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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4:41
토끼수인 히데아키 1 2 3 完
평소라면 따까리 시켜서 처리할 일을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직접 움직였겠지. 이유는 없었고 그냥 그러고 싶었음. 협박하고 대가리 따고 담금질 좀 하다 보니 마지막 집인데 돈 빌린 새끼는 이미 튀고 없음. 잡히면 오장육부 쓸만한 거 다 빼고 갈매기밥 행ㅇㅇ 말 끝내고 돌아서려는데 창고 쪽 뒤지던 깍두기 하나가 왁시벌깜짝이야! 하면서 소란스러운 거야. 쿄스케 비릿하게 웃으면서 걸음 옮겼더니 빚쟁이 놈은 없고 웬 더러운 번식장 아래 시궁쥐들 찍찍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거. 동물밀수 같은 걸 했나 본데 제대로 관리했을 리가. 여기저기 녹슬고 오물 묻고 뜯어진 철장이 널브러져 있겠지. 근데 저 안쪽 케이지 구석에 꼬질한 솜뭉치 하나가 보이는 거야. 쥐새끼는 아닌 거 같은데 찌끄맣고 저게 뭐야 싶음. 쿄스케 인상 팍 쓰고 쳐다보니까 (선글라스를 벗으세요;;) 행님 눈치 본 따까리 한명이 잽싸게 들고 와서 눈앞으로 대령하겠지. 자세히 보니 솜뭉치가 얕게 오르내리는 게 이거 살아있는 거 같은데...
벌써 10분째, 까만 테이블 한가운데 물이 담긴재떨이 물그릇과 대충 찢은 빵조각 사이에는 꼼짝도 않는 솜뭉치가 놓여있음. 왼 턱을 괸 채 가만히 응시하던 쿄스케는 딱. 딱. 딱. 규칙적으로 두들기던 다른 쪽 손가락을 멈추고 입을 열었음.
-이거 살아있는 거 맞아?
-어.. 근처 동물병원이라도 다녀올까요??
자선단체도 아니고 깡패새끼가 뭐하러... 잠시 생각하던 쿄스케가 한 쪽 눈썹 치켜올리고 말하겠지.
-수건 하나 적셔 와. 따뜻한 물에.
-예? 아, 예!
덩치 한 명이 후다닥 스팀타월을 대령했음. 쿄스케 손바닥에 올린 찌끄만 솜뭉치가 찌그러지기라도 할까, 답지 않게 조심스런 손길로 결 따라 샥샥 닦아보겠지. 쪼꼬만 게 숨은 쉬는지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옅은 고동과 온기에 쿄스케의 기분이 묘해졌음.
쿄스케는 동물이 싫지 않았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추잡한 인간에 비하면 훨씬 낫거든. 근데 서늘한 뱀이나 단단한 큰 개도 아니고 이렇게 작고 말랑보들한 동물을 조금 낯설지. 잘못 만지면 죽을 거 같은 한 입 거리는 처음이라.
회색인 줄 알았더니 수건에 색 뺏기는 거 보면 흰색인가 봄.재떨이 물그릇에 담긴 물 적셔가면서 살살 닦으니 조금 뽀얘지겠지. 시종일관 웅크려있던 찹쌀떡이 좀 펴지는 거 같기도 함.
깍뚝쓰들은 솜뭉치 닦고 있는 형님이 퍽이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음. 생각만.
대충 다 닦고도 별 움직임이 없는 거 같아서 뭔 짓이냐 현타 온 쿄스케가 내려놓으려는데 할짝- 약지랑 중지 손마디 사이에 촉촉하고 따뜻한 게 스치겠지. 그러더니 몸을 꼼질꼼질 쿄스케 방향으로 돌리는 거. 깍뚝쓰들 오오오-형님!! 움직입니다!! 어쩌고 막 신나하는데 쿄스케는 덤덤해 보였음.
사실 놀라서 굳은 거임. 방심하고 있을 때 촉촉하고 따뜻한 게 할짝이니까 억시발 개깜놀 심장 안녕할 뻔했는데 꼬물꼬물 움직이는 거 보니 기분이 또 묘해져서 가만히 지켜보겠지. 느리게, 빼꼼히 고개 드는 토끼랑 눈이 마주치고 반질거리는 까만 눈을 보고 있으니 왠지 앞으로 많은 게 변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음.
히데아키 있던 곳은 희귀동물 밀매하면서 어린 수인들도 납치해서 파는 개악질 불법사업장. 히데아키 영양불균형에 덜 자란 것도 있고 갇힌 케이지도 너무 작았어서 인간형 해본 적 없을 듯. 스스로 비참하단 생각조차 못 한 게 갓 태어나자마자 납치당한 거라 거기가 세상의 전부여서. 주인새끼 튀는 와중에 손꼽게 희귀한 것들만 데려가고, 상대적으로 덜 희귀해서 버려진 동물, 수인들은 탈출해서 나가는데도 히데아키 혼자만 미동도 없이 가만있었을 듯. 어쨌든 주인새끼는 능지처참형임. 쿄스케 얘 잘못되면 니들 다 죽이고 죽일 거다 토끼아범 돼서 애지중지 키울 듯. 처음 인간형 할 수 있게 되는 날이자 히데아키가 수인인 걸 알게 되는 날, 토끼아범이 토끼신랑 되는 건 좀 더 후의 일이겠지.
