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5
그리고 그걸 토미가 알게 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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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헌신과 사랑을 다했지만 버림받은 허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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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오랫동안 깨어나지 않았다. 1초. 정말 1초라도 늦었다면, 토마스는 허니를 이 생에서 절대 만나지 못했다. 허니의 얼굴도 성한 곳이 없었고, 목은 순간적인 힘으로 남은 밧줄 자국과, 그 아래의 온몸도 다 엉망이었다. 토마스가 명령한, 그리고 가한 고문들 때문이었다. 걷는 것 또한, 재활을 하지 않는다면 평생 다리를 조금 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유능한 의사가 그리 말했다. 대체 언제 깨어나는 것이냐고 매일 의사의 멱살을 잡았지만, 그것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달려있다는 헛소리나 해댔다. 

허니 비가 왜 죽으려고 해. 일어날 의지가 없다니, 헛소리가 분명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아 마치 죽은 사람처럼, 허니는 도통 깨어나지 못했다. 그게 마치, 정말 죽은 것 같아서... 토마스는 다리를 떨었다. 도통 그런 적이 없었지만, 허니가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꾸만, 그때 확인했던 차이나 여자의 창백한 시체와 허니가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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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가 허니에게 선물했던 파란 원피스를 입고서, 땋은 머리를 한 채 죽어 둥둥 떠다녔던 시체. 동양인 여자에다가, 허니의 스타일을 따라해서 얼굴만 보지 않는다면 허니로 알 정도였으니까. 추가적인 보고를 받은 토마스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러니까 토마스 씨발 쉘비는, 완전히 틀렸다는 뜻이었다. 제 판단이 흐려, 허니를 여기까지 몰고 온 건 토마스였다. 이 작은 애의 뼈를 분질러버리고, 피투성이가 되게 한 게 전부 그의 탓이었다. 

"허니." 

- 말하려고 했다는 것은?
- ... 없어... 없어졌으니까. 


토마스 쉘비는 허니 비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언제부터 계획한 거야? 왜 혼자 떠안으려고 했어? 그리고... 

하려고 했던 말이 뭐야?


-


임신소식 어떻게 알릴까 고민했던 내가 바보였지. 허니는 자조했다. 유독 입맛이 없고 매번 하던 달거리를 두어 달째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허니는 바로 다른 지역의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다. 임신이 맞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어찌나 만감이 교차하던지. 

허니는 허니 비였다. 에이다와 존은 남매처럼, 토미와 아서는 큰오빠들처럼. 폴리 고모는 엄하고 다정한 이모처럼 따랐지만, 허니는 허니 비였다. 허니 쉘비가 아닌, 허니 비. 머나먼 버밍엄으로 온 낯선 동양인 계집애. 

허니는 쉘비를 진심으로 가족처럼 생각하지만, 피붙이는 없었다. 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혼자가 될 뿐이었다. 모두가 가정을 꾸려 흩어지는데, 허니는 늘 제자리였다. 그러니 허니는 본질적으로 천애고아였다. 제 피붙이 하나 없는, 불쌍한 고아. 언제까지 쉘비가 있어줄 것 같아? 이따금 악몽을 꿀 때면,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애고아였기 때문에 쉘비 가의 죄를 다 대신 떠안을 수 있었다. 허니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쉘비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허니에게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때, 허니는 충격에 무너져내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기쁨에 눈물만 떨구었다. 

허니에게도, 특히 토미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토미에게 이 아이의 존재는 상처만 될 것이다. 어찌 되었든 지금 상황에서 절대로 환영받지 못했다. 그는 술에 절어 허니를 찾아오는 밤이 아니면, 밤중에 그레이스의 무덤으로 가서 밤을 지새우다가, 일과 그들의 아들인 찰리에만 집중했으니까. 

허니는 오랫동안 토미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 그에게 알렸을 때 토미가 어떤 반응일지 수도 없이 생각해보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허니가 아는 토미라면, 외면하고 멀리하거나, 아이를 낳게 하면서도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될 게 분명했다. 이 아이 또한, 토미는... 

도망칠까? 

