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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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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ㄱㅈㅅㅈㅇ







11-1

너붕은 급하게 서류철을 챙겨서 품에 안았어. 문을 열려고 보니 손이 없어서 몸으로 문을 밀고 나가려하는데, 문이 잠긴건지 안열려. 이어피스에서는 자신을 찾는 목소리가 10분전보다 더 가라앉아있어. 아직 일한지 한 달도 안되어서 적응이 어려워. 아무래도 힘들고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은데 우선 월급날 기분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어. 일주일 뒤면 고대하던 월급날이야. 그 얘긴 너붕이 그만큼 지쳐가고 있다는 거지. 그래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데 몸을 아무리 부딪혀도 문이 꼼짝을 안해. 하도 쿵쿵소리를 내며 부딪혔더니 머리카락 한 올 내리지 않고 올려 묶은 이마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잔머리가 나오기 시작했어.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똑똑 하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었더니 캡팀아메리카가 문앞에 서서 뒤로 물러서라는 듯이 손짓을 해. 품안에 물건들을 가득 안고서 눈과 입을 마구 찡그린채로 몇걸음 물러서 그러자 문이 너붕쪽으로 열리며 괜찮냐고 묻는 캡틴 아메리카의 얼굴이 들어와. 너붕은 그제서야 자신이 착각하고 문을 못연것을 깨달아. 창피한 마음에 짧게 thanks, sir 하고 급하게 회의실을 나가.

스티브는 대거 뽑은 신입 중 현장요원들의 훈련을 맡아 긴 훈련과 합숙을 다녀왔어. 담당인 콜슨에게 현장신입에 대한 보고서를 내러가던 길에 전체가 투명한 유리로 된 회의실문에 몸을 마구 부닥치는 너붕을 발견한거야. 처음에는 요원이 자책을 하고있는건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이야. 앳된 얼굴이 점차 시뻘겋게 변하는걸 보면서 어지간히도 적응하기 힘든가보다 싶어. 저래도 계속 두면 머리에 피가 날것 같아 다가가 문을 열어줬어. 그런데 얼굴이 터질듯 빨갛게 변하더니 고맙다며 급하게 나가. 머리에 피나는건 막았지만 얼굴에 피몰리는건 막지 못한 스티브는 귀여운 신입의 모습에 웃으며 콜슨에게로 발을 옮겨.

콜슨은 그렇게 화가 나지 않았지만, 화를 내고 있어. 새로 들어온 허니요원이 하루 빨리 적응했으면 했거든. 그녀가 닥터 헬렌 조의 나라에서 온 수학수재라는걸 알아. 그렇지만 사람들과 섞여서 일을 하는건 다른 문제니까. 뛰어난 부분이 있는 만큼 부족한건 그녀의 사회성일거야. 그렇다고 너붕이 타고나게 못된 심보를 가지거나 그런건 아니야. 차라리 그런거였음 더 쉬웠을거야. 너붕은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배운대로 올바르게 컸어. 그게 문제였지. 콜슨이 보기에 너붕은 너무 올바르게 커서, 나쁜 일들에 대한 생각이 없어. 그렇기때문에 너붕의 자료는 항상 예상이 가능한 것들로 준비되어있어. 물론 준비한 자료는 완벽하지만, 예상의 패턴이 너무 보여서 그걸 깨주기 위해 좀 나쁜 모양새로 너붕을 대하는 걸거야. 열심히 하면 보상받는 동화나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알려줘야 너붕이 세상을 깰 것 같거든. 물론 너붕은 그저 자신의 부족함에 콜슨이 화가난 줄 알아. 콜슨은 미안하지만 너붕을 위해서 더 무뚝뚝하고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꾸깃꾸깃해진 너붕이 한국에서의 습관으로 두손을 앞에 모으고 예의 바르게 서서 눈도 못마주치고 yes, sir 만 연신 외치고 있어. 그때 뒤에서 노크소리가 들리고 콜슨이 들어오라고 하자 스티브가 들어와.

