키는 것이었다. 조용히 죽어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때문에 폭주 중 외관상으로 보이는 변화는 미세했기에 '잠잠한 죽음'이라고도 불렸다. 폭주한 센티넬은 자기 제어가 불가능했다. 폭주가 시작되면 대부분 파장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절했지만 간혹 반대로 파장을 분출시켜 능력을 한계치까지 넘겨 난동을 피우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는 너는, 매칭 가이드란 놈이, 자기 센티넬 상태도, 못 알아, 채?"

행맨은 농담하는 도중에도 숨이 몇 번이고 넘어갔다. 행맨도 알고 있었다. 매칭은 만능이 아니다. 타인에게 세우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일반적인 관계에서 하기 힘든 가이딩을 가능케 하는, 가이딩 효율을 높히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었다. 긴밀한 교류와 소유욕을 부추기고 매칭이 끊기면 상실감을 느끼는 로맨틱한 성질을 가졌다고 해서 어릴적 봤던 동화에서 나오는 마법을 일으키는 게 아니었다.

심각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드려는 행맨식 농담인 걸 알았지만, 루스터는 웃지 못했다. 루스터가 행맨 몸 위로 올라탔다. 루스터도 급하게 수트를 벗었다. 맨 살이 드러낼 때마다 루스터의 파장이 가시 돋힌 파장을 흡수했다. "힘 빼." 이런 상황에서도 행맨이 웃음 지었다. "노력, 해볼게, 후." 루스터가 행맨 다리를 잡았다. 서로의 살결이 닿자 파장이 빠르게 맞물렸다. 이렇게 위중한 상태에 갑작스럽게 강도 높은 가이딩을 하는 건 처음이었다. 순간 멀미가 일었다. 눈 앞이 노랗게 물들었지만 루스터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속옷을 벗겨냈다. 아래를 풀어줄 시간도 없었다. 자신의 것을 억지로 밀어넣는 루스터가 규칙적인 호흡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근데, 루."
"말하지마. 가이딩에 집중해."
"이미, 윽, 늦었어."
"아냐. 안 늦었어."
"정말, 흐윽, 이야. 이거, 봐."

행맨이 작전 시간에 맞춰둔 시계를 내보였다. 행맨 말대로 작전 리밋 시간에서 분침이 넘어가 있었다. 행맨이 희미한 웃음을 터트렸다. 모든 감각과 생각이 얇은 실타래가 되어 어지럽게 엉켜버린 루스터가 어떻게든 가이딩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루⋯. 우린, 흐응⋯ 돌아, 하아⋯. 돌아가야 해."
"기다려. 너부터 회복하고."
"그럴⋯ 하아⋯. 시간, 하윽, 없다는 거, 너도⋯ 흐으, 알잖아."

시간을 다루는 센티넬인 행맨이 시간이 없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를 악문 루스터가 눈을 떴을 땐 풀린 눈으로 천진한 웃음을 띄우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행맨이 보였다. 행맨은 손가락을 튕기기 직전이었다. 루스터가 행맨 손을 제지했다. 그의 손을 풀어 부드럽게 손깍지를 껴 힘주어 잡았다. 가이딩이 제대로 되지 않는 탓에 가이딩 수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박차를 가했다. 행맨의 파장은 폭탄을 매단 성게 같았고 루스터 핏줄 안에 스며들어 요동치는 것 같았다.

"잠시만. 아주 잠시면 돼."

루스터가 숨을 들이마셨고 드디어 허릿짓을 시작했다. 루스터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 투둑투둑 탄탄한 근육으로 굴곡진 가슴으로 떨어졌다. 센티넬의 상태는 가이드에게 전염된다. 루스터는 행맨의 고통을 빨아들였다. 그때였다. 문 밖으로 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다인원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이곳에 있다는 걸 정확히 안다는 듯이 문고리가 덜컥거렸다. "거봐, 가야, 한다니까."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신음 사이로 행맨이 말했다. 루스터가 말릴 새 없이 행맨이 손가락을 튕겼다.

루스터가 정신을 차렸을 땐 중무장한 상태로 전투기에 앉아있었다. 폭주 직전 영향으로 능력이 오작동한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하루 돌아온 것 쯤이야 별 거 아니었지만 지금 상태론 위험했다. 루스터가 다급한 목소리로 행맨을 찾았다. 무전기 너머로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뚝 끊겼다. 루스터가 행맨이 타고 있는 전투기를 쳐다봤다. 중간중간 정신을 잃고 있는 듯 기체가 휘청거렸다. 두 사람은 지금 망망대해를 가로지르고 있었고 다른 기체에 탄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타들어가는 조급한 마음 위로 무기력이 덮쳤다. 

