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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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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디치 리그 2차전인 레번클로와 후플푸프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쥔 팀은 레번클로였다. 한편 로버트는 제이크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홈팀의 경기를 어떻게 놓칠 수가 있냐며 곧바로 저를 억지로 끌고가는 미키와 나타샤 때문에 그와 헤어져야했다.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레번클로 기숙사는 최다득점을 이룬 추격꾼 나타샤를 축하하는 함성소리로 가득찼고, 몇몇 7학년 학생들이 주방까지 내려가 호박주스와 파이를 잔뜩 가져왔다. 휴게실은 파티를 즐기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는데, 로버트는 파티를 즐기는둥 마는둥 시시각각 표정이 바뀌며 소파에 앉아있다가 곧 그의 방으로 올라갔다. 

 

로버트에게는 레번클로의 승리소식이나, 호박주스가 있는 파티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어젯밤 제이크 세러신이 제 입술에 키스를 했다는 사실, 그리고 제이크의 입에서 흘라나오던 정말 좋아해. 라는 음성. 그것만이 중요했다. 로버트는 제가 호그와트에서 가장 좋아해 마지않는 공간에서, 4년간 열렬히 짝사랑해온 상대로부터 키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가 힘들었다. 침대에 누워 괜히 제이크의 입술이 닿았던 제 입술을 덧그려보았다. 로버트는 마치 꿈속을 걷는것 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세상이 주는 모든 작은 기쁨들이 하나하나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똑같은 일상이 이리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것인가? 제이크의 마음이 제것이라니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고 전신에 짜릿한 전율이 피어 올랐다. 그러나 불현듯 로버트의 머릿속을 파고드는 한가지 생각이 그를 늦게까지 잠못들게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 로버트는 연회장에서 급하게 아침식사를 마친 뒤 슬리데린 테이블만 오매불망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 제이크 세러신만을 쳐다보고 있다는게 맞을것이다. 제이크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과 대화중이었는데, 간간히 로버트와 눈을 마주쳐주고는 예의 그 아름다운 눈웃음을 지어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설렘으로 속눈썹을 팔랑거리고있는 로버트쪽으로 무언가 콩콩 뛰어왔다. 자세히 보니 토끼모양으로 접힌 종이에 마법이 걸려있었다. 종이토끼가 로버트의 품속으로 뛰어들자 살짝 놀란 그는 종이를 펼쳐보았다. 안쪽에는 제이크의 정갈한 필체로, ‘사각안뜰’ 이라고 적혀있었다. 로버트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때는 제이크는 이미 사라지고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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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안뜰은 그리핀도르 휴게실이 있는 남쪽동을 끼고있는 정원으로,  건물사이로 뱀 조각상과 호그와트의 호수를 볼 수 있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곳은 슬리데린 지하와 레번클로 탑의 중간지점 역할을 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학생들이 하나둘 정원으로 나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로버트는 넓은 사각안뜰에서 제이크를 찾아다녔다. 사각안뜰을 한바퀴 돌아도 제이크가 보이지 않아 그는 푸우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그때 계단 아래 사각지대에서 불쑥 손이 튀어나와 로버트의 팔을 가로채갔다. 그림자속엔 제이크가 서있었다. 안녕.

순간 강한 악력으로 당겨졌지만 놀랄새도 없이 등장한 제이크의 모습에 로버트의 얼굴엔 홍조가 피어올랐다. 

어제 제이크와 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는 생각에 또다시 그의 심장이 주책맞게 뛰기 시작했다. 

“단둘이 있고싶어서.”

“나도…보고싶었어.” 보고싶었다는 로버트의 말에 제이크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서 연회장에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거구나?” 

 

아니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어제 하루종일 제이크를 그리워한것이 사실이기에 로버트는 얼굴만 빨갛게 물들일 뿐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어제부터 마음속을 어지럽히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 표정변화를 감지한 제이크가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것이냐며 조심스레 질문했다.

