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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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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로버트는 밤새 제가 어제 호그스미드에서 했던 말을 생각해보느라 한숨도 자지못했다. 저의 말에 손을 물리고 얼굴을 찡그렸던 제이크가 계속 생각났다. 그가 제발 연회장에 왔길 바라며 로버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기숙사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한 아이가 입구에서부터 소리쳤다.
“야! 어제 세러신이랑 브래드쇼가 주먹다짐했대! 둘다 얼굴에 새빨간 멍을 달고 기숙사에 들어왔다더라” 밤새 저를 괴롭혔던 이름이 들리자 로버트의 고개가 돌아갔다.
“와, 브래드쇼가 더이상 못참고 결국 세러신한테 반격했나보네.” 일순간 레번클로 휴게실은 둘의 이야기로 시끌벅적 해졌다.
둘이 얼굴에 멍이 들 정도로 주먹다짐을 했다니…어제 저에게 세러신과 멀어지라고 했던 말이 브래들리의 말이 생각났다. 로버트는 정신없이 연회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레번클로탑 꼭대기에서 중앙계단을 통해 1층까지 뛰어내려와 연회장으로 향했다. “아악! 앞좀 제대로 보고 다녀!” 정신없이 뛰는도중 지나가는 학생과 부딪혔지만 로버트의 머릿속에는 제이크를 당장 만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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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에 도착해 가장 왼쪽의 슬리데린 테이블로 눈을 돌리자 제이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너무 엉망이었다. 광대뼈 근처에는 보라색 멍이 크게 들어있었고 이마와 입술이 찢어졌는지 피딱지가 앉아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로버트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바라보기만해도 닳을 것같은 소중한 얼굴인데, 저렇게 엉망이 된 모습을 보고있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로버트는 제이크에게로 걸어갔다.