콜슨은 자신의 우상인 스티브가 들어오자 밝아지는 얼굴을 숨기지 못해. 너붕은 콜슨이 기뻐하는걸 보고 뒤를 돌아보니 아까 자길 구해준 캡틴아메리카야. 오늘은 왜 계속 이런일만 일어나는지 모르겠지만 문도 제대로 못열고 콜슨에게 깨지는 모습을, 그 위대한 캡틴 아메리카에게 연달아 들키자 월급날까지 자신이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 스티브는 밖에서 콜슨이 소리치는걸 들었어. 근데 원래 조곤 조곤 말하던 사람이 어설프게 화난 척을 하니까 무슨일인가 궁금해서 기다리기 대신에 확인하러 들어가기로 한거야. 안에서는 아까 그 새빨간 얼굴의 신입 요원이 쭈그리고 있어. 저런 가짜 고함에도 몸이 쭈그려지다니, 웬만큼 긴장한게 아닌가 싶어 안됐어. 자신이 처음 군입대를 했을 때도 기억나고, 아까 문 앞에서 자신의 몸을 힘껏 부딪히던게 기억나 자신도 모르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콜슨에게 많이 바쁘냐 묻자, 괜찮다며 허니요원에게 이만 퇴근해보라고 해. 너붕은 생각보다 빨리 끝난 질타의 시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콜슨과 캡틴 아메리카를 번갈아 보다가 꾸벅 인사하고 재빨리 빠져나가.

스티브는 너붕이 나가자 콜슨에게 잘 지냈냐며 악수를 건네. 콜슨과 훈련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보고서를 제출해. 대부분의 요원들은 직접 오지 않지만, 아직 손으로 쓰는게 더 익숙해 스티브만 이렇게 콜슨을 만나러 오는거야. 콜슨은 자신의 우상이 적응어려워 하는 모습을 보니 인간적인 부분이 귀엽다고 느끼면서 언제까지 자신에게 직접 보고서를 내러 올건지 여러 생각이 들어. 그러다 스티브가 아까 나간 요원에 대해 묻자 새로 들어온 허니비 요원인데, 닥터 헬렌 조와 같은 나라에서 온 수학 수재라고 말해. 그런데 왜 그렇게 어설픈 고함을 치냐 물으니 티가 났냐며 어색하게 대답해. 그래도 너붕은 그것도 눈치 못챘다며 콜슨이 자초지종을 말해. 스티브는 콜슨도 너붕도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 그렇게 콜슨과 얘기를 마저 나누고 이제 쉬러가야겠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브루클린의 자택으로 돌아가.

너붕은 이제 일주일이 남은 월급날까지 어떻게 버티나 싶어. 돈도 돈이지만 마음이 너무 허전해. 주머니를 털어보자 2달러와 5달러짜리가 몇장 나와. 우선 샤워를 하고 집 앞에 있는 피자가게에 가서 가장 좋아하는 피자 슬라이스 한 조각이랑 음료를 먹기로 해. 이미 매일같이 오던 너붕을 알아본 주인은 언제나와 같은거냐며 호탕하게 반겨. 너붕은 오늘은 더 좋은걸 먹을거라며 치즈를 추가해 그리고 주머니를 뒤지는데 아까 샤워하고 옷갈아입으면서 두고 나왔나봐. 너붕은 하다하다 이런 실수를 하나 싶어 주인에게 돈을 가지고 다시 오겠다며 미안하다고 말해. 그런데 뒤에서 내가 사지. 하는 목소리가 들려. 세상에 캡틴 아메리카야. 왜 여기 있지 하고 놀라는데, 스티브는 거기에 자신이 먹을것 까지 추가 주문을 하고 돈을 내.

사실 너붕이 살고 있는 브루클린의 아파트는 쉴드에서 구입해 놓은 거야. 너붕은 입사한 뒤로 6A에 살고 있고, 스티브는 5A에서 사는데 훈련이 끝나고 처음 오느라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던거지. 그렇게 작은 피자 가게의 몇 안되는 테이블 하나를 차지 하고 앉아 너붕은 눈을 이리저리 굴려. 스티브는 그런 너붕이 귀여워. 예전에 버키의 여동생이 기억이 나. 자신은 몸이 약하고 가난해서 잘 해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으니 기쁜 마음으로 너붕에게 피자를 사줬어. 그런데 너무 긴장해보이는 너붕이라 무슨 말을 꺼낼까 고민해. 그러다 콜슨 얘기를 꺼내며, 너를 많이 아끼는것 같다고 해. 그러자 너붕이 무슨소리냐는 듯 쳐다봐. 스티브는 콜슨과 얘기를 나눠보니 허니요원 칭찬이 아주 대단했다며 살짝 없는 얘기까지 섞어서 전해. 그러자 너붕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광대가 뽈록뽈록 올라가. 피자가 나왔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제가 가져올게요! 하고 가지러 가.

