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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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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설정과 다름주의 캐붕ㅈㅇ
강징텀 온녕강징 희신강징 


집착하고는 있으나 사실 돌아온다라는 명제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누구보다도 남희신이 잘 알고 있을 거 같음. 돌아오고 말고를 논할 정도로 두 사람이 제대로 가까웠던 적이 있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그도 대답할 수 없을거니까. 강징과의 만남은 다분히 일회용적인 성격을 띄고 있었고 위로용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음
남희신은 그들의 관계를 누군가 알게 된다는 것을 무척 꺼려 알리지 않았지만 강징은 고분고분 받아들였음. 터무니없는 수준의 대우였으나 강징은 남희신에게 너무 많은 걸 허용했고 남희신은 그걸 무척 당연하게 받아들였었음. 다정하지도 애틋하지도 않았던 사람을 정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러니, 강징이 어느날 미치지 않고서야 저에게 '돌아올' 수는 없는 거임. 광요와의 만남을 시작하고 당연히 그를 후순위로 미루어 두었으나 강징은 아무것도 불어본 적이 없었음. 언제나처럼 침착하게 그를 마주하고 때로 몸을 섞었지. 

가끔은 남가의 공자라는 이름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조용한 길거리, 산야의 바위에서 함부로 몸을 열기도 했음. 마지막 양심같은 것으로 힘들어하는 강징의 옷가지를 챙겨 입혀주거나 부축하여 운몽 근처로 데려다준 것이 고작이었음. 비틀거리는 허리를 붙잡아준거나 분위기에 쓸려 가볍게 안기라도 한다면 강징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음.
겨우 그 정도의 친절에도 강징은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었고.. 고작 그정도를 해주었음에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택무군 하며 다정을 숨길수 없는 목소리를 해주었음. 

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아쉬워 하는 얼굴을 마주하고 얼마든지 그를 아껴주고 싶은거. 그때의 그 작은 친절로도 그렇게 기뻐했던 강징이었는데, 그가 정말로 마음을 주고 아껴주었다면 얼마나 행복한 얼굴을 보였을지 모를 일이니까. 고집이 센 사람이니 너무 늦지 않았다면 이 생을 사는 동안은 그에게 빼곡하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 것을.. 

두 달여의 시간동안 남희신은 강징이 정말로 그를 기다려줬다고 생각했음. 그를 기만하고 다른 이에게 마음을 준 그를 강징이 기다렸다고 생각했음. 과오를 갚고 그저 행복하게만 해주고 싶었는데. 청혼서에 쓸 말을 오랫동안 고민했고 연꽃과 자색을 사랑하는 사람이니 그에 맞는 예물을 준비해주어야 겠다고 매일 생각했음. 고소의 혼사는 다소 조용하니, 모든 것을 운몽의 규격에 맞추어 혼례를 올렸다면.. 
맑은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강징이 얼마나 아름다웠을지를 가늠하는 것은 사실 고통스러운 일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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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급히 나와보라는 온녕의 말에 품안의 아성부터 살폈음. 아성은 새벽엔 칭얼거렸지만 이후엔 정오까지 잠을 자는 아이였으니까 지금은 깰 시간이 아니었단 말임. 
아기부터 살피고 나서 주섬주섬 나와 무슨 일이냐고 묻는 강징의 얼굴도 짧은 낮잠 후 노곤하게 풀려있었겠지. 
산대추가 맛있습니다. 하고 덥썩 내미는데 생대추 먹는게 급한 일이냐고 물으려다 그냥 웃었음. 급방 씻어 왔는지 젖어있는 대추가 통통하게 보이긴 했음. 하나 아삭하게 물어보니 달고 좋아서 이거 주려고 수선을 떨었냐고 물어보니 맛있지 않냐고 그저 웃기만 하는 거임. 무슨 말을 하겠음. 마음이 더워져 온공자도 참.. 하고 아삭거리다, 하나는 아직 시고 떫어서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짐. 
그런 건 먹지 말고 내려놓으라고 하더니 강징이 잠시 아성을 보는 사이 멀쩡한 거 놔두고 조금 상처났거나 강징이 내려놓은 거만 먹고 있는 걸 봄. 눈 마주치니까 제가 신걸 좋아하는데요.. 하고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대답하는거지. 
이것도 시어서 못 먹겠습니다 하고 먹던걸 온녕 쪽으로 내미는데, 잇자국이 나있는 것도 개의치 않고 받아 먹고는 안 신데요? 하고 의아하게 보는 거. 대추 들고 그렇게 쳐다보니까 다람쥐 같아서 강징은 또 낮게 웃었음. 

