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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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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 미안 따흐흑




리무스와 시리우스 사이의 냉랭한 기운은 몇 주가 지나도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매번 같이 듣는 수업마다 따로 앉는 것은 거의 당연한 것처럼 바뀌어갔고, 사이에 끼인 그들의 친구들만 죽어나가는 중이었다. 마주치기만 할 때도 둘은 치를 떨며 서로를 피해 갔다.

제임스는 리무스가 앉아있는 자리와 시리우스가 서 있는 곳 중간에 서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이며 고민한 끝에 그는 리무스 옆자리에 주저 앉았다. 전날은 시리우스 옆에 앉았으므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다가온 시리우스가 리무스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제임스에게 속삭였다.


"고결하신 반장님 옆에 앉았다간 예민함이 전염되서 목숨 깎아먹을 걸?"
"지금도 충분히 목숨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것쯤은 알아주길 바라."


제임스가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하자 시리우스가 인상을 찡그렸다. 시리우스가 떨어진 자리로 피터를 끌고 가 앉자, 제임스를 흘깃 돌아본 리무스는 다시 시선을 책으로 돌리며 깃펜을 들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손가락 사이의 깃펜을 돌리며, 눈을 가리는 앞머리를 가볍게 쳐낸 그는 무덤덤한 어투로 던지듯이 말했다.


"제임스, 너무 고민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곳에 앉도록 해. 어차피 수업만 듣는 건데. 저 개새...... 미안, 패드풋 곁에 앉아도 난 정말 괜찮아. 다만 나한테 과제 보여달라는 소리를 하는 건 조금 어려워지겠지."
"......무니, 차라리 둘이 마법사의 결투라도 해서 진 사람이 잘못한 걸로 치고 화해하면 안될까? 네가 밀리면 내가 끼어들이서 이기게 해줄게."
"난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 상대에게 친절하게 화해의 말을 건넬 정도로 살가운 사람이 못 돼."


제임스가 조용히 신음을 흘리며 머리를 감쌌다. 좌절감이 머리를 휩싸안았다. 그의 악문 잇 사이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리무스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제임스에게 손짓으로 곧 수업이 시작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무덤덤하게 다시 교실 앞을 쳐다보던 리무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한테 말 걸지 않는 게 좋을 걸. 시리우스 블랙이 나뿐만이 아니라 제임스 너까지도 죽일 기세로 노려보기 시작할지 몰라."


제임스가 우울하고 심란한 표정으로 팔뚝에 얼굴을 문질렀다. 리무스는 고요히 화가 담긴 얼굴로 책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수업을 듣다가 종이 치자 제임스는 해방을 맞은 기분으로 교실 밖으로 뛰어갔다. 피터 역시 헐레벌떡 그를 따라 뛰어나갔다.

다음 수업에는 서로 짝을 바꿔 앉았다. 당당하게 옆에 앉는 시리우스를 짜증 어린 눈길로 흘기던 제임스는 악성 두통에 시달리는 표정으로 울상을 지어 보이는 피터에게 심심한 위로의 제스쳐를 보냈다. 리무스는 피터에게 앉으란 말을 건넸지만 표정이 완전히 굳어있는 상태였다. 속으로 친구들을 원망하는 소리를 쏟아낸 피터는 울적한 얼굴로 리무스 옆자리에 주저앉았다.

제임스는 자신에게 장난을 쳐대는 시리우스에게 짜증을 담은 반응을 하면서 리무스와 화해를 안 할 작정이냐고 따졌다. 하지만 반복되는 더럽다는 발언을 듣다가 결국 그는 자신까지 시리우스와 싸울 것 같다는 생각에 곧 포기해버렸다. 시리우스는 그제서야 만족한 얼굴로 제임스에게 리무스에게 잘해주지 말라며 신랄한 말투로 설득 아닌 설득을 해댔다. 제임스는 피곤한 표정으로 갖고 있던 양피지 뭉치로 시리우스의 뒤통수를 한 번 내리친 뒤 책상에 엎어졌다.

