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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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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은 언제부턴가 약간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있었어. 히트사이클을 비롯한 호르몬 조절을 위해 억제제를 먹으면 늘 메스꺼움과 두통에 시달리곤 했는데, 요사이 그 부작용이 거의 없어진 거야. 가끔 주기가 튀어서 불쑥 히트가 찾아와 곤란했던 상황도 최근 몇 달 동안은 발생한 적이 없었음. 형질인은 어느정도 나이가 차면 사이클의 강도가 일정해지고 호르몬 분비가 균일해진다 들었는데, 게일도 막연하게 자신도 안정화 시기가 도래해서 그런가보다 할 거임. 그저 형질이 안정화되면 지금처럼 강박적으로 주기를 체크하고 정신을 잃은 적은 없는지, 향은 잘 갈무리하고 다니는지, 로션과 향수를 잊은 적은 없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겠구나, 하고 작게 기대할 뿐이었지.


반면 존은 눈을 뜨고 있는, 아니, 눈을 감은 순간까지 포함한 모든 시간동안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죽을 맛이었음. 다행히 정사가 있던 다음 달 게일의 히트가 있던 것으로 보아 임신은 안 된 게 분명했지. 그치만 그 하룻밤으로 각인이라도 된 건지,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게일의 오메가 향이 수시로 느껴지곤 했음. 다른 알파들이 분간해낼 정도는 아니지만, 이미 한 번의 정사로 게일의 향을 인지해버린 뒤라 존은 로션과 향수 냄새 사이에 미묘하게 섞인 그 여린 향기에도 조급해하곤 했음. 이 향을 누군가가 눈치채면 어떡하지?

날이 갈수록 쌓여가는 걱정에 존은 결국 게일의 그림자를 자처하기로 했음. 히트 주기가 다가오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 게일 주변을 맴돌며 다른 형질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감시하고, 게일이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자신의 알파 향을 남겨놓아 무리 없이 히트를 날 수 있게 도왔지. 게일의 생일을 핑계로 더 향이 강한 로션을 선물해주기도 하고. 동시에 게일이 자신의 행동거지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주의했음. 최근 게일이 히트 전후의 컨디션 차이가 줄었다고 느끼는 것도 존의 이러한 노력 덕분이었어. 비록 게일은 모르고 있지만.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되려 존의 소유욕에 불을 지폈지. 존의 행동은 모두 자신의 반려 오메가를 지키려는 알파의 전형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임. 존은 무의식적으로 게일을 자신의 반려로 여기기 시작했어. 하지만 존은 게일한테 손을 대지 못 하는 상황이기에, 게일을 지키고자 하는 의식과 게일을 안고 싶다는 욕망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존의 일상이 삐그덕대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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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하루, 고비이자 기회가 찾아옴. 100전대에 새로운 임시 대령이 파견되었는데, 하필 술자리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이었음. 그는 임시 파견된 자신의 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지 사사건건 장교급과 마찰을 빚었지. 그 대령이 존과 게일을 비롯한 몇 명의 인원을 데리고 펍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대령이 또 100전대의 부진한 실적을 들먹이며 목청을 높였음. 다들 또 시작이네 하는 심정으로 흘려듣고만 있었는데, 대령이 하필 게일을 지목하며 남자가 돼서 오메가 새끼마냥 술도 안 마신다고 성질을 긁을 듯. ‘오메가 새끼마냥 술도 안 마신다.’ 존이 거기에 욱해서 따지려들고 나머지 부대원들도 눈에 띄게 동요하는데, 표정 변화 하나 없던 게일이 존의 목덜미를 뒤로 당겨 말리곤 웃는 낯으로 대령의 술잔을 뺏어다 입에 털어넣은 뒤 시원스런 어조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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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좋은 술로 취하고 싶어서요.”


도발과도 같은 말이 썩 맘에 들었는지 대령은 펍이 떠나가라 웃어대며 술잔을 더 채워줌, 존을 제외한 대원들은 게일이 술 마시는 모습을 처음 보는 거라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겠지. 혹시나 게일한테 무리가 온다 싶으면 당장에 뛰처나가 게일을 빼낼 준비를 하면서.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게일은 대령이 다른 장교와 떠들러 갈 때까지 무리 없이 술잔을 털어냈음. 대령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흑기사를 자처하려다 빠꾸당한 커티스가 심각한 표정의 다른 대원들(특히 존) 눈치를 보며 게일에게 괜찮냐고 조심스레 물을 듯. 그때가지 괜찮아보이던 게일이 커티스를 꿈벅이는 눈으로 바라보곤 씨익 웃음.


“그러엄-!”