 

“로비. 약속했잖아. 비밀 만들지 않기로.” 제이크가 제 눈을 맞춰주며 로비.라고 불러주자, 로버트는 그가 자신을 애칭으로 불러줬다는 사실에 또 한번 가슴 깊은곳에서 설렘이 밀려왔다. 

“그게…”

제이크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여전히 로버트의 눈을 마주보고 있었다.

“우리 이제 무슨사이야?”  순간 제이크의 표정은 물음으로 가득했다. 

“우리 뽀뽀도했고…너도 나 좋아한다고 했잖아. 그럼 우리 이제 남자친구 사이인거야…?” 

짝사랑상대 앞에서 제 딴에는 엄청난 용기를 내며 질문했을 것이었다. 제이크는 둘의 사이를 정의해야만 하는 로버트의 순수함이 너무 소중했고, 또 쑥스러워 하면서도 질문하고야마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응? 난 이런게 처음이라 잘 모른단 말이야.” 대답이 들리지 않자 로버트의 표정은 점점 울상이 되었다. 제가 처음이라니. 제이크는 단전 깊은곳에서부터 찌르르 올라오는 충족감에 몸을 떨었다. 로버트의 의 모든 처음을 자신으로 물들일 수 있다. 그의 미소와 목소리 마저 오로지 자신에게만 속하길 바랐다. 양손으로 로버트의 두뺨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그것때문에 걱정하고 있었구나, 어제 말해줬어야 했는데.”

따뜻한 올리브색 눈동자가 푸른색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로버트 플로이드, 오늘부터 넌 내 남자친구야.” 초록눈을 가진 소년은 파란눈의 소년의 볼에 입맞췄다.

 

“난 네 남자친구고,” 그다음엔 동그란 코끝에 입술을 내렸다. 

 

“내 마음과 몸은 전부 네거야.” 

마지막으로 제이크는 로버트의 입술에 그의 입술을 살포시 눌렀다. 로버트는 전의 키스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눈을 감고 있었다. 깃털이 스치는것 같은 부드럽고 간지러운  감촉이 느껴지고, 둘의 입술이 촉- 소리를 내며 떨어진 이후 제이크는 로버트를 꽉 안아주었다. 로버트도 제이크의 단단하고 넓은 등에 팔을 둘러 꽉 안았다. 그의 심장은 더 빨라질 수 없을정도로 세차게 뛰고 있었고, 파란눈이 흥분과 설레임으로 반짝였다. 

 

 

 

 

 

제이크가 ‘로버트의것’이 된 이후, 로버트는 매일 아침 눈을 뜰때마다 행복해했다. 수면상태에서 깨어난 후 가장 먼저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제이크 세러신이 내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눈을 뜨고나서는 꿈이 아니라는 사실에 이불을 걷어찼다. 행복과 설렘이란 감정에 짓눌려서 죽을 수 도있을까. 며칠간 그들은 식사를 일찍 마치고 사각안뜰 똑같은 자리에서 스킨쉽을 하거나, 수업동에서 친구들 틈에 섞여있는 서로를  멀찍이서 바라보며 웃어주거나, 어쩌다 가까이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슬쩍 손을 스쳐 보는게 전부였다. 학생들 틈에서 손을 살짝 스칠 때는 감전이라도 일어난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제이크는 그날 천문탑에서 퀴디치와 반장을 그만둘것이라 얘기했지만, 반장활동을 무책임하게 당장 그만둘 수 는 없는 노릇이었다. 때문에 6학년 학사일정이 마무리될때 까지만은 반장을 계속해야했으므로, 따로 얼굴을 보는것이 쉽지 않았다. 로버트는 인생의 첫 연애도 물론 좋았지만, 몇주간은 제이크 생각에 아파하고 또 기뻐하느라 공부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제 성적이 떨어지는것은 제이크도 원치 않을것이다. 오늘은 둘의 공강이 겹치는 시간을 활용해서 수업이 없는 빈 강의실에서 함께 공부 하기로 약속했다. 

