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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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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박먹음
원작스포있음 캐붕있음
여공남수 엠프렉
괴식주의
소요경 소요창현 소요상류
살구는 사랑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데 그 성격부터 뭔가 사람들을 무섭게 하더니, 워낙 냉정해서 어릴때부터 울지도 웃지도 않았음
물론 상류한테는 좀 웃어줬음. 상류가 웃으면 자기가 따라웃음
도산경도 핏줄이 당기는지 도산경이 찾아와서 놀아주고 하면 살짝 희미하게 웃을때가 있겠지. 나중에 상류가 소요한테 말해주기를, 아무래도 살구가 자기 머리 아홉개 중에 성격 제일 더러운 머리를 닮은 거 같다고 큰일이라고
소요는 별 생각 없었는데 상류가 큰일이라고 말하니 좀 놀라긴 함. 상류는 원래 본인 성격 더러운것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요. 너 정도면 악당은 아닌데.. 하니까 그나마 그게 다른 여덞머리가 말려서 그런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냐고 하는거지
살구는 말릴 여타의 머리도 없으니 저 성미를 어찌한담 싶음
소요는 자기 새끼라고 너무 예뻐해서 이 심각성을 모르는데 와중에 도산경이랑 상류랑 가까워짐
원래 서로 없는 존재라고 영원히 흐린 눈 하는 것이 이둘의 숙명이라고 생각했었단 말임 둘 다
심지어 헌원창현이랑 도산경은 정치적으로는 연합해야 해서 가끔 말은 섞었지만 둘은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이물질 정도로 서로를 취급했으나 살구 문제로 종종 고민을 나누게 됨. 이 얘기를 도산경에게 하니 도산경도 기질이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자라는 건 아니니 잘 가르치면 된다 하는 거. 문득 상류는 도산경 정도면 잘 가르칠 거 같다고 생각했음. 소요가 뭘해도 다 받아주고 인내하고 참고 결국 왕궁에 들어와 실질적 정실부인까지 꿰찬 이 도산경이면 그정도 수완은 있겠지 싶어서
여겸이때는 요괴가 어미 노릇 하는 거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좀 피했던 건데 살구때는 안 그럴거임
여겸이도 살구 되게 예뻐하는데 살구는 늘 현오랑 여겸이를 되게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겠지.. 상류는 분명히 살구는 소요와 도산경 아이라서 요괴가 아닌데 왜 저렇게 요괴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지 알수 없어서, 일부러 더 살구 앞에서는 여겸이 현오 챙겨줌. 모체라고 인식한 상류가 잘해주는 대상이면 적이 아니라고 여길 거 아니까 ㅇㅇ 여겸이는 모비가 원래 자기 어릴때보다 요즘 더 잘해줘서 이해할 수 없지만 뭐 나쁘지는 않음. 거기다 살구는 뭔가 냉랭하고 무섭지만 작고 너무 귀엽고 예뻐서 보기만 해도 웃음 나옴
살구도 잘 성장하고 소요도 왕비들도 평화롭게 잘 지냈는데 상류가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생겨버렸음
신농 의군의 대부분은 자신의 삶을 찾았는데 얼마 남지 않은 그 잔병들이 반란을 일으킴
근데 상류는 그거 이해함..
그 군인들은 신농의 이름을 받들어 죽기로 했으니 아무리 애를써도 안전한 삶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질걸 아니까 죽기 위해서 벌인 반란이었음. 단지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기 위해서. 자기 삶도 허용할 수 없는 이 병사들은 상류가 버릴 수 없는 존재들이라 오랫동안 사이 좋았던 소요와 상류가 또 싸우게 됨
소요는 이제 그들과의 손은 놓아야 한다고 당연히 그런 줄 알았는데 다시 거기로 가겠다니 눈이 뒤집힐 지경이지
저번에 그렇게 가둬뒀을때도 괴로웠는데 상류가 또 자길 버리겠다는 말로 알아들음 자기도 버리고 여겸이와 살구도 버리고
상류도 이젠 과거와 같지 않아서 달려들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소요한테 매달림
홍강이 자길 살린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빚진 것도 사실이니 한번은 그를 위해 죽어줘야 계산이 맞다고 그러겠지
구명 요괴는 한번 죽는다고 끝이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소요 끌어안고 이번 한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신 이러지 않겠다고 빌듯이 부탁하는데, 소요가 상류를 사랑하니까 이렇게 매달리면 거절 할 수가 없는 거지. 가지말라고 해도 결국 갈걸 알고 있었음. 요괴라는 존재들이 이런거임 거짓말도 못하고 한번 맹세하면 지켜야 하고..
