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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23:17
토끼줍는 쿄스케 1 2 3 完
히데아키는 인간화를 할 수 있게 되고 엄청 기뻤어. 쿄스케의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좋아해, 사랑해 꼬옥 안아줄 수 있으니까 이 마음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잖아. 그런데 쿄스케는...
'사랑해, 더 많이.'
-...그짓말.
우뚝. 히데아키가 자리에 멈춰 섰음.
-나..
-?
-나! 왜! 안 만져줘!!!!!!
마트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음(엄멈머... 뭐야뭐야) 히데아키의 우렁찬 토끼후에 쿄스케는 멍해졌지. '이게 무슨...?' 히데아키는 퉁퉁 불린 아랫입술 꼭 깨물고 쿄스케를 죽어라 노려봤음. 호두턱이 되어서는 발개진 눈가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또르르 흘렀지. 당황한 쿄스케가 히데아키의 얼굴로 손을 뻗었더니 고개를 팩- 돌리고는
-쿄스케 미워!! 바보 멍청이야!!!!
다 필요 없다는 듯 반대편으로 전력질주하는 히데아키였음.
간만에 한가한 날이었음. 쿄스케는 하루 종일 히데아키와 행복할 예정이었지. 그랬지, 그랬는데.. 히데아키가 며칠 전부터 풀이 잔뜩 죽어있더니 엊그제부터는 내내 토끼로만 있는 거야. 인간화할 수 있게 된 후로 토끼로 있는 일은 잘 없었는데 말이지. 털공마냥 몸을 동그랗게 말아서 얼굴도 안 보여주니까 마음 겁나 찢어지는 쿄스케였음. 어찌저찌 겨우 어르고 달래서 대형마트로 데리고 나온 거였는데. 히데아키가 마트 구경하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 곧 기분 좋아져서 조잘조잘 얘기하겠지 (??: 알록달록 채소 좋아! 쿄스케는 더 좋아♡) 장도 보고 돌아가는 길은 걸어가야겠다 (??: 산책 좋아! 쿄스케 사랑해♡) 근데 마트를 왔는데도 내내 입 꾹 다물고 한마디를 안 하는 거야. 그러더니 대뜸 (??: 쿄스케 미워!! 바보 멍청이야!!!! 꺼져! 변태! 개새끼 소새끼 우~~~~p) 손길 뿌리치고 도망가는 게 무슨 일이란 말임. 어쨌든 대충격받은 쿄스케, 정신 붙잡고 보니 히데아키는 저 멀리 작아지고 있었음.
쿄스케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뒤쫓아가는데 토끼 닉값이라도 하는지 거리감이 쉬이 좁혀지질 않았음. 마트는 벌써 저 뒤에 있고 지금은 강가 산책로를 뛰고 있지. 한참을 더 달리고 나서야 조금은 지쳤는지 따라 잡힐 듯했음. 닿을 듯 말 듯... 닿았ㄷ..! 할 때쯤
퐁-!
-하아, 히데아키.
잔디 위에 포개진 옷더미를 들췄더니 녹색 풀들 사이에 하얀 찹쌀떡 하나가 콕 박혀있음. 어쨌든 얼굴 숨기면 다 숨긴 거임. 쿄스케가 숨을 고르며 쪼그려 앉았음. 잠시 기다리던 쿄스케가 히데아키를 천천히 들어 손에 올렸음. 묻어있는 풀과 흙먼지를 털어주는데 꿈쩍도 안 해.
-아가, 나 안 볼 거야?
말 끝나기 무섭게 히데아키와 제 손바닥 사이가 축축하게 젖어갔음. 쿄스케는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물기 어린 쨔그만 등을 톡톡 토닥여주어야 했음.
마치아카
토끼짤햎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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