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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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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알못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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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는 결국 미션을 포기하고 제 소속부대로 돌아가게 되었다.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양팔의 개방골절은 완치되었으나 당장 재활에 드는 시간을 감당할 만큼 미션기한이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낙오되는 동료를 보는 입맛은 썼다.

오전 훈련을 일찌감치 마친 동료들이 그를 배웅했다. 코요테는 뭘 바쁜 와중에 배웅씩이나 하냐며 계면쩍은 기색을 드러냈으나 그를 곧이 듣는 이는 없었다. 그의 양팔에는 희끗하게 변색된 긴 흉터가 남아있었다. 뼈가 부러지고 관절이 뽑히면서 들쭉날쭉하게 살갗이 갈라진 흔적이었다. 그가 센티넬이 아닌 일반인이었다면 아마 두팔을 잃었을 것이다. 로버트는 피닉스의 뒷편에 서서 코요테의 상완을 힐끗거리며 볼 안쪽을 씹었다.

더 나은 판단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비상탈출레버를 당기기 전에 장갑을 잘라내거나 조종간을 미리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 최소한 코요테가 중력가속도의 영향을 벗어나자마자 즉각 접촉가이딩을 했더라면 저 정도의 흉은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해당 훈련 파트너 중 공식적으로 공중작전권을 보유하고 있던 이는 로버트 한 명뿐이었다. 그렇기에 로버트는 코요테의 부상이 꼭 제 탓처럼 느껴졌다.

늘어선 동료들에게 차례로 인사를 건네던 코요테가 그의 앞까지 도달했다. 피닉스는 코요테의 어깨를 주먹으로 툭 치며 잘가라, 하고 가볍게 웃었다. 섣부른 연민을 하지 않는 게 피닉스다웠다. 코요테는 괜히 아픈척을 하며(아닌가, 진짜 아픈건가?) 코를 찡그리고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로버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아직 제대로 인사를 못했네. 너랑 피닉스 아니었으면 죽었을거야. 고마워 밥."


큰 형처럼 푸근하게 웃은 코요테가 로버트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그를 한품 가득 끌어안았다. 산뜻한 포옹에서는 그 어떤 우울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제야 밥은 코요테를 마주 끌어안고 웃음을 띄었다.


"얼씨구 정분났네."


뒤에서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행맨이었다. 코요테의 더플백을 대신 짊어지고 둘을 지켜보던 행맨이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로버트가 머뭇거리며 포옹을 풀자 코요테는 눈 가장자리에 서글서글한 웃음주름을 잡으며 씨익 웃어보였다. 둘이 떨어지자 행맨은 곧장 코요테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먼저 그의 어깨를 끌어안고 등을 두드렸다. 드물게 인간적인 행보였다. 


"제가 훈장타올테니 그동안 요양원에서 쉬고 계세요 어르신. 다른 노인이랑 또 싸웠다간 사지가 남아나지 않을테니 싸우지 마시고요."


코요테와 매버릭을 동시에 먹이는 발언에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여러모로 신묘한 재주가 있는 놈이었다. 코요테는 낄낄거리며 행맨의 등을 마주 두드리다가 네가 선출이나 되겠냐며 독설로 대응했다. 행맨은 씨익 웃고는 코요테의 품에 더플백을 안겨줄 뿐이었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훈련은 계속 되었다. 결과는 매번 처참했다. 그들은 구르고 깨지고 실패했으며 매버릭을 이기긴 커녕 멀쩡한 전투기만 몇 대 더 파손시켰다. 그들을 훈련시키는 상부도 실망했겠지만 엘리트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대위들 역시 스스로에게 실망하긴 마찬가지였다. 점점 사기가 꺾이는 게 눈에 보일 듯 선명했다. 이전까지 모두를 다독이고 분위기를 북돋던 큰 형 루스터의 기분이 저조한 것 역시 원인 중 하나였다. 아닌게 아니라 매버릭의 출현 이래로 루스터는 영 맥을 못추고 있었다.