 

 

 제이크가 아무도 다니지 않는 축축한 지하로 내려와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공부중인 로버트의 뒷모습이 들어왔다. 나비처럼 팔랑이는 긴 속눈썹과 아직 젓살이 다 빠지지 않은 동그란 볼이 너무 예뻤다. 며칠전 그가 고백할때 4년간 저를 좋아했다고 했다. 그 긴 세월동안의 짝사랑이 이루어지고 나서 누려야하는 행복한 감정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못하고 숨기도록 만드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매번 아무도 없는곳에서 만나야하는거…싫지않아?” 

로버트는  소리가 나는쪽을 돌아봤다. 제이크의 표정에 비참함과 미안함이 역력했다. 이제는 제것이라는 제이크 세러신을 트로피처럼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냥 친구일때와는 사이가 달라졌기때문에 만날때마다 눈치를 봐야하는것과, 바깥에서는 간단한 스킨쉽 조차 할 수 없는게 속상하긴해도, 로버트는 자신과 제이크가 서로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이 중요했다. 다른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치만…네 가족이 우리관계를 알게되면 좋지 않을테니까…” 둘 사이를 비밀로 하자고 말하지 않았지만 로버트는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이크가 슬픈 표정을 하고 그자리에 계속 서있자 로버트는 제이크를 끌어다 제 맞은편에 앉혔다. 제 남자친구가 더이상 미안해 하지않도록 어차피 괜히 주목받는건 싫다는 둥 뻔히 보이는 핑계를 둘러댔다.

 

“이번주말에 하루종일 같이 있을래?” 

“아… 미안. 브래들리랑 같이 호그스미드에 가기로 했어.” 로버트는 제이크에게 브래들리를 만나야한다고 말하는것이 편하지 않았다. 제이크와 브래들리는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았으니까.

그럼에도 로버트는 제이크를 향한 제 마음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 브래들리에게 만큼은 진전된 둘의 사이를 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브래들리는 자신과 제이크의 사이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을텐데, 아무런 언질없이 같이 있는모습을 보였다간 그가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 뻔했다.

“브래들리에게 만큼은 숨기면 안될것같아서.” 

 첫 주말은 로버트와 함께 보내고 싶었는데, 하필 브래드쇼라니. 제이크는 질투로인해 속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로버트를 누구와도 나누고싶지 않은 강한 욕망이 깊은곳부터 스며들었지만, 굳이 로버트 앞에서 티를 내지는 않았다. 벌써부터 질투라는 추악한 감정을 내보일 필요는 없지. 브래드쇼 따위가 우리 둘 사이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할 바 아니지만 착한 로버트에게는 마무리가 필요할것이다. 

“그래. 이야기 잘 하고와.” 제이크는 이말을 끝으로 다시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몇분간 강의실에는 서걱서걱 양피지를 채우는 깃펜소리만 들렸다. 이젠 제 남자친구가 된 제이크가 바로 앞에 앉아있으니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별안간 제이크가 궁금해진 로버트는 고개를 들어 그가 앉은 맞은편을 쳐다봤다.  눈을 내리깔고 책을 읽고있는 그의 분홍색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입술을 눈에 담은 순간, 내 마음과 몸은 전부 네거야 라고 말하며 제 위에 닿던 입술의 촉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얼굴에 닿던 손의 온기와 민망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던 입술의 감각이 떠오르며 로버트의 얼굴은 금새 붉어졌다. 결국 그와 혀를 섞는 상상까지 하게된 로버트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나..나 화장실좀!” 급하게 달려나가는 로버트의 뒷모습을 보고 제이크는 고개만 갸웃겨렸다.

 

 

 

 

 

 그주 주말, 약속대로 로버트는 브래들리와 단 둘이 호그스미드로 나와 쓰리브룸스틱스에 마주앉았다. 그리고 제이크가 구름다리에서 제게 말해줬던 사실들을 입밖으로 꺼냈다. 또 그날 이후로 제이크와 함께하기로 했다는것도. 

