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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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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이번 주 주말에 휴가 낼 수 있겠어?”


간밤의 고민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게일이 퀭한 얼굴로 아침을 먹다가 맞은편에 앉은 존에게 물어.


“글쎄, 나야 주말 휴가 낸 지 좀 오래됐으니까 대령이 막지는 않을 걸. 내 휴가는 너랑 가려고 아껴놓은 건데, 왜?”

 
실실대며 웃는 존에 그만 게일도 피식 하는 수준으로 웃어버리겠지. 요새 무슨 말만 꺼내면 저렇게 능글맞은 도발로 응수하는 존 때문에 가슴 한 켠으로 밀어 놓았던 감정이 다시금 떠오르는 기분이야. 사람 헷갈리게 저러지 좀 말았으면 싶다가도, 그 솔직한 애정 덕에 마음 속 그늘에 햇빛이 드리우는 느낌도 들었을 듯. 포크로 스크램블 에그를 뒤적이며 잠깐 머뭇거리다 마음을 다잡고 말을 이어가.


“나랑 같이 어디 좀 가자.”

“갑자기? 어딜?”

“런던.”

“...나야 좋지. 근데 너 지난주에도 주말 이틀 휴가 받았잖아. 대령이 군말없이 보내주려나.”



그 말에 게일의 눈빛이 흔들리며 표정이 어두워지길래 여유로운 척을 하며 존이 황급히 말을 덧붙여.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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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안 보내주면 우리 요새 착륙장치 볼트 다 풀어놔버릴 거라고 협박해보지 뭐.”


그럼 레먼스가 골치 아프려나? 낄낄대는 존에 게일은 조금 전보다는 환하게 웃으며 그러지는 말아달라 당부함. 존은 어쩌면 이번 휴가로 게일이 자신한테 형질에 대해 털어놓을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음. 그러니까, 자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주말 휴가를 사수해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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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연속 주말 휴가라니. 대령은 언짢은 표정을 짓긴 했지만 다행히 더이상의 문제 제기 없이 휴가를 승인해줬어. 존과 게일은 100전대의 기둥이자 전력이야. 컨디션 난조로 임무 수행이 어려워지면 둘 뿐 아니라 부대 전체가 타격을 입을 거라 판단했지. 특히 게일은 최근 눈에 띄게 상태가 안 좋아 보였으니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에 그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아야 할 것인데, 절친인 존과 함께 이틀 머리 좀 식히고 오면 좀 나아질지도 몰라. 니 친구 잘 보필해오라는 말에 씨익 웃으며 ‘명심하겠습니다, 대령님’ 하고 과장되게 경례하며 대답하는 꼴이 우스워 절레절레 고개를 젓겠지. 그러다 문을 나서려는 존을 불러세워.


“자네는 괜찮은 거야?”


날카로운 지적에 존은 일순간 멈칫했지만 금세 사람좋은 미소를 꾸며내어 대령을 돌아봄. 단순히 짬으로 대령 단 건 아니란 말이지?


“제가 언제 안 괜찮았던 적이 있습니까, 대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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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주의 토요일, 존과 게일은 런던행 기차칸이 아닌 관제탑의 간이 의자에 앉아있어. 갑작스런 상부의 작전 변경으로 인해 장교급의 모든 인원이 비상배치 인력으로 투입되었지. 주말 작전으로 결손 인원이 생기면 바로 투입돼야 한다는 이유로. 존은 인상을 찌푸린 채 위스키를 홀짝이며 옆에 앉은 게일의 눈치를 살펴. 텅 빈 눈으로 저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눈빛은 마치 깊은 고민을 하는 것도 같았고, 동시에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듯도 보였어.


게일은 오히려 근래 중 가장 고요한 마음상태가 되었어. 자신이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결과는 똑같을테니, 구태여 고민하고 애쓸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었지. 전날 갑작스런 통보에 급하게 대령을 찾아가 보았으나, 대령은 저뿐 아니라 장교급이 기존에 신청했던 휴가는 날짜 상관없이 전부 취소당했으며 앞으로의 휴가도 작전 계획이 변동되기 전까진 승인 불가능하다고 했어. 그 단호한 말에 무어라 더 반박해보려는 게일이었지만 게일의 시선을 피하며 착잡한 얼굴로 시가를 태우는 그의 표정에서 무력함을 읽어내자 그저 순응하는 태도로 경례를 할 수밖에 없었음. 대령 역시도 이 숨막히는 상부의 지시에 결정권이 없었음을, 그 표정을 보고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에. 

결국 런던으로 가 불법이든 합법이든 중절 수술을 받는 건 불가능해졌어. 휴가를 다시 받을 때까지 기다려봤자 수술 시기를 놓칠 게 뻔하니까. 그렇다고 군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한다면 형질이 탄로나는 건 불가피하고,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배는 불러올테니 결과는 같았지. 결국 무슨 짓을 하든 불명예 제대는 확정난 사안인 거야. 단 한줌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으니 게일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어. 이건 어쩌면 게일이 형질을 숨기고 입대한 시점부터 결정 난 미래였는지도. 게일은 발버둥치기를 그만두고 하루하루 심판의 날을 기다리기로 마음먹어. 또 알아? 어느날 임무 중 격추당해서 명예롭게 전사한 ‘베타' 게일 클레븐으로 남아 훈장까지 받을지? 그저 다가올 파도를 담담하게 기다리며 때가 되면 그에 휩쓸려가면 그만인 일인 거야.