매버릭 앞에서 루스터는 아예 다른 사람같았다. 웃음 많고 수더분한 모습은 사라지고 일그러진 무표정이 대신 자리했다. 매버릭한테 화난 일이 있어서 그래, 하며 피닉스가 그를 변호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거멓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매버릭을 고요히 노려보는 루스터를 볼 때마다 로버트는 고개를 돌리며 과연 그런 집착적인 시선이 순수한 분노에서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여하튼 의기투합을 다지는 중심인물이 사라진 곳에서 모두의 사기와 자존심은 푹푹 꺾이고만 있었다. 단 한명, 행맨을 제외하고. 행맨은 늘 그래왔듯 누구와도 뭉치지 않고 모두를 경쟁자로 돌렸다. 사실 경쟁자보다는 그의 장기말로 취급했다는 게 더 맞는 비유였다. 그는 매버릭을 꺾고 자신이 리더로서 미션에 참여하는 게 고정된 미래인 양 굴었고 저도 후보자인 주제에 나머지 동료들이 자신을 뒷받침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평가해댔다.


"저정도의 마이페이스면 인정이지."


피닉스가 중얼거리는 말에 로버트는 입꼬리에 힘을 주고 웃음을 참았다.


"리더감으로도?"
"그건 절대 안될 말이고."


바람빠지는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피닉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로버트는 피닉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확인했다. 카페테리아의 창밖으로 늦은 오전의 햇살을 받으며 착륙하는 슈퍼호넷이 보였다. 성격과 딴판으로 매끄럽고 부드러운 랜딩이었다. 로버트는 콕핏에 앉은 이의 으시대는 얼굴을 생각하다가 식판 위에 있는 사과를 쪼개 피닉스에게 반쪽을 건넸다. 피닉스가 채 손을 뻗기도 전에 단단하고 마디가 굵은 손이 사과를 가로챘다. 방금 씻고 왔는지 짧은 앞머리가 몽땅 젖은 프리츠가 치아를 드러내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계속 의기양양한 건 훌륭한 리더의 자질이기도 하지."
"넌 애 먹는 걸 뺏냐?"
"네가 먹을 걸 뺏은건데?"


피닉스의 일갈에도 대수롭지 않게 답한 프리츠는 그들이 앉은 식탁 위에 반쯤 걸터앉으며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며 활주로를 내다보았다.


"비행단을 이끄는 장교로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 


그 말에 피닉스가 입꼬리를 당기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글쎄, 많지. 명예, 용기, 헌신... 행맨은 루스터의 발끝도 못 따라오는 분야지."
"오, 루스터 말이지."


프리츠가 콧잔등을 찡그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기 사병도 아닌 같은 랭크의 동료들까지 지 저조한 기분에 합류시키는 그 훌륭한 리더쉽?"
"...대위쯤 됐으면 팀내 사기든 분위기든 각자 알아서 관리해야지."
"걔가 만약 리더 후보가 아니었다면 맞는 말이었겠지."


심드렁한 표정으로 사과를 우적우적 씹은 프리츠가 몸을 돌려 로버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로버트는 눈을 깜빡이다가 손에 쥐고있던 남은 사과 반쪽을 내밀었다. 프리츠는 피식 웃으며 검지손가락으로 로버트의 볼을 톡 건들고 사과를 받아들었다. 피닉스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루스터를 변호했다.


"루스터가 요즘 힘들어서 그래."
"그런 건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 너도 알잖아. 특히 목숨을 걸어야하는 입장에서는 말이야."


잠시 생각에 잠겼던 로버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루스터의 변인은 매버릭이야. 하지만 실제 작전 중에는 매버릭이 없지. 그럼 당연히 루스터도 평정심을 되찾지 않겠어? 행맨이 루스터에게 앞서는 유일한 장점도 사라지는 거고."


그 말에 피닉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츠는 흐음, 소리를 내며 다 먹은 사과꼭지를 로버트의 식판 위에 올려두고 제 바지춤에 손을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젤을 발라 넘겨둔 로버트의 머리를 쓰다듬어 헝클어뜨렸다.


"똘똘한 막내야. 봐봐? 지금 여기에서 공중작전권이 있는 놈은 딱 세 명이지. 그 셋 중 하나는 인성이 조졌고 하나는 팀 전체 사기를 깎아먹고 있어. 물론 너도 있지만, 너어...는 지금 짬밥이... 아무래도 그렇지? 응? 아무튼. 셋 중 셋이 쬐끔씩 다 모자란데다 아직 그 누구도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잖아. 그럼 상부에서는 지금 무슨 얘기가 돌고 있을까? 저 모자란 애들이라도 오합지졸 꾸려서 내보냅시다? 그럴리가."