“제이크 무슨일이야? 도대체 얼굴이 이게뭐야…” 로버트가 울상을 지은채로 제이크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손은 그의 얼굴에 닿지못하고 허공에 멈춰서 떨렸다.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몸을 뒤로 물렸다. “네가 신경쓸 일 아냐.” 그는 더는 이야기하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로버트는 갑자기 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제이크에 놀라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등을 돌려 걸어가던 제이크가 갑자기 멈춘뒤 고개만 돌려 말했다. “이젠 NEWT준비로 바빠질거라 튜터는 더이상 못해줄것 같아. 미안해.” 제이크는 로버트를 그 자리에 두고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그런 제이크의 반응에 충격을 받은 로버트는 그리핀도르 테이블쪽으로 눈을 돌렸다. 마찬가지로 눈가에 멍을 단 브래들리가 있었다.
“브래들리! 도대체 어제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로버트는 브래들리에게 단숨에 다가가서 물었다.
“너랑 관련된 일은 아냐.”
“그럼 왜 갑자기 제이크가 내 눈도 못마주치고 날 무시하는데?” 화가 난 로버트가 묻자 브래들리는 잠깐 눈을 내리깔고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얘기했잖아. 걘 원래 그런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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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아침 이후로도 쭉 그 상태가 지속됐다. 로버트는 제이크에게 한번이라도 말을 붙여보려고 쫓아다니고 제이크는 그런 로버트를 무시하는. 주말 아침까지만해도 세상에 둘도없이 다정했던애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그렇게 차갑게 변할 수 있는거지? 이대로 아무것도 모른채로 넘어갈 수 없었다. 로버트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실앞에서 제이크의 수업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오늘은 이 수업이 제이크의 마지막 수업이다. 수업이 끝난 후 우르르 몰려나오는 6학년들 틈새에서 로버트는 제이크의 팔을 붙잡았다. 제이크는 갑자기 제 팔을 붙든 로버트를 보고는 그의 팔을 탁 쳐냈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너 수업 끝날때까지 기다렸어. 얘기하고싶어서.”
“분명 시험준비로 바빠서 이제 못도와준다고 얘기했잖아.”
“그거말고… 왜 갑자기 내 눈도 안마주치고 날 무시하는거야?”
“…”
“내가 뭘 잘못 말한거야..? 정말 미안해…정확히 뭐때문인지 말해줬으면 좋겠어…” 로버트는 제이크가 쳐낸 팔을 다시 붙잡고 애원했다. 그의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있었다. 제이크는 무표정으로 제 팔을 꼭 붙든 로버트의 손을 잡고 떼어냈다.
“플로이드. 내가 좋게 얘기했을때 알아들어야지.” 그런 말을 내뱉는 제이크의 표정은 무서우리만치 차가웠다.
“그치만…뭐때문인지 말을 해줘야 알거아냐…” 제이크가 풍기는 위압감에 로버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이유같은거 없어. 그냥…이젠 너한테 질렸어.” 그 순간, 로버트는 모든것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눈은 커지고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뭐..뭐라고?”
“넌 너무 지루해. 다 지겹다고.” 제이크는 로버트의 상처받은 얼굴을 더이상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로버트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의 큰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로버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계단 난간에서 떨어지려던 저를 붙잡고 마법으로 곱스톤을 찾아주던 제이크. 벤치에 저를 앉혀두고 다정히 제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던 그의 손. 바쁜 시간을 쪼개서 제 질문에 전부 답해주던 그. 아끼던 망원경을 선물해 주던 그. 추워보인다며 머플러를 제 목에 둘러주던 그. 다정했던 제이크를 생각하며 로버트는 제 무릎을 끌어안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걘 원래 그런놈이야. 다정한척 목도리 둘러주더니 갑자기 혼자 남겨두고 네 기분을 바닥끝까지 끌어내리는 놈이라고.’ 저에게 충고해주던 브래들리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브래들리의 말이 모두 맞았다. 성격이 안좋기로 소문난 제이크가 왜 나한테만은 다를거라고 생각했을까. 난 왜이렇게 바보같지. 짝사랑하던 남자애가 잘해주니까 좋다고 정신도 못차리고…좋아하는 감정에 눈이멀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로버트는 한참을 그자리에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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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일이 있고나서, 로버트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음식조차 넘어가지 않았다. 어딘가 고장난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버트를 나타샤와 미키가 옆에서 챙겨줬는데,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도 억지로 그 둘에 의해 연회장으로 끌려와야했다. 로버트는 혹시라도 제이크를 마주칠까봐 다른 기숙사 학생들이 오가는곳에서는 고개도 제대로 들 수 없었다. 만약 제이크를 마주친다면 그자리에서 무너질것 같았다. 그저 친구 사이였을 뿐인데도 제이크에게 버림받자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것 같았다. 수업중에도 그의 차가운 표정과 모난 말이 자꾸 생각나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차라리 가까워지지 말걸. 그날 금서구역에 있지말걸. 모르는 문제가 있답시고 말걸지 말걸. 제가 했던 모든 행동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로버트가 평소와 같지 않다는 나타샤의 말에 브래들리가 레번클로 탑으로 로버트를 찾아왔다. 둘은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트로피 보관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눈은 애벌레가 돼 버렸고, 얼굴은 아주 반쪽이 됐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상태가 더 안좋다.” 제 얼굴을 들여다보며 걱정해주는 브래들리에게 로버트는 억지 웃음을 지어줬다.

“진짜 개같은 기분이지… 한동안은 계속 그럴거고…근데 시간이 지나면 결국엔 괜찮아 지더라.”
“정말? 난… 평생 이 아픔이 끝나지 않을까봐 무서워.”
“응. 언젠가는.”
“대체로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
“사람 마다 달라. 첫사랑이라면 오래걸릴 수도.” 브래들리는 로버트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했다. 몸의 절반이 도려내지는 기분을 기약없이 오랫동안 견뎌야 한다니…정말 끔찍했다.
“네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야?”
“그럼.”
로버트의 눈꼬리에선 다시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
“있잖아 브래들리, 네 말이 다 맞았어. 네가 그날 훈련장에서 제이크 세러신에 대해 경고해줬던게 다 맞았다고.”
“…”
“걔한테 난…그저 반응이 신기하니까 데리고있다가, 재미없어지면 바로 버릴 수 있는…그정도 였던거야.”
“…”
“내가 더 잘 알았어야 했는데…난 눈이 멀었었어.”
“네탓 아니야. 자책 하지마 로버트.”

