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 https://hygall.com/603748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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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1 : https://hygall.com/603750037
Chapter 3-2 : https://hygall.com/604238321

- 번역 허락은 아오삼 커맨트를 안보셔서 작가님 ㅌㅂㄹ 메시지로 받았음
- 현대 AU
- 피드백 감사
- 타투에 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음 주의......







문가에 기댄 아나킨은 커피를 저으며 자신의 침대에서 조용히 코를 골고 있는 오비완을 바라봤다. 신이시여.... 오비완은 저런 모습일 때조차도 완벽했다. 불분명한 발음 때문에 오비완이 사는 곳을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한 아나킨이 술집에서 세 블록 떨어진 자신의 아파트로 끌고 올 때도 오비완은 완벽했고, 숨 막히는 웃음소리를 내며 아나킨의 침대 위로 쓰러질 때조차도 완벽했다. 타투를 새긴 부위를 침대에 문지르는 순간 아나킨의 영혼을 파괴시키는 고통스러운 숨을 내뱉을 때도 완벽했다. 그리고 아나킨은 다음 몇 시간 동안 그 광경을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하며 흥분했다.

오비완은 베개를 들고 침대를 떠나 소파로 떠나는 아나킨이 마치 자신에게 감정 남아 있어서 자신을 차가운 어둠속에 버려둔다는 듯이 바라볼 때조차도 완벽했다.

그리고 아나킨은 그 모든 일들이 있고 나서도 오비완은 한결같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지난밤 아나킨은 한 숨도 자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마시는 커피는 다섯 잔 째였다. 아나킨은 오비완의 근처에 갈 때면 심장이 두 배로 빨리 뛰는 게 커피를 마셔서 초조해졌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기 위해 일부러 계속 커피를 들이켰다. 베개를 껴안고 웅크리고 있는 오비완을 몇 시간 전부터 슬쩍 엿보던 아나킨은 이렇게 바라만 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졸음에 겨운 오비완의 아침을 처음 보게 되었을 때 심장마비로 죽지 않으려면 이렇게 바라만 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아침 10시가 다 되었다. 아나킨은 45분 안에 /가득 찬 그릇과 다정한 영혼/으로 가지 않으면 파드메의 손에 인생을 마감하게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아나킨은 오비완을 깨우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아나킨의 이불에 귀엽게 엉킨 채로 쓸려 올라간 소매 사이로 아나킨의 이름을 내보이고 있는 오비완을 감상할 수 있는 이 순간을 떠나보내기 싫었다. 아나킨의 이름이 새겨진 타투는 흰 침대보와 대비되어 더욱 눈에 띄었다. 아나킨은 지난 몇 년간 이 순간을 상상해왔었다. 그리고 직접 보게 된 소울메이트는 상상보다 더 좋았다.

아나킨의 생각이 잠을 깨웠는지 오비완은 천천히 눈을 깜박이다가 급하게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아 혼란스럽고 약간 두려운 눈빛으로 방을 둘러봤다. 그 모습에 아나킨은 거의 코로 커피를 뿜을 뻔했다. 확실히 오비완은 침대에 어떻게 기어 들어갔는지를 기억하지 못한 채 잠에서 깨어난 게 오랜만인 것 같았다. 

"잘 잤어요? 베이ㅂ-" 아나킨은 튀어나오려는 마지막 단어를 삼켜버리려고 입을 커피로 막아버렸다. 씨발.

오비완은 그저 손등으로 눈을 비비고 입을 벙긋거리다가 마침내 "/렉스?/"라고 말했다.

아, 그래. 전 우주가 아나킨과 오비완이 처한 상황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나킨에게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저기..... 혹시 우리가.... 내 말은.... 왜 내가...... 아니, 그게 아니라....."

"부엌에 커피를 만들어뒀어요." 아나킨은 이런 버전의 소울메이트를 보고만 있기 힘들어서 그저 커피를 권했다. 상황을 벗어나게 만들어준 커피에게 당장이라도 입을 맞춰준다는 멍청한 행동을 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어젯밤에는 아무 일도 없었고요."

아나킨은 아직까지 말을 더듬고 있는 오비완을 놔두고 방을 떠나 부엌과 거실로 이어진 복도로 나왔다. 상의를 입지 않은 아나킨은 멍하게 배를 긁으면서 냉장고를 들여다봤다. 냉장고는 비어있지 않았지만 아나킨은 오비완과 같은 셰프가 일을 쉬는 날이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몰랐다. 퓌레 같은 걸 만들어 봐야 할까? 그냥 오비완에게 달걀을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게 더 나을까?