입꼬리를 길게 늘여 씨익 웃어보인 프리츠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답은 하나 아니겠어? 매버릭 아직 현역이잖아."


로버트의 눈이 번쩍 뜨였다. 프리츠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여상한 톤으로 설명을 보충했다.


"물론 분대장은 우리 중에 뽑겠지. 대령님께서 직접 출격하시는데 대위따리들을 손수 하나하나 챙기셔야겠어? 그러니 적당히 우리 가운데 리더역할이 가능하면서 매버릭과 함께 일해도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는 사람을-"
"행맨이네."
"그렇지. 역시 우리 막내는 척하면 척이라니까."


깔끔하게 이발이 된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프리츠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프리츠는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였으나 때때로 그 누구보다 상황을 정확히 짚어내곤 했다. 로버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네 말대로 만약 매버릭이 출격한다면 행맨이 루스터보다 더 분대장에 어울리긴 해. 일단 리더와 분대장 사이의 소통이슈는 없을테니까."
"밥!!!"


피닉스가 경악해서 로버트를 불렀다. 로버트는 피닉스와 눈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분대원들의 관점에서 행맨이 과연 신뢰가능한 분대장일까? 행맨은 뛰어난 파일럿이지만 합을 맞추는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놈이지."
"아니 그 이상이야. 그러니까, 행맨은 분대원들을 수단으로 보잖아."


그가 말하는 바를 알아들은 피닉스가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로버트가 인상을 찌푸리고 말을 이었다.


"분대원과 분대장은 상호 신뢰관계여야 해. 그 관계의 가장 밑바닥에는 이 사람이 우리 전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하고. 하지만 행맨은 분대원들이 믿을만한 동료가 아닌 장기말이라고 생각하지. 왕의 목을 딸 수만 있으면 몇 개든 죽어나가도 상관없다고 본단 말이야. 그러니 만약 분대장으로서 행맨이 명을 내리면 나는 그걸 곧장 따르기 어려울 거야. 그가 내다보는 수가 뭔지 의심하고 또 고민하겠지. 미션성공을 위해 나와 다른 분대원을 사지로 모는 게 아니라는 확신이 없으니까."
"...헤에, 막내대위. 지금까지 네 입에서 나온 말 중에 가장 차가운 말인데."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프리츠도 그의 말에 반박을 하진 않았다. 셋은 짧은 침묵에 잠겼다. 피닉스가 탁자를 탁 두드려 주의를 끌고 문을 향해 눈짓했다. 한적한 카페테리아로 어슬렁어슬렁 행맨이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늘 그렇듯 신랄한 미소와 함께였다.


"패배자들이 작은 모임을 꾸렸나보군. 스터디 그룹이라도 되나?"
"왜, 끼고싶어? 외로운 패배자씨?"
"봐주라. 재수털릴까 무섭거든."


능글거리는 목소리에 피닉스가 고개를 저으며 중지를 세웠다. 프리츠는 킬킬 웃고는 로버트 옆자리로 내려와 그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와, 타이밍 봐. 양반은 못되네. 아주 상놈 중에 상놈이 따로 없어."


로버트는 귀가 간지러워 목을 움츠리고 키득키득 웃었다. 귀엽긴, 프리츠가 다시 로버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행맨의 시선이 둘을 향했다.


"우리 고귀하신 카피바라 대위님께서는 정말 이름값을 제대로 하시나봐. 형누나들이랑 안 붙어있는 때가 없네?"


빈정거리면서도 행맨의 시선은 진득하게 로버트에게 머물렀다. 행맨을 마주 바라보던 프리츠가 뭔가 깨달은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리고 별안간 로버트의 어깨를 와락 끌어안고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장난스러운 미소가 한 가득이었다. 


"고귀한 막내랑 한 컷."


윙크까지 하면서 로버트와 다정하게 셀피를 찍은 프리츠가 이번에는 카메라를 행맨 쪽으로 돌렸다. 익살스러운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추하게 질투하는 우리 개미친새끼도 한 컷."


푸허흡, 피닉스가 저항할 겨를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행맨은 어처구니가 없고 딱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재미없어."


