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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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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조직의 수장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무슨 생각인지 한 재벌가의 3세에게 접근하려 하고 있었다. 그 재벌 집안이 거느리고 있는 많은 사업체 중에는 종합병원도 있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정식 종합병원에서 불법매매된 장기를 수술에 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대체 뭘 원하는 건지 몰라도 그 용의자는 재벌가의 3세, 현직 의사 겸 종합병원의 부원장이자 그 재단이 소유한 의대의 교수이기도 한 자에게 접근하려 하고 있었고 그 의사는 클럽 던전의 회원이었다. 그 의사가 아는 지인 1인을 데리고 가겠다고 던전 방문을 예약한 날이 내일이었다.
이번엔 무슨 사업가나 잘 나가는 중소기업의 유능한 인재로 위장해 봤자 접근할 길이 없기 때문에 노부는 마치다의 경호원으로 위장하기로 했다.
본명을 공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명은 쓰되 노부의 진짜 신원정보를 어느 정도 끌고 왔다. 유도 선수로 살다가 부상으로 유도를 그만두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으로 경호원은 적절했고, 가족들도 노부가 국가의 비밀조직에 들어갔을 때부터 이미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경호원이라는 아들이 가끔 화려한 명품 수트를 입고 퇴근하거나 화려한 머리 스타일로 돌아와도 업계를 잘 모르는 가족들은 노부가 고용인이 사 줬다, 고용인이 파티에 데려가려고 이렇게 꾸며놨다고 하면 그런 줄 알았고. 얼굴이 꽤 팔렸으니 몇 년간은 잠입 작전에는 투입되지 않을 거라 더더욱 적절했다.
마치다는 노부를 데리고 단골이라는 미용실에 데려가서 머리를 일단 짧게 쳤다.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는 경호원의 직업 특성상 깔끔 머리 스타일로 바꾼 것이다.
"지금 머리 스타일 예쁜데 아깝다."
마치다가 그렇게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다음엔 경호원용 수트를 사러 갔다. 눈에 띄는 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밋밋하지만 깔끔한 검은색 수트를 몇 벌 구매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물론 조직에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미용실 요금과 함께 꼼꼼하게 영수증을 챙겼다. 쇼핑을 마치고 나서 마치다와 함께 거리를 걷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떡볶이 코트를 입고 팔랑팔랑 걸어오던 남자가 와다다 뛰어와서 노부에게 달려들었다.
"형! 머리 잘랐어?"
"어, 튼튼아."
예전 머리 예뻤는데 왜 이렇게 짧게 잘랐냐고 다다다다 떠들어대던 튼튼이는 옆에서 튼튼이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치다를 보고는 헛! 하더니 금방 허리를 숙여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우리 형 동생인 타다오미입니다!"
"반가워요. 마치다 케이타예요."
튼튼이는 대학교 1학년이었는데 지금은 고등학교 때 다니던 입시학원에서 사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2년 전 마치다가 튼튼이와 함께 걷는 노부를 봤던 날도 학원에 가는 튼튼이에게 밥을 사 주려고 만났던 길이라 이 학원가 앞에서 함께 걷고 있었는데 오늘도 학원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길이었던 모양이었다. 마치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글생글 웃고 있는 튼튼이가 귀여운지 웃고 있다가 먼저 물었다.
"아르바이트는 몇 시까지 가야 돼요?"
"저는 8시까지 가면 돼요."
"저녁 먹었어요?"
"편의점에서 도시락 먹고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려고 했어요."
마치다는 시계를 보더니 튼튼이와 노부를 번갈아보며 물었다.
"우리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같이 먹을래요? 내가 사 줄게요."
튼튼이가 노부가 결정하라는 것처럼 노부를 바라봐서 노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 사람은 게를 먹으러 갔다. 튼튼이가 집에서 밥 먹을 때 제일 좋아하는 건 카레고 외식할 때 가장 좋아하는 건 게 샤브샤브 정식이라고 말한 걸 마치다 상이 기억해 주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한동안 외식을 못했기 때문에 게는 오랜만에 먹는 튼튼이는 엄청나게 들떠 있었기 때문에 저녁식사 내내 분위기가 좋았다.
"우리 형 알고 보면 엄청 다정하고 상냥한데 낯가리고 모르는 사람한텐 무뚝뚝해서 연애도 한 번도 못해 봤거든요."
"오호."
마치다가 몹시 흥미로운 표정으로 듣고 있어서 신난 타다오미는 말을 멈출 줄을 몰랐다.
"쑥맥이라서 평생 연애도 못할까 봐 걱정했더니 이렇게 예쁜 분이랑 사귀시다니."
"타다오미!"
노부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지만 마치다는 웃고만 있었다.
"오, 나 예쁜가?"
"엄청요!"
"아무래도 귀여운 타다오미군에게 디저트까지 제대로 대접을 해 드려야겠는데."
"말씀 편하게 하세요. 저 우리 형보다 10살이나 어려요."
