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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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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로,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몇십 년 전 유월 어느 날의 일이었다.
  
산천초목이 봄의 기운을 소화시키고 약동하여서 점차 푸르게 여름으로 거듭나던 한때, 요괴들의 왕이 다스리는 한 성채에서 자그만 다툼이 있었다. 
  
“싫다고 했어.”
  
뻗은 가지마다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죽 내려뜨린 과수나무와 이름 모를 만자천홍의 백 가지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 한가운데, 그 위대한 이름하여 요왕 망월께서 어쩐 일이신지 땅바닥에 붙박이장처럼 단단히 버티고 서 있었다. 그것도 아주 불만스럽게. 
  
“어차피 일 년에 단 한 번 그뿐이거늘, 올해 한 번쯤은 잊어버린 셈 치더라도.”
  
“그러니, 그래서 더 안 돼요.”
  
대담하게도 망월의 손목을 붙잡고 늘어진 이는 그보다 한참 조그만 키의 나무 요괴, 바로 허니였다.
  
“이곳 백성들이 일 년 동안 오라버니만을 바라보며 준비해왔던 축제잖아요. 거기에다가 오라버니의 말씀 그대로 일 년에 딱 한 번인데 이날 빠진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돼요, 자아.”
  
긴 머리를 포도 덩굴처럼 땋아 한쪽으로 내렸는데, 한때 그녀 자신이었던 상수리나무의 잎사귀를 몇 잎 꽂아 넣어 소녀다운 순수함이 살풋 묻어 나왔다. 또 사이사이 치자꽃과 주황 계화꽃을 함께 엮어서 움직일 때마다 향기가 바람에 실려 은은하게도 퍼져 나갔다.
  
지금 그녀는 살아 숨 쉬는 향낭 같았고, 그 향낭에게 손목이 붙잡힌 망월은 검푸른 용포를 입고 있었다.
  
용포였지만 인간처럼 황금색이 아닌 거무스름한 보랏빛을 띈 푸른색으로, 감히 깊이를 알 수 없어 한 번 발을 담그면 두 번 다시 빠져나오지 못할 나락의 바다 같았다. 그 때문인지 공허처럼 느껴지는 이 존체에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이는 요성에서 오직 허니 한 명뿐이었다. 
  
“제가 계속 오라버니 곁에 있을 테니까.”
  
그가 혹여 어린아이처럼 길을 잃을까 열 손가락 전부 부드럽게 감아오는 것 또한 허니만이 유일했고. 
  
“얼굴만 조금 비추고 금방 돌아와요, 네?”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또 어찌나, 그리.
  
“알았다, 알았어. 내 가면 되는 일이지.”
  
망월은 조그만 허니의 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끌려 무거운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뿌리치려면 언제든 얼마나 그리 할 수 있었음에도. 
  
허니가 몇 걸음 앞서 가면 망월이 그대로 뒤따랐다. 망월은 이렇게 허니의 뒤에 그늘처럼 바싹 붙어 따라가는 일을 좋아했다. 운이 좋으면 땋은 머리가 뒤로 넘어와 그의 손등 위로 물결처럼 쏟아졌는데, 그 간지러운 느낌이 꼭 살살 눈웃음 치는 것 같았다. 그럼 망월은 남은 손으로 머리의 끝을 슬그머니 쥐어보는 것이었다. 보드랍고 하늘거리는 그 향기 다발을. 
  
몸이 태산만한 요왕께서 기꺼이 고개를 수그려 한낱 요괴의 긴 머리카락 따위 것에 푹 빠지셨을 때, 허니의 두 발은 어느새 가지각색의 모양 등이 줄불을 지어 불야성을 이룬 축제장에 입성했다. 이름하여 월존제로 요왕 망월의 이름을 드높여 그의 위대한 업을 찬미하는 자리라고 하나, 인세에서도 축제라는 게 거의 그렇듯 실상은 백성들끼리 한데 모여서 먹고 마시는 술자리였다. 
  
한편 망월은 그저 오로지 이 월존이란 칭호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애당초 무슨 대왕이라는 칭호부터가 잘못되었어. 수치도 모르고 한술 더 떠서 창피스럽게 월존이라고 할 건 또 뭐란 말이냐.”
  
“어어, 나오면 투덜거리지 말라 했어요. 잘못하면 다 들리잖아요. 백성들에게 미움이라도 사고 싶어요?”
  