한 마디를 남기고 몸을 돌려 비어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졸아든 동공 탓에 거의 노랗게 보이는 녹색 눈은 금방이라도 사람을 생으로 씹어먹을 듯 형형했다. 프리츠는 여전히 로버트의 어깨를 둘러안은 채 웃고 있었다. 막내, 괜찮아? 그가 입모양으로 물었다. 로버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돌려 행맨을 바라보았다.

비어있는 테이블로 걸어가는 행맨의 등은 언제나와 같이 꼿꼿했다. 어떤 고된 훈련에도 행맨은 자세가 흐트러진 적이 없다. 예민하고 지랄맞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늘 비슷한 감정상태와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러니 그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는 틀린 게 아니다. 그러나... 로버트는 잠시 그 등에 시선을 두다가 고개를 내렸다. 왜 그의 눈에는 행맨이 폭풍의 눈처럼 불안해보이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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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일이 없는가. 행맨이 결국 일을 쳤다. 그날 오후 훈련은 비행평가와 피드백을 겸해 세미나룸에서 이루어졌다. 매버릭은 통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루스터를 전례없이 매섭게 꾸짖었다. 그렇게 비행했다가는 네 팀원들 전원 죽고말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으름장과 함께였다. 루스터 역시 강경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매버릭은 전에없이 열이 오른 상태였다.


"중요한 건 비행기가 아닌 파일럿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허억, 다들 입을 벌리고 정지했다.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침묵이 세미나실을 채웠다. 대앰- 팬보이가 조용히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그 누구도 동조하지 않았다. 최소한 입밖으로는. 매버릭조차 제 말실수를 깨닫고 창백한 낯을 했다. 그때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로 결심했는지 행맨이 나섰다. 그리고,


"그만둬!"
"저 개씹새끼가!"


매버릭과 루스터의 싸움을 순조롭게 저와 루스터의 싸움으로 전환해냈다. 빈정거리던 행맨이 마침내 루스터의 아버지까지 언급하는 순간 루스터가 폭발했다. 불곰처럼 포효하며 벌떡 일어나 행맨을 밀치는 그를 말리기 위해 적어도 세 사람이 매달려야했다. 로버트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그는 루스터의 뒤에서 그의 어깨를 꽉 붙든채 가이딩을 풀었다. 폭발적으로 퍼져나오는 파장을 제 몸속으로 우겨넣어 삼키자 루스터가 앞으로 내달리던 것을 간신히 멈추고 안정을 되찾았다. 여전히 거칠게 씩씩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주먹질이 아닌 삿대질로 방향을 튼 게 어딘가?

로버트는 그의 어깨를 단단히 붙잡은 채 루스터의 안색을 살폈다. 흥분으로 확장된 동공 탓에 그의 눈은 거의 검정색으로 보였다. 행맨을 노려보며 씨근거리던 그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매버릭이었다.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두 대위 사이에 낀 매버릭의 눈에는 당황과 걱정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그러나 루스터의 눈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깊이로 어두울 뿐이었다.

맞은편에 붙들려 있던 행맨이 저를 가로막은 팬보이를 거칠게 뿌리쳤다. 이를 악문 탓에 턱 아래근육이 툭 불거진 채였다. 그는 루스터와 매버릭,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버트를 차례로 노려보고는 문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하... 오늘은 이만하고 해산하도록."


갈등의 양 축 중 하나가 자리를 뜨자 겨우 고조되어있던 긴장이 풀렸다. 한숨을 내쉰 매버릭이 무리를 해산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려들지 않았다. 세미나룸 안은 침묵에 잠겨있었고 루스터가 거칠게 씨근덕거리는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팬보이가 입모양으로 뭐라 욕을 중얼거리는 것이 보였으나 그에 웃어줄 이도 없었다.

로버트는 피닉스와 시선을 교환했다. 피닉스는 눈썹 하나를 치켜들고는 문밖으로 눈짓했다. 로버트는 입가에 꾹 힘을 주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파트너가 무언의 신호를 주고받았다. 마지막으로 루스터의 어깨를 꽉 한번 움켜쥔 로버트는 피닉스에게 루스터를 맡기고 미련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코요테가 없으니 행맨은 혼자있을 것이다. 아무리 웬수덩어리같은 행맨이라도 누군가는 그를 챙겨야했다. 군대는 원래 그렇다. 아무리 아웅다웅해도 서로가 자기 편이고 동료라는 확신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미우나 고우나 동료사랑은 나라사랑. 모난 돌도 다독여 포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건 지원자가 없는 이상 막내가 할 일 중 하나였다.

