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6
그리고 그걸 토미가 알게 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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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헌신과 사랑을 다했지만 버림받은 허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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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야?"
"..."
"영어를 아직 모를까? 음... 나안, 토-마-스. 넌?"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천천히 토마스라고 말하던 남자아이. 허니는 토마스의 손을 보았다.

"(-)..."
"와, 느낌이 허니 같다."


허니. 허니 비. 허니가 배시시 웃었다.


-


햇볕이 허니를 깨우듯 강한 손길로 뺨을 어루만졌다. 실패했네. 허니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놔!"
"제발, 제발 가지 마, 허니... 제발,"


제발... 그때 토마스와 허니는 한참이나 실랑이를 하다가, 울부짖은 토마스가 흐느끼듯 속삭였다.

결국 체력을 다한 허니가 악착같이 붙잡고 있던 밧줄을 내리자마자 토마스가 벌벌 떨면서 허니의 몸을 내렸다. 둘은 동시에 주저앉았고, 토마스가 허니를 있는 힘껏 껴안았다. 아직 따뜻한 체온의, 살아있는 허니가 바스라질까 봐 힘을 주어 안으면서 그녀의 머리에 입술을 대었다.

"허니. 허니, 허니..."
"놔."


허니는 힘이 다 빠져서 저항도 못하면서 날선 목소리로 토마스에게 말했다.

"미안해, 제발... 제발 떠나지 마. 날 두고 가지 마."

머리와 뺨을 붙잡은 토마스의 손이 형편없이 떨렸다. 작은 허니의 몸을 더욱 세게 안았다. 아직도 뒷목이 서늘했고, 오금이 저렸다. 혹시나 지금 허니가 살아있다는 이 사실이 꿈일까 봐, 토마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아픈 감각도 없는 것 같아서 다급하게 제 품에서 허니를 떼어내고는 허니의 얼굴을 붙잡아 살펴보았다.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온 얼굴이 눈물로 젖은 허니는 마치 모든 의지가 빠져나간 것처럼 눈이 까맣게 죽어있었다.

"... 허니, 허니. 나 봐줘, 제발... 허니,"
"..."
"... 허니!"
"..."

"...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없어, 토미."


멍하니 중얼거리는 모습에 토마스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허니의 머리칼을 넘겨주며, 허니의 얼굴을 쓸었다.

"아냐, 허니. 나 봐. 아니야. 그런 생각은 하지 마."
"내게 뭐가 있는데...? 당신은 알아? 알려줄 거야?"
"나도, 에이다도 존도, 아서 형도 폴리 고모도..."
"거짓말 하지 마. 내게 토미는 없어. 전쟁 이후로, 없어졌어..."
"..."
"난 이제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 난, 나는..."
"아니야. 이곳에 있어. 나도 여기에 있어."


허니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니야, 아니야. 토마스 쉘비, 아니라고."

"내가 원하는 건, 내가 가장 원하는 건..."


이제 없어.


-


허니는 눈부신 햇볕에 다시 얼굴을 찡그렸다. 몸을 일으킨 순간, 손목을 붙잡는 강한 손길에 뒤를 돌아보았다.

"... 어디 가."
"놔."
"..."

토마스는 허니의 손목을 잡은 상태로 몸을 일으켰다. 그는 밤새, 뜬눈으로 지쳐 잠든 허니를 보면서 계속해서 그녀의 가슴팍에 귀를 대거나, 그녀의 목에 손을 대어 맥박이 뛰는지 살펴보고 아주 가는 숨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아직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허니의 아랫배를 만졌다. 판판한 배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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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토미와 나는, 절대로 안 된다는 신의 뜻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맨날 포기한다면서 의지박약인 내가 한심하셨는지는 몰라도. 이제 포기할 건데.

만약에 아이가 태어났다면, 그 아이는 어떤 아이였을까. 토마스는 부질없는 상상을 했다. 허니도, 그도 머리색은 어두웠으니 머리카락이 어떨지는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자아이인지 남자아이인지, 눈동자의 색은 어떨지, 눈꼬리는 허니처럼 고양이 같이 올라가 있을지... 토마스는 내려간 제 눈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허니를 닮는 것이 훨씬 나았다. 또 보조개는 어떻게 파이고, 웃으면 얼만큼 눈이 휘어질까.

"토미 '오빠!'"

해맑게 웃던 그 아이는...

"... 젠장."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까. 토마스는 그 죄스러움에 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피웅덩이가 된 그녀의 마음과 아이는 결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토마스는 그 사실이, 미치도록 두려웠다. 마치 깜깜하고 좁은 땅굴에 있는 것처럼.