그렇게 스티브와 너붕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어색하지만 첫 저녁을 먹어. 스티브는 너붕을 위로하기위해, 자신이 처음 입대해서 얼마나 깨졌었는지 얘기해. 의견을 내도 거절당하기 일쑤에,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그렇지만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하나 둘 자신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었고, 자신도 더 나아졌다고 말이야. 너붕은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을 위로해주다니 너무 신이나. 이제 일주일만 참으면 월급이란 사실이 더 기쁘게 다가와. 짧은 식사를 마치고 아파트로 돌아가려던 너붕이 저는 이 건물에 살아요. 안녕히 가세요! 하며 뛰어 올라가자 스티브는 자신도 이곳에 산다는 얘기 하는걸 놓치고 손을 살짝 흔들어줘. 그리고 혹시나 너붕이 마주치고 민망할까봐 주위를 산책하고서 천천히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갈거야.










11-2

너붕은 드디어 월급을 받았어. 너무 신이나는데 생각해보니 딱히 쓸 곳이 없어. 지내는 곳은 쉴드 제공이고,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다니며 과외로 생활비를 벌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은 없었거든. 이걸 가지고 뭘할지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신이나지만 동시에, 새로 들어간 일을 떠올리면 긴장이 돼. 캡틴 아메리카와 콜슨이 이번에 뽑은 신입들에게 미션을 주었거든. 너붕은 매일 밤을 새가며 일을 하고 있어. 그리고 요즘은 콜슨이 그렇게 혼내지도 않아. 빠꾸먹은 자신의 제안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어쩌면 그 이유를 알듯 말듯한 재채기가 나오다 만 기분에 이상한 표정으로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어. 입사동기들은 대부분 현장팀이고, 사무직에는 경력직들이 많아서 너붕 또래의 동료들을 찾기가 어려워. 너붕은 생각을 이어가다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나의 중요한 안건에 대해 생각해. 월급을 받았는데 아직 집에 못들어가서 레스토랑은 꿈도 못꿔. 그래도 스테이크를 딜리버리하면 맛있지 않을까 생각해. 

스티브는 신입이 미션을 할 때마다 일일히 조언을 해줘. 현장요원들은 대부분 그날 해야할 일들만 하면 퇴근이라 스티브도 마찬가지로 퇴근이 일러. 이렇게 전면전에 나서는 일은 그만두고 훈련을 돕는것도 할만 하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가는 걸음을 빨리 하고 있는데, 투명한 유리벽 너머 너붕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앉아 있어. 그러고보니 너붕은 같이 어울리는 동료가 없는듯해. 다들 나이차이가 많이나고 혼자 문화권이 달라서 그런가 추측할 뿐이야. 그러다 너붕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핸드폰을 쥐고 이리저리 무언갈 해. 그러다 아악. 하고 머리를 잡고 웅크려. 스티브는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문을 열고 들어가.

너붕은 스테이크를 먹을 생각에 신이나서 쉴드 딜리버리 앱을 켰어. 아무곳에서나 시키지 못해서 꼭 이 어플에 인증된 곳에서만 배달이 가능했거든. 그렇게 너붕의 워너비 메뉴인 스테이크를 찾아들어가는데, 오늘 휴무라는 거야. 너붕은 스테이크를 먹을 생각에 신이 났었는데 좌절되자 너무 슬펐어. 그런데 갑자기 괜찮냐며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에게 다가와. 너무 놀란 너붕은 의자에서 버둥대다 뒤로 넘어져. 큰일 났다 싶은데 스티브가 의자를 한 손으로 잡아 너붕이 넘어지는걸 잡아줘. 너붕은 오, 이게 바로 혈청이구나 싶어. 일어나 고맙다고 말하며 무슨일이었는지 얘기를 나눠. 너붕이 스테이크를 못먹게 되어서 슬프단 소리를 하자 자신이 맛있는 곳을 안다며 가게 이름을 알려줘. 너붕은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가기 어렵다며 고맙다고 대답해. 스티브는 아쉽게 됐다며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라고 말해. 너붕은 처음으로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스티브의 얼굴을 봤어. 그전까지는 미국의 충무공이라는 생각에 사람보다는 게임 캐릭터처럼, 유명인사를 대하는 것처럼 거리를 두고 보았거든.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며 안됐다는 듯 말하는 스티브의 얼굴이 너무 잘생겼어. 맞아, 너붕은 잘생긴 얼굴에 약했어. 공부하느라, 적응하느라, 돈 버느라,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거든. 그렇게 1층 카페테리아의 샌드위치를 먹으며 스티브의 얼굴과 목소리를 곱씹는 너붕이야.