로버트는 조용히 문을 열며 행맨이 어디에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모양이다. 행맨은 복도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누구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모양새에 로버트가 주춤거렸다. 뭐지. 인기척을 눈치챈 행맨이 고개를 돌려 그를 마주보았다.


"씨발."


또 욕질이다. 로버트가 인상을 팍삭 찡그렸다. 그러자 행맨이 성큼성큼 다가와 로버트의 손을 잡았다. 어어?


"왜 이렇게 늦게 따라나와? 씨발 그 곰탱이 새끼한테는 아주 곰살맞게 들러붙더니."


그리고 아무 경고도 전조도 없이 능력을 사용했다. 눈 깜빡할 새에 배경이 바뀌었다. 다행히 익숙한 장소였다. 그들은 격납고에 있었다. 정비가 끝난 시간인지 매카닉도 파일럿도 없이 고요한 격납고 안은 급유 중인 슈퍼호넷 한 대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있었다. 통기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 아래 먼지 무리가 춤추듯 천천히 가라앉는 게 보였다. 기름 냄새와 시멘트창고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맡으며 주변을 돌아보다가 고개를 돌리니 행맨이 가슴이 들썩거릴만큼 씨근거리는 게 보였다. 로버트는 당황하여 입을 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우, 우나? 심상치않게 굳은 얼굴에 로버트가 얼어붙었다.

행맨은 찌푸려진 얼굴로 씩씩거리더니 아직까지 붙잡고 있던 로버트의 손을 제 어깨 위에 올렸다. 이어 눈을 가늘게 뜨고 뭔가를 가늠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반 바퀴 돌아섰다. 곧 어딘가로 걸어나가는 행맨을 로버트가 붙든 것 같은 자세가 작위적으로 만들어졌다. 설마. 로버트가 눈을 좁히며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 묻기도 전에 행맨의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너 아까 그 새끼 가이딩한거 맞지?"
"어...? 어."
"나한테도 서비스 좀 해."


로버트는 잠시 머릿속으로 이 상황을 정리하려다가 포기하고 물었다. 목소리는 예상보다 훨씬 침착하게 나왔다. 거의 떼쓰는 조카를 다독이는 삼촌처럼 들릴 정도의 어조였다.


"내가 너한테 가이딩을 왜 해?"
"그럼 걔한텐 왜 했는데?"
"왜냐니, 흥분 상태고..."
"나도 흥분했어."


막무가내식으로 진행되는 문답에 로버트의 인상이 팍삭 찌푸려졌다.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흘끔거리던 행맨이 표정을 확인하고 이를 갈았다. 로버트가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다시 물었다.


​​​​​"시비턴 건 너잖아. 네가 왜 흥분을 해? 뭘 잘했다고?"
​​"원래 싸움나면 흥분은 자연스럽게 되는 거야. 교감신경작용이라고 못 들어봤어?"


그리고 성마른 목소리로 다그쳤다.


"인색하게 굴거야? 동료가 가이딩이 필요하다는데?"
"...너 가이딩 싫어하잖아?"
"누가 싫어한대?"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인상을 찌푸린 행맨이 그 말에 몸을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그는 잠시 뭔가를 고민하더니 제 어깨 위에 여전히 얹혀있는 로버트의 손을 들고 제 뺨을 묻었다. 그리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게 더 낫네. 어서 해봐."


더 낫지 않았다. 전혀. 조금도. 로버트가 황당함에 눈썹을 치켜올렸다. 


"결국은 가이딩 부족이었던 거야? 아니 대위씩이나 돼서-"

"누가 가이딩 부족이래?"


이게 지금 대위인지 초등학생인지 알 수가 없다. 어처구니가 없는 대화에 로버트가 헛숨을 들이키자 그가 다시 채근했다.


"어서 안 하고 뭐해? 매끄러운 내 피부에 놀랐어?"



로버트는 화를 내려다가 아무래도 행맨의 상태(육체든 정신이든)가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꾹 눌러삼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이딩이 필요하면 가이딩실을 가, 나한테 이러지 말고."
"너는 참 똑똑하다고 하는 애치곤 생각이 없어."
  

