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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1 04:09
1. 2. 3.


※가독성을 위해 '허니 비'를 '허니 B'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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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왜 여깄는데?


빌리는 실소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빌어먹을 의붓여동생의 행방을 찾아 헤매던 길이었다. 그 과정에서 끝내주는 유부녀를 둘이나 만났으니 -싱클레어 부인은 꽤 터프한 것 같아보였지만 윌러 부인은 정말이지- 나름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원래 잡혀있던 데이트가 망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원점이었다. 망할 붉은 머리를 잡아다가 걔 앞에서 쪼그만 남자친구를 너덜하게 만들어버릴 생각으로 악셀을 더욱 밟았다. 밟고 또 밟아서 왜 윌러 부인이 천천히 달리라고 했는지 알겠을정도로 어둑한 숲길을 달리다보니 저 멀리서 희미하게 불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 여기까진 괜찮았어. 여기까진. 그런데 왜 네가 여깄냔 말이야.


불빛이 있는 방향을 따라 속도를 줄이고 핸들을 꺾으니 두 인영이 보였다. 싱클레어 꼬맹이라기엔 컸고 맥스라기엔 붉은 머리가 아니었다. 헤드라이트가 두 사람을 비췄을 때 빌리는 실소를 뱉었다. 긴 곱슬 브루넷에 곱상한 도련님 면상, 스티브 해링턴을 못 알아볼수가 없었다. 낸시 윌러한테 차이고 우울해있다더니 남의 집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었단 말야? 빌어먹을 꼬맹이 탓에 데이트가 깨져버린 빌리의 입장에선 스티브의 데이트를 가만히 냅둘 이유가 없었다. 상대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이 동네 여자애가 다 거기서 거기니 여자애 앞에서 실컷 두들겨 패 망신이나 주면 되겠다 싶은 빌리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이죽였다. 차에서 내리기 전까진.


빌리의 뒤틀린 미소는 스티브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얼굴을 알아볼수록 사라졌다. 그 여자애의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을 때 빌리는 실소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씨발.


허니 B. 망할 허니 B. 빌어먹을 허니 B.


이 거지같은 동네에, 수두룩한 여자애들을 냅두고 왜 하필이면 네가 지금 여기에. 빌리는 뒤틀리고 끓어오르는 이 감정을 뭐라 불러야할지도, 이유조차도, 누구에게 향하는 건지도 알수가 없었다. 감히 빌리 하그로브의 여동생인 허니 B 하그로브를 건들인 스티브 해링턴을 향한건지, 자신은 데이트도 망하고 한밤중에 의붓 여동생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는데 한가롭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전 호킨스 킹 스티브 해링턴이랑 놀아나고 있는 허니 B 탓인지, 아님 이 모든것의 시발점인 저 창문 너머로 힐끔대고 있는 맥스 탓인지. 빌리의 복잡한 머릿속에서 내린 결론은. 내 탓은 아니야, 저 새끼들 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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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비, 팔자 좋다? 누구는 한밤 중에 행방불명된 의붓 여동생 찾아 헤매고 있는데 넌 한가롭게 데이트 중이네?


빌리의 분노로 불타는 시선은 B에게 꽂히고 둘을 번갈아 보며 분위기를 읽는 스티브만 불쌍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빌리는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데이트라니, 난 얘를 오늘 여기서 처음 보는데! 스티브는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제 앞에서 여자애가 맞는 걸 볼 순 없었다. 빌리가 여자는 안 때리는 타입일수도 있지만 그런 도박을 걸기엔 스티브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지금 빌리는 끓어오르는 화를 간신히 참고있는 것처럼 보였기에. 심지어 저 뒤에 기다리고 있는 애들 앞에서 그런 꼴은 더더욱 보일 수가 없었다. 누가봐도 열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 빌리의 앞을 스티브는 용감하게 막아섰다.


야, 니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린 그런게

맥스를 찾고 있었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B가 다급하게 -남들이 보기엔 느긋했겠지만 빌리가 보기엔 충분히 다급해보였다- 끼어들었다. 스티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B를 돌아봤고 빌리는 어디 해보라는 듯 담배 필터를 잘근잘근 씹었다.


