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는 빌리가 늦으니까 먼저 자라고 연락 와도 꼭 거실에서 기다림

이번에도 빌리한테 기다리지 말라고 전화 왔지만 역시나 소파에서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겠지

얼마 후에 깨어나 보니 인기척도 없고 빌리한테 새로 온 연락도 없고 벌써 자정이 다 되어가는 거임...

빌리가 이렇게까지 늦었던 적은 없어서 허니 뭔가 수상한 느낌에 집안 뒤지기 시작함

빌리!( ∙̆.̯∙̆)

...

어딨어! 숨어있는 거 다 알아( ∙̆.̯∙̆)

...

재미없어 빨리 나와!!!( ∙̆.̯∙̆)

침대 밑까지 샅샅이 살핀 후에 아직 안 들어왔구나 싶어 전화를 걸어도 꺼져있고... 사무실로 전화해봐도 안 받으니까 불길한 상상만 줄줄이 이어질 듯

허니 덜컥 겁 먹어서 눈물 나려는 거 꾹 참고 현관문 밖으로 나왔는데 할 수 있는 게 무작정 기다리는 것 밖에 없으니 혼자 오노카니 쪼그리고 앉아있음

불길한 상상 떨치려고 빌리 빈 진짜 짜증나 이따 머리털 다 쥐어뜯어버려야지 같은 생각이나 하면서 버티는 허니...

멀리서 차 소리 날 때마다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앉기를 몇 번 반복하고 또다시 차 소리 들려올 때 이번에도 빌리 아니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차마 고개도 못 들겠는 거

근데 차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길래 슬쩍 곁눈질했더니 목 빠지게 기다리던 빌리 차여서 벌떡 일어남

빌리 어쩌다 보니 일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늦어진 데다가 휴대폰은 아까 박살나가지고 연락도 못 받았음... 차 세우고 얘 또 소파에서 잠들었겠구나 생각하면서 내렸는데 현관 앞에 잠옷 차림으로 서 있는 허니 때문에 놀랐을 듯

왜 밖에 나와있어?

씩씩대고 서있던 허니는 빌리 목소리 듣자마자 참았던 울음 터트리겠지

빌리 처음엔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냐며 웃으면서 허니 껴안았다가 평소 같으면 무어라 꿍얼댔을 애가 아무 말도 않고 숨넘어갈 듯이 계속 울기만 하니까 가슴 철렁 내려앉음

일단 우는 애 안아들고 집 안까지 들어오기는 했다만 허니가 빌리랑 절대 안 떨어지려고 하는 통에 계속 허니 안은 채로 토닥여서 달래주겠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왜 울었는지 물었더니 허니는 빌리가 죽은 줄 알았대

조금 늦는댔잖아⸝⸝ʚ̴̶̷̆ ̯ʚ̴̶̷̆⸝⸝

근데 많이 늦었다 그치? 미안해

전화도 안 받고⸝⸝ʚ̴̶̷̆ ̯ʚ̴̶̷̆⸝⸝

아까 고장 났어... 미안해

빌리 자기가 죽은 줄 알았다니 황당하지만 애 혼자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생각하면 안쓰럽고 가여워서 허니가 한참 동안 칭얼대는 거 가만히 받아주면서 흐트러진 머리카락 쓸어주고 눈물 콧물로 엉망 된 얼굴도 쓱쓱 닦아주는 그런 거...

그리고 빌리 휴대폰이 박살난 이유: 빵질머리 



(안 이어지는 전편)

빵발너붕붕 빌리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