황당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에 로버트는 반대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나 가이딩 싫어하는 거 몰라?"
"아니 무슨소리야, 방금은 안 싫어한다며?"
​​​"무슨 소리야 너랑 다른 가이드들이랑 같아? 으."


상상만 해도 역겹다는 듯 행맨이 콧잔등을 찌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접촉이 별로면 방사라도 받아."

"가이딩 자체가 싫은거야."

"그래도 살려면 받아야지. 컨디션 관리 안해?"

"그래서 너 붙잡고 있잖아."
"가이드실은 공으로 있니?"
"걔넨 싫어. 징그럽다고."


이어지는 선문답에 결국 참지 못하고 로버트가 언성을 높였다.


"야, 너 전부터 사람한테 징그럽다 징그럽다 말이면 단 줄 알아?"
"질척거리면서 얽혀드는 피주머니들이 혐오스러운 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직설적으로 대꾸하던 행맨이 슬쩍 한 마디를 덧붙였다.


"너말고 다른 가이드들 얘기니까 걱정 마. No offense."


눌러참았던 화가 짜증과 함께 터져나왔다. 로버트는 행맨이 붙들고 있는 제 손을 털어내며 단호하게 외쳤다.

 

"...누가 그렇게 심기를 거스를 정도로 질척거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네가 이전에 가이딩 관련해서 무슨 경험을 했든 내 알 바 아니야. 너는 센티넬이자 장교고 스스로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어. 가이딩 받으라고 권유하는 가이딩실 직원이 문제가 아니라 공사구분 못하고 들까부는 네가 문제란 소리야. 그 분들은 그냥 제 역할에 맞는 일을 하는 것뿐인데 네 비위까지 맞춰주길 바라는 거야? 그 지랄할 거면 그만 둬. 여기 너 같은 아마추어는 낄 틈 없고 너 그 정도로 가치 없어."


화가 꾹꾹 눌러담긴 로버트의 말에 행맨이 살벌한 얼굴을 했다. 오, 그래? 빈정거리면서도 씩씩거리던 행맨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럴 가치가 없다고? 그럼 넌 왜 여기까지 날 따라나와서 들러붙은 건데?"


로버트의 말문이 막혔다. 논파 당해서가 아니었다. 어이가 없어서였다. 헛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심호흡으로 화를 가라앉히려 애쓰며 로버트가 생각했다. 왜 행맨과 붙어있으면 이렇게 자주 통제를 잃는 것 같지? 로버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랫입술을 축였다. 그리고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들러붙, 하... 그래. 내버려둘게. 미안하다. 내가 오지랖이 과했네."


격납고를 나서기 위해 몸을 돌리자 행맨이 불쑥 물었다.


"내가 신경쓰여?"
"신경이야 쓰이지. 네가 거슬리게 구니까."


또 불쑥 튀어나온 날 선 반응에 로버트가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그의 어그로를 참을 수 없다. 그의 모든 언행이 신경을 직접적으로 건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무리 참아보려해도 로버트가 펄쩍 뛰어오르게 만들고야 만다. 로버트의 대답에 저벅저벅 다가온 행맨이 그의 멱살을 꽉 잡았다. 


"씨발, 지금 거슬리게 구는 게 누군데."
"이거 안 놔?"


로버트는 제 멱살을 단단히 쥔 손을 손날로 내리쳤다. 그 짧은 사이에 얼마나 단단히 잡았는지 옷이 온통 주름져있었다. 옷깃을 툭툭 털며 노려보자 제이크 세러신이 악물린 잇새로 으르렁거렸다.


"내 눈앞에서 다른 새끼들 손에 주물리는 걸 본 게 몇 번인데 나는 고작 가이딩 하나도 아깝다고?"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로버트가 인상을 찌푸렸다.


"왜 너는 나한테만 싸가지없게 굴어?"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지금 누가 싸가지가 없다고?"
"씨발, 범용 가이드인 것부터 개빡치는데 왜 나만 가이딩 안 해주냐고. 내가 그나마 견딜 수 있는 건 네 가이딩뿐인데 넌 왜 딴놈들만!!!"