 

브래들리는 긴 이야기를 듣는동안은 아무 말이없더니, 로버트가 말을 끝내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전부 사실이야. 그자식이 그래도 거짓말을 하진 않았나보네.”

“내가 네 편이 되어주지 않아서 속상하겠지만…난 너와의 우정을 깨고싶지도 않아. ”

“로버트. 너 어린애 아니잖아. 난 아무것도 모르는 네가 위험해질까봐 진심으로 걱정됐던거야. 

네가 전부 다 알고도 세러신 옆에 있을거라 결정했다면 내가 더이상 어쩔 수 없는일이지. 이 일로 우리 사이가 멀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야.” 브래들리는 크게 한숨을 쉬었지만 제이크와 제가 함께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이건 확실히 하자. 만약 세러신가에서 네 존재에 관해 알게된다면 네가 위험할 수 도 있는거, 알고있는거지?”

“…응.”

“그리고 넌 그런 독같은 관계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것도.”

독같은 관계라니,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본적 없었다. 오히려 제이크와 함께 할 수 있다는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정도였다. 가까운 친구들에게 마저도 밝힐 수 없고, 마침내 들켰을 때 위험해지는 관계라면…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독같은 관계인걸까? 

“로버트.” 로버트에게서 대답이 없자 브래들리가 재차 물었다. 

“응…”

“그럼 난 네행복만을 빌어줄게.” 

 

 

 

호그와트로 돌아가는길, 후문에 익숙한 인영이 서있었다. 제이크는  초록색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채로 로버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가 브래들리와 단둘이 얘기를 한다고 하니 걱정 되었던 걸까?  날씨가 추운데 혹여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제이크를 발견한 브래들리는 로버트에게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주겠냐고 묻고는 제이크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러고는 잠깐 멈춰서서 무슨 얘기를 하더니 곧바로 혼자 훈련장 안쪽으로 사라져버렸다. 제이크는 말없이 로버트만 바라보고있었다. 로버트가 제이크에게 달려갔다.

“추운데 왜 나와있어?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나 걱정한거야?”

마지막으로 제이크가 브래드쇼와 이야기했을때, 제이크는 로버트에게 큰 상처를 주고 그에게서 강제로 멀어져야만 했었다. 며칠간 로버트가 제 곁에 없는 고통에서 허우적대며 사실 그와 멀어지는건 제가 바라는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런데 로버트가 브래드쇼와 단둘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 깊은곳에서 불안감과 질투가 꿈틀거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제이크의 불안한 속마음을 읽은 로버트는 다 괜찮다며 그를 안심시켜주었다.

 

 

그날 밤, 로버트를 기숙사 앞까지 바래다준 제이크는 책상에 앉아 아까전 브래드쇼가 제게 했던 말을 상기했다. 그는 만에 하나 제 친구를 위험에 빠트린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또 세러신가로부터 로버트의 존재를 잘 숨겨야 할거라고. 

브래드쇼의 말이 맞다. 세러신가에서 로버트와 제 관계를 알게된다면… 머리를 어지럽히는 최악의 상황들에 제이크의 숨이 거세졌다. 평생 로버트를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언가 해야만해.