“그런데, 걔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도….아직도 그 애가 너무 좋아…그게 제일 힘들어.”
로버트는 브래들리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소리내서 울었다. 브래들리의 옷이 젖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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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퀴디치 기숙사 대항전의 막이 올랐다. 첫번째경기는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의 경기였다. 초록색 뱀과 빨간색 사자가 그려진 배너로 꾸며진 경기장은 경기를 기대하는 학생들의 환호성 소리로 가득찼다. 로버트는 지금 제이크의 모습을 보는것은 제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지만, 나타샤와 미키에게 억지로 끌려와 관중석에 앉혀졌다. 지금 저에겐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던가. 로버트의 우울이 제이크 세러신에게서 비롯된것임을 모르는 친구들 입장에선 최선의 방법이었다. 물론 제가 정말 오기싫었다면 거절할 수 있었지만, 모르겠다. 마음깊은곳에선 조금은 제이크를 보고 싶었는지도.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와함께 본격적인 경기를 알리는 발표가 시작되었다.
“호그와트의 시즌 첫 경기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의 경기는 슬리데린 대 그리핀도르!”
발표가 끝나자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의 선수들이 빗자루를 타고 경기장 중앙으로 나와 원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제이크 세러신은 보이지 않았다. 초록색 로브를 입은 7명의 선수중 제이크는 없었다. 분명 며칠전에도 올해 첫 경기를 준비한다며 퀴디치 가게에도 같이 갔었으니 경기에 나왔어야 하는데…
로버트는 급하게 옆자리에 앉은 동기에게 물었다. “세러신은 출전 안하는거야?”
“몰랐어? 세러신 요새 몸이 안좋아서 기숙사에만 처박혀있대. 수업만 겨우 나오고 밥먹으러 연회장에 오지도 않잖아. 그래서 이번시즌엔 보조선수가 수색꾼으로 대신 나온대. 그리핀도르 입장에선 세러신이 없으니까 진짜 다행이지.”

제이크가 기숙사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할정도로 아프다고? 요 며칠간 제이크와 마주치면 제가 또 상처받을까봐 아예 그를 피해다녔더니 전혀 몰랐다. 제가 몇년간 지켜본 제이크는 몸관리에도 철처해서, 아프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특히 이렇게 중요한 리그전에 참가하지 않은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제이크도 나처럼 힘들어 하는걸까? 설마 나때문에? 상처는 자기가 줘놓고 왜 더 힘들어 하는건데?
로버트는 미키와 나타샤에게 몸이 안좋아서 가본다는 말을 남기고 관중석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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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는 정신없이 달려서 슬리데린 기숙사가있는 중앙계단 지하에 도착했다. 쉬지않고 뛰느라 숨이 차서 헉헉거렸다. 슬리데린 기숙사 입구는 슬리데린 학생이 아니라면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주먹을 쥐고 축축한 돌벽을 두드렸다. “제이크! 제이크 세러신!” 소리가 안쪽까지 들릴리도, 보이지않는 문이 열릴리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돌벽을 쳐다보고서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퀴디치에 관심없는 초록색 로브를 입은 소년이 나타났다. 로버트는 다급하게 소년을 불러세웠다.
“아발론! 안에 제이크 세러신좀 불러줄래? 할말 있으니까 나올때까지 이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전해줘.”
아발론이라 불린 소년이 조용히 주문을 외우자 돌벽이 움직이며 직사각형모양의 입구가 나타났다. 아발론은 로버트쪽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쪽으로 사라졌다.




그시각 제이크 세러신은 기숙사 방에서 홀로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로버트에게 모질게 군 뒤로 도저히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서 룸메이트가 식당에서 몰래 가져다준 스프만 먹으며 며칠째 굶고있었다. 갑자기 기숙사방문이 열리고 인영이 비쳤다.
“세러신. 기숙사 앞에서 플로이드가 너 찾아. 나올때까지 그자리에서 기다리겠대.”
그 말에 제이크는 상체를 일으켰다. “뭐...? 할말없으니까 돌아가라고 전해줄래.”
“네가 직접 나가서 전해라. 나올때까지 기다린댔으니까.” 빌리 아발론은 그 말을 끝으로 방문을 닫고 사라졌다.

제이크는 도로 침대에 누워서 생각했다. 기다리다가 제풀에 지치면 돌아가겠지.
바보가, 슬리데린 기숙사앞에 혼자 있다가 또 질나쁜 무리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여긴 지하라 추운데 감기라도 걸린다면… 제이크는 걱정에 몸을 뒤척이다 얼마 후 기숙사 휴게실로 내려갔다. 다행히 카우치에 아발론이 앉아 있었다. “아발론. 혹시 밖에 플로이드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아발론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다른 학생이 대답했다. “플로이드라면 그 기숙사 앞에 있던 레번클로? 방금 틸러슨 무리가 서쪽으로 데려가던데.”