토마스는 머뭇거리며 허니의 손을 놓아주었다. 이미 그 흉물스러운 밧줄은 새벽에 치우며 태워버렸다. 허니는 밧줄을 매달았던 곳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버릴 필요까진 없었는데..."
"..."

"허니."

토마스는 심장이 뒤틀리는 느낌에 얼굴을 찡그렸다. 허니는 자신보다 더 괴로워할 것도 알았지만, 꼭 이것은 말해야만 했다.

"어제는,"
"몰랐던 것처럼 지나가자. 늘 그랬듯이. 당신 그거 잘하잖아."
"... 뭐?"
"없던 일로 하는 거, 잘하잖아 토마스 쉘비."
"나는..."
"그 얘기를 꺼내려면 지나간 많은 날을 얘기해야 할 거야. 당신이 없던 일로 했던 날들을."
"..."
"이제 나가줄래? 그리고 이제 나 찾지 마. 떠날 거야."
"안 돼."

토마스가 마른 세수를 하며 시리고 새파랗게 번뜩이는 눈으로 허니를 보았다.

"당신이 날 묶어둘 이유는 없어. 난 쉘비가 아니니까. 미혼에다가, 그래. 아이도 없지."
"..."

이제 다 날려보냈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뱃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울음이 치미는지. 그저 차마 말도 못하는 토마스 쉘비를 보며, 허니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니야. 당신은 이런 모습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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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족해, 토마스?"
"..."
"드디어 내가 마음을 포기할 수 있으니까. 그러길 바랐잖아. 옛날부터, 내 마음을 알면서 모르는 척하며 밀어냈었으니까. 나도 알고 있었어. 당신이 외면하고 있다는 거, 알았다고. 하지만 당신이 없었던 일로 했기에, 나도 그렇게 했어."
"..."
"차라리, 그래. 그때 당신이 소개시켜줬던 사업가와 결혼했으면 행복했겠지? 이제 포기하라는 뜻으로 남자들 소개시켜줬었잖아."
"... 미안해."
"아니지, 토마스. 그건 미안하다고 할 게 아니야."

토마스는 입술을 달싹였다. 모든 업보를 받아야 하는 때였다. 그가 매번 멋대로 묻어두었던, 지난 밤들을. 하지만 꺼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허니는 정말 갈기갈기 찢어지고 말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토마스의 업보였다. 하지만 이대로 둔다면, 허니는 곪은 상처에 죽어버릴 것이다. 토마스는 어떤 선택도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아이는..."

몇 번이고 입술을 붙였다 떼었지만 차마 말이 더 나오지 않는다.

"... 미안해."
"차라리 잘 됐어."
"... 어?"
"그렇게 해서 태어나 제대로 된 가족도 못 될 바엔... 고통받기 전에 보내는 게 차라리 나았어."

허니를 반평생 본 토마스에게는 다 보였다.
이제야 드러낸 허니의 상처는 전부 곪아 다 썩어서, 문드러지고 찢어져 있었다. 토마스도 사실 알았으면서, 또 모르는 척, 허니를 보지 않았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토마스 쉘비. 다 회피한 탓이야, 모두 다.

토마스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절박하게 허니의 손을 붙잡았다.

"너 그런 말 하기 싫잖아."
"그러면?"

허니가 토마스의 손을 뿌리쳤다.

"내가 그런 말을 하기 싫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있어?"

"처음부터 아니었어."
"내가, 멍청한 오해를 해서..."
"토마스."
"..."
"무슨 말이 듣고 싶어? 아니야, 난 괜찮아? 그래, 너 때문에 아이가 죽은 거야? 뭐 용서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거야?"
"..."
"괜찮다고, 용서한다고 말해주면 마음이 편해져? 그러면 그렇다고 해줄게. 알잖아, 난 당신만을 위한다는 거."
"그게 아니야."
"... 하."

지금 내 모습이 어색한 거구나. 허니가 헛웃음을 지었다.

"나 원래 이랬어. 토마스 쉘비가 뭘 알겠어, 내가 맨날 숨겨왔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겼나 봐? 이렇게 나한테 시간도 투자하고."

- ... 허니, 미안하지만, 내가 지금 여유가 없어.

"그레이스를 핑계로 널 찾아가서는 안 됐어. 그리고 널,"

쥐고 흔들지 말았어야 했어. 오랫동안 봐온 너는, 분명 변함 없이 있어줄 테니, 점점 만만하게 대하면서...

