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21317064
view 4086
2017.03.11 17:59
재생다운로드d8c441fe230fbf186d900b9d094c6663.GIF








아 이 써글럼들 이 시골 구석까지 와서 술처먹고 지랄 발광을 해놨네 부모 잘만난 거지발싸개 같은 넘들
너붕 입에서 또 욕이 흘러나오면 같이 일하는 나이가 지긋한 메릴이 웃겠지
허니 그 새끼들 때문에 우리가 돈 벌잖니 입이나 닥쳐 먼지 들어간다
킥킥 거리는 너붕은 온갖 얼룩이 묻은 침대 시트를 벗겨냈어

메릴은 여기에 와서 만난 사람 좋고 마음씨 좋은 분이야 나이는 너붕 엄마뻘 보다 훨씬 많겠지
낯선 곳에 와서 낯설어하는 너붕을 잘 보듬어 줬어 
말투도 너붕과 비슷하고 메릴도 혼자 산지 오래 되서 그런지 너붕을 많이 이해해주는 편이었어
직장 동료이자 기댈 수 있는 술친구가 생긴 덕분에 너붕은 이 곳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

울다가 잠들었다가 울다가 멍하다가 거의 한달은 보낸 것 같았어
근데 계속 그렇게 지낼 순 없잖아 알렌한테 돈도 보내야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장한테 전화를 해봤어 
근데 곤란한 눈치야 딱 자르지는 못하는데 얼버무리는 폼이 그렇겠지
그래서 더이상 아무 말 않고 전화를 끊었어 이젠 여기선 못 살겠구나 깨달았어 있고 싶지도 않았지만ㅇㅇ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다 겨우 정착한 곳이 여기야
이 먼 곳까지 올 생각은 없었는데 도망치듯 떠나다보니 그렇게 됐어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청소 말고는 잘할 수 있는게 없었어 
그래서 이 호텔에서 일하게 됐어
조용하고 작은 도시지만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제법 있는 예쁜 곳이야
일은 예전보다 더 힘들고 페이도 낮지만 그래도 좋았어

여기에 오고서도 한참 뒤에야 알렌에게 연락을 할 수 있었어
"알렌..."
"야 이년아... 이 무심한 것아... 이 불쌍한 것아..."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흐느끼는 듯한 알렌의 목소리에 너붕도 왈칵 눈물이 쏟아지려 했지만 꾹꾹 참았어
"아 영감 노망났어요? 왜 그래?"
"어디야? 너 어딨어?"
"알아서 뭐하시게. 걱정마세요. 잘 지내니까."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어 목이 메어서 말하기가 너무 어려웠거든 미안해요 보고 싶다 할배...




고된 하루가 끝이 나고 어두운 집으로 들어와 스탠드를 켰어
익숙해진 줄 알았던 적막감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낯선지 몰라 
티비를 틀었지만 오히려 더 외로운 기분이 들었어
티비 전원을 꺼버리고 작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와 한모금 하겠지 또 시작인가
낮동안 사람들과 어울리며 잘지내는 것과 별개로 외로움은 주기적으로 찾아오겠지
평생을 따라 다니던 녀석이라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단련됐다 생각했는데 외로움은 늘 새로워

돌이켜보면 외로움이 찾아오지 않았던 아주 짧은 순간이 있었어
그 빛나던 순간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후로 외로움은 더 자주 찾아오는 것 같았어
아마 그 순간 때문에 익숙해졌던 외로움이 다시 낯설어졌나봐
뭐 어쩌겠어 태어나길 외로울 팔자로 태어났는데 견뎌야지, 내버려두면 그 기억들도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겠지,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흐려지겠지
너붕은 이런 생각들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어




지끼미 어느 망할 놈의 자식이 시트에다 똥을 쌌어!!!!! 
시발 떡을 쳐도 어? 좀 곱게!! 어? 좀 교양있는!! 그런 떡을 치란 말이야....니......미.......시........펄..........
시트를 벗기며 바닥에 패대기 치던 너붕의 말끝이 한없이 늘어졌어
몇초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만 껌뻑이던 너붕은, 반대로 단 한번도 깜빡이지도 않고 너붕을 내려다보는 푸른 눈을 보며 인사했어
"안녕...하세요?"