그 짧은 단어에도 혀가 풀려서 이상한 발음으로 늘어지게 말하는 게일은 처음 봐서 다들 처음엔 웃기다기보단 깜짝 놀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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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술 너무 마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냥 제가 마셨으면-,”

“에이, 아냐아냐, 걱정 말아요- 우리 귀염둥이-”

“...예?”

“니가 말한 것처러엄, 천사처럼 내려와서 걔들처럼 살지 않... 어어? 이게 아닌데? 뭐였지?”



엉뚱한 말을 뱉으며 눈에 힘을 주고 이리저리 말을 만들어보는 게일의 모습에 커티스가 바람빠진 소리를 내더니 이내 부대원 모두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함. 물론 존을 제외하고. 천사가 뭐 어쨌다고요? 하고 놀려대도 으응 그러니까 천사가… 천사가 뭘 하지 비딕? 하며 멍한 목소리로 되묻기나 할 듯. 나사빠진 소령님이 귀여워서 다들 한번씩 머리를 헤집고 볼을 잡아당겨봐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헤실대며 웃기나 하겠지. 이내 그 미소를 띄고 존을 바라보니까 존도 하는 수 없이 마주 웃어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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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벅 취했다. 마저 놀고 있어, 얘 데려다주고 올게.”

“나? 어디로?”

“니 침대로, 이 얼빠진 자식아.”

“왜에-?”

“너 자라고.”



다들 낄낄대면서 그 광경을 흥미롭게 관람하는데, 뭐에 심통이 났는지 게일 입이 댓발 나와서는 풀썩 하고 옆으로 쓰러져 존 허벅지를 베고 누워버림. 게일의 돌발행동에 존은 얼어붙고 대원들은 워어어- 하는 소리로 탄성이나 지르고 있겠지.


“버키! 이 정도면 버키가 벅 데리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간택당했네!”


장난섞인 더글라스의 발언에 다들 웃음이 터지겠지. 술에 취해 열이 올랐는지 따끈해진 볼을 허벅지에 문질러오는 게일 때문에 쩔쩔매는 존을 알아챈 유일한 구원자 잭이 겨우 부대원들을 잠재우고 빨리 게일 데리고 가서 재우라고 할 듯. 일단락된 소동에 다들 아쉬워하는 앙탈같은 소리를 발사하려고 하니, 누가 입 열기도 전에 존이 순식간에 게일을 업어서 밖으로 나가버릴 거임.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확인하며 잭이 대원들한테 입단속 단단히 시키겠지.


“오늘 있던 일, 게일한테도, 다른 부대원한테도 말하는 새끼 있으면 병장으로 강등될 줄 알어.”


예썰- 하는 대원들 가운데 해리 혼자 속으로 게일 소령님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진저비어만 드려야겠다고 다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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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이-, 우리 어디 가아?”

“자러.”

“너도?”

“아니, 너만.”



늘 활발하던 존답지 않게 짤막한 대답에 또 심통이 난 게일은 존 뒷목에 고개를 묻고 뭐라 웅얼댈 듯. 그 간지러운 감각에 눈 꽉 감으며 스스로에게 정신 차리라고 몇 번이고 소리치다 이내 다시 걸음을 재촉함. 빨리 재우고 도망 나오지 않으면 또 사달이 날 것 같아서. 아까부터 조금씩 흘려대기 시작한 게일의 페로몬까지 자신의 알파향으로 덮어주느라 지금 존에겐 게일의 주사에 맞장구 쳐 줄 여력이 없었어.


“버키-”

“...”

“우리 어디 가?”

“...”

“...존? 조온-?”

“...”

“...존 이건?”



몇 번 대꾸를 안 해주니 한 번의 한숨과 함께 금세 목소리가 잦아들겠지. 한동안 침묵 속에 걷다가 막사에 도달했을 때즈음 웅얼대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또 꿈이구나…”




휴가와 술자리로 텅 비어버린 막사엔 어둠과 적막만이 가득했어. 지난번처럼, 존은 게일의 침대에 그를 조심스레 앉혀줬어. 지난번처럼, 자신의 타는 목을 자기 술병에 담긴 위스키로 달래봐. 그러곤 뒤돌아 가려는 자신의 멱살을 붙잡아 끌어내려 입술을 맞붙여오는 게일을 존은 끝내 밀어내지 못 했지. 지난번처럼. 게일의 유약한 모습에 그토록 약한 존인데, 눈물 젖은 입술로 키스해오는 제 오메가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어둠은 그대로 남고 적막은 두 사람의 숨소리와 철제 침대의 삐걱대는 소리로 덮여가.

