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28903002
view 2259
2023.02.28 13:39
 

1 
2

3
4

원작설정과 다름주의 캐붕ㅈㅇ
강징텀 온녕강징 희신강징 




b4a9eedd0884b08bb4ed561139ae1f70.jpg
누이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가 어쩌다 보니 유유자적 음풍농월하며 살게 된 온녕일거임 

누이께서 살라고 했으니 버리지 않고 살고 있는 삶이긴 하나 원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음. 그나마 전에 위무선 만났던 것이 좋게 남은 인연이라, 위공자처럼 매사에 물 흐르듯 바람 따라가듯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물론 온녕이 위무선을 완전히 모방할 정도로 잘 알고 있었던 건 아니라서 그냥 본인 기준에 이 정도면 된거 같다 수준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거
온정이 떠난지도 오래되어서 그냥 산속에 기거 하며 집 짓고 하고 그랬음. 누이가 과보호한 탓이라 힘자랑 할 일 없었던 건 맞음 ㅇㅇ 온녕은 남들이 아는 거 보다 힘이 좀 더 셌었음 본인이 알던 것보다도 

세달 좀 넘게 지나니 강징의 몸도 많이 나아짐. 온녕은 열달을 품었으면 열달을 쉬라고 무슨 일이건 나서서 하고 강징이 속옷을 제외한 빨래라도 하려 들면 해산한 손 찬물에 넣으면 손 못쓰게 된다며 겁을 줬음. 얼마 지나고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된 강징이 온공자 못보던 사이이 간계가 늘었다고 하니 원래 많았는데 우리가 별로 안 친해서 몰랐던 거 뿐이라고 함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새벽은 추웠음. 화로에 쓰는 숯은 반으로 줄었지만, 강징은 아기를 위해서라도 방이 조금 더운게 낫다고 했고 강징은 고분고분 말을 들었겠지. 온녕은 자존심 강하고 다소 오만하기까지 했던 강공자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게 처음엔 신기했으나 몇달 붙어 지내다 보니 이게 더 익숙해진거지. 아성도 아주 온순한 아기였고 강징은 항상 웃는 얼굴로 아성을 살폈음. 태어나 처음 본 어미가 늘 웃고 있으니 아성도 아마 웃음이 많은 사내가 될 것 같았음. 
어쨌거나 새벽에 방이 좀 추운 것 같아 숯을 더 가져오려는데, 아성도 강징도 보통 잠귀가 밝은게 아니라 이 둘을 깨우지 않기 위해 온녕은 느릿느릿 몸을 움직여 거의 기어가고 있었을거임. 
잘 자고 있으려나 싶어서 살짝 고개를 돌렸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강징을 보기 전까진 그랬음. 거의 바람 소리처럼 목소리를 낮춘 강징이 물었음. 

온공자 무슨.. 야반도주라도 하십니까..?
화로가 꺼졌는데.. 아이가 깰까봐요. 

사내 둘이 그렇게 대화를 하니 수상쩍기 짝이 없는 그림이 됨. 
결국 강징은 또 웃어버림. 온녕이 그러고자 하지도 않는데, 이 사람과 있으면 어째서 자꾸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건지. 강징은 조용히 온녕에게 손짓하여 곁에 오게 했음. 아기들의 체온은 신기하게 높아서 아성을 안고 있으니 춥지 않았으니까.
온녕의 손을 당겨 살짝 뺨을 만지게 하니 너무 부드러워서 어디서부터 체온이 시작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따끈하고 말랑한 피부에 놀라고 말았음. 눈을 동그랗게 뜨던 온녕이 아기가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미간을 구겼음. 너무 조그맣고 귀여워서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니까 속이 탄다는 표정이었겠지. 제 새끼 어여삐 여기는 사람이 싫을리가 없으니 강징의 표정도 좋았고 

둘은 아성을 사이에 두고 그렇게 잠이 들었음. 



한번도 심술을 부리지 않던 아이였는데, 아성이 오늘 이상하게 굴고 있어 강징을 당황시켰음. 강징만 당황하고 있었음.
아성이 귤처럼 통통하고 조그만 손으로 온녕의 옷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탓에 안그래도 낡은 옷이 누더기처럼 벗겨져 어깨에 어색하게 걸쳐있는 모양새였지. 그러거나 말거나 온녕은 아기 공자님 힘도 좋으십니다 하며 웃고 있을 뿐이었음. 날이 많이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찬바람이 부는데.. 어깨를 드러내놓고도 온녕은 아기 공자님, 이 불쌍한 사내의 사정도 좀 봐주십쇼 하고 중얼거렸음. 아성은 마치 그말을 알아 듣기라도 한다는 듯이 포동포동한 볼을 씰룩이며 웃음

온공자.. 하고 중얼거리듯 불렀는데 온녕이 소리내 웃으며 오셨으면 도와주실 것이지 거지꼴 되는걸 보고만 계셨냐고 그러는거임. 강징도 그냥 웃어버렸음.

뭐 평소랑 그다지 달라보이지도 않는데요. 
 
뭐 어디 갈곳도 없고 보일 사람도 없으니 다소 거지 같은 꼴인 것은 부정할 수 없었음. 강징은 좋은 가문의 대쪽같은 공자인지라 여전히 고운 자색의 옷으로 잘 다듬어 입었는데 저는 손에 잡히는 것이 옷이라고 입고 있으니 이렇게보면 영락없이 하인처럼 보일 것 같았음. 

내일 별일 없다면 장에라도 갈까요, 온공자. 

별일이 아니라 아무일이 없는 곳이 이곳의 생활이었으니까 당연히 가게 되겠지. 온녕은 세상에 보고 싶은 사람이 남지 않았으니 사람 많은 곳을 꺼리게 되었음. 그러나 강징은 길도 모를 것이고, 아기를 데리고 가기에 산세가 그리 평탄하지 않으니 간김에 그간의 숙박비로 옷이나 한벌 해달라고 할 생각임


재생다운로드20200313_190901.gif
강징은 아성이 옷을 찢었다고 생각 안함.. 온녕이 드디어 옷을 뚫고 나왔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