지인의 추천으로 파인이가 이 곳에 온게 지난 늦은 밤이야
아침 일찍 외출했던 파인이가 다시 호텔로 돌아와 방으로 돌아가고 있었어
복도에 세워진 룸메이드 카트를 지나쳐 가려는데 열린 방문 틈 사이로 들리는 목소리가 파인이의 발목을 잡겠지
오랫동안 못 들었지만 한번도 잊은 적 없었던 목소리 너무나도 그리운 그 목소리
얼음처럼 굳어버린 발을 겨우 잡아당겨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방문은 살짝 열어보았어

디자인은 다르지만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근무복을 갖춰입은 너붕의 모습이 보였어 
그때처럼 하나도 무섭지 않은 욕을 하며 짜증을 부리고 있었어
수없이 되새겼던 첫 만남이 마치 데자뷰처럼 다시 일어난 것 같았어
인기척을 느끼고 파인이를 돌아본 너붕은 놀라움에 조각상처럼 굳어버린 듯했어
파인이 심장이 세차게 뛰었어




파인이는 너붕과 근처 까페에서 다시 만났어
"잘 지내셨어요?" 
"허니도...잘 지냈어요?"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미안해요...
"그럼요~ 너무 잘 지내서 살이...하하!!"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또 미안한데... 정말 보고 싶었어요
"그냥 일하고... 쉬고... 일하고... 별게 있나요." 
"여기에서 만나게 될줄은 몰랐어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
"그러게요. 세상이 참 좁네요. 하하하;;" 

둘 사이에 내려앉은 적막을 깨고 파인이가 잠긴 목을 가다듬었어
"크흠 큼... 저기... 허니... 내가 그 때..." 
"그땐 정말 죄송했습니다." 너붕이 파인이의 말을 끊고 먼저 사과했어 "제멋대로 굴어서 너무 큰일을 저질러 버려 항상 죄송했습니다."
"아니.. 그땐 내가 허니한테 너무 심하게..."
"아니에요. 아니에요." 너붕이 손사래를 쳤어 
"자식이 사라졌는데 어느 부모가 침착할 수 있겠어요? 이해해요."
부모에게 버림 받은 사람한테서 듣기엔 너무 슬픈 얘기라 파인이 명치 끝이 아려왔어
"..."
"다 제 잘못이에요. 사장님 말씀을 들었어야 하는데." 그래... 난 사장님이었지...
"아닙니다. 절대!! 절대로 허니 잘못이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게 내탓이에요 다 내 잘못이니까 그렇게 슬픈 얼굴은 하지 말아요
파인이가 하도 단호하게 말하니까 너붕이 잠시 시선을 내려 텅빈 음료수잔만 들여다 보겠지

"저기....음....어...." 한참을 뜸들이던 너붕이 겨우 물었어 "제임스는... 잘...지내죠? 건강하죠?"
"....네....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말아요."
"아~ 다행이다. 제가 정말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너붕의 얼굴에 순식간에 화색이 돌았어
진심으로 기뻐하는 너붕의 얼굴을 보며 파인이도 살짝 웃었어 
"그날 많이 놀랐을텐데 괜찮은지 너무 걱정이 되서... 제임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인사도 못하고 왔던 것도 마음에도 걸렸고 암튼 이래저래 걱정 많았는데 괜찮다니 다행이에요. 이제 진짜로 맘편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다행이다. 아무래도 애기니까 금방 잊었겠죠? 그렇죠?"
다행이다를 연발하며 표정이 밝아진 너붕을 보니 파인이 마음이 아프겠지 
"네. 그러니까 허니도 맘 편하게 지내요. 허니 잘못 없으니까. 제임스도 그걸 바랄 겁니다."

잘 지내란 인사를 끝으로 너붕을 돌려보냈어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었어
항상 그리워했다고 말하고 싶었어
단하루도 너붕을 잊은 적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었어
미안하다고 정말정말 미안하다고 내가 진짜 죽일 놈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한마디도 못했어
너무 미안하니까 도리어 미안하단 소리를 할 수가 없었을거야
예전보다 훨씬 말라보이는 너붕이 안쓰러웠어
다시 돌아가버린 사장님이란 호칭이라도 감지덕지한 기분이었어 심장이 갈갈이 찢기는 것 같았지만 말이야
너붕의 어색한 웃음소리에 마음이 아팠어 괜찮은 척 하려는 것 같았거든
하지만 그건 괜찮고 싶다는 뜻이니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 




다음 날 너붕은 정상적으로 출근하겠지
근무를 바꿀까도 생각해봤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어 
체크아웃을 한다고 했으니까 곧 나가겠지 그럼 두번 다시 볼일 없겠지 그러니까 나는 나대로 살면 되는거야 하는 심정으로 출근했지만 너붕은 사실 밤새 한숨도 못잤을거야
거의 다 잊혀졌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무뎌졌을거라 믿었는데 파인이 얼굴을 보니 다시 심장이 제멋대로야
함께했던 모든 장면이 너붕 세포 하나하나마다 새겨진 듯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어
울고 짤고 힘들어 했던 거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웃었어 괜찮은 척 했는데 같이 웃어주는 파인이 표정이 너무 슬퍼보여서 시선을 마주하기가 힘들었어
그 얼굴 역시 한참을 기억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

다행히 너붕이 맡은 구역에는 파인이 방이 포함되어 있지 않겠지
방금 전에 체크아웃을 했단 얘기도 들었어
카트를 밀며 지나가는데 파인이가 묵었다는 스위트룸의 문이 열려 있었어 정말 갔나보네
왠지 모를 아쉬움에 너붕은 살짝 방문을 열어보았어 