그 냉랭하던 백발 요괴가 눈물까지 보이면서 매달려 안겨서 비는데 새삼 참 먼길왔다 싶기도 했음
둘다 서로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 안했으니까
결국 보내주는데 상류도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소요는 눈물도 말라서 웃음 밖에 안나옴. 저런 독한 요괴를 사랑하기로 한건 본인 선택인데 어쩌겠음. 소요가 약해진 건 지금 상류가 자길 사랑하는 걸 그냥 다 드러냈기 때문일 거임. 원래 상류는 자기 감정 드러내는 방법 몰랐는데 돌아오겠다고 하니까. 상류 평생에 붙잡고 살던 그 홍강이라는 거 내려놓고 자기한테 돌아오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거절함
그래서 상류는 그간 궁에서 비의 신분으로 지냈다가 일시적으로 장군 직위를 받아 신농군의 반역을 처리하러 감
'상류'는 이 전투에서 죽을 예정이기 때문에 소요는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로 한때 신농의군을 위해 평생을 바치려고 했던 그 멍청한 요괴에게 인사하기로 함. 돌아온 순간부터는 방풍패로 영원히 자기 곁에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주기로 한거니까
그렇게 보내놓고 문제는 살구가 눈이 돌아서 궁이 살얼음판이 되어버림
말이 늦은게 아니라 말을 할줄 아는데 말을 안한거라서 거의 열살때까지 살구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주변 측근 궁녀들과 상류랑 소요, 그리고 도산경과 여겸이 뿐이었음. 헌원왕후도 소요 닮은 살구를 예뻐라 하는데 둘은 적절히 거리를 지키는 사이라서 애초에 많은 시간을 보내질 않았음
살구 성격이 이렇다보니 도산경이 정말 고심해서 궁인들을 뽑아줬는데, 얘들은 살구가 말 안해도 심사를 다 헤아리겠지.
여하튼 속도 잘 말하지 않고 살구가 아직 나이가 어리고 하니까 다들 살구가 상류 사라진 거 모를거라고 생각했음
도산경이 빌려준 여우꼬리로 환형술까지 뒤집어 씌운거라 현오는 가짜 방풍 비를 아예 몰랐음. 모비가 아니라서 그렇게까지 가깝게는 못지내니까 ㅇㅇ 살구가 제일 먼저 모비가 사라진 거 알고 누구도 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화났고 소요는 대강 이해는 하지만 면목 없는 건 마찬가지라 굳이 건드리지 않았을거임
심지어는 여겸이도 며칠정도는 몰랐을 정도로 정교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조금 무서웠음
상류장군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오래 지켜왔던 신농의군의 마지막 반란지에서 동귀어진했고 소요는 그날 밤 잠들지 않고 오래오래 방풍 비의 처소에 앉아있었음.
상류 비의 궁전은 하얀천으로 장식하고 모든 물건을 치워버렸고, 그 규모의 반은 잘라서 방풍 비에게 주었으니 상류가 마지막으로 소요왕에게 보인 충의를 기억한다는 뜻이었음.
그날 저녁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지만, 그래도 결국 돌아온 상류가 창문을 넘어 침상 안으로 들어왔을때 소요가 안아줬겠지. 상류가 돌아와야 하니 이 며칠은 헌원궁 전부에 결계가 없었을거임 그럴 정도로 소요가 상류를 많이 생각함
다친 거 보면서 이미 여러번 찢어진 마음이 더 찢어질 것 같았던 소요가 기어이 돌아왔네.. 하고 안아주니 상류도 그대로 안겨서 쉼
상류는 소요가 자기한테 진심인 거 안 이후에는 흡혈을 아예 안하려고 해서 소요가 자해해서 억지로 피 먹어야 함. 빨리 나아야 여겸이와 살구가 덜 걱정할 거 아니냐고 하니까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입 대겠지
바다 속에 가라 앉아버릴 줄 알았는데 돌아왔네.