마치다는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고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고. 마치다가 잡혀 있던 범죄조직이 완전히 소탕됐을 때는 이미 초등학교를 졸업할 나이였고 그 후로도 계속 과장의 일을 돕느라고 바빴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모두 아주 나중에야 졸업자격인증시험을 봤다고 들었다. 대학은 가지 않았고. 그래서 올해 대학에 입학해서 한창 신나게 학교에 다니고 있는 튼튼이가 늘어놓는 대학 시절의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까 싶었는데 마치다는 아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결국 마치다는 튼튼이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케이크와 홍차도 사 주고 학원 출근 시간이 되기 전에 노부와 함께 튼튼이의 학원 앞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그날 밤 노부가 마치다를 집에 데려다주고 차를 한잔 한 다음 집에 돌아오자 튼튼이가 상기된 얼굴로 방에 뛰어들어왔다. 노부가 재킷을 벗다가 돌아보자 튼튼이는 노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실실 웃기 시작했다.
"왜 그래?"
"이제 내가 아는 형 얼굴이네."
"얼굴?"
노부가 제 얼굴을 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튼튼이는 또 샐샐 웃으며 노부의 뺨을 쿡쿡 찔렀다.
"형이 마치다 상 볼 때 형 표정이 얼마나 간질간질했는지 알아?"
"... 그래서 그렇게 얌전히 못 앉아 있고 몸을 배배 꼬고 있었어?"
식사할 때와 디저트를 먹을 때 계속 꼼지락거리고 들썩들썩거리길래 자리가 불편한가 했더니 불편한 게 자리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간질간질하기는 무슨."
노부가 튼튼이의 이마를 콕 누르며 밀어내자 튼튼이는 안 밀려나고 다시 달라붙었다.
"형이 누구를 만나더라도 형이 그렇게 설레는 표정으로 바라볼 사람이라면 난 좋았을 거야."
"... 응."
"그런데 형이 좋아하는 사람이 마치다 상처럼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더 좋아."
"... 응. 좋은 사람이야."
"그래서 말이야. 화분은 뭘로 보내는 게 좋을까?"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노부의 부모님이 꽃집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튼튼이가 노부와 튼튼이도 꽃집에서 일을 자주 도와서 꽃 키우는 법을 잘 안다며 쉽게 죽지 않는 다육이 같은 걸 선물해주겠다고 했다. 튼튼이는 당장 내일 부모님의 꽃집에 가 보자고 했지만 내일은 장기매매 조직의 수장 용의자가 던전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다.
"네가 한번 골라놔 봐. 형이랑 마치다 상은 며칠 바쁠 거라서 형이랑 며칠 뒤에 다시 꽃집에 가 보자."
그 용의자가 관련돼 있다는 증거 및 그 조직의 근거지를 찾아야 하는 일이라 앞으로는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명확한 약속은 잡지 못하고 그렇게말하자 튼튼이는 활짝 웃었다.
"알았어, 내가 엄마랑 아빠한테도 여쭤보고 골라놓을게. 나 목요일에 학원 안 가는데 목요일에 같이 꽃집 갈 수 있어?"
"... 아마 될 거야, 안 될 것 같으면 다시 말해줄게."
"응!"
그리고 다음 날 재벌 3세가 지인을 데리고 클럽 던전을 찾았다. 노부는 그 남자를 보는 순간 알았다. 이 남자는 노부가 지금까지 만난 이들과 달랐다. 사이비교주였던 그 자와도, 마약을 밀수하던 자와도, 비밀불법도박장을 운영하던 자와도 차원이 달랐다. 이 자는 정말로 위험한 자였다. 빙글빙글 웃고 있는 남자의 야비하고 서늘한 눈동자를 보며 노부는 마치다가 손님이 방문하기 직전 노부의 손을 꼭 잡으며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정신 바짝 차려야 돼. 돈 몇 푼에 사람을 쉽게 죽여서가 아니야. 이 자가 그 조직의 수장이 맞다면. 이 자는 사람을 죽이는 게 일인 놈이야."
"네."
"이번엔 정말 위험할 거야."
노부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치다는 노부의 손을 한참 만지작거리고 있다가 노부의 손을 꼭 잡고 눈을 똑바로 마주쳐왔다.
"이거 하나만 약속해 줘."
"무슨 약속이요?"
"중간에 언제라도 상황이 위험해졌다 싶으면 넌 무조건 빠져."
"... 그럴 순 없어요. 알잖아요. 내가 어떻게 마치다 상만 두고 빠져요."
"우리 마약조직에도 들어가 봤고 불법도박조직도 가 봤지만 이놈들은 사람을 죽여서 사람의 몸으로 돈벌이를 하는 놈들이야."
"..."
"이놈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아."
"과장이 마치다 상을 장기매매 조직에도 잠입시켰어요?"
마치다는 한숨을 쉬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부가 깊게 한숨을 내쉬자 마치다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노부를 바라봤다.
"약속해."
"..."
"위험해지면 일단 너부터 빠져나가."
"그건 안-"
"부탁해, 노부. 약속해 줘."
마치다는 아직도 노부가 사다 준 사모예드 인형 '노부짱'을 아끼고 있고 노부가 마치다의 집에 갔을 때 마치다가 '노부짱'을 안고 '우리 노부짱'하는 것도 많이 들었지만 노부에게 노부라고 부른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금 노부에게 약속을 받아내려고 하는 마치다의 마음도 잘 느껴졌다. 그러나 결코 들어줄 수 없는 내용이라 노부는 마치다를 품에 꽉 끌어안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둘 다 무사히 끝내요. 둘 다 무사히."
마치다는 노부의 어깨 위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대답했다.
"약속도 안 해 주고. 밉다."
마치다는 투덜거리듯이 말했지만 곧 담담하게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둘 다 무사히 잘 끝내자."
놉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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