11-3

어느덧 너붕이 일한지 1년이 되어가.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어. 너붕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아채자, 금방 성장해 콜슨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어. 그리고 이번에는 팔콘과 캡틴 아메리카가 함께 하는 임무에 백업 요원으로 투입되었어. 현장일을 해본적 없지만, 지난 1년간 틈틈히 나타샤가 하는 훈련을 받았어. 그러다 완다와 함께 하기도 했는데, 둘다 다른 문화권에서 미국에 적응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얘기하다보니 또래라 금방 친해졌어. 완다는 너붕이 스티브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유일한 사람이야. 그래서 이번에 너붕이 투입한 임무에 얼마나 열심힌지 걱정 반 장난 반으로 놀리러 왔어.

허니,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을 하다니.. 그러다 쓰러지면, 그래, 너의 스띠-.
야, 무슨 스띠-야, 그렇게 부를 사이 아니거든.
이번 기회에 눈을 들면 돼지. 언제까지 뒤에서만 몰래 쳐다볼거야.
내가 언제 몰래 쳐다봤어. 하도 몸이 커서 돌아다니면 쳐다볼 수 밖에 없거든.
누가 몸이 큰데?

갑자기 들어온 팔콘, 샘이 물어봐. 그러자 너붕과 완다 모두 입을 다물고 허공을 어색하게 바라봐. 샘은 이상한 기류에 장난이 동해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아 너붕에게 어깨 동무를 하며 물어. 허니비요원, 누가 몸이 큰데? 별 일 아니에요. 여기는 왜 오신거에요? 아직 회의 시간 남았는데요. 너붕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건지 놀래서 샘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을 건네.

그렇게 투닥대고 있는데, 멀리서 스티브가 등을 부풀리며 다가와. 샘을 떨어뜨려. 스티브가 샘에게 샘, 아무리 친해도 그렇지, 그렇게 사무직 요원에게 팔을 얹고 그러면 어떡하나. 라며 꾸짖자, 허, 내가 너도 아니고 같은 민간인이라 별로 안무겁.. 허니? 나 안무겁지? 근데 우리 캡틴 아메리카는 몸이 많이 커서 되게 무거울.. 샘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슬며시 웃으며 말을 옮겨. 그러자 허니는 아뇨? 하나도 안크신데요? 헐크정도는 돼야 크다고 할 수 있죠! 그치 완다? 하며 완다에게 동의를 구해. 방심하고 있던 완다는, 어? 아니야 캡틴 정도면 큰데.. 라며 너붕을 쳐다보니 너붕이 이상한 얼굴로 고개짓을 하자 무언가 알았다는, 어.. 그치. 근데 헐크가 제일 크지. 제일 세. 라며 갑자기 헐크를 칭찬하기 시작해. 이들이 하는 말을 따라잡기 어려운 스티브는 너붕이 몸이 큰 헐크를 좋아하는건가 싶어. 자신은 크지만 그정도는 아니라 조금 언짢아진 목소리로 샘에게 방해 그만하고 이만 비켜주자고 말해. 사실 권유하는듯하지만 거절은 선택지에 없어보였어. 샘은 무언가 눈치챘다는 듯이 스티브와 너붕, 완다를 번갈아보더니 알았다며 웃으며 떠나. 완다와 너붕은 안들킨것 같다며 킬킬대며 속삭여. 둘은 마치 고등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모여 노는것처럼 그렇게 투닥거리며 회의를 준비해.

