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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1 00:24
난데없는 해고
눈떠보니 나체
발정기 악당놈
IF외전-잡아먹힌 밥
#행맨밥으로호위기사밥냥이
밥은 메이저 주인님의 정식 호위기사로 그 누구보다 메이저 주인님을 가까이서 오래 지켜봐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밥이 본 메이저는 사랑스럽지만 다소 엉뚱한 탓에 오해나 불상사에 종종 휘말리곤 했다. 그때마다 호위기사로서 충실히 메이저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메이저의 칭찬을 듬뿍 받는 게 밥의 가장 큰 낙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주인님이 나한테 이래!!
“그러니까 내가 인간이 된 게 주인님이 빈 소원이라고…?”
“응! 그게 내가, 읍읍!!”
밥은 서둘러 메이저의 입에 앞발, 아니 손바닥을 들이밀었다. 메이저는 입이 막힌 채로 눈을 동그랗게 끔벅거렸다. 이건 마음에 드는데? 늘 메이저의 입에 앞발을 먹히다 처음으로 단번에 메이저의 입을 막는 데 성공하다니! 밥은 으스대며 메이저에게 속삭였다.
“주인님. 여긴 악당들이 너무 많아서 조심해야 해.”
“누가 악당이지?”
소기름 악당이 밥을 살벌하게 노려보며 빈정거렸다. 밥은 메이저를 꼭 끌어안고 입을 삐죽거렸다. 굳이 소기름 악당을 약올리려고 한 건 아니고.
“주인님. 나 주인님이랑 둘이 얘기하고 싶어. 이건… 음, 우리만의 비밀이니까.”
“비밀?”
메이저의 목소리가 두 톤은 올라갔다. 누가 봐도 신나서 빨개진 얼굴로 메이저가 다급히 말했다.
“공작님! 저어… 다과가 먹고 싶은데…”
“크흠, 내 시종에게 말해서,”
“공작님이! 직접, 네 직접요! 가져다주시겠어요? 제발요…!”
좀처럼 보지 못한 메이저의 태도에 소기름악당은 문어처럼 입을 내민 채로 아주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내 사랑, 언제든 내가 필요하면 불러요! 다과를 가져다 줄 시종은 널렸으니까, 언제든지요!
소기름 악당이 사라지자 밥의 눈이 남은 악당을 향했다.
“난 받을 은혜가 있어서.”
“차도 필요해요.”
“내 오라고? 내가?”
“네.”
“그 값도 은혜에 얹어주나?”
징글징글한 악당놈, 대체 뭘 받으려고 저래? 밥은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꾹 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악당놈은 씨익 웃더니 언제든 자기가 보고 싶으면 부르라면서 문을 닫는 척 하며 아주 살짝 열어놓았다. 그조차도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주인님이 또 무슨 사고를 쳤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소원이라니!”
“네가 혼자 있었잖아. 너를 데려가고 싶었는데, 마크가 네가 고양이라 멀리 못 갈 거라고… 고양이는 영역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했단 말야.”
“주인님.”
“너 버린 거 아냐. 너는 내 친군데, 내가 땅콩도 줘야 하는데… 어떻게 널 두고 가?”
“안 버린 거 알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이저의 얼굴이 닿은 어깨가 조금씩 축축해졌다. 밥은 메이저의 등을 토닥이며 밝게 얘기했다.
“그래서 찾으러 왔잖아. 나는 주인님의 정식 호위기사니까.”
크흥, 메이저가 연신 코를 훌쩍이자 밥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거 악당놈한테 빌린 옷인데… 설마 물어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 고양이한테 그런 파렴치한 짓을? 아니 잠깐만,
“주인님, 그래서 내가 어떻게 인간이 된 거야?!”
“어엉… 아! 요정 대모님이 소원을 들어줬어.”
“소원? 주인님 소원은 무도회에서 모형배를 보는 거였잖아!”
“응! 근데 모형배를 못봐가지구… 그래서 소원 하나 더 빌라고 하던데?”