여전히 아나킨의 팔에 감긴 붕대는 오비완의 이름을 가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오비완이 아직 잠이 떨어지지 않은 눈을 깜박이며 비틀거리면서 부엌으로 들어왔을 때 아나킨은 마치 가지면 안 되는 물건을 손에 넣은 아이처럼 팔을 등 뒤로 숨겨버리고 싶다는 우스꽝스러운 충동과 맞서 싸워야했다.

"안녕하세요." 아나킨의 소울메이트가 하품을 하면서 중얼거렸다. "여기에 커피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커피 소식에 그렇게 기운이 난거 같지 않은 목소린데요." 카운터에 등을 기대며 아나킨은 씨익 웃으면서 지적했다. "만일 지난밤에 맥주 세 잔을 마신 저에게 누군가가 모닝커피를 만들어 줬다면 저라면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고-." 제기랄.

아나킨은 커피를 목구멍으로 쏟아 부었다. 그동안 들이켰던 카페인이 혀를 너무 풀어버린 거 같았다.

"흠... 그래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오비완은 긍정하면서도 어딘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 내가 술에 약하다는 사실을 무시해버려서 그러려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없네요."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아나킨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며 팔을 앞으로 뻗는 순간 커피가 손 위로 쏟겨버렸다. "제기랄."

그러자 사악한 오비완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침을 만들려던 참이었나 봐요?" 오비완은 어딘가 흥미롭다는 듯한 동시에 목소리 끝 부분을 길게 늘이며 흐려버렸다.

오비완을 바라보며 눈을 깜박이던 아나킨의 머릿속에 한 박자 늦게 이 셰프를 위해 마지막으로 요리를 해준 사람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이 떠올랐다. "네." 이미 뒤로 돈 아나킨은 도마와 긴 칼을 꺼내면서 대답했다. "오믈렛을 만들 줄 알아서요."

"멋지네요." 오비완이 박수를 보냈지만 아나킨의 귀에 그 박수소리는 여전히 오비완이 자신을 반쯤 놀리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달걀 말고 다른 재료도 넣을 거죠?"

그래, 오비완은 틀림없이 아나킨을 놀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앉아계세요." 아나킨은 칼끝으로 카운터 뒤편의 높은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커피를 갖다 줄게요."

"내가 할 수 있-"

"당신은 손님이잖아요." 아나킨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앉아요."

오비완은 의자에 앉더니 목청을 몇 번 가다듬었다. "알겠어요. 참고로 나는 크림을 넣는 걸 좋아해요. 설탕도요."

아나킨은 손잡이가 플라맹고 모양으로 되어있는 여행지에서 사온 화려한 머그컵에다가 커피를 담아 건넸다. 그런 컵을 받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오비완은 여전히 완벽해보였다.

"셔츠를 입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몇 분 동안 이어진 편안한 침묵의 끝에 소울메이트가 야채를 자르려고 준비하는 아나킨에게 말했다. "내 가슴에 난 흉터는 전부 내가 당신의 나이었을 때 지금과 똑같은 짓을 하다가 오일이 튀어서 생긴 거예요."

"저도 봤어요." 아나킨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계란을 깨 그릇에 넣고 잠시 싱크대에다가 뒀다. "작은 물방울 모양으로 난거 맞죠?"

"....맞아요." 오비완이 답했다. "렉스, 정말로 어젯밤에 나와 자지 않-"

아나킨은 실수로 접시를 통째로 팬에다가 떨어트리고 말았다. "-않았어요." 비명 같은 외침이 아나킨에게서 튀어나왔다. "제가 평범하게 타투를 새기는 동안 당신이 셔츠를 벗고 있어서 보게 된 거였-"

"그럼 그때 내 가슴을 바라보고 있었던 건가요? 왜요?" 내 몸에다 영원히 새겨질 작품을 그리느라 엄청나게 집중을 해야 하지 않았-"

"네! 사실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어요!"

"그때 집중을 못하고 있었다고요?"

"우리 둘 다-" 몇 시간 동안 고통을 겪을 수는 없다는 말이 아나킨의 입 밖으로 거의 튀어나올 뻔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집중하기는 힘들잖아요."

오비완은 3초 동안 아나킨을 바라보더니 머리를 뒤로 젖히며 웃음을 터트렸다. 덕분에 아나킨은 그 순간 요리에 완전히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아주아주 감사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말 때문에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있는 소울메이트를 보고 있자 매 초마다 뇌세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타투 새긴 곳을 씻어야 해요." 아나킨은 불쑥 주제를 바꿨다. "세면대아래에 무향 비누가 있으니까 그걸 쓰세요."

오비완이 아나킨을 바라보며 눈을 깜박였다.

"시술을 하는 동안 부위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만큼 후속 관리도 아주 중요하거든요." 오비완이 다섯 배는 더 어두워진 얼굴로 의자에서 움찔거리자 아나킨은 인상을 찌푸리며 곧바로 강의에 들어갔다.

"화장실에서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난 오비완은 아나킨의 손짓을 따라 움직였다.