제이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미친사람처럼 기숙사 입구를 향해 달렸다. 틸러슨 무리라면 순혈주의 가문출신으로 이루어진 6학년들을 말하는것이다. 지난번 연회장에서 대놓고 로버트를 차별하던 얼간이들. 슬리데린 기숙사의 서쪽은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아주 어두웠고, 울보 머틀이 출몰하는 화장실과, 유령들이 파티나 여는 폐창고와 기분나쁜 징계내실뿐이 없어서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는 곳이었다. 제이크는 서쪽동으로 가는 어두운 복도를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로버트가 그 녀석들에게 무슨일이라도 당한다면… 짧은 순간에도 꼬리를 물며 떠오르는 최악의 경우들에 제이크는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절대 가만두지 않을것이다.
“로버트!” 제이크가 로버트의 이름을 큰소리로 부르며 화장실과 폐창고를 전부 확인하고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그순간 복도끝 징계내실에서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

복도끝까지 달려간 제이크는 징계내실의 문이 부서지도록 열어젖혔다. 그러자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지팡이를 들고 벌벌떨고있는 로버트와, 돌로 변한 틸러슨 무리였다.
큰 소리에 로버트가 문쪽을 쳐다봤다. 제이크와 로버트의 눈이 마주쳤다. 로버트는 외관상으로는 괜찮아보였다. 틸러슨 무리를 돌로 만들어버렸구나. 제이크는 안도감에 숨을 몰아쉬며 벽에 몸을 기댔다. 전속력으로 달려오느라 호흡하기가 어려웠다.
“얘네가…너에관한 더러운 말을했어…나를 신체적으로 위협하길래 어쩔 수 없었어.” 로버트의 목소리는 학생들을 돌로 만들어버렸다는 죄책감과 이모습을 제이크에게 들켰다는 혼란으로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어차피 놈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돌아올 것이었다. 제이크는 로버트의 손을 손목을 붙잡고 그곳을 빠져갔다. 빠른 보폭으로 어둡고 좁은 복도와 물귀신 캘피 조각상이 있는 홀을 지나, 마침내 로버트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슬리데린 기숙사와 중앙홀을 이어주는 구름다리였다. 로버트가 기숙사앞에서 몇시간을 기다렸던 것인지, 바깥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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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로버트의 손목을 놓고 소리쳤다. “넌 도대체 자존심도 없어?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어떻게…지하에서 몇시간이고 날 기다리고 있냐고! 그놈들이 뭐라고 했어? 응? 나 미치는 꼴 보려고 이래?” 제정신이 아닌채로 쏟아낸 제이크는 그제서야 로버트의 겁먹은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불안한 눈동자를 보고 순간 제가 이런 순수한애한테 얼마나 큰 상처를 준건지 자각했다.

“세상에… 롭…미안해…내가 너한테 무슨짓을…”
“…”
“넌 이런일을 겪어선 안되는데…내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제이크는 제 머리를 감싸며 무너져 내렸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며칠만에 본 제이크는 안색이 아주 안좋아보였다. 밥도 먹지 않았다는 말이 사실인지 살이 많이 내려있었다.
로버트는 그런 제이크를 마주보고 앉아서 제이크의 손을 잡았다.

“전부 얘기해줘.”








가장 처음은 브래들리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건이야. 닉 브래드쇼는 광장에서 순혈주의에 대항하는 평화시위중에 순혈주의단체인 검은 순혈회의 손에 목숨을 잃었어. 브래들리가 5살때 일이었지.
브래들리와 나는 비슷한 순혈가문 장남이라 어렸을때부터 친하게 지냈어.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에는 서로의 저택에 살다시피 했으니까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만큼 가까웠어. 브래들리는 내 동생인 윌로우에게도 친오빠처럼 잘 대해줬지. 윌로우의 마법이 끝내 발현되지 않았을때, 나를 제외한 모든 세러신은 그 애를 마법사회로부터 숨기려하고 무시했어. 누구보다 절망감이 클 동생의 마음은 들여다봐주지 않았지. 브래들리는 그런 내 동생에게 꼭 마법사가 아니여도 된다며 머글사회에 대해서 알려줬어. 나 이외엔 기댈곳이 없었던 내 동생은 친절한 브래들리를 사랑했어. 호그와트에 입학한지 1년이 지나고 처음맞는 여름방학에 우리는 세러신 저택에서 같이 지냈어. 그러다 브래들리가 서재에서 어떤 장부를 찾게된거야. 거기엔 세러신이 검은 순혈회에 돈을 대고있다는 내역이 적혀있었어. 브래들리는 그 장부를 나와 윌로우에게 보여줬는데, 그때 내 아버지가 들어와서 장부를 빼앗아갔어. 그리고 브래들리는 바로 저택을 떠났지.

