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22393287
view 2784
2017.03.17 18:11

1. 2. 3.



4.



"으아, 완전 축축해!"


"휴.."



잠깐 피해있다가 왔으면 좋았을텐데, 얼마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긴 다리를 가로질러 오는 바람에 완전히 젖어버리고 말았어. 히들이는 몸에 으스스 돋은 한기를 털어내고 얼른 거실을 가로질러 수건을 가지러 갔어. 아마 품이 좀 꼭 끼긴 하지만, 히들이도 키는 거의 햄식이에 견줄만큼 큰 편이니 옷은 대충 맞을거야.



"잠깐만 기다려"


"응."



분주하게 뛰어다니던 히들이가 수건을 들고 나왔지만 어쩐지 둘 다 그걸로는 물기를 닦아낼 수 없을 것 같았어.



"역시 안되겠지? ..크리스, 저기.. 옷은 내꺼 우선 꺼내놓을게 먼저 씻고 나올래?"



히들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얼굴을 확 붉혔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런 의미도 아니지만 왠지 부끄럽잖아. 그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햄식이도 어쩐지 시선을 똑바로 마주볼 수가 없어졌어. 그저 담담한 척 대꾸할 뿐이었지.



"너 먼저 씻어."



와. 뭐야. 

뭔데 이렇게 이상하게 들리지.

저 녀석이 의식하니까 이쪽도 괜히 낯뜨겁잖아.


햄식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수건만 한 장 우선 받아가지고 뚝뚝 떨어지는 물기만 닦기 시작했어. 하지만 히들이는 한 번 더 권하며 수건을 잡고 살짝 끌어당겨왔어.



"넌 옷 갈아입을 거 어딨는지 모르잖아. 먼저 ..하고 나와."


"...어, 그래."



괜히 더 거절하다가 이상하게 어색해질 것 같아서, 햄식이는 먼저 욕실로 들어갔어. 처음 오는 집에서 샤워부터 한다니, 기분이 약간 묘하기도 하고.. 그래도 불편하게 몸에 달라붙어 있던 차가워진 옷을 벗어던지고 따뜻한 물줄기에 몸을 맡기니 조금 진정이 되었어. 밖에서 젖은 채로 기다릴 히들이를 생각해서 서둘러 씻고 나와보니, 문 앞에 바구니에 담긴 티셔츠와 바지가 있었지. 속옷이야 어쩔 수 없이 입었던 걸 다시 주워입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게 상당히 젖어버려서 영 귀찮은거야.


조금 말려놨다가 입을까 싶어 욕실 벽 한쪽에 걸어놓고 옷을 입고 나왔어.



"아. 나왔어? 금방 하고 나올께."



히들이는 품안에 자기가 갈아입을 옷가지를 들고 햄식이 곁을 스쳐지나가 욕실로 들어갔어. 

자기 옷을 꼭 끼게 입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괜히 설레고 두근거려서.. 눈도 못마주쳤지. 히들이가 종종 걸음으로 욕실문을 닫고 간 후에야 햄식이는 어슬렁거리다가 거실 선반에 놓인 사진들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족 사진들.

따뜻한 인상의 부모님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참고 있는 모양새로 찍힌 어린 시절의 히들이는 지금 학교에서 햄식이가 알고 지낸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모습과는 많이 달라보였어. 얼굴에 크림을 한 가득 묻히고 뒤로 넘어갈 듯 웃고 있는 사진은 한 5살쯤 되어보였을까? 금발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에까지 크림이 묻어있고, 생일을 위해 만든 것 같은 케이크는 엉망으로 뭉그러져있어서 그 당시의 상황이 선하게 그려지는 것 같아 저도 모르고 미소가 지어졌어.


달칵.


욕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얼른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거실 카우치에 앉아 뒤를 돌아보니 막 씻고 나온 히들이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나왔어. 



"크리스, 무슨 음식 좋아해? 뭐 시킬까?"


"......고양이.."


"아. 그냥 집에서 입는 거라.."