루스터가 등받이에 머리를 박으며 욕을 내질렀다. 이대로는 안됐다. 작전을 중단해야 했다. 루스터가 위치를 확인했다. 작전지 영공까지 여유가 있었고 경고 무전을 보내는 경계까지는 아주 잠깐이지만 시간이 있었다. 루스터가 중단 요청 무전을 보내던 차 행맨의 기체가 기울었다. 루스터 심장도 똑같이 기울었다. 비현실적인 장면이 마치 프레임 한 컷 한 컷 끊겨 움직이듯 느리게 움직였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상부의 무전만이 정상 속도로 들렸다. 그때 기체가 균형을 찾았고 정상 고도로 올라왔다. 지독한 꿈 속을 헤매는 것처럼 현실 감각을 잃은 루스터의 정신이 멍해졌다. 그 사이, 마하 속도로 달리는 전투기가 손쉽게 '아주 잠깐'을 지났다. 시끄러운 상부 무전 위로 다른 무전이 겹쳤다. 곧 영해를 침범할 예정이니 되돌아가라는 경고였다.

"씨발!"

루스터가 다시금 욕을 내뱉었다. 작전이 시작된 이상 무를 수 없었다. 이미 존재를 드러냈기 때문에 지금 되돌아가면 모든 게 헛짓이 될 터였다. 루스터는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영공과 가까워지면서 한 번 더 경고가 날아왔다. 루스터가 행맨 기체를 확인했다. 다행히 정상 고도에 정상 속도였다. 루스터는 작전대로 움직이기 위해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행맨 기체는 그대로였다. 계속해서 영공을 향해 날았다. 이상함을 느낀 루스터가 다급하게 행맨을 찾았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루스터가 행맨을 쫓아 방향을 틀었다. 그 사이 레이더망에 보이는 행맨 기체를 뜻하는 파란 점이 점점 영공과 가까워지더니 기어코 경계를 넘었다. 동시에 상부 무전이 정신없이 고막을 때렸다. 동시에 마지막 경고 무전이 들렸다. 동시에 눈 앞에서 다시 한 번 행맨 기체가 꼬꾸라졌다. 그 다음에 대응 체제로 행맨 기체를 목표로 미사일이 발포됐다는 무전이 흘러나왔다. 행맨을 뒤쫓던 루스터가 속도를 높혔다. 멀리서 날아오는 미사일이 육안으로 보였다.

마치 물 속에서 치는 헤엄 같았다. 빠르게 몸을 움직이고 싶지만 저항감에 느려지는 것처럼. 실상 어느 것보다 빨랐을테지만 정작 루스터에게는 시간의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로 느리게 보였다. 그러니까 미사일이 행맨 기체에 부딪치기 직전, 꼬꾸라졌던 기체가 힘겹게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 루스터는 그런 두 물체의 사이를 파고 들었고 미사일에 맞았다. 루스터의 기체가 추락했다.

행맨은 속도를 사랑하는 사나이였다. 빠른 모든 것을 사랑했다. 동물 중에서도 치타를 가장 좋아했고 스포츠도 레이싱을 즐겼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물체에 올라탄 이유도 동일했다. 빠른 치타, 빠른 레이싱카, 빠른 전투기. 빠른 게 좋아서. 하지만 지금만큼은 거부감이 들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상황은 과하게 빨랐다. 희미하게 돌아온 정신으로 기체를 바로 세우고, 자신에게 날아오는 미사일에 욕을 내뱉고, 미처 피하지 못한 미사일에 루스터가 추락한 상황이 버거울 정도로 날쌨다. 처음으로 머리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행맨의 정신이 붕괴 됐다. 그건 폭주를 촉진 시키는 일이었다.

루스터는 운이 좋게 큰 부상 없이 살아남았다. 지상에 발이 닿자마자 낙하산을 끊어냈다. 거추장스러운 수트도 벗었다. 하늘 위로 굉음을 내며 날아가는 행맨의 전투기를 눈으로 쫓아 방향을 기억했다. 그리고 달렸다. 절뚝이는 다리 때문에 평소처럼 달릴 순 없었지만 루스터는 열심히 달렸다. 파장의 사정 범위를 최대한 넓혀 행맨을 찾았다. 적에게 들키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행맨이 죽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매칭 센티넬이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파장이 느껴졌다. 아니. 행맨의 파장이 득달같이 달라붙었다고 표현해 옳았다. 루스터는 피와 땀이 엉겨붙어 엉망이 된 얼굴로, 마찬가지로 엉망이 된 행맨과 마주했다. 그와 동시에 행맨이 정신을 잃었다.