요괴는 인간들처럼 변심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아무데도 갈 수 없어
그러고 보니 상류가 소요한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음. 소요는 돌아왔다는 거부터 이미 더이상 원망할 마음이 없는데 거기서 화가 다 풀려버렸겠지. 소문이 나기로는, 소요가 그간 사이가 애매했던 방풍 비랑 다시 사이좋게 지내고 원래도 어느정도 마음은 있었던 상류 비를 잃은 슬픔을 방풍 비가 채워준다고 소문 나겠지. 어쨌거나 소요왕의 두 친자를 낳아주었고 봉호도 받았으니 이제 방풍 가문이 아무리 나약하더라도 지속적인 총애를 받는 방풍 비 덕분에 기세가 좀 세워짐.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상류는 방풍 가문 따위 알빠가 아님
이제 문제는...
살구가 상류한테 빡쳤다는 거임. 보러갔더니 냉랭하게 눈도 안 쳐다보고 말도 안하고 없는 사람 취급함
상류는 본인이 원한을 품기 시작하면 얼마나 깊게 품는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모골이 송연하겠지. 사실 소요만 걱정했는데 소요가 되게 빨리 이해해주고 잘해줘서 긴장이 풀렸던 거임.. 여겸이도 마음이 여려서 그렇게 오래 화내지 못했는데 살구 장장 8년 동안 상류 없는 사람 취급함
상류는 살구가 자신의 가장 냉정하고 성격의 나쁜 부분만 골라 물려 받은 것 같아서 우울함
요태를 타고 나지 않은 것만해도 고맙긴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자기 새끼도 아닌데 자기 성격을 닮은건지..
만약 상류가 소요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직 요괴처럼 생각하고 움직였다면 여겸이와 살구를 아예 자기 자식으로 여기지도 않았겠지. 소요를 사랑하면서도 엄두도 못냈고 소요가 정말 자기를 궁으로 들여온 것도 몇십년 지나고서야 제대로 받아들인거니까
사람 인내심이랑 요괴 인내심은 달라서 상류는 살구한테 다 맞춰주고 계속 저자세 보여줌
소요가 놀라서 저런 성격이 있었다고?
목 조르는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못마땅
약간 서운하게 느낄 정도였음
그러다가 살구가 1년 2년 5년 넘어가서까지 마음을 안푸니까 저 예전에 상류가 말했던 머리 아홉개 중에 제일 나쁜 성격을 닮았다는 말이 와닿는거.. 소요는 딸에게 죄짓지 않기로 함
그래서 그 8년 차에 모비 안부 인사 온 살구 보고 상류가 한참 쳐다보고 있음
인사는 오는데 말을 안함
식사도 같이 안한지 엄청 오래됐고.
살구가 말하는 대상은 여전히 도산경, 소요, 형제들이랑 간혹 왕후가 있음. 왕후 문안 인사 가면 인사말은 하고 묻는 말에 대답은 함
요즘 그 성격에 무예까지 배우고 있어서 다들 두려워하지만 클수록 아름다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끔 넋놓고 볼 정도겠지. 여인인데도 키가 커서 상류와 비슷할 정도고
상류는 도산경을 닮아서 크구나 정도로 생각함
그날따라 상류는 무척 우울했음
어쨌거나 살구도 열달을 품고 세상에 내보냈는데 처음부터 자기 자식이 아닌 아이가 자기한테 실망해서 떠나버린 거 같고 애초에 친자식도 아닌데 붙잡지도 못하고.. 소요랑 여겸이는 상류 편이니까 엄청 위로해주고 살구도 나중엔 마음 풀거라고 했지만 벌써 팔년이니까..