스티브는 회의하는 동안 너붕을 지켜봐. 적응하느라 바뻤던 모습으로 처음 봤었기때문에 마냥 도와줘야 할 상대로 봤었는데, 요즘은 일도 잘 하고 사람들하고도 잘 지내는것 같아 다행인것 같아. 그런데 샘과도 친한지는 몰랐어. 아까 팔을 어깨에 올린채로 얼굴을 가까이하고 장난치는데 거슬리는 기분에 몸을 키우고 둘을 떨어뜨려 놓았어. 그래봤자 헐크보다는 작지만. 그나저나 너붕이 헐크를 좋아하는지는 몰랐어. 그동안 오며가며 몇마디 나눴었는데 한 번도 배너박사나 헐크에 대한 말은 한 적이 없거든. 회의는 서로의 역할에 대해 한번 더 확인하고, 플랜 B와 C에 대한 얘기가 전부였기에 금방 끝이 났는데, 몸이 열이 올라 영 답답한 스티브는 체력단련실에 가 애꿎은 샌드백 3개를 터뜨리고나니 속이 후련해져.

마지막 회의가 끝난 후 너붕은 자료 정리를 위해 회의실에 남아있었어. 스티브는 지나가다 너붕을 발견하고 노크를 해. 너붕이 자신을 보며 웃자 자신도 따라 웃어.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너붕이 안타까운 스티브는 저녁은 먹었냐 물어. 너붕이 고개를 젓자, 굶으면 안된다며 잠시 기다리라더니 30분 뒤에 손에 무언가를 들고 들어와. 너붕이 뭐냐고 물으니, 스테이크라고 말해. 그런데 너붕이 좋아하는 곳에서 먹던 그게 아니야. 너붕이 어디서 샀냐 물으니 이전에 너붕에게 말했던 스티브의 스테이크 맛집에서 포장해 온거래. 그런데 열어보니 양이 너무 많아. 3인분은 족히 넘어보여. 너붕이 양이 좀 많지 않나요? 하고 묻자, 항상 자신이 먹던걸로 준비해달라고 했더니 양이 좀 많은것 같다며 부끄러워해. 너붕은 괜찮다면 같이 먹자고 말하자 스티브가 괜찮다며 일어나려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샘이 어디서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냐며 들어와. 스티브는 기분이 팍 상해서, 거절하려던걸 그만두고 자리에 앉아. 샘이 왠 고기냐며 다가오자, 이건 나와 허니비요원이 먹을 식사네. 자네가 먹을건 없으니 이만 나가주게. 그러자 샘이, 이거 양이 3인분은 넘어보이는데 뭐 어떠냐며 같이 먹자고 의자를 끌어와 앉아.

너붕은 샘이 들어와 싫지 않아, 오히려 어색했는데 잘 되었다싶어. 그런데 스티브는 별로 안색이 안좋아. 아무래도 곧 현장을 나가니까, 캡틴 아메리카여도 긴장이 되나 걱정이 돼. 그런데 갑자기 스티브가, 이런, 여기 포크가 2개 밖에 없네. 미안하네만, 자네와 같이 먹기에는 불편한것 같으니 다음에 함께 하세. 그러며 샘을 뚫어져라 쳐다보는거야. 샘은 그냥 장난으로 한 두입 얻어먹고 나가려다가 오기가 발동했어. 아, 그래? 그럼 캡틴이 내 입에 넣어주면 되겠네. 아, 아니면 허니비요원이 해줄래? 그러자 스티브는 눈 앞에 있는 스테이크 한 덩이를 샘의 입에 넣더니, 그렇군, 어떤가 자네 몫이네. 맛이 있나? 하고 물을거야. 그러자 놀란 샘은 스티브가 넣어준 고기를 씹지도 못하고 마구 웃어. 그러다 고기를 와구 씹어 삼키더니, 허니비요원에게 잘먹었다며 어깨를 두드리고 나가.

너붕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오랜만에 긴장을 해. 그러다 스티브와 눈이 마주치고, 스티브가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편하게 식사를 하라고 해. 너붕은 어쨌든 자신의 몫의 고기가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고기를 썰어 입에 넣기 시작해. 씹자마자 퍼지는 따뜻한 고기의 육즙이 혀를 적시고 너붕은 기분이 너무 좋아. 너붕이 신나하며 고기를 먹자 스티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스티브는 너붕의 웃는 모습을 보며 같이 웃다가, 너붕이 더이상 버키의 여동생 대용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 앞에서 열심히 고기를 써는 너붕을 보며 다시 생각이 깊은 눈으로 바뀐 스티브야.









스팁너붕붕 버키너붕붕 게통너붕붕 세즈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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