불쑥 나오는 생각에 허니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쓸었다. 아이를 낳는다면 그 방법이 가장 최선이겠지. 허니의 배 속 아이가 토미에게 없는 자식 취급받느니, 차라리 허니와 둘이서 사는 게 가장 나을 것이다. 허니는 임신한 사실을 알자마자 생기는 모성에 헛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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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없이 입안에 맴돌고 말하지 못해 괴로워 힘겨워하던 날들은, 이게 다 끈질기게도 죽지 않는 허니의 사랑 때문이었다. 허니는 아직도 토미를 사랑해서, 도망치지도 않고 아랫배가 한 주먹 만큼 볼록해졌을 때, 어렵게 어렵게 말을 꺼내려고 했었다.


-


"..."
"허니!"
"... 려."
"뭐?"
"들려..." 

"아기... 우는 소리가..." 

토마스는 허니에게 가까이 했던 얼굴을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찰리의 방은 이 방에서 멀리에 있었고, 그의 귀에도 아기 울음은 들리지도 않았다. 

"그게 무슨 소리," 

허니가 다시 눈꺼풀을 닫았다. 토마스의 목소리도 다시 아득해졌다. 

허니가 정신을 완전히 차린 것은 그로부터도 이틀 뒤였다. 토마스는 허니를 지켜보는 날이 길어질수록 까칠해진 얼굴을 하고서, 허니가 간신히 눈을 뜨자마자 의사를 끌고 왔다.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걷는 것을 연습하셔야 다리를 절며 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뼈도 아직 완전히 붙지 않았을 테니, 특히 늑골은...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일 없게 하시고, 매사에 조심하세요. 목은 부러지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다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목소리가 잘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 또한 당분간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며 차근차근 회복해야 합니다." 

지난 날 동안 토마스 쉘비에게 몇 번이나 멱살이 잡혔었는지. 의사의 옷깃이 너덜너덜했다. 의사가 약을 처방해주고 나가자, 허니가 이불을 걷고 침대 밖으로 나가려 했다. 

"... 어디 가게." 

집. 허니가 입술을 달싹였다. 아직까지는 쉰 소리뿐이라, 허니가 목의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 몸으로 혼자서 절대 안 돼."
"..."
"... 내 집에 있어." 

내가 왜? 허니가 토미에게 되물었다. 토마스가 답지 않게 머뭇거렸다. 

"... 미안해. 내가 잘못 판단했어. 허니 네가 잡혀가고서 전말을 알게 됐고, 나라와 얘기를 했어. 그러니까, 네가 죽을 일은 없어."
"..." 

그래. 허니가 토마스의 눈을 피하며 아주 작게 말했다. 정말 딱 그정도 감상이었다. 죽다 살아나니까 이렇게 다 연소된 건가? 허니가 헛웃음을 짓자 토마스의 새파란 눈동자가 허니의 표정을 좇았다. 

"묻고 싶은 게... 많아. 하지만 지금 네 건강으로는 힘들 것 같고. 미안하다는 말은,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일단은 회복부터 하자." 

또 습관처럼 회피하려고 했다. 허니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플 가슴 조차, 전부 타버린 것 같다. 정말 몸이 지쳐서인지는 잘 모르겠네.


토마스는 일이 끝나면 꼬박꼬박 허니가 있는 방에 들렀다. 허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되려 말을 하는 것은 예전과 달리 그 침묵을 못 견뎌 하는 토마스였다. 일 얘기는 주절주절 늘여놓았지만, 본인도 아는지 그 외의 그의 일상 얘기는 빼놓았다. 기껏 해봐야, 오늘 날이 어떻고 온도가 어떻다는 말뿐. 그러면 허니는 창문만 바라보며, 토마스 쪽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래놓고 한다는 유일한 말이, 

"집에 갈래." 

였다. 목소리는 차차 나아지고 있었지만, 뼈가 붙는 속도는 유독 더뎠다. 

"... 다 나으면. 다 나으면 그때." 

토마스는 허니의 재활을 돕고 있었다. 어렵사리 걷는 허니를 부축하면서, 크게 휘청이면 단단하게 잡아주며 허니의 곁에 몇 시간은 투자했다. 

"토마스. 굳이 나 때문에 시간 쪼갤 필요는 없어."
"..."
"새삼스럽게 그러지 마."
"... 그렇게 부르지 마."
"그래, 쉘비."
"그 뜻이... 아니잖아."
"그럼 그때는 무슨 뜻이었는데?" 