제이크의 눈빛은 강렬하게 빛났고, 주먹이 단단하게 쥐어졌다. 곧 그의 얼굴에는 흔들림 없는 단호함이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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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의 교정은 어느새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벌써 다음주면 호그와트의 가을 학기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9월부터 지금까지 석달 남짓 되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금서구역에서 제이크와의 첫 대면 이후 먼 길을 돌아왔다. 그와 사귀기로 한 이후로부터 벌써 한달이 지났는데, 하루하루를 행복속에 사느라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르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분명 할로윈 연회로 온 교정이 호박으로 꾸며져있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연말 크리스마스 연회를 맞아 실내에 오너먼트로 장식된 트리와 겨우살이가 놓여지기 시작했다. 한달간 둘은 호그와트 성 내부에서 아무도 다니지 않는 으슥한 공간을 찾는것에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시계탑이나 합창 레슨이 없는 음악실, 비품창고 등 둘은 사춘기 남자아이들 답게 단둘이 있을때는 서로의 입술을 찾기 바빴고, 서로의 몸을 붙잡은채 떨어지질 않았다. 로버트가 기숙사방에 홀로 있을때는 제이크를 상상하며 아래를 적신적도 몇밤이나 되었다. 그렇지만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로버트는 물론 제이크도 공부를 소홀히 하는것은 아니었다. 제이크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이제 지켜야할 사람이 있었고, 로버트는 제이크를 따라가기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둘은 서로에게 좋은 원동력이 되었다. 

 

 

로버트는 책을 펼친채로 안뜰 벤치에 앉아 온통 새하얘진 정원을 둘러보며 콧속을 파고드는 시린 겨울 냄새를 맡았다. 추위를 많이타는 로버트는 여름을 선호하지만, 고요하고 안락한 연말의 분위기와 깨끗한 겨울의 냄새만큼은 사랑했다. 눈을 감은채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겨울을 즐기고 있는데, 그의 옆자리에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추운데 왜 여기서 책보고있어.” 

“어제 첫눈이 왔잖아.” 눈을 보고 신나하는 로버트가 꼭 어린아이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이러면서 자꾸 자길 애취급하지 말라니…제이크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제가 끼고있던 장갑을 벗어 로버트의 손에 대신 끼워주었다. 

“첫눈하니까 생각난건데요 반장님, 휴일동안 학교에 남고싶으면 교감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되는거지? 처음이라 잘 모르겠네.” 로버트는 제이크의 돌봄이 익숙한지 그의 손길을 고분고분 받으며 신나서 참새처럼 뺙뺙거렸다. 

“그게 무슨소리야? 너 이번 휴일에 학교에 남으려고?”

“응. 너도 휴일에는 본가에 안가고 남아있잖아. 그럼 나도 여기 있어야지. 당연한거 아냐?”

크리스마스 휴일은 당장 다음주부터 1월 6일 주현절 겨울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약 2주간 이어지는 휴일이었다. 학생들 대부분은 이 연휴동안은 급행열차를 타고 본가로 돌아가는데, 제이크는 호출이 있을때를 제외하고는 본가에 가지 않고 기숙사에 남아있었다. 

물론 제이크도 단 몇시간이라도 떨어지기 싫은 제 애인을 2주가 넘도록 보지못할 생각을하니 벌써부터 피가 바싹 마르는 느낌이었지만, 로버트가 이런 깜찍한 생각을 하고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연한거 아니냐며 그 큰 눈을 반짝이는 어린 애인에게 비보를 전해야 하는것이 내키지 않아 입이 썼다.

“롭. 너 이번에 못가면 다음 부활절 연휴까지는 4개월이나 기다려야돼. 그마저도 1주일뿐이고. 부모님이 걱정하시면 어쩌려고 그래. 한번도 휴일에 남은적 없다며.”

“그치만, 그럼 너랑 2주넘게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당장 너 다른 기숙사로 보내는것도 못참겠는데 어떻게 2주동안이나 떨어져 있어…? 여기 남아서 기말 준비한다고 하면 분명 이해해 주실거야.”  떨어져 지내기 싫다고 저와 똑같은 생각을하고 있는 로버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자신이야말로 제발 같이 있어달라며 그를 붙잡고 싶었지만 안되는건 안되는거였다.

“로버트 플로이드. 연말이랑 새해는 가족들이랑 보내야지. 부모님께서 많이 슬퍼하실거야.” 