고민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동공 붉어진 상류가 어찌 알았느냐? 하고 툭 던짐
살구도 그렇고 여겸이도 그렇고 대체 어떻게 상류 본 정체를 쉽게 알았는지 이해가 안된단 말임
무시할 줄 알았던 살구가 (당연함 8년동안 무시당함) 일어나더니 상류가 머리맡에 둔 족자 꺼내옴
그거 소요가 상류 살구 임신했을 때 그려준 그 족자
여기 제가 들었지 않습니까?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들은 살구 목소리가 이제 애기 목소리가 아니어서 놀라겠지. 이제는 마음을 풀었어? 하고 상류 성질 다 죽이고 물어보는데 살구가 씩 웃음. 모친, 저는 결국 모친의 여아인데 마음을 풀고 말고가 어딨어요. 하는 거
하지만 상류는 알지
저렇게 웃는건 보복하겠다는 거임
도산 경이 마냥 착하지 않았더라면 저렇게 컸을까 싶기도 함 사실 상류는 그리 독하지도 못한 성격이니까
여남박먹음
원작스포있음 캐붕있음
여공남수 엠프렉
괴식주의
소요경 소요창현 소요상류
살구는 사랑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는데 그 성격부터 뭔가 사람들을 무섭게 하더니, 워낙 냉정해서 어릴때부터 울지도 웃지도 않았음
물론 상류한테는 좀 웃어줬음. 상류가 웃으면 자기가 따라웃음
도산경도 핏줄이 당기는지 도산경이 찾아와서 놀아주고 하면 살짝 희미하게 웃을때가 있겠지. 나중에 상류가 소요한테 말해주기를, 아무래도 살구가 자기 머리 아홉개 중에 성격 제일 더러운 머리를 닮은 거 같다고 큰일이라고
소요는 별 생각 없었는데 상류가 큰일이라고 말하니 좀 놀라긴 함. 상류는 원래 본인 성격 더러운것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요. 너 정도면 악당은 아닌데.. 하니까 그나마 그게 다른 여덞머리가 말려서 그런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냐고 하는거지
살구는 말릴 여타의 머리도 없으니 저 성미를 어찌한담 싶음
소요는 자기 새끼라고 너무 예뻐해서 이 심각성을 모르는데 와중에 도산경이랑 상류랑 가까워짐
원래 서로 없는 존재라고 영원히 흐린 눈 하는 것이 이둘의 숙명이라고 생각했었단 말임 둘 다
심지어 헌원창현이랑 도산경은 정치적으로는 연합해야 해서 가끔 말은 섞었지만 둘은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이물질 정도로 서로를 취급했으나 살구 문제로 종종 고민을 나누게 됨. 이 얘기를 도산경에게 하니 도산경도 기질이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자라는 건 아니니 잘 가르치면 된다 하는 거. 문득 상류는 도산경 정도면 잘 가르칠 거 같다고 생각했음. 소요가 뭘해도 다 받아주고 인내하고 참고 결국 왕궁에 들어와 실질적 정실부인까지 꿰찬 이 도산경이면 그정도 수완은 있겠지 싶어서
여겸이때는 요괴가 어미 노릇 하는 거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좀 피했던 건데 살구때는 안 그럴거임
여겸이도 살구 되게 예뻐하는데 살구는 늘 현오랑 여겸이를 되게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겠지.. 상류는 분명히 살구는 소요와 도산경 아이라서 요괴가 아닌데 왜 저렇게 요괴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지 알수 없어서, 일부러 더 살구 앞에서는 여겸이 현오 챙겨줌. 모체라고 인식한 상류가 잘해주는 대상이면 적이 아니라고 여길 거 아니까 ㅇㅇ 여겸이는 모비가 원래 자기 어릴때보다 요즘 더 잘해줘서 이해할 수 없지만 뭐 나쁘지는 않음. 거기다 살구는 뭔가 냉랭하고 무섭지만 작고 너무 귀엽고 예뻐서 보기만 해도 웃음 나옴
살구도 잘 성장하고 소요도 왕비들도 평화롭게 잘 지냈는데 상류가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생겨버렸음
신농 의군의 대부분은 자신의 삶을 찾았는데 얼마 남지 않은 그 잔병들이 반란을 일으킴
근데 상류는 그거 이해함..
그 군인들은 신농의 이름을 받들어 죽기로 했으니 아무리 애를써도 안전한 삶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질걸 아니까 죽기 위해서 벌인 반란이었음. 단지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기 위해서. 자기 삶도 허용할 수 없는 이 병사들은 상류가 버릴 수 없는 존재들이라 오랫동안 사이 좋았던 소요와 상류가 또 싸우게 됨
소요는 이제 그들과의 손은 놓아야 한다고 당연히 그런 줄 알았는데 다시 거기로 가겠다니 눈이 뒤집힐 지경이지
저번에 그렇게 가둬뒀을때도 괴로웠는데 상류가 또 자길 버리겠다는 말로 알아들음 자기도 버리고 여겸이와 살구도 버리고
상류도 이젠 과거와 같지 않아서 달려들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소요한테 매달림
홍강이 자길 살린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빚진 것도 사실이니 한번은 그를 위해 죽어줘야 계산이 맞다고 그러겠지
구명 요괴는 한번 죽는다고 끝이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소요 끌어안고 이번 한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신 이러지 않겠다고 빌듯이 부탁하는데, 소요가 상류를 사랑하니까 이렇게 매달리면 거절 할 수가 없는 거지. 가지말라고 해도 결국 갈걸 알고 있었음. 요괴라는 존재들이 이런거임 거짓말도 못하고 한번 맹세하면 지켜야 하고..
