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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3 22:57
토끼줍는 쿄스케 1 2 3 完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방 안. 푹신한 침대 위, 느지막이 눈을 뜬 쿄스케는 저를 꼭 안고 있는 히데아키의 얼굴을 내려다봤음. 아직도 부어 있는 두 눈에 마음이 쓰린 쿄스케가 히데아키의 눈가를 살 쓸었음. 길게 내려앉은 속눈썹이 손가락 끝에서 사락거렸음.
-얼른 크자. 애기야.
괜스레 손을 내려 따끈한 연홍빛의 양볼을 누르자 통통한 입술이 붕어마냥 뾱 나왔음. 큭큭대는 쿄스케에 이익 인상을 쓴 히데아키가 부스스 눈을 떴음.
-깨 있었어?
-... 애기 아냐.
잠시 빗뜬 눈을 깜빡이니 까맣고 동그란 눈에 쿄스케가 훤이 비쳐 보였음.
-토끼 병원 선생님이 그랬잖아. 나 애기 아니라서 이제는 밥 많이 먹어도 안 커.
입을 한 번 삐죽인 히데아키가 쿄스케 품으로 파고 들었음.
-쿄스케는 내가 큰 토끼 됐으면 좋겠어?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쿄스케가 열심히 답을 고르는 사이, 히데아키는 꼼질꼼질 움직이더니 쿄스케의 발끝에 톡톡 자신의 발끝을 맞추고는 쿄스케를 올려다보며 말했음.
-있지, 나 토끼 말고 사람이면 꽤 크지..? 쿄스케보다는 작지만 그건, 음... 쿄스케가 엄청 큰 거고! 그치?
그 말이 아닌데, 두 뺨을 물들이고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히데아키가 귀여워서 꼭 안은 채로 웃음을 터트렸음. 히데아키는 어리둥절한데 웃으니까 좋은 거겠지 싶어서 안긴 채로 히히 따라 웃었음. 조금 숨이 막힌 히데아키가 콩콩 어깨를 때리고 놔달라고 할 때가 돼서야 가둔 팔을 풀고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붉게 달아오른 눈가에 눈물이 찌끔 맺힌 상태로 올려다보니까 순간 이불로 덮어버릴 수밖에 없었음. 쿄스케는 진짜 좀 위험하다 싶은데 그것도 웃기다고 이불 속에서 꺄르륵 거리는 히데아키에 이 어린 토끼를 어쩌면 좋나 싶었음. 그래도 뭐, 아무렴 어때 히데아키가 웃으면 된 거지. 다른 건 조금씩 천천히 하면 알려주면 되니까.
-사랑해, 히데아키.
-으응? 뭐라구? 못 들었어..!
이불 속에서 뿅 나타난 히데아키를 보니 처음으로 마주 봤던 때가 떠올랐어. 다시금 깨닫지, 작은 토끼가 나를 돌아보던 순간부터 내 세상은 너로 가득찼음을.
쪽-. 입술을 부딪히자 터질 듯 새빨개진 얼굴로 이불을 돌돌 말아 숨어버린 히데아키를 다시 꼭 안고서, 폭신한 이불 위로 연신 입술을 꾹꾹 눌러 마음을 전해.
-사랑해.
사랑해. 나의 토끼, 나의 히데아키.
-
이른 아침, 창가에 걸린 햇살이 히데아키의 눈가를 간질였음. 코끝에 걸리는 익숙한 체향에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콩콩 뛰어,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뜨지. 진한 눈썹과 꼭 감긴 눈, 긴 속눈썹, 쭉 뻗은 콧대, 실은 꽤 귀여운 입매까지, 제가 사랑하는 쿄스케로 가득해. 감상하듯 한참을 바라보다 처음 그와 눈이 마주친 때를 떠올렸어. 스륵 눈을 감고는 생각해. 마주 봐 줄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릴래. 쿄스케를 꼬옥 안으며 품으로 파고들었어. 그러고는 작게 속삭였지.
-사랑해, 쿄스케.
+ 괜히 덧붙이는 이야기
-히데아키 수인인 거 알게 된 후로는 수인 전문 병원으로 감. 동물병원은 가끔 놀러 가는데 쿄스케가 히데아키 수인이라고 토끼 모드여도 못 만지게 함. 사랑둥이 히데토끼가 먼저 의사센세한테 포르르 가도 쿄스케가 금방 떼 놓음. 그러면서 지는 눈앞에서 겁나 주물럭거림. 의사센세는 히데아키 인간형인 거 본 적 없어서 가끔 수인이라는 거 개뻥이고 이 야쿠자가 그냥 고약한 방법으로 날 괴롭히는 걸까 합리적 의심 중.
-토마토파슷따 때 면 삶던 거 시간 한참 오버해서 흐물흐물해짐. 히데아키 배고파해서 그냥 불어 터진 면으로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는지 가끔 흐믈렁파슷타 해달라고 함.
-따깔쓰들 은근히 히데토끼 빈자리가 컸는지 히데토끼 굿즈 공구해서 다녔는데 그마저도 쿄스케한테 걸려서 다 털림. 쿄스케 즈그 토끼 소주한다고 개화났는데 굿즈들이 말이지 솔직히 진짜 귀엽거든... 슬쩍 이런 거 어디서 만드냐고 물어보더니 며칠 뒤 폰 토끼 범벅되어 있다더라. 히데토끼 얼빡샷 그립톡까지 싸악.
-쿄스케는 몸이 서늘한 편이고 히데아키는 따끈따끈한 편이라서 안고 자면 딱 좋음! 그래서 꽃잠은 언제...? 싶잖아. 저러고 얼마 후 히데아키 첫 발정기 옴. 쿄스케는 더 이상 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마치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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