“……이제 보니 너, 이 몸을 아주 괴롭히려고 어서 나가자 한 거였구나. 영악한 것, 깊이 저주한다.”
  
요왕 망월과 그가 총애하는 허귀인은 어디를 가나 눈에 띄었다. 노점에서도 힐끔거리는 시선이 연신 뒤따랐으며, 멋모르고 빤히 쳐다보던 어린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서야 겨우 그 일을 그만두었다. 
  
왕과 귀인은 축제 거리를 느긋하게 구경하는 내내 서로 한 손을 나누어 맞잡고 있었다. 허귀인은 요왕께서 가장 아끼시는 성벽의 꽃, 귀한 보물이었다. 성의 요괴들은 두 귀빈을 바라보면서 안도하고, 또 마음속으로 무탈한 내년을 빌었다. 다음해에도 이 요성이 두루 평안하여 두 귀빈께서 축제까지 친히 오시도록. 왕과 귀인은 요괴들에게 평안부와도 다름없었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는 가운데 왕과 귀인은 어느덧 아홉 층이나 되는 누각의 가장 꼭대기 층에 있었다. 
  
이곳 누각은 축제장이 가장 잘 보이는 명당 중 명당 자리였으나, 실은 망월이 참다 참다 못하여 허니를 옆구리에 짐짝처럼 끼고 그림자 속으로 도망친 사정이었다. 하여 그림자 밖으로 나오자마자 참았던 웃음이 터진 허니는 깔깔거리며 망월을 장난스럽게 쳤다.
  
“무슨, 조바심 난 토끼처럼, 아하하! 웃겨.”
  
잘못하면 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고개를 젖히며 깔깔거리자, 무안한 망월은 얼굴을 조금 붉히며 허니가 만약 실수로라도 넘어지지 않게 한 손으로 등허리를 받쳐 지지했다. 
  
“충분히 웃었다, 그만해.”
  
“부끄러운 건 아시나 봐요? 하지만 이렇게 웃긴 걸 어찌하여요. 아아, 꼭 숨 넘어갈 것 같아.”
  
“그건 더 안 돼. 호흡을 제대로 하거라.”
  
그때 망월이 걱정스럽게 내려다보자 두 눈에 촉촉히 눈물이 고일 정도로 웃고 있었던 허니는 예삿일이라는 듯 바로 눈물을 닦아 넘겼다. 
  
“오라버니는 자신의 그, 대단함을 좀 더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다들 이렇게 정성스레 준비하고 모여 오라버니의 복과 안전을 빌어주는데, 성가시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정성을 나 몰라라 외면하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해요?”
  
“복과 안전은 무슨, 저들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먹고 마실 자리의 핑계에 불과하던데.”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요. 평범한 요괴는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해요. 하지만 월존이라면, 대왕이라면 그 위대한 이름을 빌려서 모두에게 의심받지 않고 성대한 축제를 열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이어 허니는 누각 아래로 다정한 눈을 내려뜨렸다. 
  
“오라버니의 힘으로 지켜낸 것들을 한 번 이렇게 바라보세요.”
  
허나 망월의 핏빛 두 눈은 오직 허니만을 진득하게 담고 있었다. 진득하고도 또 예리하게. 지금 이 순간 모든 것,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아름다워요.”
  
축제의 은은한 불빛에 조그만 몸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귤빛으로 황홀하게 흠뻑 물들었는데, 분명 등허리를 이토록 세게 단단히 쥐고 있는데도 슬며시 눈을 감았다 뜨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이나 아름다워서.
  
“날이 차다. 이만 돌아가자.”
  
이 세상으로부터 멀리 숨기고 싶었다.
  
왜냐하면 몇 안 되는 제 것이었으니까. 
  
“어머, 벌써요? 아직 못 본 게 한참 있는데. 설 노괴의 불놀이도 남아 있고.”
  
“아쉬운 점을 남겨 두어야 다음해 또 오고 싶어지지.”
  
운을 뗀 망월은 곧바로 허니의 몸을 두 다리부터 부드럽게 폭 감싸 안아서 천장까지 쑥 들어 올렸다.
  