나와 동생은 브래들리의 아버지를 죽인것에 우리 가족이 어떤식으로든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나서 너무 고통스러웠어. 아주 어렸을때부터 브래들리가 아버지의 부재로 슬퍼하는걸 가장 가까이서 봐 왔으니까. 난… 더러운 세러신의 피를 전부 뽑아버리고 싶었어. 그냥… 그렇게 죽어버리고 싶었어. 매일마다 브래드쇼 저택입구에서 브래들리에게 사과하기위해 기다렸지만 걘 얼굴한번 보여주지 않았어. 그땐 이해가 갔지. 아마 브래들리도 장부에서 본것을 어른들에게 말했을거야. 그치만 당시 세러신은 마법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고, 증거라고는 어린애의 말 뿐이라 그렇게 덮였겠지.
그리고 그때 내동생이 뼈암 말기 진단을 받게된거야. 난 이미 바닥에 쓰려져있는데 발로 짓밟힌 기분이었어. 더이상 최악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더 밑으로 떨어질 수 있더라. 동생은 곧바로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너무 고통스러워했어. 얼마후에 그 애는 결국 항암치료를 그만뒀어. 병원에 고통스럽게 묶여서 치료만 받는것 보단 편안하게 삶을 끝내고 싶어했어. 부모님은 동의했고,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어. 왜 끝까지 싸우지 않는지 궁금했지. 이제 내 인생에 남은건 걔 밖에 없었는데…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때 동생을 살리려고 어둠의 마법에 까지 손댔었어. 알아…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 근데 다 소용없었어. 동생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갔고 그 애는 죽기전 마지막으로 브래들리의 얼굴을 보고 사과하고 싶어했어. 우리에겐 정말 브래들리가 필요했어. 내가 브래들리를 찾아가서 동생이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여달라고 빌었지만 걘 날 그냥 돌려보냈어. 동생에게 돌아가서 그 얘기를 전할때는…내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껴졌어. 난 그때부터 브래들리를 못살게 굴기 시작한거야.
동생의 장례를 다 치르고나서, 난 만성우울증에 시달렸지. 그치만 내 가족은 나의 그런 모습을 견디지 못했어. 퀴디치에 반장에 학업에 정신없이 매달리게 된것도 다 그이유 때문이야. 어떻게든 정상적인 ‘세러신’으로 보여야 했기때문에.



로버트는 잠자코 제이크가 하는 모든 말을 경청했다. 중간중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될때마다 로버트의 동공이 흔들렸지만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다. 한글자한글자 토해내는 제이크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절해보였다. 로버트는 그가 이런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심장이 만갈래로 찢어지는것 같았다. 고작 열세살의 나이에 어떻게 혼자 이 고통을 겪은걸까. 충격과 슬픔이 뒤섞인 감정이 너무나도 강하게 밀려왔다. 차가운 바람이 가슴을 꿰뚫는 것처럼, 뼛속까지 시린 고통이 퍼져나갔다. 제이크는 사실을 말하는 내내 로버트의 반응을 살폈다. 이 사실을 듣고 머글태생인 로버트가 저를향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저를 여기에 두고 갈까봐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로버트는 제이크를 혼자 두는대신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넌 고작 열세살이었는데...정말 무서웠겠다... 브래들리도 너무 안타깝지만 넌 네 가족을 선택할 수 없었잖아.”
“가족을 선택할 수 없었대도 결국엔 세러신의 돈으로 지금껏 호의호식 할 수 있었으니까. 난 위선자가 맞아.” 그런 제이크의 말에 로버트는 더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다 알게 되었는데도 내 곁에 남아줄거야?” 그 말을 하는 제이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는 고개를 숙이고있던 제이크의 턱을 잡아 제쪽으로 돌려 눈을 마주치게 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크는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그의 눈에선 눈물이 쉴 새없이 흘렀다.

“브래들리의 말을 들으니까… 처음으로 내가 순수한 너에게 나쁜물을 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처음엔 너한테 내 바닥을 들키는것보다 차라리 너와 멀어지는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네가 내 바닥을 알게 되더라도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넌 내 인생에 유일하게 남은 좋은 존재니까.”
로버트는 눈물에 잠긴 제이크의 녹안을 바라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용기내서 얘기해줘서 고마워.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로버트의 말에 제이크의 눈앞이 또다시 눈물로 흐려지며,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 했다.
“왜 널 이제서야 알게됐을까, 응?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거야?” 제이크는 오열하며 로버트의 품을 파고들었다.

