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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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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설정과 다름주의 캐붕ㅈㅇ
강징텀 온녕강징 희신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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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저와 온녕이 키는 얼추 비슷했지만 덩치가 꽤 차이 난다는 걸 지금 느끼고 있었을거임. 부엌은 유달리 작고 세간이 잘 갖추어져 있지않다고 온녕은 강징이 부엌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음. 둘이 잠시 실랑이를 하다 먹고 싶은게 있어서 그렇다고 하니 뭐든 만들어주겠다고 뭐냐고 울으면서 안 비켜줌. 한 손으로 문틀 위를 잡고 몸으로 막고 있으니까 정말.. 문짝이 따로 없었음.. 운몽에서는 저를 이렇게 막을 사람도 없었고, 운몽이 아니라고 해도 삼독성수를 누가 막겠음. 무뢰배처럼 한쪽 눈썹을 들어올린 온녕을 때려줄까 싶다가 그가 은인이라는 점을 잊지 않기로함. 부엌은 좁아 둘이 들어갈 수 없다는 온녕의 허리를 밀어내려는데 손목을 잡아 제 허리를 끌어안게 했음. 그대로 등 허리를 휘감고 가슴이 퍽 소리가 날 정도로 부딪히게 당김. 속절없이 희롱당한 강징은 인상을 쓰다 또 웃어버림. 강징 인생에 이렇게 솔직하고 간지럽게 제게 다가온 사람은 없었음. 

허리가 이것 뿐이야? 
나머지는 방안에 남겨둔 거 같은데. 
..소성이 허리 살점도 아니고.. 

내 피와 살이긴 하지. 아성이 그들에 의해 자라고는 있으나 남희신의 핏줄이니, 강징은 잠시 그를 떠올리다 쓰게 미소 지었음. 잠깐 입안이 썼지만 이내 미간과 관자놀이에 닿아온 입술이 간지러워서 금세 잊었음. 
온녕은 아성이 제 자식이 아니니 함부로 애칭을 부를 수 없어 아기공자, 소성하며 조심스럽게 굴고 있음. 태어난지 한살도 되지 않았지만 아성은 무척 영특하여 벌써 어느정도 의사 표현을 하고 있었으니까. 

형. 부엌 좁아. 들어오지 말라니까. 
그럼 내가 들어가는게 맞지. 너보다야 내가 작은데.. 
뭐가 어딨는지도 모르면서.. 우리 귀한 강종주님, 이런 위험한 일 하지 말라니까요. 

가문을 일으킨다는 명목하에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네가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강징은 씁쓸하게 웃었음. 온가의 악행에 대해 여전히 분노하고 있으나 가끔은 그 자신이 그럴 자격이나 있는지를 자꾸 고민하게 되니까. 물론 강징이 사사로이 사람을 협박하고 고문하며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음. 이유가 있는 분노라고 해서, 손에 묻은 핏물이 더 맑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뿐이지. 

자꾸 그렇게 쳐다보려고. 
눈이 있는데 왜 못봐. 

온녕의 말은, 강징이 올려다보는게 귀엽다는 말이었음. 동그란 눈이 더 시야에 꽂히는 높이인지라 평소에도 곱다고 생각한 얼굴이 배는 더 유순해보였음. 고개를 꺾어 가만히 들여다보다 저를 보고 웃는 강징을 따라 웃었음. 이렇게 웃음이 많은 사람이 그 전엔 어떻게 그렇게 인상을 구기고 살았을까 싶은 거. 
아닌가. 아이를 낳고 유해진건가. 그렇다면, 그리 모진 고생을 시킨 건 놓아두고 그 것 하나는 고맙다고 해야 할까. 온녕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강징의 남자에 대해 그렇게만 잠시 고민함. 고민이 길기엔 그저 눈앞의 얼굴이 너무 예뻐보였음. 입술이 닿아도 밀쳐내지 않으니 입 맞추는 게 당장 급한 일이었지. 

여전히 문간 붙들고 입으로만 쪽쪽 여기저기 닿아오니 얼굴이 간지러워서 양손으로 가슴팍을 밀어내려다, 기분 좋은데 피할 이유가 있나 싶어 팔을 목에 두르고 끌어안음. 지난 번의 입맞춤은 가벼웠지만 강징의 상체를 거의 받아들다시피한 온녕이 조금 깊게 파고들어옴. 입술이 열리고 더운 숨이 찼음. 말캉하게 섞인 혀가 생각보다 매섭게 부드러운 입안을 훑었음. 살짝 버거워 조금 떨어져 나오면 여운이 남았는지 작은 입술이 자꾸 쪽쪽거리며 몇번이고 더 닿아왔음. 이만큼 저를 기껍게 생각한 사람이 세상에 있었던가 싶어서 멍해짐. 힘줄이 돋은 손목을 보다 팔찌하나 끼워놓으면 보기 좋겠다는 생각했음. 