이에 허니는 어쩔 수 없이 망월의 어깨에 상체를 온전히 맡겼고, 아주 옴짝달싹 못 하도록 다리가 꽁꽁 묶였는데도 하고 싶은 말은 남아 있는지 씩씩하게 짹짹거렸다. 솜방망이로 어깨를 있는 힘껏 쳤지만 당연하게도 그에게 아무런 제지를 가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꼭 치사하게 이럴 거냐는 둥, 대왕이 아니라 협잡한 소인배라는 둥, 쉬지 않고 재잘대는 내내 보드랍게 물결치는 허니의 긴 머리칼에서 치자꽃 잎과 계화꽃 잎이 망월의 얼굴 위로 끝없이 오소소 쏟아져 내렸다. 그윽한 향기가 깊숙이 밀려 들어왔다.
  
간드러진 웃음소리와 함께, 파도처럼. 
  
왕과 귀인은 곧 그림자 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었다. 
  
밤바람이 유독 선선했던 유월 어느 날, 작고도 소중한 기억 한 조각이었다. 





무대는 다시 돌아와 인세.
  
어둠 속에서 붉은 두 눈을 서슬 퍼렇게 번뜩인 망월은 이제 막 꿈에서 깨었다. 운몽 강씨가 난릉 선부에 머무른 지 고작 이틀째 밤, 만겁의 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던 망월은 결국 첫 날을 원치 않게 꼬박 지새우고 오늘에서야 가까스로 잠든 참이었다. 
  
그런데 또, 잠들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할까.
  
망월은 겉옷을 챙겨서 밖으로 나섰다. 
  
누이의 중독된 심장에 온갖 요마와 영수들의 피로 잃어버린 생명력을 채워 넣기 시작한 지 어느덧 몇 달. 저 하늘에서 비가 내리도록 만드는 건 간단했지만 이와 정반대로 오지 않게 만드는 건 꽤 까다로웠다. 전자는 그저 단순히 막지 않으면 될 일이었으니까.

하여 오늘도 비가 내렸다. 몸뚱아리가 성치 않아도 비가 내렸고.

공자께서도 서둘러 비를 피하시지요. 날이 찹니다.

……그날은, 일부러 내렸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낯이 창백하게 질려가는 그 꼬락서니가 더 지켜보기 싫었으므로. 비라도 크게 내리면 어서 피하겠거니, 싶어서 구름의 마개를 그대로 열었다. 한데 어찌 그리 어리석고도 멍청하게 쥐 죽은 듯 가만 있었는지. 

망월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는 빗줄기가 얼굴 위로 내리꽂혔다. 

머릿속으로 몽중에서 계속하여 언제나, 늘 웃고 있던 그 아이와 바로 전날 채찍 같은 비를 온몸으로 흠뻑 맞고 있던 그 아이를 함께 떠올렸다. 

그리 환하게 웃을 줄 아는 녀석이었는데, 그렇게나.

똑같은 얼굴로 시들어 있는 게 보기 정말 고됐다.

네 그 조그만 머리통에서 널 괴롭히는 게 누구인지, 찾아내서 죽여주면 그때 너는 과연 이를 기뻐할지, 망월은 수많은 상상을 거듭했지만 답은 오직 하나. 그 아이는 뭐가 되었든 기뻐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망월은 곁에 허니가 있었더라면 경악하여 사흘 밤낮으로 시끄럽게 왁왁 소리지를 일을 한 가지 밀어붙이고 있지 않았나.

망월은 다시 고개를 숙여 오른손 엄지에 낀 백옥 반지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누이의 영혼을 그대로 닮아서 달처럼 무구하고도 고아한, 월백색 옥반지였다. 무수한 각종 생명의 피를 마셨음에도 아직까지 얼룩 한 점 없이 결백하였다. 그 또한 누이를 닮았다.

이 심장만 돌려주고 나면 깔끔하게 뒤로 물러서서 그 아이의 남은 생을 고스란히 지켜보리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도와주고, 또…….

“불가합니다. 이 야밤에, 그것도 종주께 허락받지 않은 사안으로 출입을 허가할 순 없어요. 공자께서 제 아무리 패를 제시하셔도 불가합니다. 애당초 그 옥패는 공자의 것이 아니라 택무군의 것이 아닌가요?”

부슬부슬 떨어지는 빗발 사이로 들려온 목소리.

이에 망월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서 쫓았다.

한때는 계화꽃 같았고, 지금은 만개한 작약과 같은 누이의 목소리였다. 

“두 가문에서 그간 쌓아온 교분이 얼마나 두터울지언정 지금은 남이공자께서 물러나실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낭자.”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사실 확인이 불분명한 사안으로 귀빈이신 강공자를 임의로이 남이공자께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시죠.”