둘이 기대어있는 구름다리에서는 로버트가 좋아하는 호그와트의 안뜰과 호수의 야경이 한눈에 보여 아름다웠다.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 : 석화마법
행맨밥 파월풀먼
2024.06.15 18:07
ㅇㅇ
모바일
센세!!!!!!
[Code: 0a95]
2024.06.15 18:35
ㅇㅇ
모바일
하 ㅅㅂ 행맨밥은 사랑을 하고 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떨어지니까 일상생활 다 망가져가는데도 계속 서로만 생각하고 ㅠㅠㅠ
[Code: a18d]
2024.06.15 19:29
ㅇㅇ
모바일
제이크 너무 외롭고 슬프고 힘들었을 것 같아ㅠㅠㅠㅠㅠ제이크가 로버트랑 조금씩 알아가면서 얼마나 기뻤을까 유일하게 자기를 평범한 남자애로 만들어주는 존재였을 것 같아 자기 가문의 정체 때문에 불안했어도ㅠㅠ둘이 사랑을 해라
[Code: 2fb5]
2024.06.15 19: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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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도 브래들리도 안타깝다
[Code: dffc]
2024.06.15 20:17
ㅇㅇ
꺄아아아아악 센세오심!!!!
[Code: 59d5]
2024.06.15 20:30
ㅇㅇ
제이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동생이 스큅에다가 그렇게 병으로 떠나버렸으니까 제이크는 스스로를 더 '정상적'인 세러신으로 보이게 하기위해서 진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살아왔을거같다 애초에 반장에 퀴디치선수에 O.W.L 전과목 최고점수까지 말이 안되는건데 그런애가 성격까지 좋을수가 있냐 그치만 로버트한테만큼은 다정했는데 그게 제이크의 본 모습이겠지ㅠㅠㅠㅠㅠ 그런데 자기가 옆에있으면 로버트까지 잘못될까봐 차갑게 밀어내놓고 로버트가 힘들어한만큼 제이크도 똑같이 밥도 못먹고 두문불출 힘들어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9d5]
2024.06.15 20:31
ㅇㅇ
근데 이 바보들아 욕하기도 전에 우리 똑똑한 로버트가 바로 제이크 소식 듣고 달려가서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단단히 말해두고 자기를 괴롭히려는 멍청한 틸러슨놈들도 로버트가 먼저 석화마법으로 혼내준거 진짜 장하다ㅠㅠㅠ 심지어 자기를 욕한게 아니라 제이크를 두고 나쁜말을 해서 마법을 써버린거잖아 이렇게 순둥하면서도 단호하고 올곧은 로버트가 옆에 있어주면 이제 제이크도 행복할수 있을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9d5]
2024.06.15 20:32
ㅇㅇ
“처음엔 너한테 내 바닥을 들키는것보다 차라리 너와 멀어지는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네가 내 바닥을 알게 되더라도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넌 내 인생에 유일하게 남은 좋은 존재니까.”

내 인생에 남은 유일한 '좋은' 존재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난… 평생 이 아픔이 끝나지 않을까봐 무서워.”
“그런데, 걔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도….아직도 그 애가 너무 좋아…그게 제일 힘들어.”

로버트 이 대사도 진짜 짠하다 얘네는 그냥 어떻게든 함께 있어야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9d5]
2024.06.15 20: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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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이크와 로버트는 이제..어쩔 수 없다 사랑을 해라 너넨 ㅠㅠㅠㅠㅠㅠㅠㅠ서로에겐 서로가 필요해
[Code: c752]
2024.06.15 2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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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해져라 제이크 ㅠㅠㅠㅠㅠㅠ
[Code: 269f]
2024.06.16 0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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눔물이 멈추질 않아요ㅠㅠㅠㅠㅠ
[Code: dcf6]
2024.06.16 02: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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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ㅠㅠㅠㅠ
[Code: 4aee]
2024.06.16 05: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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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ㅜㅜㅜㅜㅜ 붕키 마음이 천갈래로 찢어졌다가 붙었아요ㅠㅠㅠㅠ 맨밥 영원히 사랑만하고 행복해라ㅠㅠㅠ
[Code: 82bb]
2024.06.19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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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널 이제서야 알게됐을까, 응?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거야?

ㅜㅜㅜㅜㅜㅜㅜ 제이크랑 로버트 왜 이렇게 애틋하냐 제이크 상황을 유일하게 알고 이해해주는 로버트가 얼마나 소중할지.. 얼른 네 마음을 자각해라 제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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