버럭버럭 터져나오던 목소리가 확 사그라들었다. 제가 말하는 내용을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었다. 불편한 침묵이 격납고 안에 내려앉았다. 로버트는 황당함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행맨을 쳐다보았다. 이번에는 행맨이 제 눈을 피했다.

 

"...너 진짜 애냐?"


그 말에 행맨은 대답하지 않았다. 로버트는 허, 참, 나, 핫, 차하. 오만 소리를 내며 격납고 안을 잰걸음으로 뱅글뱅글 돌았다. 그리고 주저앉아 머리를 북북 긁다가 일어났다. 행맨은 망부석처럼 한자리에 서 있었다. 충격을 받다 못해 소금기둥으로 변해버린 모양새였다. 로버트가 찌푸린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나 더 이상 안해. 알았어? 부탁하고 싶으면 꼬라지부리지말고 정중하게 해."
​​​​​

행맨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석상처럼 굳어있던 얼굴에 슬며시 표정이 돌아왔다. 나는 왜 이렇게 얘 앞에서 휘둘릴까, 로버트는 탄식했다. 그러나 미친놈일지라도 센티넬은 센티넬이고 아무리 그를 짜증스럽게 여긴다해도 로버트는 가이드였다.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을 모르는 센티넬일지라도 도울 필요는 충분했다.



"대답해. 행맨."


로버트가 입을 삐죽거리자 분위기가 풀어진 것을 느꼈는지 행맨이 손을 슬쩍 맞잡아오며 투덜거렸다.


"너그러우시기도 하시지. 꼬라지부리는 센티넬 손도 이렇게 잡아주시고."
"행맨."
"아 어서해. 너도 나 달래려고 따라나온 거 아니야? 가이딩하면 달래지겠지. 센티넬이 지 주제에 가이드 앞에서 깝대겠어?"


그말에 로버트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깝대던데, 한마디는 입안으로 삼키며 로버트는 행맨의 손을 고쳐잡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가이딩을 풀었다.

또다시 심상이 달라져있었다. 이번 배경은 밤이었다.

무성한 옥수수농장은 제때 수확하지 않은 옥수수대로 가득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랗게 말라비틀어진 옥수숫대가 파도처럼 너울치며 서로 부딪쳐댔다. 손톱처럼 가느다란 달이 뜬 음산한 가을밤이었다. 시린 바람이 우웅 울리는 소리와 옥수숫대가 내는 마찰음만이 대기를 채우고 있었다.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구름이 어지러울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며 달빛을 감췄다가 드러내는 것을 반복했다.

코 한 가득 청명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코 끝이 절로 시려왔다. 로버트는 추위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팔뚝을 문지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때 바람소리 사이로 이상한 소리가 섞여들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것은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했다. 로버트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저 멀리 달빛 아래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건물 하나가 서있었다. 수확물을 임시로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 둔 헛간처럼 보였다. 나무판자를 얼기설기 이어붙인 허술한 단층건물에는 슬레이트 문 하나를 제외하고는 창문도 울타리도 없었다. 한뼘 정도 벌어진 슬레이트문틈으로 또 다시 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번에는 좀 더 확실했다. 그건 어린아이의 비명이었다. 로버트는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바닥이 질퍽거렸다. 물기 없이 건조한 하늘과 달리 헛간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땅은 엉망으로 젖어 진흙탕이 되어 있었다. 달리던 로버트의 발이 어느 지점을 잘못 밟고 쭈욱 미끄러졌다. 로버트는 진탕 위에 철퍼덕 엎어지면서도 고개를 치켜들고 헛간을 살폈다. 제법 가까워진 덕분에 이제 그 안에서 들리는 비명소리가 선명했다. 싫어! 울음이 섞인 목소리에 마음이 절로 조급해졌다. 로버트는 땅을 짚고 일어나기 위해 손을 바닥에 댔다. 

그런데 흙이 왜 이렇게 붉지?

마침 지나가는 구름에 가려졌던 달이 고개를 내밀었다. 침침한 달빛이 그의 위로 쏟아졌다. 그제야 제대로 사방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의 발길을 잡아챈 늪같던 진흙탕은 온통 끈적한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젖은 흙냄새 사이로 쨍한 철분 비린내가 맡아졌다. 대지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뱉어낼 만큼의 피 웅덩이가 그 아래 깔려있었다. 로버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헐떡이다가 문득 깨달았다. 심상에 그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이 존재할 수 있던가? 