- 젠장, 그딴 식으로 부르지 마! 

"..."
"토마스, 그렇게 죄책감 갖지 마. 늘 그랬던 것처럼."
"..."

"... 그때, 하려던 말이 뭐였어?" 

그 말에 허니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더니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 정말. 여기에 있기 싫다. 

토마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여, 손수건을 꺼내 허니에게 다가갔다. 

"나가."
"..." 

허니가 힘껏 토마스를 밀쳐냈다. 그는 더 벙쪄서는, 멍하니 허니를 보았다. 허니가 그를 밀어낸 것은 처음인 일이었다. 

"나가라고!" 

허니가 울부짖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직 붙는 중인 늑골의 고통과 심장이 쥐어짜이는 슬픔에 식은땀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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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토마스는 더 할 말도 잃은 채, 조용히 방을 나갔다.


-


허니는 한밤중에 홀로 복도를 헤맸다. 자꾸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려서... 성치 않은 다리를 질질 끌고서라도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자꾸만 걸었다. 그리고 토마스는, 복도에서 들리는 다리가 끌리는 소리가 허니임을 알고 다급하게 방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허니."
"..."
"허니!" 

눈물로 온 얼굴이 젖은 허니를 붙잡았다. 그래도 허니는,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토마스를 뿌리치고 자꾸만 걸으려고 했다. 정신이 없어 보이는 그 모습에 토마스가 최대한 침착하게 허니를 달랬다. 

"허니. 목이 말라? 배가 고파서 나온 거야?"
"... 아니야."
"그러면 왜. 왜 나왔어?"
"안 들려...?" 

"자꾸 아이가 울잖아. 빨리 가야 돼." 

토마스는 더 단단하게 허니를 붙들었다. 이곳에서 아이는 찰리뿐. 게다가 찰리의 방은 반대편 아래층이었다. 

"허니. 찰리는 지금 자." 

... 찰리가 아니야. 그러나 온몸에 힘이 빠져서 허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이제야, 제가 아이를 유산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힘도 없어 엉엉 울지도 못하고 서럽게 눈물만 뚝뚝 떨구는 허니를 토마스가 제 품에 안았다. 저녁에 그 질문은 하지 말걸. PTSD를 본인이 겪고 있으면서도 그걸 생각 못하고 고문을 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으니 허니가 괴로워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참 안일하게도.


-


허니는 악착같이 회복해서 기어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토마스의 얼굴을 보지 않아 숨통이 트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나마 다행히 다리를 절지도 않고, 목소리도 돌아왔다. 사실 그것도 이젠 상관없지만. 

허니가 회복한 것을 본 토마스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는지, 밀린 일은 빠르게 해결하며 미뤄두었던 장기간 출장을 떠났다. 

- 허니. 식사 거르지 말고, 약 잘 챙겨먹어. 매 끼니마다 사람 보낼 테니까 꼭 먹어야 해.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 

다짜고짜 찾아오더니 그 말을 하고서, 어렸을 때나 해줬던 이마에 버드키스를 남기고 떠났다. 한 달 정도는 지나야 돌아올 테니, 허니는 남은 일을 마저 하기로 했다. 

허니는 장부를 하나씩 차근히 정리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인수인계가 충분히 될 수 있게끔 해야 했다. 저번에는 갑작스럽게 끌려간 터라,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니까. 

2주간 마무리 일을 하면서 귀찮게도 찾아오는, 토마스가 붙인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상을 연기했다. 

좋아. 단단하네. 허니가 집 한 가운데에 매달아놓은 밧줄을 잡아당겼다. 초연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벌벌 떨리는 손을 붙잡은 허니가 이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집을 나와 펍에 들렸다. 무작정 독한 술을 주문하고는 계속해서 들이켰다. 이러다가 급성 중독으로 사망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코와 목, 심장이 욱신거렸다. 

그러다가 허니는 누군가 제 옆자리에 앉은 것을 느끼며, 다시 잔을 쭈욱 비웠다. 토마스는, 출장 중인데다가 지금 돌아올 리가 만무하고. 자신의 옆에 앉은 배짱을 보니... 여기 사람이 아닌가? 허니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왜요, 여자 혼자서 이러고 있으니 신기해요?"
"..." 