마치아카
토끼짤햎줍
ㅅㅈㅈㅇ
평소라면 따까리 시켜서 처리할 일을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직접 움직였겠지. 이유는 없었고 그냥 그러고 싶었음. 협박하고 대가리 따고 담금질 좀 하다 보니 마지막 집인데 돈 빌린 새끼는 이미 튀고 없음. 잡히면 오장육부 쓸만한 거 다 빼고 갈매기밥 행ㅇㅇ 말 끝내고 돌아서려는데 창고 쪽 뒤지던 깍두기 하나가 왁시벌깜짝이야! 하면서 소란스러운 거야. 쿄스케 비릿하게 웃으면서 걸음 옮겼더니 빚쟁이 놈은 없고 웬 더러운 번식장 아래 시궁쥐들 찍찍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거. 동물밀수 같은 걸 했나 본데 제대로 관리했을 리가. 여기저기 녹슬고 오물 묻고 뜯어진 철장이 널브러져 있겠지. 근데 저 안쪽 케이지 구석에 꼬질한 솜뭉치 하나가 보이는 거야. 쥐새끼는 아닌 거 같은데 찌끄맣고 저게 뭐야 싶음. 쿄스케 인상 팍 쓰고 쳐다보니까 (선글라스를 벗으세요;;) 행님 눈치 본 따까리 한명이 잽싸게 들고 와서 눈앞으로 대령하겠지. 자세히 보니 솜뭉치가 얕게 오르내리는 게 이거 살아있는 거 같은데...
벌써 10분째, 까만 테이블 한가운데 물이 담긴
-이거 살아있는 거 맞아?
-어.. 근처 동물병원이라도 다녀올까요??
자선단체도 아니고 깡패새끼가 뭐하러... 잠시 생각하던 쿄스케가 한 쪽 눈썹 치켜올리고 말하겠지.
-수건 하나 적셔 와. 따뜻한 물에.
-예? 아, 예!
덩치 한 명이 후다닥 스팀타월을 대령했음. 쿄스케 손바닥에 올린 찌끄만 솜뭉치가 찌그러지기라도 할까, 답지 않게 조심스런 손길로 결 따라 샥샥 닦아보겠지. 쪼꼬만 게 숨은 쉬는지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옅은 고동과 온기에 쿄스케의 기분이 묘해졌음.
쿄스케는 동물이 싫지 않았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추잡한 인간에 비하면 훨씬 낫거든. 근데 서늘한 뱀이나 단단한 큰 개도 아니고 이렇게 작고 말랑보들한 동물을 조금 낯설지. 잘못 만지면 죽을 거 같은 한 입 거리는 처음이라.
회색인 줄 알았더니 수건에 색 뺏기는 거 보면 흰색인가 봄.
깍뚝쓰들은 솜뭉치 닦고 있는 형님이 퍽이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음. 생각만.
대충 다 닦고도 별 움직임이 없는 거 같아서 뭔 짓이냐 현타 온 쿄스케가 내려놓으려는데 할짝- 약지랑 중지 손마디 사이에 촉촉하고 따뜻한 게 스치겠지. 그러더니 몸을 꼼질꼼질 쿄스케 방향으로 돌리는 거. 깍뚝쓰들 오오오-형님!! 움직입니다!! 어쩌고 막 신나하는데 쿄스케는 덤덤해 보였음.
사실 놀라서 굳은 거임. 방심하고 있을 때 촉촉하고 따뜻한 게 할짝이니까 억시발 개깜놀 심장 안녕할 뻔했는데 꼬물꼬물 움직이는 거 보니 기분이 또 묘해져서 가만히 지켜보겠지. 느리게, 빼꼼히 고개 드는 토끼랑 눈이 마주치고 반질거리는 까만 눈을 보고 있으니 왠지 앞으로 많은 게 변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음.
히데아키 있던 곳은 희귀동물 밀매하면서 어린 수인들도 납치해서 파는 개악질 불법사업장. 히데아키 영양불균형에 덜 자란 것도 있고 갇힌 케이지도 너무 작았어서 인간형 해본 적 없을 듯. 스스로 비참하단 생각조차 못 한 게 갓 태어나자마자 납치당한 거라 거기가 세상의 전부여서. 주인새끼 튀는 와중에 손꼽게 희귀한 것들만 데려가고, 상대적으로 덜 희귀해서 버려진 동물, 수인들은 탈출해서 나가는데도 히데아키 혼자만 미동도 없이 가만있었을 듯. 어쨌든 주인새끼는 능지처참형임. 쿄스케 얘 잘못되면 니들 다 죽이고 죽일 거다 토끼아범 돼서 애지중지 키울 듯. 처음 인간형 할 수 있게 되는 날이자 히데아키가 수인인 걸 알게 되는 날, 토끼아범이 토끼신랑 되는 건 좀 더 후의 일이겠지.
마치아카
토끼짤햎줍
ㅅ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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