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은 몸 어딘가 새겨진 채 태어나는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으로 새겨지는 경우로 분류됨. 반드시 파트너 동시에 발현되는 게 아닌 짝사랑이 깊은 한쪽에만 새겨지는 경우도 있고, 현대에 와서는 애정표현으로 레터링처럼 단순히 짝의 이름을 새기는 타투정도의 개념이라고 여겨질 만큼 가벼운 문화로 정착함. 그런데 상대방이 죽었을 경우에는 이름이 사라지니까 죽음을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지할 수 있겠지. 








브랫은 쇄골뼈 밑에 네잇 풀네임 적혀있으면 좋겠다. 뭐 전쟁통에 늘 중무장 상태인지라 말 안하면 딱히 네임있다는 거 모를텐데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는 부랫이라 가끔씩 상탈하고 다닐 때면 맨몸보고 하다하다 아이펔킹을 넘어 몸으로도 소주하냐고 브라보게이들 놀리겠지. 


근데 중위님 몸에는 브랫이름이 안적혀있음. 중위님 반팔차림조차 본 적 없으니까 우리가 못 보는 거다, 사실 부랫 짝사랑이다 등등 소문만 무성했겠지. 상관한테는 차마 못 물어보고 브랫한테 중위님 은밀한 부위에 적혀있냐고 은근슬쩍 물어보는데 브랫은 어깨 으쓱하고 말겠지. 


그런 중위님 브랫 이름 적혀있는 거 혀 밑이었으면 좋겠다. 은밀하긴 은밀하지… 




브랫이 그래서 그렇게 중위님 말씀하실 때마다 얼굴만 빤히 바라보는 거면 좋겠다. 혀가 움직일 때 마다 끝에 살짝 보이는 검은 글자따라 브랫 심장도 크게 뛰겠지. 당연히 브랫은 알고 있지만 다른 소대원은 핏줄이라고 생각하거나, 별 생각 없을 듯. 누가 혀 밑이라고 생각하냐고요…



네잇이 처음 브랫 쇄골 밑 자신의 이름을 마주했을 때 심장 널뛰는 거 잠재우느라 무던히 애썼으면 좋겠다. 분대장 미팅 무사히 마치고 허겁지겁 막사 돌아가서 자기 몸에도 브랫 이름있나 옷 다 벗고 살펴보는데 없겠지. 혹시나 저가 못보는 사각지대에 나타난 건 아닌가 해서 거울로 뒷목, 어깨랑 등, 엉덩이까지 확인해보는데 없는 거임. 분명 쌍방이 분명한데 자신의 몸에는 안 보이니 운명이 아닌가, 그럴리 없는데 하면서 다음날까지도 조금 저기압 상태였겠다. 



그래도 브랫에게 제 네임 발현한 건 확실하고, 네잇도 브랫에 대한 마음은 확신할 수 있으니까 썸도 타고 연애 비스무리한 거 하면서 밤에 키스하는데 깊게 얽매였던 혀가 떨어지고 멍한 얼굴로 브랫 바라보는데, 멀리서 터지는 폭격 불빛에 비춘 네잇의 아직 다물어지지 않은 입 사이로 빼꼼 내밀어진 붉은 혀에 까만 자국 발견하겠다. 



찾았습니다, sir.



해서 뜬금없이 뭘 찾았다는 말인가 물어보려는 찰나 다시 입이 막히고, 끈적이는 입맞춤 끝에 네잇 혀 살짝 깨물고서 떨어지겠지.



그리곤 막사 돌아와서 브랫이 뭘 찾았다는 말인가 곱씹어보다가, 씹어… 씹… 혀를…?! 하고 벌떡 일어나 혀 살펴보는데 혀 밑에 뚜렷하게 새겨진 Brad Colbert 발견하겠지. 이러니까 온 몸을 다 뒤져도 못 찾지. 네잇 손으로 얼굴 폭 감싸고 웃을 듯. 







네잇의 입안, 그것도 혀 뿌리에서부터 정맥따라 적힌 풀네임은 오로지 브랫만 볼 수 있고, 브랫 품에 안기면 네잇 입술 위치에 딱 자신의 이름이 눈 앞에 보이겠지. 살짝 깨물어 핥으면 네임 위아래로 발갛게 고른 치열이 함께할 거임. 



젠킬 브랫네잇 알슼스탘 슼탘




트럼블리와 닥의 경우
거니와 네잇의 경우
큐팁과 릴리의 경우
파피와 루디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