상대가 답이 없자 허니도 더는 말을 않고는 다시 물처럼 들이켰다. 그러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토미는 예전에, 허니가 인생의 쓴맛을 느낄 때즈음 술이 달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젠장, 또 토마스 쉘비 생각이야. 

이미 머리는 크게 얻어맞은 듯 멍해서, 이대로는 구토를 하는 불상사를 일으킬 것 같아 허니가 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잔을 만지작거리면서, 한참 뒤에도 그녀의 옆에서 럼을 마시는 남자에게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어차피 오늘이 가기 전에, 무엇이든 해도 좋으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하소연을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해본 적 있어요?"
"..."
"나는 이 나라의 땅을 밟을 때부터 시작했어요. 칠 년을 뺀 내 인생의 전부 동안." 

"보답받지도, 하물며 받아들여지지도 않으면서도 그냥 그 사람이 행복하면 됐어."
"..."
"내 전부를,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 정말 노력했고."
"..."
"그 사람, 사랑하는 사람도 생겨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비록 나는 아니었지만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는데... 그 사람 아내가 죽어버렸어요. 가엽게도... 그래서 조금은 원망했어요. 그렇게 난리쳐서 토미와 행복하게 살려고 했으면, 오래오래 살지." 

"미치기 직전의 그 사람이 아내를 찾는 걸 알면서도 받아주다가, 아이가 생겼는데..." 

허니는 입술을 한 번 꾹 물었다. 울음을 애써 참았다. 

"그 멍청한 사람이, 이상한 오해를 하는 바람에 유산했어요." 

"벌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토미와 나는, 절대로 안 된다는 신의 뜻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맨날 포기한다면서 의지박약인 내가 한심하셨는지는 몰라도. 이제 포기할 건데." 

"그래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을 줘야 해요. 그걸 주면, 이제 바스라져서 사라질 거야." 

허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소연 들어줘서 고마워요. 고문에 다친 몸 곳곳과 교수형 당할 때의 흔적이 술로 인해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허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의 사람 것까지 값을 지불하고는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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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쉘비는 그래서,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귀에서부터 들어온 정보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머릿속을 계속 떠돌아 다녔다. 

-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
- 내 인생 전부.
- 많은 것을 해주고...
- 알면서도 받아주다가, 


토마스가 주먹을 쥐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 아이가 생겼는데, 

아. 이내 그는 입술 사이로 겨우 음성을 뱉어냈다. 

- 유산했어요. 

그때, 잔뜩 몸을 웅크리고 배를 감싸안던 허니. 고문으로 인해 피칠갑을 하고, 치마도 잔뜩 피에 젖어서... 

"말하려고 했다는 것은?"
"... 없어... 없어졌으니까." 


이제야 허니가 하려 했던 말을 깨달은 토마스가 탄식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 안 들려...? 

- 자꾸 아이가 울잖아. 빨리 가야 돼. 


두려움이 밀려오며 그가 눈을 번쩍 떴다. 새파란 눈동자가 허니가 지나간 자리를 훑었고, 토마스가 허둥지둥 뒤늦게 허니를 좇았다. 뒷골을 서늘하게 훑는 감각에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며, 그가 있는 힘껏 허니의 집으로 향해 뜀박질을 했다. 

안 돼, 허니. 가지 마. 가면 안 돼. 가지 마. 허니, 허니 비. 

"허니!" 

절박하게 부르짖으며 토마스가 허니의 현관을 열어젖혔다. 

"허니!" 

이미 밧줄을 목에 건 허니가 그의 눈앞에서 자신이 발을 딛고 있던 의자를 걷어찼다. 작은 체구가 밧줄에 매달려 버둥거렸다. 토마스가 발을 헛디뎌가면서까지 순식간에 허니에게로 가서, 허니의 다리를 붙잡고 끌어안았다. 목으로 지탱하던 체중이 없어지자, 허니가 격하게 버둥거리며 토마스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놔!"
"안 돼!"
"놔, 토마스 쉘비!"
"절대 안 놔." 

절대 놓지 않아. 토마스가 절규하듯 내뱉었다. 허니의 발이 그의 가슴팍을 차도, 그의 어깨와 얼굴이 마구잡이로 버둥거리는 허니에게 맞아도 토마스는 그녀를 결코 놓지 않았다. 

"허니, 놔."
"싫어."
"저 망할 밧줄을 놓으란 말이야!" 

