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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4:21

1. 2. 3. 4. 



5. 



"하....앗...아읏...!"



정신을 차려보니 땀범벅이 되어 히들이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방금전까지 아주 기분이 좋은 일에 취해있었던 것 같았는데.

꿈이라고 생각할만큼 비현실적이라서 상황을 파악하는데도 조금 더 시간이 걸렸지.


아마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더라면 의식이 붕 뜨는 순간부터 제대로 자각하고 있었겠지만, 3차 성징의 발현도가 높은편인 알파와 오메가가 처음 관계를 가질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에 대한 선지식이 전혀 없었던거야. 끝내주게 좋았다는 본능에 따른 감각과는 별개로, 어마어마한 죄책감이 그제서야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어.



"....크...리스.."


".....허...억.."


"....? 왜그래...?"



세차게 움직이던 것을 멈추고 꿀럭-하는 소리와 함께 배출된 액들이 난잡하게 묻어있는 것을 보면서 햄식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어. 어쩐지 안색이 좋지 않은 그 얼굴을 보고, 히들이의 가슴도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지. 


뭔가 내가 잘못했나?

...나는 너무 좋았는데.

크리스에게는 싫었던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불안해져버려. 히들이는 애써 두근거림을 감추며 햄식이의 팔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지.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눈에 띠게 동요하는 햄식이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졌어. 햄식이는 자신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러버린건지 자책하느라 히들이의 마음에 크게 신경쓸 여유가 없었어. 



우린 오늘까지라고.

더 만나지 말자고.

잠깐 동안이지만 즐거웠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려고 했던건데,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저기.. 크리스? ....다시.. 씻어야겠네."


"...괜찮아. 휴지로 닦으면 돼."


"응..."



묘하게 차가운 목소리에 다시 마음이 위축되는거 같아.

아니나 다를까 햄식이는 작게, 하지만 히들이에게도 들리는 가까운 위치에서 아주 조그마한 한숨을 묵직하게 내쉬고 입을 열었지.



"오늘은 나 이만 갈께."


"어? ....벌써?"


"미안."



이유도 말하지 않고. 

젖은 자신의 옷만 챙겨서 가방에 대충 넣고, 비는 그쳤지만 우중충한 날씨 속으로 햄식이는 빠르게 사라져갔어. 히들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인사를 하고 다시 소파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지. 한동안은 벌어진 일을 다시 되새기는 것으로 벅차서 찝찝한 몸을 씻어야겠다는 생각만 할 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욕실로 향하려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거야.


뭘 잘못한걸까.

그렇게 별로였던 걸까.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않고 돌아가버려야할만큼.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걸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아주 조금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자신의 물음에 햄식이가 먼저 입을 맞춰왔을 때는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행복했는데. 

가장 달콤하고 행복했던 순간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전제가 와르르 무너져버린 느낌이었어. 저를 안고 나서 그게 싫어서 그만두고 싶어하는 거라면 어차피 그렇게 되었을테니, 차라리 빨리 차이는 게 나은가? 그렇게까지 생각하니까 스스로를 건강하게 사랑하라고 배워온대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도 진저리가 났지.


이런 생각하는 줄 알면 엄마도 슬퍼하실거야. 

그만두자.

속상해할 것 없어.



스스로를 향해 아무리 그렇게 다짐하고 있어도 샤워기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 사이사이마다 울음소리가 세어나오는 걸 막을 수는 없었어. 이걸로 아주 짧았던 햄식이와의 해프닝은 틀림없이 끝나버린거야.




***



히들이의 집을 나와서 정신없이 거리를 걸어 자기 집으로 돌아간 햄식이는 자신의 침대 위를 보자마자 앓는 소리와 함께 드러누워버렸어. 어쩌자고 먼저 손을 대서, 책임질 수도 없는 짓을 저질러버렸는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분명히 말했어야 하는데, 그런 날이었는데.

자기 쪽에서 먼저 안기 시작하다니 최악이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금 전 몸이 달아올랐던 기억이 되살아났어. 페로몬이라는게 그렇게 작용할 수 있는건지 몰랐어. 드문드문 영상이나.. 매체 같은 걸 통해서 알고 있는 것과는 실제는 전혀 다르구나 하는 생각에, 저릿저릿해진 손을 쥐었다 폈다 해보았지. 탄탄하지만 말랑말랑한 피부와 뜨거운 체온. 따뜻하고 비좁은 속살의 감기는 느낌이 확 돌아와서 아랫도리를 잠깐 잡았어.


아.

그러고보니 속옷도 벗어놓은채로 왔다는게 기억났어. 욕실에 걸어놓은 것까지 챙겨올 정신 없어서.


씻고 갈아입어야겠다고.

멍하니 생각하며 일어나서 내일 히들이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놀리는데만 정신이 팔린 친구들의 장난은 또 어떻게 넘겨야할지 생각하며 몸을 씻었지.

이상하게도 자꾸만 하반신이 긴장되어서, 몇 번이나 진정시켜야 했어.



직면하는게 싫어서 도망치고 있는 것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게 될지 햄식이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어.




햄식히들 햄히 히텀.

2017.03.18 14:24
ㅇㅇ
모바일
허미 센세다!
[Code: be69]
2017.03.18 14:24
ㅇㅇ
모바일
존좋
[Code: be69]
2017.03.18 14:30
ㅇㅇ
모바일
아.. 찌통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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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4:30
ㅇㅇ
모바일
어나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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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4:37
ㅇㅇ
모바일
헐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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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4:42
ㅇㅇ
모바일
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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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5:13
ㅇㅇ
모바일
어쩌냐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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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5:13
ㅇㅇ
모바일
어나더로 해감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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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5:57
ㅇㅇ
모바일
에구 왜 ㅠㅠㅠㅠㅠㅠ
[Code: 96ea]
2017.03.18 16:53
ㅇㅇ
모바일
아 어떡하냐 진짜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존나 찌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ca3]
2017.03.18 17:17
ㅇㅇ
야...그래도 그렇게 도망가면 어떡해ㅠㅠㅠㅠ
[Code: 0898]
2017.03.18 17:17
ㅇㅇ
똥차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려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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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17:18
ㅇㅇ
막줄이 무서워ㅠㅠㅠㅠㅠ 그래도 저는 센세의 어나더를 기다리죠ㅠㅠㅠ
[Code: 0898]
2017.03.18 23:17
ㅇㅇ
아이고 햄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 다 어쩌면 좋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1aa]
2017.03.18 23:56
ㅇㅇ
모바일
센세 ㅠㅠㅠㅠㅠ 엉엉 ㅠㅠ ㅠ ㅠ
[Code: e49d]
2017.03.21 18:03
ㅇㅇ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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