커다란 고양이가 프린트 된 살구계열의 티셔츠는 확실히 지나치게 귀여운 옷이었어. 히들이는 아차 싶어 무늬를 가리며 아무 생각없이 옷장에서 편한 옷을 골라 꺼낸 방금 전의 자신을 마구 탓했지. 햄식이는 아주 조금 웃음을 터뜨렸지만, 곧 히들이가 무안해할까 싶어 손을 휙휙 내저으며 소파 옆자리를 툭툭 쳤어.



"왜 서 있어. 앉아."


"응...."



그러고보니 아래도 헐렁한 반바지였는데, 긴 트레이닝 바지는 햄식이에게 입으라고 내주었기 때문에 빨래감으로 내놓은 것 말곤 입을게 그것뿐이었어. 햄식이의 시선을 느낀 히들이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우물거린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렇게 이상해?"


"아니. 그런게 아니라.."



이상하다기보다는 좀 다른 의미로 눈이 갔어. 남자 오메가는 겉으로는 베타 남성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야 하지만, 그래도 사회적인 이미지란게 있잖아. 햄식이도 주변에서는 거의 없으니 티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생각은, 얄상하고 체구가 작은 동글거리는 인상의 타입이었어. 히들이는 반에서는 얼마 없는 남자 오메가니까 체육수업이나 화장실 같은 것도 교사관 쪽에서 별도로 사용하고 있고, 다르다는 건 알아도 여느 알파 못지 않을 피지컬이라 자신과 별다를 바 없겠거니 했거든.


그런데 뭔가 몸선이.. 묘하게..



"그냥 보면 역시 보통 남자나 알파같지?"


"어?"



눈을 살짝 내리깔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히들이의 다음 대사에, 햄식이는 말문이 턱 막혔어.



"왜.. 나랑 사귀자고 했어?"


"......"


"저기.. 처음부터 조금 궁금했..거든. 난 별로 그런 쪽으로.. 그렇게 매력도 없고.. 왜 나일까 하고.."



뭐라고 해야하지.

이런 순간에.

사실은 그냥 내기였어.

너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우연이었어.


그런 이야기를 꺼내도 괜찮을 수 있을까.



"크리스.. 나, 별로야?"



그렇게 물어보는 눈동자는 촉촉해서, 꼭 울 것 같았어.

햄식이는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얼굴에 날카로운 진실을 후려칠 수는 없었어. 말로 대답하기 전에, 몸이 나가버린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겠지. 정신을 차렸을 때는 히들이의 목을 끌어당겨 입을 맞추고 있었어. ....철이 들자마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런데 그 사람은 이미 형과 결혼한 사람이어서, 아무하고도 진지하게 사귀지도 않았고 겉보기와 달리 키스조차 익숙하지 않은 햄식이였지만, 기억도 잘 안날만큼 예전에 호기심으로 해보았던 입맞춤의 레몬향 대신, 이번에는 제대로 체향이 났지.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살이 맞닿아 그 사이에서 달콤한 냄새가 조금씩 흘러들어오고, 숨이 가빠졌어. 히들이는 흠칫 놀랐지만 이내 햄식이의 어깨 위에 팔을 올리고 입 사이를 열었어. 몇 번, 입술을 비비고 맞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혀가 움직였어. 볼을 간지럽히는 서로의 숨소리만이 뜨거운 촉감에 집중하는 사이 사이 한숨처럼 세어나왔어.



"흡..."


"...으음....."



뭐지.

엄청나게 달콤하고 저릿한 느낌.


몸이 자연스럽게 페로몬을 개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이미 햄식이의 손이 히들이의 티셔츠 안으로 들어가 몸을 더듬기 시작했을 때였어. 아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면 키스만으로도 충분했을텐데.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서. 자꾸 더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르는거야. 히들이는 열에 들뜬 얼굴로 햄식이의 입술을 빨며 팔을 감싸왔고, 그 기분좋은 행위를 막을 것은 아주 얄팍한 이성의 조각 뿐이었지. 그것마저도, 속옷을 걸치지 않아 더 예민한 아랫도리가 스치듯 히들이의 허벅지를 눌렀을 때 날아가버리고 말았어.



"아..."