금성설랑이 철을 벗어나 이 가을에도 내내 피어 있는 선부 남문, 금자봉이 한창 남망기와 대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면 혹, 제가 이 일을 아무 의심치 않고 수락할 만큼 만만해 보이십니까? 최소한 택무군께서 친히 써주신 서신이라도 한 장 내미셨어야 수지 타산이 들어맞지요. 남망기 수사.”

망월은 어느새 드높은 기와지붕 위에 곧게 서서 흘러가는 상황들을 그저 가만히, 숨죽인 채 묵묵히 지켜보았다. 듣자하니 제 이야기였다. 

한편 남망기는 속이 탔다.

근래 들어서 정체불명의 수사 한 명이 아주 무자비하고 난폭한 퇴마 방식으로 수진계를 들쑤시면서 불순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이 수사의 퇴마법은 현재 현문에서 규율하는 정화, 진압, 소멸, 세 가지 중 그 어떤 것도 아닌 오로지 ‘학살’이었다. 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언제나 피바다였다. 

현장에는 처참하게 도륙되어 본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진 고깃덩어리들이 낭자했는데, 가까스로 역겨움을 참고 들여다보면 사체들마다 유독 심장이 거머리에게 빨린 것처럼 말라 있는 게 발견되었다. 검은 이무기의 목격담과 함께 말이다.

단언하건대 그것은 퇴마가 아니라 명백한 사도의 기행이었다. 

그자가 데리고 다니는 건 이무기가 아닌 요괴였고. 

하여 몇 달간의 추적 끝에 기적적으로 낯익은 검흔을 포착한 남망기는 지금 난릉 금씨의 선부에까지 다다랐다. 물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운몽 강씨의 선부였으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 몇 달 사이 수척해진 지기 위무선 한 명뿐이었다. 

자세한 사정을 물으니 개인적인 일로 휴양 중이라던 위무선은 남망기의 말을 듣고서 의외로 담담히 나왔다. 

강징에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어쩐지…… 그래. 

어쩐지라니?

나가는 일이 잦았으니까. 밖에 며칠씩 나가 있으면서 느지막이 돌아와서는 죽은 것처럼 가만 있는데, 그리 있다가 사나흘 뒤 또 매정하게 쌩 떠나버리니. 모르고 싶어도 좀처럼 모를 수 있겠냐.


위무선의 눈은 정직했다. 

여기까지 몸소 찾아와서 이야기해준 건 고마운데, 그래도 나는 강징이 사마외도라 생각되지가 않아. 수단은 다소 난폭하지만 공은 공이야. 어쨌든 십 년이 넘도록 외부와 교류가 없었으니까 고쳐 나갈 점들이 많겠지. 

하지만 물증이 명확해. 강만음은 나서서 해명할 필요가 있어.

정반대로 말하자면 그저 물증뿐이라는 거잖아. 그리 화려하게 다녔으니 피를 쫓아서 잡귀가 두어 마리 정도는 따라다니고 있었을 텐데. 


정직하고도 또 강경했다.

사체에는 늘 파리가 꼬이는 법이고 여우는 항상 호랑이가 버린 먹잇감을 노린다 하지. 지금까지 단 한 번이라도 그 일의 진범을 무조건 강징이라 상정하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본 적이 있긴 해? 

남망기는 지금 금자봉을 바라보면서 왠지 모르게 다시 위무선을 상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더욱 난관일지도.

“현문에 속한 수행자라면 누구나 응당 따라야 할 규율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무릇 수사란 퇴마에 있어서 정화의 도를 제일로 여겨야 하는 법.”

그는 여전히 두연청에서 꽃같이 춤추던 그녀를 기억하는데.

“운몽 강만음의 무자비한 그간 소행은 오히려 원한과 집착을 부추깁니다. 이는 더 많은 요마귀괴의 생식으로도 이어지지요. 하여, 사안이 시급하오니.”

“우리는 모두 수행자이기 전에 동등한 사람이지요.”

그날의 기억은 찰나의 꿈이었는지.

“저는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그 엄격한 현문에서 세운 규율보다 먼저 사람 대 사람으로서 예의라는 걸 중시합니다.”

홀로 우산을 쓴 금자봉은 남망기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그런데 당신, 남이공자는 무례하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