"문지르지 마세요." 오비완의 등을 향해 아나킨이 말했다. "살살 두드리고 그대로 말려야 해요."

"고마워요, 렉스!" 화장실 세면대가 힘껏 열리는 소리와 함께 오비완의 외침이 들렸다.

아나킨은 비어버린 의자를 노려보다가 스토브로 다시 돌아섰다. 멍하게 야채를 요리하다가 실수로 화력을 너무 높이 올려버렸을 때는 집중을 방해한 오비완에게 모든 원망을 돌렸다. 그래도 그 덕분에 계란은 이제 거의 다 익은 것처럼 보였다. 아나킨은 팬을 살짝 흔들다가 수많은 셰프들이 검증한 방식으로 팬을 들어 올려 오믈렛을 반으로 뒤집었다.

아나킨이 카운터의 그릇에다가 오믈렛을 담고 반으로 잘라서 각자의 접시에 옮기는 동안 오비완이 부엌으로 돌아왔다.

"계란을 여섯 개나 쓴 오믈렛이에요." 아나킨이 어깨너머로 오비완에게 말했다.

"네, 여섯 개를 깨는 걸 봤어요." 소울메이트가 엄숙하게 동의했다. "당신이 계란을 네 개만 깨는데서 멈출까봐 걱정하긴 했었어요."

"필요한 거 있으세요? 소금이나 후추나 핫소스 같은 거요." 아나킨은 뒤로 돌아 성큼성큼 걸어가서 오비완을 향해 접시를 내밀었다. 

오비완이 손을 뻗자 그 접시를 오비완이 잡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이상한 전율에 사로잡힌 아나킨은 본능에 따라 접시를 위로 높이 들었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면서 입술을 삐죽거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오비완을 보고 있자 전율이 더욱 커졌다.

"보고 싶어서 그래요." 아나킨은 오믈렛이 담긴 접시가 협상용 카드라도 되듯이 들고 말했다.

"뭐를요?" 오비완이 물었지만 오비완의 두 눈은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오일이 내 가슴에 남긴 흉터요?"

"제 타투요." 뇌를 거치지 않고 생각이 곧바로 아나킨의 입을 통해 흘러나갔다. "아, 아니.... 당신의 타투요."

아나킨은 어제 새긴 제비 타투를 말하는 거였다. 이미 소매를 걷어 올린 오비완 덕분에 소울메이트 팔에 난 자신의 이름은 언제든지 볼 수 있었다. 이 오비완은 불과 일주일 전에 소울메이트 타투를 보여주기 부끄러워했던 그 남자가 맞을까? 지금 오비완은 그 타투를 숨기지 않았다. 그건 마치.....

"집중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해줄래요?" 오비완은 둥글게 뜬 눈을 깜박이며 눈썹을 들어 올리면서 악의 없이 물었다.

아나킨은 입술을 말아 올려 삐죽거렸다. "셰프와 헛된 협상을 하느라 오믈렛이 식어 가는데 괜찮으세요?" 아나킨이 코웃음을 치자 오비완은 항복한다는 듯이 양 손을 들어 올리고 셔츠를 올려 아나킨이 어제 새겨 넣은 타투를 내보였다.

그 타투는 오비완의 살결에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렸다. 만약에 아나킨이 지금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더라면 검은 줄로 이루어진 제비 날개에 달린 깃털을 쓰다듬는다는 욕망에 넘어갔을 거다.

"정말 멋지네요." 아나킨은 한숨처럼 말을 내쉬었다.

오비완은 얼굴을 붉히더니 본능적으로 셔츠를 내렸다. "당산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자화자찬하는 것처럼 들리는 거 아세요? 물론 의도한건 아니겠지만요."

"하지만 이걸 새긴 당신은 진심으로 아름다운걸요." 솔직한 고백을 하자마자 아나킨은 후회할 뻔했지만 오비완의 반응을 보고서는 말하기 잘했다고 마음을 바꿔먹었다. 오비완은 더 붉어진 얼굴을 푹 숙이고 셔츠를 최대한 아래로 잡아당기며 목청을 가다듬더니 앙 손을 앞으로 마주잡았다. 마치 이런 종류의 찬사에 조금도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소금이랑 후추를 주시겠어요?" 그리고 아나킨의 소울메이트는 예의바르게 조용한 목소리로 부탁을 건넸다.

식탁 쪽으로 손짓을 한 아나킨은 그곳으로 다가가는 오비완을 바라보며 자신의 소울메이트가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지를 고민했다. 겨우 이정도의 솔직한 찬사를 들었다고 빠르게 뒤로 물러나는 오비완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나킨이 드디어 인내심을 배웠구나. 술 취해 자기 침대에서 잠든 오비완을 밤새도록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니.

아나오비 헤이든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