이건 또 무슨 소리지? 그때 땅콩마차를 끄느라 죽도록 달렸던 것만 떠올리면 지금도 다리가 쑤셔오는데 모형배를 못 봤다니? 그럼 대체 12시까지 뭘 한건데? 머리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현기증이 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인님은 행복하게 밥을 다시 꼭 껴안으며 웅얼거렸다.
“밥, 네가 인간이 돼서 정말 좋아!”
“나는 안!”
그 순간 밥은 살짝 열린 문 사이로 이글거리며 이쪽을 쏘아보는 소기름 악당과 눈이 마주쳤다. 저놈이 주인님한테 그렇게 입을 털어놓고선 나를 버려? 괘씸하기 그지없는 놈 같으니라고! 밥은 메이저를 꼭 안으며 속삭였다.
“주인님. 나도 인간이 돼서 너어무 좋아! 그러면 우리 이제 헤어지지 않아도 되니까!”
“맞아! 분명 마크도 좋아할거야!!”
아닐걸. 밥은 입을 삐죽이며 사악하게 속삭였다.
“그렇지만 갑자기 고양이가 사람이 된 건 이상하니까, 일단은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 피닉스 대모님이 오실 때까지만. 땅콩 마차도 12시에 마법이 풀렸는데 내 마법도 언제 풀릴지 모르잖아?”
“으응… 그런가?”
“응. 이건 친구끼리 비밀 약속이야!”
밥은 당당하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메이저는 그 어느때보다 밝은 얼굴로 잽싸게 손가락을 걸었다.
“나 이런 거 처음 해봐. 비밀 약속! 네가 사람이라니 정말 좋다!”
“으으응... 나도….”
밥은 메이저 몰래 한숨을 푸우우욱 쉬었다. 고양이로 돌아가려면 피닉스를 찾아야겠군. 그런데 피닉스를 어떻게 찾지?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면? 문가를 슬쩍 보니 여전히 밥을 노려보는 소기름 악당과 새끼손가락을 흔드는 악당놈이 있었다.
밥의 한숨이 조금 더 깊어졌다.
행맨밥 약마크메이저
슬슬 제목 씽크빅이 부족해진다 어색해도 이해해조우
눈떠보니 나체
발정기 악당놈
IF외전-잡아먹힌 밥
#행맨밥으로호위기사밥냥이
밥은 메이저 주인님의 정식 호위기사로 그 누구보다 메이저 주인님을 가까이서 오래 지켜봐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밥이 본 메이저는 사랑스럽지만 다소 엉뚱한 탓에 오해나 불상사에 종종 휘말리곤 했다. 그때마다 호위기사로서 충실히 메이저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메이저의 칭찬을 듬뿍 받는 게 밥의 가장 큰 낙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주인님이 나한테 이래!!
“그러니까 내가 인간이 된 게 주인님이 빈 소원이라고…?”
“응! 그게 내가, 읍읍!!”
밥은 서둘러 메이저의 입에 앞발, 아니 손바닥을 들이밀었다. 메이저는 입이 막힌 채로 눈을 동그랗게 끔벅거렸다. 이건 마음에 드는데? 늘 메이저의 입에 앞발을 먹히다 처음으로 단번에 메이저의 입을 막는 데 성공하다니! 밥은 으스대며 메이저에게 속삭였다.
“주인님. 여긴 악당들이 너무 많아서 조심해야 해.”
“누가 악당이지?”
소기름 악당이 밥을 살벌하게 노려보며 빈정거렸다. 밥은 메이저를 꼭 끌어안고 입을 삐죽거렸다. 굳이 소기름 악당을 약올리려고 한 건 아니고.
“주인님. 나 주인님이랑 둘이 얘기하고 싶어. 이건… 음, 우리만의 비밀이니까.”
“비밀?”
메이저의 목소리가 두 톤은 올라갔다. 누가 봐도 신나서 빨개진 얼굴로 메이저가 다급히 말했다.
“공작님! 저어… 다과가 먹고 싶은데…”
“크흠, 내 시종에게 말해서,”
“공작님이! 직접, 네 직접요! 가져다주시겠어요? 제발요…!”