벅, 너의 꿈 속에서 나는 너를 몇 번이나 안았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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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은 언제부턴가 명백한 이상함을 감지하고 있었음. 근 몇 주동안 전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출전 빈도수가 잦아진 뒤로 극도의 피로에 젖어 하루하루 견뎌내느라 호르몬 변화를 기록할 짬조차 나질 않았어. 안 하던 실수가 자꾸만 나와서 예민해지는데 대원들한테까지 언성을 높이는 일도 생겼지.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한동안은 임무가 고되서 예민해진 것이려니 싶었는데 가면 갈 수록 몸 상태가 안 좋아졌어. 식욕도 떨어져서 하루 한끼 혹은 간신히 두끼만 먹는 날이 늘어나면서 살도 점점 내리는데, 어느날 음식 냄새를 맡고 갑작스레 올라온 메스꺼움에 게워내는 것도 없이 벽을 짚고 눈물만 줄줄 흘리며 헛구역질만 해. 간신히 추스르곤 문제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지.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이 떠올라.

마지막 히트사이클이 언제였더라?

창백한 얼굴로 있을리가 없는 정사의 기억을 더듬어보는 게일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




마옵에
존게일
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3.18 20:26
ㅇㅇ
모바일
오 마이 센세 ㅠㅠㅠ 센세 이즈 커밍 ㅠㅠㅠㅠㅠㅠㅠㅠ
잭은 진짴ㅋㅋㅋ 수 많은 아들래미들 건사하느라 정신 없네 ㅋㅋ큐ㅠㅠ 결국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끝이 나는구나. 술 때문에 술 덕분에 뭐가 되었든.. ㅠㅠ 하필 전시 상황에서 그래가지고 찌찌가 조만간 찢길거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든다
[Code: f848]
2024.03.18 2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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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흐흑.. 얘들아 꽃길만 걸어.. 근데 또 굴러줘.. 아냐 그래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렇지만 또...!
[Code: f848]
2024.03.18 20:29
ㅇㅇ
모바일
ㅁㅊ 센세 사랑해...성실한 내 센세.....게일은 다 꿈인줄 아는구나ㅠㅠㅠ
[Code: 13ae]
2024.03.18 20:46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억했는데 그 기억이 꿈인줄 아는 게일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뭔가 고난이 펼쳐질거같은 느낌인데ㅠㅠㅠㅠㅠ
[Code: 5ead]
2024.03.18 20:50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센세왔다ㅠㅠㅠㅠㅠㅠㅠㅠ 게일 여전히 몰라ㅠㅠㅠㅠㅠㅠ 어떡하면 좋아ㅠㅠㅠㅠㅠㅠ
[Code: fcb5]
2024.03.18 21:08
ㅇㅇ
센세왔다아!!!!!!!!! 존은 자기 오메가 지키느라 분투했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그저 안정됐나 하고 마음 놓는 게일의 뒤에 말도 못 하고 지키는 존ㅠㅠㅠㅠㅠㅠ아슬아슬한 일상이었는데 게일은 또 모르게 함께하고ㅠㅠㅠㅠ아무 기억도 없으니 아무에게도 말 못하겠지ㅠㅠㅠㅠㅠㅠㅠ버키야 벅 울겠어ㅠㅠㅠㅠㅠㅠㅠ
[Code: a69c]
2024.03.18 21:28
ㅇㅇ
모바일
헐 미친!!!!!!! 거부 못하는 존이랑 기억 못하는 게일이라니.... 미치고 팔짝 뛰는 상황이지만 너무 맛있고 ㅠ 근데 또 게일이 이 상황을 알면 어찌 될 지 눈에 훤히 보이지만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센세 사랑해 억나더까지 함께 하자
[Code: 3030]
2024.03.18 21:40
ㅇㅇ
모바일
센세.. 이런 대작을 보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나 드러누워 진짜.. 하 미치겠네 왜 개추는 한 번 뿐인거야....
[Code: d35d]
2024.03.18 22: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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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마이 센세!!! 성실수인 센세가 왔어ㅜㅜ 나 지금 너무 좋아서 오열하고 있다고오!!!!
[Code: d3a2]
2024.03.18 22: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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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쳤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꿈인줄 아는거 어떡해ㅠㅠㅠㅠ센세 너무ㅠ재밌어요 정말 ㅠㅠㅠㅠㅠ
[Code: 80a7]
2024.03.19 00:03
ㅇㅇ
하 센세 최고예요ㅠㅠㅠㅠㅠㅠㅠ
[Code: 8842]
2024.03.20 08: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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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ㄷㄷㄷㄷ 게일 임신이면 이제 쫓겨나는건가ㅜㅜ 아님 저러고 격추당하는거야ㅜㅜ? 뭐든 최악이네ㅜㅜㅜㅜㅜ 일단 게일은 자긴 잠자리한적도 없는 줄 아는디ㅜㅜ 진짜 최악의 상황ㅜㅜ
[Code: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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