천천히 문이 열리고 거실 바닥에 앉아있는 작고 귀여운 등이 보였어
헉!!! 너붕이 양손으로 입을 막았어 
바닥에 앉아 자동차를 가지고 놀며 꼬물꼬물거리는 건 제임스였어
순식간에 눈물이 차올라 눈앞이 흐려졌어
다가가지도 뒤돌아 나가지도 못한 채 어쩔 줄 몰라 가만히 서서 눈물만 흘리는데 제임스가 휙 뒤를 돌아봤어
더 놀란 너붕이 흡 숨을 들이킨채 터질듯한 가슴을 움켜쥐고 서 있는데 제임스가 무심하게 얼굴을 돌려버렸어 
당황스럽겠지 내 옷이 이래서 못 알아 보는 거야? 아니면... 다 잊었다더니 정말 날 잊은거야?

가만가만 제임스 곁으로 다가간 너붕이 부드럽게 제임스를 불러봤어 "제임스?"
대답이 없는 제임스는 그저 자동차만 바닥에 굴려대겠지
"제임스? 임쓰야?" 재차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제임스가 자기 옆에 쪼그려 앉은 너붕을 다시 쳐다봤어
가까이에서 보니 뭔가 이상해 오동통한 볼살도 그대로고 귀여운 곱슬머리 아빠만큼 푸른 눈동자도 그대론대 이상했어
너붕과 파인이와 있을 때 넘쳤던 아이다운 생기발랄한 에너지가 온데간데 없었어
눈빛도 표정도 하나도 읽을 수가 없었어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나야. 붐비야, 제임스."
눈물을 닦은 너붕이 제임스를 보고 웃어줬지만 임쓰는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어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어
충격받은 너붕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치다 파인이와 부딪혔어
"제임스가... 이상해요.... 왜 이래요? 왜 이러냐구요?" 너붕이 파인이 팔 붙들고 숨막히듯 물어보겠지
"사실은... 큼..흠..." 파인이는 복받쳐오르는 무언가를 삼키며 목을 가다듬었지만 어쩔 수 없이 목소리가 떨렸어
"제임스는... 말을 하질 않아요."
2017.03.11 18:11
ㅇㅇ
모바일
어나더ㅜㅜㅜㅜㅠㅜㅜㅜㅜ
[Code: c45f]
2017.03.11 18:12
ㅇㅇ
모바일
임쓰야ㅠㅠㅠㅜㅜㅠㅠㅠ임쓰 어째ㅠㅠㅜㅜㅠㅠ ㅠㅜㅠ
[Code: 43d5]
2017.03.11 18:14
ㅇㅇ
모바일
아이고 임뜨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1f3]
2017.03.11 18:16
ㅇㅇ
모바일
임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321]
2017.03.11 18:17
ㅇㅇ
모바일
헉ㅠㅠㅠ붐비 안쓰러워 찌통으로 읽었는데 임뜨야 이게 무슨 일이야ㅠㅠㅠㅠㅠㅠㅠ아 맴이 다 찢어진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ed57]
2017.03.11 18:18
ㅇㅇ
모바일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실어증걸린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찌토유ㅠㅠㅠㅠㅠㅠㅠ
[Code: be99]
2017.03.11 18:35
ㅇㅇ
모바일
허미 임쓰 얶덖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어나더ㅠㅠㅠㅠ
[Code: 4f86]
2017.03.11 18:41
ㅇㅇ
모바일
임쓰야 ㅠ 야이나쁜 케이트랑 약혼자랑 못된놈들아 ㅠ 거기에 파인이너도조금들어간다 ㅠ 임쓰 고쳐내리ㅏ 엉엉 ㅠ
[Code: 17a6]
2017.03.11 18:48
ㅇㅇ
케이트 랑 약혹자새기 죽이다...내가 너네 죽일꺼다 진짜................................
[Code: 1282]
2017.03.11 19:03
ㅇㅇ
모바일
세상에ㅠㅠㅠㅠ아휴시팔 우리 붐비랑 임쓰가 행복하게 해주세요ㅜㅜㅜㅜㅜㅜ넘나슬퍼요진짜 내가데리고살래ㅜㅜㅜㅜ
[Code: 00d9]
2017.03.11 19:38
ㅇㅇ
모바일
임뜨야ㅠㅜㅜㅜㅜㅜ으어어유우ㅜㅜㅜㅜㅜㅜ어떠케ㅜㅜㅜㅜ
[Code: 184d]
2017.03.11 20:25
ㅇㅇ
모바일
아이고 임뜨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 우리 임뜨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붐비도 너무 맘아파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b9a]
2017.03.11 23:27
ㅇㅇ
선생님 이거 진짜 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
[Code: 6e88]
2021.01.23 16:38
ㅇㅇ
모바일
임뜨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561]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