계속해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심정이었다. 어딜 가나 얼음이 깨져버릴 것 같아 망설여지는 기분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리무스에게 말을 걸면 시리우스가 사납게 노려보면서 리무스에 대한 비하 발언을 쏟아내고, 시리우스와 어울리자면 리무스가 표면적으로는 무덤덤하지만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다보니 같은 기숙사 방을 쓰는 제임스, 피터, 프랭크는 죽을 맛이었다. 잘못을 따지자면 시리우스의 탓이 더 컸지만, 그렇다고 그를 비난하기에는 둘의 실제 사정을 잘 모르니 망설여지는 것이었다. 결국 모두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 침착한 축에 속하던 프랭크가 다른 방에서 자는 게 낫겠다고 울부짖을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했다. 방에 오래 있는 편도 아닌 프랭크가 그 정도인데, 피터와 제임스는 둘의 친구된 도리로 방에서 나가 있을 수도 없어서 외로이 고역을 겪고 있었다.

피터는 싸늘한 얼굴로 수업을 듣고 있는 리무스에게 말을 몇 번 걸어보려 하다가 계속 타박 어린 짧은 대꾸만을 듣고 제임스와 같은 자세로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리무스, 시리우스랑......"
"수업에 집중해야지, 피터."
"시리우스도 진심은 아니었을......"
"수업에 집중하라니까, 피터?"
"시리우스도 화해하고 싶을......"
"수업에 집중 안 할래, 피터!"


부들부들 떨면서도 자신을 시리우스와 화해시키려고 하는 피터에게 몸을 돌린 리무스는 숨을 가볍게 고른 뒤 싱긋 웃어 보였다. 피터는 리무스가 자신의 말을 들어줄 마음이 생긴 것 같다는 기쁨에 얼굴을 환하게 밝혔지만 곧 책상 위에 올려진 리무스의 지팡이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리무스가 손가락으로 지팡이를 가리키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한 번만 더 시리우스란 명사를 꺼내면 동작 그만 주문을 걸겠어, 웜테일."
"아, 알았어...... 그러니까 패드풋도 너랑 다시 친해지고 싶을......"
"친구에게 실렌시오 마법을 걸고 싶지 않은 내 마음도 조금은 이해해주길 바라."


리무스는 울상을 짓고 있는 피터에게서 몸을 홱 돌려버렸다. 그 뒤에도 계속 피터가 말을 웅얼거리자 수업에 집중할 수 없게 된 리무스는 신경질적으로 깃펜을 손에서 놓아버렸다. 펜촉이 잉크병을 건드리면서 그것이 책상 끝으로 굴러가 곧 바닥과 충돌하며 깨져버렸다. 몇몇 학생들이 소리에 뒤를 돌았다. 리무스는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빠르게 깨진 조각들을 마법으로 다시 붙였다. 
 
책상에 엎어진 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쏟아내는 제임스에게서 눈을 거둔 시리우스는 리무스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가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본 시리우스는 자신 역시 표정을 굳히며 신경질적으로 교과서를 닫아버렸다. 그 때 술에 취해서 한 말 이후로 리무스는 그를 노골적으로 없는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다. 적대를 받는 것보다 무시받는 것을 더 싫어하는 시리우스로서는 그 태도가 더 거슬렸다. 시리우스는 자신의 말이 심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내 드는 짜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곧 종이 치고 수업이 끝났다. 중간에 끊긴 필기 때문에 심란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무스는 책을 챙긴 뒤 시리우스가 있는 방향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 빠르게 걸어나갔다. 시리우스는 코웃음을 치며 의자에 비딱하게 기대앉았다. 저녁 연회를 먹으러 가기 전에 제임스에게 다가온 피터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무니가 내가 시리우스에 대한 말을 한 번만 더 하면 동작 그만 주문에다가 실렌시오 마법을 걸겠대."
"진짜 화났나보다......"
"너희들은 왜 내가 그 더러운 자식이랑 화해하길 바라는 거야? 이젠 그 놈이랑은 말 섞기도 불쾌하다고."
"너, 입 좀 잘 간수해. 화해하길 왜 바라냐고? 너희 둘 때문에 우리가 죽어나갈 지경이니까 그렇지, 이 뇌에 필터 없는 자식아! 웬만하면 제발 사과 좀 하지 그래?"


시리우스는 세차게 고개를 저어 보일 뿐이었다. 한숨을 깊게 내쉰 제임스는 리무스나 시리우스 중 아무라도 제발 기분을 풀길 기도하며 연회장으로 발을 옮겼다. 둘의 싸움이 이렇게 오래가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제임스에게 이 상황은 너무도 끔찍하게 느껴졌다.