헛간의 문이 바람에 떠다 밀린 듯 훌쩍 열렸다. 헛간의 내부는 시꺼먼 어둠에 잠겨 있었다. 우우웅 불어오는 바람에 아이의 악쓰는 소리가 다시 한번 섞였다. 어둠 속에 누군가의 기척이 선명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물리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시선으로 로버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 다시 거센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옥수수대를 부러뜨리며 다가와 멍하니 앉은 로버트를 뒤로 훅 떠다 밀었다. 로버트는 그 서슬에 피 웅덩이로 고꾸라지며 번쩍 눈을 떴다. 
 

격납고는 고요했다. 그와 손을 맞잡은 제이크 세러신은 어느새 눈을 감은 상태였다. 무표정하게 눈을 감은 그가 그대로 잠든 것처럼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로버트는 얼결에 그를 받아내려다 무게때문에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격납고 바닥에 누운 채 로버트는 헐떡이는 숨을 골랐다. 아직도 그의 목덜미에는 소름이 우수수 돋아 있었다. 버둥거리던 그가 상체를 곧추세우니 제이크 세러신이 그제야 눈을 떴다. 눈이 곧장 마주쳤다. 흥분으로 풀린 동공으로 행맨이 하아, 더운 숨을 뱉었다.

 
로버트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굳히고 물었다.

 

 

"너... 뭐야?"


눈이 여즉 풀려있는 행맨은 히죽 웃으며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리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선언했다.


"네 센티넬 후보자."




 

지나가는 편이라 내용별로없음주의 (._.
행맨밥 파월풀먼 #행맨밥센티넬가이드
2023.11.20 10:57
ㅇㅇ
근데 행맨 심상 도대체 뭘까 지난번까지는 황량할정도로 건조하고 드넓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피웅덩이로 질퍽일 정도라니 어린아이 비명소리는 또 뭐고ㅠㅠㅠㅠㅠ 행맨이 "네 센티넬 후보자." 라고 말한다는건 반대로 밥 너도 이제 범용 가이드 말고 나만의 원앤온리 가이드가 되어라 뭐 이런거 아님? 진짜 센세 글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산다ㅠㅠㅠㅠㅠ
[Code: ba44]
2023.11.21 11:31
ㅇㅇ
모바일
행맨밥 이야기 뿐만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 성격이랑 관계성과 더불어 직업적특성까지 녹아있어서 글이 진짜 겁나 풍성하고 재밌는듯ㅠㅠ 이런것들이 행맨밥이 붙는 장면들을 더 맛있게 만들고... 하... 진짜... 고뇌는 센세가 해 망부석은 내가 할게
[Code: bcad]
2023.11.22 02:25
ㅇㅇ
모바일
흙바닥이 다 피로 얼룩져있을 정도면 누군가가 흘린피가 아니라 하늘에서 비처럼 내린 피인가??? 심상이 달라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너무 궁금해요 센세ㅠㅠㅠㅠㅠㅠ
[Code: 368a]
2023.11.28 06: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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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심상 무슨일이야.. 센세 ㅠㅠㅠㅠ
[Code: eea3]
2023.11.29 18:26
ㅇㅇ
모바일
선생님... 저 선생님 오실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죠...
[Code: 7e3e]
2023.12.20 19:49
ㅇㅇ
모바일
선생님 내일 올해들어 제일 춥대요 항상 건강유의해요 센세의 몸은 센세의것만이 아니야
[Code: ba6b]
2024.01.08 01:37
ㅇㅇ
모바일
센세 여기서 센세 돌아올 날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서 제이크랑 밥 어떻게 되는지 와서 꼭 얘기해 줄 거라고 믿어...
[Code: c1c0]
2024.01.11 21:27
ㅇㅇ
모바일
센세... 아직도 기다려요... 돌아오기만 해줘
[Code: e5fc]
2024.01.19 22:58
ㅇㅇ
모바일
샌세새해복많이받아..!
[Code: faad]
2024.01.20 19: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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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6나더 보고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bca]
2024.02.11 16:06
ㅇㅇ
모바일
센세..
[Code: db9c]
2024.06.21 0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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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질투로 꼬라지부리는거 진짜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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