쓰고 신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강징 또한 항상 동생이었는데 온녕은 담백하고 솔직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게 눈에 보였음. 순수하고 솔직한게 귀엽기도 하고. 함께 있으니 마음이 편하기도 했음. 금릉 생각이 나기도 함. 이제 다컸다고 쥬쥬 잔소리 무섭다던 아릉은 잘 지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했음. 아성을 보고 좋아하려나 싶기도 하고. 아들처럼 키웠으니, 아성을 보고 마음이 복잡하려나 싶기도 하고.. 
잠시 표정이 굳은 강징의 뺨에 차가운 대추가 닿음

강종주님. 
예. 
제가 강종주님보다 좀 어립니다. 

그래서요? 강징은 무척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게 온녕이 먹여주는 대추를 입안에 넣고야 말았음. 가운데를 갈라 씨를 꺼낸터라 아무렇게 씹어대다 이게 뭐하는 거지.. 하고 아득해짐 

그래서 형이라고 불러보려고 하는데요. 
... 
싫으시면 누나도 있고.. 

소름이 오소소 돋은 강징이 먹던 대추를 던지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온녕은 약간 의기소침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음. 결국 형으로 합의봄. 누나라니 정말 강징은 그 소름을 참을 방법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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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지 않아 강징이 앓아 누웠음. 열이 심하게 나고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였겠지. 그 정신에도 아이에게 옮는다며 하도 걱정을 해서 잘 쓰지 않던 곁채를 치워 눕혀줌. 아성은 모친이 갑자기 보이지 않으니 울고, 강징은 아성 울음소리가 들리니 울고 중간에서 온녕만 고되었음. 다행히 이틀 앓고 자리 털고 일어남. 
온녕도 온정 만큼은 아니어도 의술을 하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둘 다 알게 되는게, 강징이 더이상 음인이 아니라는 점이었음. 모유를 끊을때가 되어 젖이 마르는 걸 느끼긴 했지만 다른 부분엔 신경쓸 겨를이 없었음. 평인 사내가 되어도 그리 뭐 달라진 것은 없었으나 더이상 어미될 일이 없다는 점이 섭섭하게 다가오는 거 같았을거임. 

저도 모르게 기분이 가라 앉은 강징이 모친 품을 이틀이나 찾았던 아성을 종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달래주었음. 피곤했던 모양인지 아성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반복하여 여전히 뽀얗고 포동포동했음. 

심란해보이는 강징에게 온녕이 평인된게 뭐 대수냐고 함. 
그렇긴한데, 긴 시간 음인으로 살아왔으니 묘하긴 했지. 그리고 이제 더이상 음인이 아니니 남희신.. 하긴 택무군과의 관계는 더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었음. 강징은 더이상 그에게 줄 마음이 남지도 않았고 그에게 다칠 수 있는 부분이 남아있질 않아서. 

형이 음인이고 평인이고를 떠나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능히 얻을텐데 뭐가 문제냐고 툭 던지듯이 말하는거지. 의도를 모르겠어서 강징이 뭐 이제 단수 노릇이라고 해야 하나 하고 중얼거림. 예 뭐.. 강형이 원한다면 신선도 단수만드실거외다. 하고 가까운 쪽 마당 바닥이나 긁음. 
약간 기분이 묘해서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되물었음. 온녕이 저에게 해주는 것들을 생각해 봤을 때 사실 아무리 눈새라도 짚이는 게 있긴 하지만 강징 자낮은 하루이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대답 들을 자신도 없어서 일어나려는데 온녕은 제가 신선도 아니니 뭐.. 하고 얼버무리고 말았음. 아직 잔열이 남았는지 강징의 뺨은 이유없이 간지럽고 홧홧했겠지 







대추.. 사실 계절에 안 맞는데 걍 무순적 허용으로 넘어가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