폭주하는 파장에 현기증이 일었다. 멀미감이 다시 차올랐다. 공격하듯 퍼붓는 파장에 몸이 꺾였다. 이전까지 파장이 단순한 고통이었다면 폭주하는 파장은 모든 감각의 결합체였다. 폐에 들어가는 공기조차 독가스를 마신듯 했고 몸을 훑고지나가는 약한 바람이 증폭되어 날카로운 이명이 되었다. 시야가 흐릿해지다가도 보라색으로, 또 자주빛으로 물들었다. 그 중 혀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가장 끔찍했는데, 혀 위에 불씨를 품은 숯덩이를 얹은듯 빳빳하게 굳어가는가 하면 혀가 통째로 탄 것처럼 불쾌한 고통이 따랐다. 모든 것이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었다. 

"행맨." 

행맨에게 기어간 루스터가 굳은 얼굴로 축 처진 몸을 흔들었다. 작은 움직임에도 폭주 파장이 요동쳤다. 그러나 감긴 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행이."

행맨을 부르는 루스터 목소리가 점점 무너졌다. 루스터가 가이딩을 시도했다. 방사 가이딩만 흘렸을 뿐인데도 장기를 해부하는 것 같은 통증이 생생하게 넘어왔다. 일반 가이드였다면 육체가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매칭을 맺어서 다행이라고 루스터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제이크, 눈 좀 떠봐. 응?"

루스터가 애원했다. 창백한 손을 잡아 접촉 가이딩을 시작했다. 루스터가 쿨럭였다. 목구멍을 타고 무언가 역류했다. 끈적하고 비릿한 것이 입가를 타고 흘렀다. 점막 가이딩까지 한다면 어떨지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루스터는 해야 했다. 갑자기 청공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루스터가 경계 태세를 갖췄다. 헬기였다. 헬기에 매달려있는 건 코요테였다. 

죽은 사람에게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청각이라고 한다. 그렇다는 건 살아났을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감각이 청각일지도 몰랐다.

반복적인 기계음을 들렸다. 의식이 돌아온 걸 인식하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맑고 또렷한 시야였다. 세포 하나하나가 고통에 비명 지르던 마지막 기억과 다르게 몸이 가뿐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상쾌했다. 가이딩 수치가 백을 찍었을 때보다 더. 행맨이 병원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차분하게 병실을 둘러봤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걸로 보아 이른 아침인듯 했고 익숙한 병원 로고는 무사히 돌아온 걸 뜻했다. 차근차근 정보를 늘리며 현실 감각을 일깨울수록 설명하기 어려운 상실감이 따라왔다. 몸에서 흘러나오는 파장도 묘하게 차분했다. 그때서야 행맨은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렸다. 기어코, 자신의 매칭 가이드가 자신을 대신해 죽음을 먹어치운 것이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저 허탈했다. 

"⋯이럴 거면 코요테 말 들을 걸."

텅 빈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들이 꾸역꾸역 자리를 차지했다. 가이드와 가까워지면 안됐다. 함부로 매칭을 맺어서도 안됐다. 루스터는 자신을 사랑하면 안됐다. 

작전은 성공한 것과 다름 없었다. 기밀 서류가 그곳에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말이다. 한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마지막 습격 당시 자신을 기절시키고 도망친 자가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숨어있다가 마지막에 배신한 건지, 아무도 모르게 정보를 빼내어 같은 수트를 입고 마지막까지 기다린 건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몸 상태라면 언제까지고 시간을 되돌려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작전을 끝낼 수 있었다. 속도와 효율성을 따지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행맨'이라면 시간이 이대로 흐르도록 두는 게 맞았다. 하지만 행맨은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나였고 돌아가야 할 시점은 정해져 있었다. 비교하고 따질 것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일인실 병실에서 행맨은 익숙한 감각으로 시간을 되돌렸다. 어느 때보다 명쾌하게 손가락 튕기는 소리가 아련히 사라졌다. 