좀처럼 보지 못한 메이저의 태도에 소기름악당은 문어처럼 입을 내민 채로 아주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내 사랑, 언제든 내가 필요하면 불러요! 다과를 가져다 줄 시종은 널렸으니까, 언제든지요!
소기름 악당이 사라지자 밥의 눈이 남은 악당을 향했다.
“난 받을 은혜가 있어서.”
“차도 필요해요.”
“내 오라고? 내가?”
“네.”
“그 값도 은혜에 얹어주나?”
징글징글한 악당놈, 대체 뭘 받으려고 저래? 밥은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꾹 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악당놈은 씨익 웃더니 언제든 자기가 보고 싶으면 부르라면서 문을 닫는 척 하며 아주 살짝 열어놓았다. 그조차도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주인님이 또 무슨 사고를 쳤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소원이라니!”
“네가 혼자 있었잖아. 너를 데려가고 싶었는데, 마크가 네가 고양이라 멀리 못 갈 거라고… 고양이는 영역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했단 말야.”
“주인님.”
“너 버린 거 아냐. 너는 내 친군데, 내가 땅콩도 줘야 하는데… 어떻게 널 두고 가?”
“안 버린 거 알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이저의 얼굴이 닿은 어깨가 조금씩 축축해졌다. 밥은 메이저의 등을 토닥이며 밝게 얘기했다.
“그래서 찾으러 왔잖아. 나는 주인님의 정식 호위기사니까.”
크흥, 메이저가 연신 코를 훌쩍이자 밥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거 악당놈한테 빌린 옷인데… 설마 물어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 고양이한테 그런 파렴치한 짓을? 아니 잠깐만,
“주인님, 그래서 내가 어떻게 인간이 된 거야?!”
“어엉… 아! 요정 대모님이 소원을 들어줬어.”
“소원? 주인님 소원은 무도회에서 모형배를 보는 거였잖아!”
“응! 근데 모형배를 못봐가지구… 그래서 소원 하나 더 빌라고 하던데?”
이건 또 무슨 소리지? 그때 땅콩마차를 끄느라 죽도록 달렸던 것만 떠올리면 지금도 다리가 쑤셔오는데 모형배를 못 봤다니? 그럼 대체 12시까지 뭘 한건데? 머리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현기증이 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인님은 행복하게 밥을 다시 꼭 껴안으며 웅얼거렸다.
“밥, 네가 인간이 돼서 정말 좋아!”
“나는 안!”
그 순간 밥은 살짝 열린 문 사이로 이글거리며 이쪽을 쏘아보는 소기름 악당과 눈이 마주쳤다. 저놈이 주인님한테 그렇게 입을 털어놓고선 나를 버려? 괘씸하기 그지없는 놈 같으니라고! 밥은 메이저를 꼭 안으며 속삭였다.
“주인님. 나도 인간이 돼서 너어무 좋아! 그러면 우리 이제 헤어지지 않아도 되니까!”
“맞아! 분명 마크도 좋아할거야!!”
아닐걸. 밥은 입을 삐죽이며 사악하게 속삭였다.
“그렇지만 갑자기 고양이가 사람이 된 건 이상하니까, 일단은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 피닉스 대모님이 오실 때까지만. 땅콩 마차도 12시에 마법이 풀렸는데 내 마법도 언제 풀릴지 모르잖아?”
“으응… 그런가?”
“응. 이건 친구끼리 비밀 약속이야!”
밥은 당당하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메이저는 그 어느때보다 밝은 얼굴로 잽싸게 손가락을 걸었다.
“나 이런 거 처음 해봐. 비밀 약속! 네가 사람이라니 정말 좋다!”
“으으응... 나도….”
밥은 메이저 몰래 한숨을 푸우우욱 쉬었다. 고양이로 돌아가려면 피닉스를 찾아야겠군. 그런데 피닉스를 어떻게 찾지?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면? 문가를 슬쩍 보니 여전히 밥을 노려보는 소기름 악당과 새끼손가락을 흔드는 악당놈이 있었다.
밥의 한숨이 조금 더 깊어졌다.
행맨밥 약마크메이저
슬슬 제목 씽크빅이 부족해진다 어색해도 이해해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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