“그치만 그럼 너도 연말에 혼자있어야 하잖아…” 

제이크는 오히려  가족들과 함께 있는것을 견딜 수 없었다. 로버트를 만나기 전까지는 혼자인것도 익숙했는데, 이젠  로버트가 제 옆에 없는 시간만이 걱정될뿐이었다. 

“너 안가도 어차피 안만나 줄거니까 남아있을 생각 하지도마.” 가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보내려니 제이크의 마음이 무게 추를 단 듯 무거웠다. 여기서 로버트가 더 조르기라도 한다면 허락해줄것같아서 일부러 단호한 표정을 지어보인 후 그자리를 떠났다. 

 

로버트는 제이크와 떨어져 지낼 시간이 걱정되었다. 통금이후 밤동안 떨어져 있는것도 보고싶어 죽을 지경인데, 어떻게 2주동안이나 참으라는건지. 또 저 없이 혼자지낼 제이크도 걱정되었다. 로버트는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기위해 서쪽탑 부엉이장으로 향했다. 부엉이장 꼭대기에서 그의 애완 올빼미인 부리씨(Mr. Beak)를 불렀다. 부리씨는 애기금눈올빼미로, 작고 동그란 얼굴과 황금반지같은 눈을 가진 아주 귀여운 새였다. 성체인데도 0.2파운드밖에 나가지 않는덕에  아기새로 오해받는일이 아주 잦았고, 아주 작은 우편만 나를 수 있었다. 부리씨는 오랜만에 만난 주인이 반가운지 로버트의 손마디에 앉아 그가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받고있었다. 로버트는 곧 편지를 내밀었다. 부리씨. 이 편지를 전해주면 고맙겠어. 수신 주소는 런던 캘싱턴의 앨런로드라고 적혀있었다.

 

 

 

 

로버트는 하루종일 초조하게 부리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조그만 애가 오는길에 편지라도 잃어버리면 어쩌지. 답장이 늦어지자 별의 별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연회장에서의 저녁식사 중 부리씨가 멀리서 먼지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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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받아 신난 로버트는 저녁식사중이던 제이크를 연회장밖으로 불러낸다음, 그의 팔을 붙잡고 남쪽 시계탑까지 쉬지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붙잡힌 제이크는 도대체 무슨일이냐며 재차 물었지만, 딱히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끌려가 주었다. 시계탑 상층에서 멈춘 로버트는 제이크를 돌아보고는 부리씨가 전해준 편지를 펼쳐서 보여줬다. 기쁜 소식을 전해줄 생각에 그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고, 얼굴은 밝은 웃음으로 가득 차있었다.

“내 부모님이 널 집으로 초대했어. 이번 휴일에 너랑 같이 와도 된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말에 당황한 제이크는 그게 무슨 말이냐며 되물었다. 

“너랑 떨어져있는게 너무 걱정돼서…부모님께 이번 휴일에 친구랑 같이가도 되냐고 여쭤봤거든, 그랬더니 허락해주셨어! 우리집에서 같이 휴일 보내고오자, 응?” 

그 순간, 제이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때문에 부모님께 편지를 보냈을 로버트를 생각하니 순식간에 그의 마음이 감동과 사랑스러움으로 차올랐다. 그 누구도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준적이 없었다. 그 순간 로버트가 제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의 손길 하나하나에 담긴 애정과 배려들이 제이크를 더없이 행복하게 만들었다. 제이크는 로버트에게 세상 모든것을 주고싶다고 생각했다.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 당장 입맞추고 싶다는 충돌이 들었다. 

“만약 우리 본가에서 알게된다면…”

“학교에는 네 본가에 간다고 하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게다가, 들켜도 네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무도 모를거야.”

“그래도 2주는 너무 길고…폐끼치고 싶지 않은데.” 

“괜찮아! 내가 처음으로 친구 데려간다니까 꼭 데리고 오라고 하셨단 말야.” 로버트는 그렇게 말하며 제이크의 품에 폭 안겼다. 마치 이렇게 하면 제가 거절할 수 없다는걸 잘 아는 모양이였다. 

