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8
그리고 그걸 토미가 알게 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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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헌신과 사랑을 다했지만 버림받은 허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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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반 년 정도 초라한 남자와 만났다. 그건 토마스의 감상이었다. 초라한 남자. 옷은 낡아빠졌고, 빈했다. 집안도 변변치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남자는 허니만 보면 얼굴을 붉히며 웃어댔다. 같은 남자로서 보아도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모습. 간이고 쓸개고 다 빼내줄 수 있는 멍청한 모습이었다. 헤실거리며, 뒷목까지 빨개져서는, 가장 고귀한 이름을 부르듯이 초라한 행색을 하고서도 허니의 이름을 귀하게 입에 담았다.

허니는 몇 번 그 남자와 밤을 보냈다. 그러면 토마스는, 끝도 없이 타는 속으로 계속 허니의 집 현관 앞에서 허니만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돌아오던 허니를 붙잡고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면서 덜덜 떨어댔다. 그리고는 더욱 깊숙하게 얼굴을 묻으며, 허니의 체취를 찾아 헤맸다.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가 온 허니가 불쾌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밤 내내 허니를 기다리는 시간이, 왜인지 지옥 속을 헤매는 것 같아 지금 그가 끌어안은 허니가 상상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안 잤어?"
"..."
"가서 자."
"..."

허니가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더욱 옥죄듯이 허니를 더 강하게 안는 토마스 때문에 결국 허니도 한숨을 쉬더니 알렉스와 만나지 않는 밤에는 여전히 토마스와 한 침대에서 잠들어야 하는 기이한 상황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토마스는 허니를 안고 침대에 누우면서, 부쩍 그 사내와 자신을 겹쳐보았다. 최근 자꾸만, 전쟁에 나가기 전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힘들게 자라왔던 그때를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았으나, 자꾸만 예전의 자신을 겹쳐보고 또 비교했다. 같은 초라한 행색이어도 언제나 지는 것은 토마스 쉘비였다.

가난하다고 누군갈 잴 형편은 안 되지. 토마스도 알고 있었다. 그때의 그와 같았기 때문에. 그러면 그는, 계속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그때의 허니를 사랑했더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평생 이런 생각할 일 없을 거라 자만했었는데, 그가 완전히 틀렸다. 그리고는 또, 그것이 단순한 후회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정확히' 허니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너무 오래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부정해왔던 일들도 있었기에 토마스는 계속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니까, 허니는, 허니는 나에게...

심장이 뻐근한 감각에 그가 얼굴을 찌푸리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관절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힘을 주고 숨죽여 어금니를 꽉 물었다. 고통이 잦아들 때즈음엔 얼굴에, 특히 눈가에 열이 몰렸다.

토마스는 잠든 허니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심장이 일정한 속도로,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


바보. 허니는 관 위에 장미 한 송이를 올려두었다. 이 사람이 청혼할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꽃다발도 사주기 어려운 형편에도 매일 장미 한 송이를 주었던 사람이었다. 없는 형편에도 꾸준히 모은 돈으로 청혼할 반지를 사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다니. 참으로 황망하기 그지없었다.

"바보. 그냥 결혼하자는 한 마디만 했어도 승낙했을 텐데."
"..."

토마스는 관을 쓰다듬는 허니를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허니는 참 슬프다고 생각하는데,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그저, 너무 정직하고 바보 같이 착했던, 허니를 정말 좋아해주었던 청년을 담담하게 떠나보내고 있었다.

원래 관에는 허니가 이미 들어있었어야 했다. 그녀가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면, 이 사람이 죽을 일도 없었을 텐데. 관에 있는 시신이 꼭 자신인 것만 같다. 그래서, 참 미안했다. 너무 안타까웠고, 안쓰러웠다. 토마스는 허니가 본인의 죽음에 대해서 또 생각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아니야. 그런 생각하지 마."
"..."

허니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다. 죽은 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미안해요. 평생 흘릴 눈물은 이미 다 흘려서, 이젠 없어. 잘 가요. 날 좋아해줘서,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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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땅에 묻히는 것까지 전부 제 눈에 담은 허니가, 비로소 몸을 돌려 떠났다. 그 옆에는 허니의 발걸음에 맞추어 걷는 토마스뿐이었다.

토마스의 커다란 저택으로 향하는 길에, 창밖만 보는 허니를 흘끔 보던 그는 넌지시,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 물었다.

"... 정말 결혼할 생각이었니."
"나와 결혼해서 살아갈 미래를 꿈꾼 사람은 그 사람뿐이었으니까."
"..."

허니는 밖을 보면서, 그녀의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이대로 살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허니의 인생에서, 허니만 바라보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마 혼자서, 일을 하다가 죽겠지. 이렇게 살다가 병에 걸려 비실비실거리며 죽을 것이다. 천진했을 적에는 상상도 한 적 없는 미래인데, 허니는 이미 그 인생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이제 그녀에겐 아무 것도 없다. 가족도, 사랑도. 어렸던 날들도. 함께 뛰어다녔던 모든 추억까지도.

"..."

토마스가 재혼을 하게 된다면 그녀의 집에 다시 돌아가서 살게 될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허니가 이 이상 토마스와 잠드는 일은 없어야 했다.

그러나 오늘은 왜 이리 생각이 복잡한지. 허니는 오랜만에 독한 양주를 조금씩 들이붓고 있었다. 열꽃이 온몸에 피어나듯, 밧줄이 졸랐던 목과 여기저기 고문으로 인해 다쳤던 곳이 붉은 흔적이 되었다. 토마스는 잠옷 차림의 허니 옆에 앉아서 허니의 잔을 부드럽게 뺏었다.