들어가서 앉아있어. 뭐 먹고 싶은데. 
..매운 거.

산속에 들어 살고 있으니 뭐라도 다양한걸 바랄 순 없는 거였음. 아무거나 달라하니 안은 팔 풀지도 않고 뭐 먹고 싶은데 하며 귀를 깨물며 간지럽게 굴었겠지. 꼭 어려서 키웠던 강아지들처럼 투정을 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함. 
소성이 심심할테니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결국 온녕이 이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겠지. 방으로 가는데, 방문 안에 앉아있던 아성이 눈을 마주치며 조용히 웃었음. 아성, 모친을 기다렸느냐? 하니 팔을 들어올림. 나쁠 것은 없지만 간혹 강징은 아성이 말귀를 너무 빨리 알아듣는다고 생각함. 본래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이 빠른가 싶기도 했지만.. 건강하고 잘 먹고, 모친만 보면 방긋방긋 웃어주는 아성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많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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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신과 강징도 접문이야 했지만 다른 행위로 느껴질 정도로 달랐음. 

서로 정인이라 부른적도 없었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약간의 이야기도 나눠본 적이 없는 두 사람이었겠지. 강징은 남희신이 자신보다 광요와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음에도 어떤식으로든 정의 된 적 없는 관계에 아무 자신이 없어서 무엇도 물을 수 없었음. 
묻는 순간 그대로 끝날 거 같았음. 남희신은 강징의 얼굴을 보고 그를 만지는 것을 퍽 좋아하는 듯 했지만 아무것도 약속된 게 없는 관계였으니까. 그리고 당연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기력이 학습된 강징이 뭘 물을 수 있을리도 없었겠지. 누구도 강징을 그리 원한 적이 없었음. 모자란 아들이었던 그를 보며 짓던 강풍면의 한숨이 그랬고, 기대를 채우지 못하는 강징을 보며 괴로웠던 우자연의 얼굴도. 소중한 사람일수록 강징에게는 거리를 뒀으니 남희신이 이러는 것이 슬펐으나 익숙했음. 

종주 회의나 고소에 방문할 일이 있을 때 강징은 일부러 부관 하나만 데리고 향했음. 그는 오랫동안 강징을 알았고, 남희신과의 관계도 명백하게는 아니나 어느정도 알고 있었으니 둘의 밀회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 잘 알고 있었지. 
인적이 드문 고소의 산중에서 만난 남희신은 늘 웃는 듯 아닌 듯 부드러운 얼굴을 했던 것 같음.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했으니 강징은 때로 택무군 어제는 뭘 하셨습니까 하며 재주도 없는 신변잡기식의 말을 꺼내놓았음. 택무군은 고소는 재미없는 곳이니 말씀드릴 것도 없다며 강징이 어떻게 지냈는지를 되묻고. 그렇게 순서가 정해진 것처럼 이어지는 대화였음. 

이때 강징이 항상 고민하고 자신감 없어 했던게 언변이 부족했던 거. 운몽을 계승하느라 아등바등 할때도 금광요의 언변과 좋은 머리가 늘 부러웠음. 그런건 강징한테 없는 거였으니까. 남희신을 즐겁게 할 언변도 없었고 예술에 조예가 깊지도 않으니 공통과제는 거의 없다 시피 함. 그나마 강징의 수련 경지가 높아 수련법이나 검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순 있었음. 
광요와 있을때 그와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웃음을 보이는 것도 이해할만 했지. 강징은 한번도 남희신의 세계에 포함되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음. 

급하게 몸을 섞게 되어 고소의 뒷산에 엎드린채 남희신을 받아낸 날이었음. 무릎에 풀잎이 짓이겨졌지만 다행히 의복의 색이 짙어 티나진 않았음. 옷을 털고 일어나자 머리칼이 흐트러졌다며 머리를 다시 올려준 희신이, 가만히 올려다보던 강징을 보고 있었음. 늘 눈을 피하거나 바닥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 그렇게 동그랗게 올려다보고 있으니 살구 같은 눈이 사실은 얼마나 유순하게 생겼는지 다시 볼 수 있었던 기회였으니까. 
강징은 달빛에 홀린 듯 남희신의 가슴쪽에 가만히 손을 올려두었음. 옷깃을 당겨 제 쪽으로 몸을 숙이게 하고, 천천히 입술을 겹쳤음. 아주 느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닿은 입술이었지만 강징 본인의 심장은 터질 지경이었음. 

어깨를 쓰다듬으며 내려온 남희신의 손길을 부드러웠지만 결국 그를 밀어내기 위해 붙잡은 것 뿐이었음. 

시간이 늦었습니다. 강종주님. 
..예. 택무군. 

서로의 체온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얕고 짧은 입맞춤이었음.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그의 어깨를 잡고 밀어냈던 어깨와 팔뚝위의 체온이 조금 더 길게 남았다고, 강징은 그렇게 기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