제이크는 폭 한숨을 쉬며 품에 안긴 로버트를 꼭 껴안고 그의 등을 쓸어주었다.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많았지만,  더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이 정도 행복은 누려도 될것 같았다. 

 

“알겠어. 그럼 따로 출발해서 런던에서 만나는거야.” 

제이크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자 로버트는 이이익 이상한 소리를 내며 그를 더 세게 안았다. 그 반응에 제이크는 웃으며 로버트의 팔을 잡고 그를 떼어냈다. 

“근데 너…일부러 날 여기로 데려온거야?” 

“응? 여기 아무도 없잖아.” 갑자기 제 몸을 억지로 떼어내고 진지해진 제이크의 태도에 로버트는 살짝 불안해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게 확실했다. 

 

“그래서 여기 겨우살이가 매달려 있는걸 진짜 모르고 데려왔다는거지?” 

제이크의 손가락이 벽에 걸린 겨우살이를 가르켰다. 로버트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고 그는 정말 몰랐다며 손까지 저어가며 대답했다.

“정말 몰랐다고? 난 네가 일부러 알고 데려온줄 알았지.” 점점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터질것 같은 연하 애인은 골려주는 맛이 있었다. 그치만 제이크는 로버트가 완전히 삐지기 직전, 아슬아슬한 임계점을 알고 있었다.

“몰랐대도 어쩔 수 없어. 네가 날 겨우살이 밑으로 데려왔으니까, 전통에 따라서 난 너에게 키스해야만해.” 

 

장난스럽던 제이크의 표정에서 한순간에 웃음기가 사라지고, 금새 그의 녹안은 로버트를 향한 열망으로 가득찼다. 제이크는 한손을 들어 로버트의 목뒤를 살짝 잡았다. 다른손으로는 로버트의 안경을 벗겼다. 그러자 쌍커풀이 짙은 예쁜 눈이 나타났다. 당황한 로버트의 입술과 눈을 번갈아 바라보다, 둘의 입술이 맞물렸다. 지금까지의 수십번의 입맞춤과는 달랐다. 그걸 본능적으로 아는지 로버트의 몸도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제이크는 한쪽팔을 로버트의 등으로 내려 그가 제 몸에 기댈 수 있도록 지탱해주었다. 제이크는 혀로 로버트의 입술을 두드렸다. 눈을 꼭 감은 로버트가 마침내 입술을 벌려주자, 제이크의 혀가 그의 입술을 가르고 들어갔다. 제이크는 로버트의 혀를 찾았다. 두 사람의 혀가 맞물리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온몸에 짜릿한 감각이 퍼졌다. 로버트의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촉함과 따스함에 그를 더욱 갈구하게 만들었다. 제이크의 혀는 천천히, 로버트의 혀를 옭아매고 빨아들였다. 둘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숨결이 섞이는 순간마다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로버트는 제이크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키스만으로 아래가 젖는것이 느껴졌다. 제이크에게 기대고 있는 사타구니에서 그의 부푼 아래가 느껴졌다. 서로의 존재만을 느끼며 깊은 입맞춤에 몰입하고 있는 그때 - 

뎅- 시계탑에서 정각을 울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로버트는 불에 데인 사람처럼 제이크의 몸에서 떨어졌다. 로버트는 숨을 몰아쉬며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만지작 거리면서 제이크를 쳐다봤다. 로버트를 갈구하는 제이크의 눈은 까맣게 변해있었다. 

“이 복도를 지나서 계단만 내려가면 반장욕실이 있어. 마법으로 가려놓으면 아무도 모를거야.”