그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존이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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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흠, 소리만 내며 돌아보지는 않는 게일에 다시 그를 불러봐.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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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벅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존은 자신이 담을 수 있는 모든 애정과 확신을 담아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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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겨낼 거야,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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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푹 숙인 채 게일이 작게 고개를 끄덕여. 게일의 형질, 임신, 이별. 어차피 알게 될 사실이라면, 혹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 굳이 지금 자신의 입으로 꺼내고 싶지는 않아 입술을 꾹 다문 채로.

존, 버키, 내 사랑하는 친구.

그 날이 오더라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부디 변함없이 나를 향해 웃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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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함이 사라진 대신 무언가를 놓아버린 듯한 저 모습. 자신이 어떤 말을 건네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게일로 인해 존의 세상에 금이 가기 시작해.

평온과 불안, 그 둘을 지배하는 무력감만이 소프 애보츠의 공기를 무겁게 짓눌러.




마옵에
존게일
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3.20 23:22
ㅇㅇ
모바일
안돼 벅 포기하지마ㅠㅠㅜ
[Code: 4239]
2024.03.20 23:24
ㅇㅇ
모바일
센세는 내 맘을 알까..? 읽다가 너무 좋아서 잠깐 멈추고 허공 한 5초 바라보고 발 동동거리다가 또 궁금해서 읽다가 뻐렁쳐서 멈추고 나도 알다가도 모를 이 맘을 알까??????????
[Code: 797d]
2024.03.20 23:26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 ㅅㅂ ㅠㅠㅠㅠㅠㅠㅠ 벅 용기내서 존 한테 휴가 같이 나가 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ㅠ 하필이면 비상대기라니ㅠㅠㅠㅠㅠㅠ 안쓰러운데 또 이 모습이 너무 꼴립니다... 그래 난 쓰레기야...
조용하게 무너져내리는 게일도 그렇지만 그걸 지켜보는 존은 어떻게 함 ㅠㅠㅠㅠㅠㅠㅠ
[Code: 797d]
2024.03.20 23:55
ㅇㅇ
모바일
센세 정말 사랑햐 미쳣다 벅 제발 버키 제발 ㅜㅜ 읽으면서 조마조마해 심장 터질것같다
[Code: 84db]
2024.03.20 23:59
ㅇㅇ
모바일
하..... 미치겠다 아니 게일 격추 생각하면서까지 ㅠㅠㅠㅠㅠㅠ 넘 안쓰러운 와중에 존은 너무 든든하고..... 어떡하냐고 이제!!!!!!!!! ㅠㅠㅠㅠㅠㅠㅠ
[Code: b0ae]
2024.03.21 00:03
ㅇㅇ
모바일
시발 센세..미칠거같아요.. 숨안쉬고 읽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게일 용기내서 말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ㅜ시발 어떡해
[Code: b8cf]
2024.03.21 00:12
ㅇㅇ
모바일
어떻게하면 존게일+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ㅠㅠㅠㅠㅠㅠㅠ 하루빨리 종전 종전 ㅠㅠㅠㅠㅠㅠ
[Code: 9d4f]
2024.03.21 01:05
ㅇㅇ
모바일
심장이 아릿해진다... 모든걸 이제 체념하고 받아들이고 기다리는 마음이 된 게일이 안쓰럽고ㅠㅠㅠㅠ그걸 다 보고 느끼면서 뭐라 끼어들지않고 바라보고 같이 짊어지고 가려는 존ㅠㅠㅠㅠ그냥 사랑만 할수있었으면....ㅠㅠㅠㅠㅠ
[Code: e995]
2024.03.21 01:41
ㅇㅇ
모바일
담담해진 게일 때문에 심장 북북 찢어져 센세 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aa97]
2024.03.21 02:16
ㅇㅇ
모바일
게일 너무 불쌍해ㅠㅠㅠㅠㅠㅜ텅 빈 게일 보며 존도 흔들리고ㅠㅠ
[Code: 62a0]
2024.03.21 02:37
ㅇㅇ
모바일
센세.. 나 진짜 가슴이 벅벅 찣기는 것 같아. 어차피 불명예 제대는 확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초연해버린 게일이. 아..악.. 그래도 마지막은 존과 게일 모두 웃을거라고 믿어. 존이 말한 것 처럼 둘은 이겨낼 거니까
[Code: dd7c]
2024.03.21 02:37
ㅇㅇ
모바일
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이런 대작이라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Code: dd7c]
2024.03.21 07:52
ㅇㅇ
모바일
너무 좋아서 앞구리기 11번 하고 옴
[Code: 2f6f]
2024.03.21 10:30
ㅇㅇ
모바일
아ㅠㅠㅠㅠ 존이 게일상태를 알아챘음 좋겠기도한데 게일이 사실을 알게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되고ㅠㅠㅠㅠ 센세 잘보고있어요 사랑해
[Code: 41e3]
2024.03.21 19:08
ㅇㅇ
주말이 되면 형질 얘기 터 놔서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했더니만 저렇게 되어버리니까ㅠㅠㅠㅠ게일이 포기해버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존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같이 무너지고ㅠㅠㅠㅠ이거 어떡해야하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87a]
2024.03.23 00:06
ㅇㅇ
모바일
꼭또와줘
[Code: 01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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