루스터행맨
2023.08.26 22:11
ㅇㅇ
초반에는 행맨도 적극적으로 루스터에게 접근했구나ㅠㅠㅠㅠㅠ조금 앞당기더라도 결국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매칭도 하고...
[Code: 8597]
2023.08.26 22:11
ㅇㅇ
어떻게든 작전이 끝났지만, 행맨은 마음에 걸리는 일을 해결할 때까지 계속 시간을 반복할 생각인 걸까ㅠㅠㅠㅠ그리고 루스터를 죽게 내버려둘 수 없으니까ㅠㅠㅠㅠㅠ하...능력은 분명 유용한데 행맨의 마음이 깎여나가는 게 보인다ㅠㅠㅠㅠ
[Code: 8597]
2023.08.26 22: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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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씨발 센세 나 지금 숨이 안 쉬어져ㅠㅠ
[Code: 1ee8]
2023.08.26 2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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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연이…!!! 이렇게 슬플 수 있는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ㅅㅂ도대체 누구냐ㅠㅠㅠㅠㅠㅠㅠㅠ작전 성공하고 루스터랑 행쇼하게 해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
[Code: 1ee8]
2023.08.26 22: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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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발 이렇게 사랑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어떡하냐고...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bf45]
2023.08.26 22: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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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친 서사다 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진짜 그 행맨이 고민하지 않고 작전 버리고 바로 돌아가버린다는게
[Code: 8288]
2023.08.26 23:00
ㅇㅇ
모바일
작전을 끝낼 수도 있지만, 루스터가 없으니까..?ㅠㅠ 행맨 진짜 온갖 걸 다 겪었구나. 여기까지 읽으니 나도 그저 제발 루스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작전이 성공하길 바라게 되네ㅠㅠ
[Code: 31a5]
2023.08.26 23: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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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친 루스터ㅠㅠㅠㅠ행맨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프다ㅅㅂ 작전이 성공하면 뭐함 루스터가 없는데 돌아가야지.... 저걸 다 겪은 행맨 심정 어떨까 눈물난다ㅠㅠㅠ
[Code: 5e64]
2023.08.26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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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전의 성공여부보다도 중요한게 루스터의 생사여부라니ㅠㅠ 행맨 순애 존나 미쳤다...
[Code: 72c9]
2023.08.26 2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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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행맨이 뭔가 알아내서 과거 행맨 막는거 아닐까ㅠㅠㅠㅠㅠㅠㅠ 자꾸 과거로 돌아갈 수 밖에 없지만 차라리 그게 더 나은 산택일 수 밖에 없는 뭔가가 있는거지ㅠㅠ
[Code: bb5d]
2023.08.27 01:35
ㅇㅇ
모바일
시간을 돌릴 수 있어서 좋은 점은 루스터가 처음부터 행맨 마음에 들어한걸 행맨이 알아서 적극적으로 다가갔던거..나쁜점은 내 심장이 박박 찢기는거ㅠㅠㅠㅠㅠ 저렇게 달달하게 사랑을 했는데 매칭도 했는데 왜 그냥 사랑만 못하냐ㅠㅠㅠㅠ
작전 중간에도 몇번이나 시간을 돌려야했구나 그치 그렇겠지 행맨이 죽으면 끝이니까ㅠㅠ 가이딩 너무 다급하고 애절해요ㅠㅠ 매칭 가이드가 루스터가 죽음을 먹어치웠다는 표현도 너무 처절해..루스터를 잃을 수 없는 행맨이 다시 시간을 돌리는 것도 너무 마음 아프고ㅠㅠㅠ 그렇게 적극적으로 다가갔었는데 그러면서 행복했는데 이젠 가까워지면 안된다고 루스터가 자길 사랑하면 안된다고..ㅠㅠ 가까워지지 않으려던 노력에 담긴 마음을 알거같은데 너무 슬퍼 그래도 루스터는 또 행맨을 사랑하게 되고..너무 가혹하잖아ㅠㅠㅠㅠ

[Code: 16e3]
2023.08.27 05: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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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진짜 미쳤어.. 행맨 멘탈 괜찮은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이 저렇게 되었으니 밀어내지.. 비극이다ㅠㅠㅠㅠㅠㅠ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너무 맛있어요 센세...
[Code: d206]
2023.08.27 0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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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놈의 작전은 뭐고 배신자는 도대체 누구냐 ㅠㅠㅠㅠㅠ 이 나쁜 놈들 ㅠㅜㅜㅜㅜㅜ 루행 이렇게 달달 로코가 잘 어울리는데 장르가 자꾸 피폐물로 돌아가냐구 ㅠㅜㅜㅜㅜ 거기에 행이 몸과 정신 제대로 아작나네 아이고 우리 이쁜 행이 ㅠㅠㅠㅠㅜ
[Code: c721]
2023.08.27 0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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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쳤다 감정선 죽이네
[Code: 222c]
2023.08.27 11: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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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쳐 행맨 지키려다가 죽었구나 매칭가이드가 죽음을 먹어치웠다는 말 완전 가슴아파ㅜㅜㅜ 완전 안타까워ㅜㅜㅜㅜㅜ
[Code: 8251]
2023.08.27 1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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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래서 행맨이 루스터 고백을 거절했구나.... 하........ 시간 돌리는 행맨 너무 미련없어보여서 더 슬픔.... 루스터를 잃은 감각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냥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 걸 거 아님..... 그 행맨이 작전이고 뭐고 루스터부터 구하려고... 아 센세 진짜..... 구라 안치고 영화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Code: 2624]
2023.08.27 2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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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친..ㅠㅠㅠㅠ 행맨 너무 혼자서 많은것들을 안고 있는 것 같아서 안쓰러워 루스터가 함께 해줄때 만큼은 그래도 외롭지 않아보이는데... 루스터가 아예 미션에서 제외된 다음에 행맨 잘 버틸수 있을까??ㅠㅠㅠ
[Code: 8b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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