어느새 더듬더듬 히들이의 허리춤에 있는 헐렁한 바지 안에 손을 더듬어 넣고, 잡히는 것을 스윽 어루만지니 달콤한 냄새가 한층 더 짙어졌어. 히들이는 흐응 하고 햄식이의 어깨를 쥔 손에 힘을 줬지. 


좋은 냄새...

무언가 미끌거리는 것이 느껴져.

그 근원지를 찾아 손가락을 놀리니 주름같은 것이 만져져.

반복해서 문지르고, 비비고, 문지르고.. 히들이가 몸을 떨며 높은 신음을 살짝 내뱉었어.



그 소리 때문인지, 햄식이는 참을 수 없게 되어 자신의 허리에 걸쳐져있던 바지를 내렸어. 퉁 하고 튀어나오는 것은 이미 단단하게 서 있어서, 그대로 히들이의 허벅지 사이를 향해 끝이 닿았고. 자세를 조금 고쳐잡으며 히들이를 눕히면서 각도를 맞춰 넣기 시작했어. 모든 게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서, 하반신을 조여오는 감각에 아무런 사고도 제대로 할 수 없었어. 


그저, 허리를 움직여 이 감각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는 생각.

온 몸을 휘감은 체향에 더 파묻히고 싶다는 생각.

눈앞에 있는 생생한 몸을 하나도 남김없이 핥고 싶다는 생각.


히들이의 목덜미를 입에 문 채로 엉덩이를 양손으로 조이며 제 것을 뿌리끝까지 밀어놓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벌이고 있는 행위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알 것 같았지.





햄식히들 햄히 히텀


2017.03.17 18:11
ㅇㅇ
모바일
선설리 선개추!!!
[Code: 2532]
2017.03.17 18:13
ㅇㅇ
모바일
허미 센세..!!
[Code: c1d2]
2017.03.17 18:13
ㅇㅇ
모바일
어나더가 왔다 ㅠㅠㅠ!!
[Code: c1d2]
2017.03.17 18:13
ㅇㅇ
모바일
존좋 ㅠㅠㅠㅠㅠㅠ
[Code: c1d2]
2017.03.17 18:17
ㅇㅇ
모바일
내센세가 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억나더 가좌아아아
[Code: 2904]
2017.03.17 18:30
ㅇㅇ
모바일
뿌애애애애애앵 히들이는 안쓰러운데 햄식이도 밉지 않고 ㅠㅠㅠㅠㅠ
[Code: 5ef9]
2017.03.17 18:31
ㅇㅇ
모바일
햄식이도 안 끌리는건 아닌거 같다 ㅠㅠ 히들이 너무 사랑스러우뮤ㅠㅠㅠ
[Code: 5ef9]
2017.03.17 18:31
ㅇㅇ
모바일
ㅌㅌㅌㅌㅌ
[Code: 2da7]
2017.03.17 18:32
ㅇㅇ
모바일
존나 좋아ㅠㅠㅠㅠ
[Code: 2da7]
2017.03.17 18:32
ㅇㅇ
모바일
어나더!!
[Code: 2da7]
2017.03.17 18:37
ㅇㅇ
모바일
드디어!!!
[Code: 4f5b]
2017.03.17 18:40
ㅇㅇ
모바일
장미칼수이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6e0]
2017.03.17 18:40
ㅇㅇ
모바일
억나더 길만 걷자
[Code: 26e0]
2017.03.17 19:44
ㅇㅇ
모바일
나 별로야?라는 대사에서 조쉬가 터졌습니다ㅠㅠㅠㅠㅠㅠ
[Code: 92de]
2017.03.17 19:45
ㅇㅇ
모바일
존나 좋아ㅠㅠㅠㅠㅠ 선생님 사랑해요ㅠㅠㅠㅠ
[Code: 92de]
2017.03.17 19:45
ㅇㅇ
모바일
별 생각없다가 정신차려보니 잣잣이라는 컨셉 최고...
[Code: 92de]
2017.03.17 19:45
ㅇㅇ
모바일
어나더!!!!!!
[Code: 92de]
2017.03.17 19:56
ㅇㅇ
센세 평생 억나더길만 걷자
[Code: 986d]
2017.03.17 22:29
ㅇㅇ
모바일
선생님.... 장미칼 버려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703]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