그 냉랭하던 백발 요괴가 눈물까지 보이면서 매달려 안겨서 비는데 새삼 참 먼길왔다 싶기도 했음
둘다 서로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 안했으니까
결국 보내주는데 상류도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소요는 눈물도 말라서 웃음 밖에 안나옴. 저런 독한 요괴를 사랑하기로 한건 본인 선택인데 어쩌겠음. 소요가 약해진 건 지금 상류가 자길 사랑하는 걸 그냥 다 드러냈기 때문일 거임. 원래 상류는 자기 감정 드러내는 방법 몰랐는데 돌아오겠다고 하니까. 상류 평생에 붙잡고 살던 그 홍강이라는 거 내려놓고 자기한테 돌아오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거절함
그래서 상류는 그간 궁에서 비의 신분으로 지냈다가 일시적으로 장군 직위를 받아 신농군의 반역을 처리하러 감
'상류'는 이 전투에서 죽을 예정이기 때문에 소요는 마음 한구석에는 정말로 한때 신농의군을 위해 평생을 바치려고 했던 그 멍청한 요괴에게 인사하기로 함. 돌아온 순간부터는 방풍패로 영원히 자기 곁에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주기로 한거니까
그렇게 보내놓고 문제는 살구가 눈이 돌아서 궁이 살얼음판이 되어버림
말이 늦은게 아니라 말을 할줄 아는데 말을 안한거라서 거의 열살때까지 살구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주변 측근 궁녀들과 상류랑 소요, 그리고 도산경과 여겸이 뿐이었음. 헌원왕후도 소요 닮은 살구를 예뻐라 하는데 둘은 적절히 거리를 지키는 사이라서 애초에 많은 시간을 보내질 않았음
살구 성격이 이렇다보니 도산경이 정말 고심해서 궁인들을 뽑아줬는데, 얘들은 살구가 말 안해도 심사를 다 헤아리겠지.
여하튼 속도 잘 말하지 않고 살구가 아직 나이가 어리고 하니까 다들 살구가 상류 사라진 거 모를거라고 생각했음
도산경이 빌려준 여우꼬리로 환형술까지 뒤집어 씌운거라 현오는 가짜 방풍 비를 아예 몰랐음. 모비가 아니라서 그렇게까지 가깝게는 못지내니까 ㅇㅇ 살구가 제일 먼저 모비가 사라진 거 알고 누구도 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화났고 소요는 대강 이해는 하지만 면목 없는 건 마찬가지라 굳이 건드리지 않았을거임
심지어는 여겸이도 며칠정도는 몰랐을 정도로 정교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조금 무서웠음
상류장군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오래 지켜왔던 신농의군의 마지막 반란지에서 동귀어진했고 소요는 그날 밤 잠들지 않고 오래오래 방풍 비의 처소에 앉아있었음.
상류 비의 궁전은 하얀천으로 장식하고 모든 물건을 치워버렸고, 그 규모의 반은 잘라서 방풍 비에게 주었으니 상류가 마지막으로 소요왕에게 보인 충의를 기억한다는 뜻이었음.
그날 저녁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지만, 그래도 결국 돌아온 상류가 창문을 넘어 침상 안으로 들어왔을때 소요가 안아줬겠지. 상류가 돌아와야 하니 이 며칠은 헌원궁 전부에 결계가 없었을거임 그럴 정도로 소요가 상류를 많이 생각함
다친 거 보면서 이미 여러번 찢어진 마음이 더 찢어질 것 같았던 소요가 기어이 돌아왔네.. 하고 안아주니 상류도 그대로 안겨서 쉼
상류는 소요가 자기한테 진심인 거 안 이후에는 흡혈을 아예 안하려고 해서 소요가 자해해서 억지로 피 먹어야 함. 빨리 나아야 여겸이와 살구가 덜 걱정할 거 아니냐고 하니까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입 대겠지
바다 속에 가라 앉아버릴 줄 알았는데 돌아왔네.