제발... 너마저 날 떠나지 마. 이윽고 토마스 쉘비가 울기 시작했다.






킬리언너붕붕
토미너붕붕
피키장님


보고 싶은 부분들까지 끊어서 하고 있는데 분량... 매번 쉽지 않습니다. 길어서 미안합니다. 토미가 빨리 알길 바랐습니다... 최대한 굴러봐요 쉘비 씨
 
2024.03.07 0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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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이거 보고 자려고 아직 안 잤구나 나샛기… 길어서 미안하다니 무슨말이야 센세ㅠ 한 글자 한 글자가 소중해
[Code: 3944]
2024.03.07 0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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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길잘했다ㅠㅠ센세억나더ㅠㅠㅠㅠ
[Code: 5a2a]
2024.03.07 0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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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다가 깬 게 센세 글을 보려고였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허니가 죽기 직전에야 털어놓는 장면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ㅠㅠㅠㅠㅠ
[Code: 6e7c]
2024.03.07 03: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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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서 행복해요 센세.....
[Code: fe92]
2024.03.07 04: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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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길면 더 행복하다 센세..마음아프니까 토미 빨리 굴러라 ㅠㅠ
[Code: 110d]
2024.03.07 04: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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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ㅅㅂ 내가 이거보려고 밤샛군아 스크롤내리기 아까워서 아껴서봄ㅠㅠㅠㅠ오늘하루도 이걸로버틴다 센세 압도적 감사...
[Code: 9423]
2024.03.07 06: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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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줄줄 나ㅠㅜㅠ
[Code: 87eb]
2024.03.07 07: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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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센세 너무 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허니 행복해졌으면 좋겠다ㅠㅠㅠㅠ
[Code: ba16]
2024.03.07 07: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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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어어어어..심장 바스라질 것 같아요...
[Code: 5944]
2024.03.07 08: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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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해감은 할 수 있는걸까ㅠㅠ 할 수 있는거면 좋겠다ㅠㅠ
[Code: fad0]
2024.03.07 09: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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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센세는 나랑 본딩되어어있는걸까? 뇌트워크 되어 있는 걸까? 진짜 내 김치찌개 장인 진짜진짜 내가 보고픈걸 이렇게 알고 이런 금같은걸 내게 주지? 센세 오실 때 까지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기다려야지
[Code: b247]
2024.03.07 09: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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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ㅠㅠㅠㅠ하 센세 ㅠㅠㅠㅠ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
[Code: 26aa]
2024.03.07 1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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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가 내 센세라 행복해
[Code: f981]
2024.03.07 14: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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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와.... 아니....와 1편 정독하러갈래 와.. 이건 센세.. 정말 대작이다 정말로....
[Code: 00d9]
2024.03.07 15: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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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챸ㅅ다....ㅠㅠㅠㅠㅠ
[Code: 17aa]
2024.03.07 17: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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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올라올때마다 1편부터 정독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중
[Code: 4be5]
2024.03.07 19: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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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거같음 이렇게 눈물이ㅜ나도 되는건가? ༼;´༎ຶ۝༎ຶ༽
[Code: cc27]
2024.03.07 2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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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 굴러라 너어는 진짜 용서받을 생각마 ㅠ
[Code: af1c]
2024.03.07 2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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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
[Code: 2c84]
2024.03.08 0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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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내 심장 다 부서뜨릴수록 나는 행복해.......
[Code: 6796]
2024.03.08 00: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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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눈물나 너무 짜릿해 마음이 아파 너무 좋아 사랑해 너무 좋아 진자 좋다 센세는 천재야 사랑해 너무 좋아 제발 어나더 제발ㅠㅠㅠㅠㅠㅠ센세는 천재야 진짜 최고야 너무 고마워 센세 글이 내 낙이야 너무 좋다 진짜 아 눈물나네 개꼴린다 어나더!!!
[Code: 57ff]
2024.03.08 0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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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울고잇음.....ㅠㅠㅠㅠㅠㅠ
[Code: 22f1]
2024.03.08 01: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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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ㅠㅠ 찌통
[Code: 25ad]
2024.03.08 04: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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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진짜 울어서 코막혀서 숨 못 쉬겠어 억나더로 책임져 선생님 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7513]
2024.05.13 0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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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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