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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첫인상은 음... 참 알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뭐야, 내가 진짜 몰랐을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나 쳐다보는거 다 느껴졌거든요! 계속 먼저 눈 피하고- 쑥스러움이 많은가 싶었는데.
존햄은 너붕 이야기를 듣고 조금 벙쪘을 것 같다. 진짜로 그렇게 티가 났나 싶어서. 하긴, 답지 않게 너붕 앞에서 어리숙하게 굴었던 자신이 생각나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그렇게 첫눈에 반해본게 너붕이 처음이었던 존햄이라. 여튼 너붕이 솔직하게 자기 마음 털어놓은 이후로 왠지 모르게 사귀기로 시작한 첫날의 느낌이 나기 시작하는 둘이겠지. 그러다보니 첫인상 이야기도 나왔을 거고. 너붕이 자기는 어땠냐고 물었을때 존햄이 느리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음. "아.. 모르겠어, 그냥 눈을 뗄 수가 없었어." 자기완 달리 좀 진지하게 대답하는 존햄이라 너붕이 창피하다는듯 따라 웃으면 존햄은 아직도 그 여운에 빠져있는 눈빛을 하고 있을거임.
"이렇게 날 좋아할 줄 알았더라면 그 날 같이 나가자고 하지 말걸 그랬어. 아저씨는 운이 더럽게 없었던 거예요. 하필 거기에서 제일 예쁜 애가 나였잖아."
너붕이 모카 한잔을 마시며 말함. 크림이 살짝 입술에 묻었고 너붕이 닦아내려고 하자 존햄이 먼저 두툼한 손가락으로 입술을 쑥 훑어 크림을 닦아줬음.
"아니, 네가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내가 걸었을 거야. 그리고 그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운이 좋았던 날이었어."
너붕을 만나서 라고 말하고 싶은 존햄이지만 진심은 삼킨채 장난스레 그러겠지.
"기억 나? 스크래쳐 당첨됐던거. 15달러 짜리. 난생 처음 산거였는데 바로 당첨됐었잖아."
존햄이 웃으며 말하자 너붕도 따라 웃었어.
둘은 파티에서 처음 만났었고 너붕은 존햄이 회사에서 그렇게 높은 위치인지, 그렇게 부자인지 전혀 몰랐었음. 섹시한 외모에 이끌려 파티가 지루하니 나가자고 꼬신거고 그렇게 같이 길을 걷다 가볍게 긁는 복권도 산거였지. 존햄은 겨우 15달러 당첨됐다고 신기하다며 해맑게 웃는 너붕이 귀엽기만 했지. 그날 너붕이 자기 집으로 데려가가 같이 밤을 보내고 존햄이 연락처를 먼저 물어봐 연락을 주고 받다가 존햄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거였음. 기혼자이긴 했지만 존나 부자에 넘어온건 존햄이었고 그와의 시간이 나쁘지 않았으므로 너붕은 간단하게 계속 만나지 뭐 했던거임. 존햄은 너붕이 다 알고나서도 계속 만나는거를 애정의 척도로 봤었음. 하지만 처음부터 더 좋아했던건 존햄이었고 본인도 그걸 알고 있었음. 그래서 다른건 몰라도 너붕과의 관계에선 늘 을이었겠지. 어쩔수 없잖아, 더 좋아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