요괴는 인간들처럼 변심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아무데도 갈 수 없어
그러고 보니 상류가 소요한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음. 소요는 돌아왔다는 거부터 이미 더이상 원망할 마음이 없는데 거기서 화가 다 풀려버렸겠지. 소문이 나기로는, 소요가 그간 사이가 애매했던 방풍 비랑 다시 사이좋게 지내고 원래도 어느정도 마음은 있었던 상류 비를 잃은 슬픔을 방풍 비가 채워준다고 소문 나겠지. 어쨌거나 소요왕의 두 친자를 낳아주었고 봉호도 받았으니 이제 방풍 가문이 아무리 나약하더라도 지속적인 총애를 받는 방풍 비 덕분에 기세가 좀 세워짐.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상류는 방풍 가문 따위 알빠가 아님
이제 문제는...
살구가 상류한테 빡쳤다는 거임. 보러갔더니 냉랭하게 눈도 안 쳐다보고 말도 안하고 없는 사람 취급함
상류는 본인이 원한을 품기 시작하면 얼마나 깊게 품는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모골이 송연하겠지. 사실 소요만 걱정했는데 소요가 되게 빨리 이해해주고 잘해줘서 긴장이 풀렸던 거임.. 여겸이도 마음이 여려서 그렇게 오래 화내지 못했는데 살구 장장 8년 동안 상류 없는 사람 취급함
상류는 살구가 자신의 가장 냉정하고 성격의 나쁜 부분만 골라 물려 받은 것 같아서 우울함
요태를 타고 나지 않은 것만해도 고맙긴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자기 새끼도 아닌데 자기 성격을 닮은건지..
만약 상류가 소요를 사랑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직 요괴처럼 생각하고 움직였다면 여겸이와 살구를 아예 자기 자식으로 여기지도 않았겠지. 소요를 사랑하면서도 엄두도 못냈고 소요가 정말 자기를 궁으로 들여온 것도 몇십년 지나고서야 제대로 받아들인거니까
사람 인내심이랑 요괴 인내심은 달라서 상류는 살구한테 다 맞춰주고 계속 저자세 보여줌
소요가 놀라서 저런 성격이 있었다고?
목 조르는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못마땅
약간 서운하게 느낄 정도였음
그러다가 살구가 1년 2년 5년 넘어가서까지 마음을 안푸니까 저 예전에 상류가 말했던 머리 아홉개 중에 제일 나쁜 성격을 닮았다는 말이 와닿는거.. 소요는 딸에게 죄짓지 않기로 함
그래서 그 8년 차에 모비 안부 인사 온 살구 보고 상류가 한참 쳐다보고 있음
인사는 오는데 말을 안함
식사도 같이 안한지 엄청 오래됐고.
살구가 말하는 대상은 여전히 도산경, 소요, 형제들이랑 간혹 왕후가 있음. 왕후 문안 인사 가면 인사말은 하고 묻는 말에 대답은 함
요즘 그 성격에 무예까지 배우고 있어서 다들 두려워하지만 클수록 아름다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끔 넋놓고 볼 정도겠지. 여인인데도 키가 커서 상류와 비슷할 정도고
상류는 도산경을 닮아서 크구나 정도로 생각함
그날따라 상류는 무척 우울했음
어쨌거나 살구도 열달을 품고 세상에 내보냈는데 처음부터 자기 자식이 아닌 아이가 자기한테 실망해서 떠나버린 거 같고 애초에 친자식도 아닌데 붙잡지도 못하고.. 소요랑 여겸이는 상류 편이니까 엄청 위로해주고 살구도 나중엔 마음 풀거라고 했지만 벌써 팔년이니까..
고민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동공 붉어진 상류가 어찌 알았느냐? 하고 툭 던짐
살구도 그렇고 여겸이도 그렇고 대체 어떻게 상류 본 정체를 쉽게 알았는지 이해가 안된단 말임
무시할 줄 알았던 살구가 (당연함 8년동안 무시당함) 일어나더니 상류가 머리맡에 둔 족자 꺼내옴
그거 소요가 상류 살구 임신했을 때 그려준 그 족자
여기 제가 들었지 않습니까?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들은 살구 목소리가 이제 애기 목소리가 아니어서 놀라겠지. 이제는 마음을 풀었어? 하고 상류 성질 다 죽이고 물어보는데 살구가 씩 웃음. 모친, 저는 결국 모친의 여아인데 마음을 풀고 말고가 어딨어요. 하는 거
하지만 상류는 알지
저렇게 웃는건 보복하겠다는 거임
도산 경이 마냥 착하지 않았더라면 저렇게 컸을까 싶기도 함 사실 상류는 그리 독하지도 못한 성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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