로버트는 제이크의 눈을 바라보며 허락하듯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크는 로버트의 손을 잡고 복도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파월풀먼 행맨밥 

2024.06.24 2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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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오셨다ㅠㅠㅠ
[Code: 6759]
2024.06.24 20:22
ㅇㅇ
꺄아아아악 내 센세다!!!!
[Code: df1f]
2024.06.24 20:34
ㅇㅇ
미쳐따리 너희 반장욕실로 간다고????!!!!! 센세 나 지금 도파민 맥스 찍었어 지난편까지 눈물이 줄줄 흘렀는데 이번편에서는 침이 줄줄 흘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 친구들 다 떠난 호그와트에 집에도 안 가고 2주동안 제이크랑 붙어있겠다고 하더니 그건 안된다고 하니까 아예 집으로 올빼미 보내서 제이크 초대해버리는 실행력 미쳤다 그리고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겨우살이 아래로 데려와서 그런 깜찍하고도 사랑스러운 짓을 고백해도 되는거냐고오오오 그러면 제이크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잖아요 사랑을 하는건 얘네인데 왜 보는 내 광대가 다 터질거같냐 한달넘게 사귀면서 틈만나면 쪽쪽거린거같은데 이번 입맞춤은 평소와 달랐다니 결국 그 다음 단계로 가는구나(งᐛ)ว (งᐖ )ว ٩( ᐛ )و
[Code: df1f]
2024.06.24 20:37
ㅇㅇ
로버트 레번클로가 퀴디치에서 이기거나 말거나 제이크랑 키스한거에만 정신 팔려있는거 진짜 귀엽다 연애도 처음이니 당연히 키스도 처음이겠지 심지어 그 상대가 4년간 짝사랑하던 제이크고 그 장소가 로버트가 제일 좋아하는 천문대였네ㅠㅠㅠㅠ 근데 갑자기 로버트를 잠못들게 하는 의문이 뭔가했더니 "우리 무슨 사이야?" 아 졸컼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는 처음이라서 잘 모른다고 하는 로버트덕분에 제이크 짜릿한 충족감 느끼는것도 너무 좋다 제이크 종이에 토끼마법 걸어서 깡총깡총 로버트한테로 쪽지 날리는것도 진짜 너무 로맨틱하다고 얘네 연애하는거 보세요 여러분ㅠㅠㅠㅠㅠ “내 마음과 몸은 전부 네거야.” 이 끝내주는 대답으로 로버트 계속 집중못하고 얼굴 빨개지는것도 너무 사랑스러워ㅠㅠㅠㅠ
[Code: df1f]
2024.06.24 20:40
ㅇㅇ
평생 로버트를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언가 해야만해.
제이크의 눈빛은 강렬하게 빛났고, 주먹이 단단하게 쥐어졌다. 곧 그의 얼굴에는 흔들림 없는 단호함이 가득찼다.

이 부분이 너무 좋은게 브래들리는 제이크한테 로버트를 세러신가로부터 '숨기라'고 조언하지만 제이크는 자신의 소중한 연인을 숨기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뭔가를 하려고 결심한것만 같아서ㅠㅠㅠㅠ 제이크가 잘 해내겠지만 옆에 로버트도 함께 있으니까 분명히 좋은 방법을 찾겠지만 제발 둘다 위험하지 않은 길이길ㅠㅠㅠㅠㅠ 센세 읽는내내 너무 행복하다 고마워!
[Code: df1f]
2024.06.24 2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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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사귀기 시작해서 애정으로 가득찬 제이크랑 로버트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ㅠㅠㅠㅠㅠ내 마음과 몸은 전부 네거야 라니!! ㅠㅠㅠ이렇게 로맨틱해도되는겁니까.... 행맨밥 계속 틈만나면 아무도 없는곳에서 쪽쪽거리는거 진짜 귀여워 죽겠슴 ㅋㅋㅋㅋㅋㅋㅋ
[Code: e5aa]
2024.06.24 23: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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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욕실!!!!!!!!!!!!!!!!!!!!!!!!!
[Code: d4fb]
2024.06.25 0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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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존나 짜릿해 잠 다깼다 진짜
[Code: de46]
2024.06.25 20:07
ㅇㅇ
허미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1e5]
2024.06.27 18: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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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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