저녁을 건너뛰고 오랜만에 부모님에게 편지를 보내기 위해 걸어가던 리무스는 길목에 서 있는 센달 교수를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꼿꼿이 눈을 앞에 고정하고 지나치려던 리무스는 팔이 잡히자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요즘 들어 수업에 집중을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더군. 고민이라도 있나?"
"......상관하지 마세요."
"쉽게 틀어지고 사라지는 것이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지. 너무 염두에 두지 마."


리무스는 문득 시리우스가 자신에게 가지고 있던 우정이란 감정까지 사라진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를 좋아했던 마음을 겨우 접고 그의 친구로서 옆에 있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시리우스와 지금 절교 직전에 있다는 사실에 리무스는 저절로 나오려고 하는 신음을 삼켰다.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러 가던 참입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센달이 가라는듯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리무스는 그가 자신을 천천히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불편함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돌린 리무스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말했다.


"펜리 그레이백의 아들이 여기서 뭘 하는 거죠? 덤블도어 교수님은 아시는 겁니까?"
"오, 그는 알지."
"그렇다면......"
"늑대인간들은 볼드모트의 충실한 심복들이지. 그들을 차별하는 일반 마법사들보다는 머글들이라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을 제시하는 그가 더 솔깃하게 들리니까. 덤블도어는 늑대인간들과 소통할 수 있고 설득을 시도해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 편으로 끌어오고 싶었겠지."
"그리고 그게 당신이고요?"
"그래. 널 이용하고는 싶겠지만 아직 넌 어리니까."


센달이 서늘하게 웃으며 리무스의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리무스가 고개를 틀자 센달이 그의 턱을 잡아쥐고 눈을 마주보도록 만들었다.


"넌 이용가치에 의해 여기에 있는 거야. 내가 너였다면 덤블도어의 계획을 망치고 싶어서라도 호그와트에서 나갔을텐데."
"......당신은 덤블도어의 편이 아니군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난 그저 너에게 공감해보려고 했을 뿐이야."
"......"
"난 너에게 안정적인 삶을 약속할 수 있어.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아도 괜찮아."
"......놔주세요."
"난 네가 마음에 들어, 리무스."


리무스가 거칠게 그의 손을 떼어내자 센달은 항복한다는 듯이 손을 들어 보여주며 말했다.


"지금이야 네 친구들이 널 감싸주고 옹호해 주겠지만, 그들이 어른이 되어 더이상 네 곁에 있기 어려워질 때를 생각해봐. 늑대인간의 삶은 인간과 다르니까. 너에게는 운 좋게도 나라는 선택지가 있는 거야."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난 늑대인간 혼혈로서 늑대인간을 잘 이해하고 머글로도, 마법사로도 살 수 있어. 넌 그냥 나와 함께 떠나겠다는 한 마디만 하면 돼."
"저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죠?"
"넌 내가 아는 늑대인간들과 달라. 어리고, 순수하고, 교양이 있지."


센달의 손이 다시 다가오자 리무스가 그것을 쳐내며 차갑게 말했다.


"고분고분한 노리개를 찾으시는 것 같네요."
"세상에는 늑대인간에게 관대한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아. 그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센달은 리무스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가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리무스는 그의 손이 닿았던 자리를 신경질적으로 털어내며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2019.09.16 19:34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ㅜㅜㅜㅜ사랑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85a]
2019.09.16 19:38
ㅇㅇ
모바일
선생님 도배미안이라뇨ㅠㅠㅠㅠ 센세의 글로 가득한 시리무색창을 도는 내가 너무 행복해서 죽을것걑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입벌려 장어즙 들어간다
[Code: 3722]
2019.09.16 2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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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전혀 미안해할필요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69e]
2019.09.16 2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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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미안이라니 ㅠㅠㅜㅠㅠ 너무너무 행복해 ㅠㅠㅠㅠㅠㅠ 리무스 언제쯤 찌통이 끝날까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dc1]
2019.09.16 2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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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이라니ㅠㅜㅠㅠㅠ미안해할거 전혀 없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847]
2019.09.18 00: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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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ㅜㅜㅜㅜㅜㅜ미안할 이유가 전혀 없죠ㅠㅠㅠㅠㅠㅠㅜ리무스의 찌통은 어떤 엔딩을 향해 가는지 애간장 타는 붕붕이만 있을 뿐이죠ㅠ
[Code: 30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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