무슨 짓을,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토마스는 필사적으로 허니의 얼굴을 보며, 그녀의 눈에서 단 한 점이라도, 삶의 의지를 찾아내려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까맣게 죽은 눈동자에서는 절망속으로 빠져드는 토마스 쉘비만 비칠 뿐이었다. 허니는 순식간에 손을 뻗어, 토마스의 총을 앗아갔다. 끔찍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토마스가 경악하며 허니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턱 아래에 총구를 대고 있었다. 허니! 토마스가 비명을 질렀다.

"일찍 오지 말지 그랬어, 토마스."
"허니, 안 돼, 그건 안 돼. 제발 내려 놔."
"그렇다면 당신은 아주 가벼운 죄책감에 사로잡혔다가, 일상을 살았을 텐데. 그렇지?"
"허니!"
"이제 와서 죄책감 느끼는 것도, 웃기긴 하다."
"넌 나 같은 새끼 때문에 죽고 싶어?!"

토마스가 소리쳤다. 몇 번째로 죽으려 하는 거지. 허니는 이제 벌써 지겨워져서 총구를 더 턱에 쑤셔넣었다. 토마스가 크게 움찔거리며 허니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토마스 쉘비는 아니었을 테지만, 넌 내 전부였으니까."

나를 짓밟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준 건 다 당신이었잖아. 덤덤한 허니의 목소리에 무너진 것은 토마스 혼자였다. 그는 허니의 허리를 껴안으며, 그녀의 배에 얼굴을 묻었다. 허니의 옷이 축축한 눈물로 젖어들었다.

"안녕."

이젠 정말로 끝낼 거야. 허니가 눈을 감았다.


-


트리거를 잡아당겼지만, 빈 탄창의 소리만 났다. 하... 허니가 한숨을 쉬며 총을 집어던졌다. 토마스는 눈을 부릅뜬 채로 부들부들 떨며 허니를 껴안고 있다가, 얼굴이 온통 눈물로 젖었을 때서야 떨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탄창이 비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을 정도로 충격이 상당했다. 허니가 울부짖으면서 토마스의 팔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어깨를 내려치며, 있는 힘껏 밀어냈지만 토마스는 여전히 어젯밤처럼 허니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잘못, 잘못했어 허니..."

허니 비 만큼은 늘 여전할 줄 알았어. 그건 토마스 쉘비의 오만이었다.






킬리언너붕붕
토미너붕붕
피키장님


토미는 허니를 너무 당연한 존재로 생각했습니다... 이제 업보빔 좀 세게 처맞아야 하는데 일단 허니 자살시도 말리기도 급급하다네요
 
2024.03.09 02: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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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미쳤다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539]
2024.03.09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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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내 센세 오셨다ㅠㅠㅠㅠㅠㅠㅠ 토미 더 굴러라 이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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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9 03: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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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보려고 안자고있었나보다
[Code: bbb2]
2024.03.09 0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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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다 ㅠㅠㅠㅠㅠㅠ토미빨리 굴러라 이자슥아ㅠㅠ
[Code: ba22]
2024.03.09 0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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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라굴러ㅠㅠㅠㅠㅠ더 굴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973]
2024.03.09 0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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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수인 센세 덕분에 행복해... 행복한데 마음이 찢어져.... 근데도 행복해
[Code: 680e]
2024.03.09 09: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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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시 토미한테도 사실 살아있는 이유가 허니였읗 수도 있는데ㅠㅠㅠㅠㅠㅠㅠ다 회피해버려서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834]
2024.03.09 1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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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좋다 진짜 좋다 마음이 너무 아픈데 진짜 좋다 제발 어나더 제발 토미 더 굴러라 하하 센세는 천재야 늘 사랑해 와 하 너무 좋다진짜.....
[Code: ddbd]
2024.03.09 1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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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굴러 ㅠㅠㅠㅠㅠㅠㅠㅠ회피한죄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b2b]
2024.03.09 1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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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가 저렇게 울부짖어도 허니 생각하면 저 정도는 택도없지 굴러라 굴러 쉘비 ㅎㅎ 성실수인 내 센세 사랑해
[Code: 6fdf]
2024.03.09 1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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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눈물 나
[Code: 4091]
2024.03.09 18: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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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심장이 심장이 너무 아파 센세 어케 이런 대작을 쓸수있는거야 진짜 미친것같아
[Code: 2faa]
2024.03.10 00: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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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센세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905]
2024.03.10 2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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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도 안한거 알지 센세?!! 데굴데굴 굴러라 ㅠㅠ
[Code: 8834]
2024.03.12 06: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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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맛있다,,,,센세 언제와...???? 나 여기서 기다린다...
[Code: 70f8]
2024.03.12 18: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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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매일매일 센세 생각 뿐이야....보고싶다 기다릴게ㅠㅠㅠㅜ
[Code: e6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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