"술도 잘 못하잖아."
"..."

허니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취기는 올라왔지만 그것뿐이었다. 너무 피곤하고 지쳤지만 잠은 전혀 오지 않았다. 이렇게 잠 못 드는 밤이 오늘뿐일 것 같지 않다. 불안이 천천히 허니의 속을 채웠다.

"남자는 말이지 토마스, 다아, 다 바보 같아."
"..."
"사랑에 빠진 남자는 전부 바보야."

저언부. 허니가 손을 휘적였다.

"당신은 그것에 눈이 멀어버렸고,"
"... 미안해."
"알렉스는, 그 사람도 참, 내가 뭐가 그리 좋다고 그러다가..."
"..."
"이제 내 평생,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어."
"..."
"재미 없어."

정말 재미라곤 하나도 없어. 사는 게 재미 없어. 중얼거리면서 허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마스는 허니의 말에 크게 움찔거리면서, 다급히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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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허니, 가지 마."
"..."

어둡지만 부드러운 색의 허니의 머리카락이 타오르는 벽난로의 빛을 받아 일렁거렸다. 마치, 아지랑이처럼 사라질 것만 같이. 허니는 자신을 붙잡은 토마스 쉘비를 내려다보았다.

"토미."

오랜만에 듣는 그 애칭은, 마치 꿈결 같다가도 그를 비참함으로 내동댕이 치는 절망과도 같았다.

"난 왜 항상 이런 꼴일까."
"허니."
"왜 항상 초라하게 살까."
"허니,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그 하나라도, 내겐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아니야. 아니야, 허니."
"남들은 쉽겠지?"
"..."
"처음으로, 그 사람한테, 누군가에게 그런 애정을 받아보면서 생각했어."
"..."
"아, 나를 맹목적으로 좋아해주는 것이, 안심이 되고 고마우면서..."
"허니..."
"너무 안쓰럽고 너무 불쌍한 거야."
"..."
"내 원초적인 애정결핍을 채워주었는데, 이젠... 다시 비어버릴 텐데."
"..."
"당신은 어땠어? 고맙지는 않았을 테고. 내가 안쓰럽고 불쌍했어?"
"..."
"나, 잠이, 잠이 안 와서 어떡하지?"

허니는 울 것 같이 얼굴을 일그러뜨렸지만,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그건 다 토마스 쉘비 탓이었다. 그 때문에, 허니는 평생 흘릴 눈물도 억지로 다 흘려서,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게 되었다.

토마스는 마치 그가 대신 울 것 같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허니를 올려다보다가, 그의 손보다 훨씬 작은 허니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드러난 그녀의 손목에는 밧줄이 묶여 다 쓸렸던 자국이 술기운에 벌겋게 올라와 있었다. 그는 그 손목에 아프게 입술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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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천천히 일어나, 허니의 뺨을 매만지다가 천천히 다가가 입술을 맞추었다.

죄책감과 절망, 열기가 어린 파란 눈을 보며 허니는 생각했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잠들고 싶다고.






킬리언너붕붕
토미너붕붕
피키장님


늦어서 미안합니다... 여전히 험난한 후회닦개의 길... 더 굴러야 하조... 오늘도 봐조서 코맙습니다 정말ㅠㅠㅠ 피키장님 시퀄 축하합니다!!
2024.03.22 0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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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를 만나기 위해 잠이 오지 않았던거였어🔥
[Code: e016]
2024.03.22 0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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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를 만나기위해 내가 깨어있던거였다 와줘서 고마워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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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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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눈물찔찔흘리는중.....더굴러라굴러ㅠㅠㅠㅠㅠㅠ
[Code: a0a7]
2024.03.22 0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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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의 어나더 꿈만 같아오....백년만년 억나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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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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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자려고 누웠다가 오열중ㅠㅜㅠ
[Code: 1dc1]
2024.03.22 0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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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 너무 안쓰럽다ㅜㅜ 데굴데굴굴러라ㅜㅜㅜ
[Code: 5cad]
2024.03.22 05: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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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 돌아와쥐서 고마워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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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5: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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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ㅠㅠㅠㅠㅠㅠ센세 다음편 올때까지 또 누워야지
[Code: b965]
2024.03.22 06: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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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를 만나기 위해 자다 깼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토미 우짜냐ㅠㅠㅠㅠㅠㅠㅠ
[Code: ba70]
2024.03.22 07: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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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허니 안쓰러워서 어쩌나...ㅠㅠ마음 아프다ㅠㅠㅠㅠ아침부터 날 울려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토미는 더 노력해라 허니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Code: bfd3]
2024.03.22 08:08
ㅇㅇ
마스터피스다
[Code: 5dd9]
2024.03.22 09: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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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허니안쓰럽고 토미 노력하자 진짜 ༼;´༎ຶ۝༎ຶ༽
[Code: 326c]
2024.03.22 15: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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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Code: d48c]
2024.03.22 16: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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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붕붕 색창 새로고침하다가 센세글 제목 뜨는 순간 너무 기뻐거 소리질렀어 너무좋다 토미 더 데굴데굴 굴러라 진짜 너무좋다 센세는 천재야 제발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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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17: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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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성실하게 무순 써줘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ㅜ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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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02: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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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셨다ㅠㅠㅠㅠㅠ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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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2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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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글읽는데 거짓말안하고 진짜 눈물이 주륵주륵 나요ㅠㅠ
[Code: dee7]
2024.03.24 01: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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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의 존재에 감사하는 하루하루.....
[Code: 0a3d]
2024.03.24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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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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