찾으러 나왔다가 우연히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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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는 변명에 빌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B를 노려봤다. 내가 방금 싱클레어 그리고 윌러 집을 거쳐서 여길 왔는데 니가 어쨌다고? 빌리는 기가 차서 오히려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고 B는 그런 빌리를 보면서도 평소와 같은 무표정을 유지했다.


친구 집에서 자고온데.

누가, 언제, 친구 누구.

아까 맥스가 전화했어. 반 친구 레이첼네.


누가 들어도 형편없는 거짓말이었다. 창문 위로 힐끔거리는 꼬맹이들 틈에 저 붉은 머리가 맥스라는건 빌리도 뻔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옆에 있는게 싱클레어라는 것도. 맥스에게 진짜 레이첼이라는 친구가 있는지는 빌리의 알 바가 아니지만 B가 이런 형편없는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조금 궁금했다. 그 이유가 정말 해링턴이랑 즐기던 밀회를 숨기기 위해서인지 아님 하지도 않던 언니 노릇을 하려는건지. 빌리는 반절 정도 타들어간 담배를 땅바닥에 던져버리곤 멀뚱히 서있던 스티브를 지나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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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가 빌리의 손목을 붙잡기 전까진 그러려고 했다.


B가 빌리의 몸에 손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엄마가 집을 떠난 이후로 둘은 붙어있지도 않았고 B는 언제나 빌리에게서 일정 거리를 뒀다. 그 거리가 좁혀지는 경우는 빌리가 화를 낼때 뿐이었기에 빌리는 굳은채로 붙잡힌 손목을 내려다봤다. 화를 낼 수 있었다. 그저 뿌리치면 그만인 손이었다. 더 가자면 밀쳐서 땅바닥에 쓰러뜨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빌리는 알수없는 표정으로 내려다봤다. 그게 붙잡힌 손목을 보는건지 B의 손을 보는건지 구분할수는 없지만 빌리는 뿌리치려고 했다.


네가 부르지만 않았다면, 그러려고 했어.


빌리...


작은 목소리도 감정이 없어보이는 얼굴도 언제나와 같았지만, 아니 적어도 그렇게 보였지만 빌리는 어째선지 B의 눈에서 걱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게 누굴 위한 걱정인지 애초에 걱정이 맞긴 한지 구분하기 전에 빌리는 저 깊은 뱃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기분나빴다. 스티브 해링턴과 같이 있던걸 처음 발견했을 때 보다도 어쩌면 더욱 더. 걱정? 니가 걱정을 해? 빌리는 분노인지 역겨움인지 무엇인지 모를 일렁이는 눈동자로 B를 똑바로 노려봤다.


니가 어디서 뒹굴던 내 알 바 아닌데 상대 봐가면서 뒹굴어.


빌리는 B의 손에서 손목을 거칠게 빼곤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어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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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는. 내 몸에 손 대지 마.


빌리는 자신과 분명 같은 파랑이지만 어딘가 빛이 담기지 않은 B의 어두운 눈을 뚫어버릴 것처럼 바라보다가 성난 걸음으로 차로 돌아갔다. B의 눈동자 색과 똑닮은 짙은 푸른색의 카마로는 굉음을 내며 어둠을 가로질러 사라졌다.


스띵 빌리너붕붕 데이커너붕붕


짤이.. 매끄럽지 못해도... 검사도 안돌려서 오타가 난무할지도 모르지만... 감안해주길 바라...
혐생이라도 너무 늦게왔다 한줌 소수교로써 부지런해야하는데 미안... 
2024.02.01 12:0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빌리 걱정한 거 아니냐고ㅠㅠㅠㅠ
[Code: 54cd]
2024.02.01 14:26
ㅇㅇ
모바일
아ㅜㅜㅜ내센세왔다
[Code: 5e44]
2024.02.01 14:26
ㅇㅇ
모바일
분위기 미쳐ㅜㅜ
[Code: 5e44]
2024.02.01 18:43
ㅇㅇ
모바일
하 글 분위기 돌아버려 센세 와줘서 고마워ㅠㅜㅜ 스띵글 귀하다
[Code: 55fc]
2024.02.02 01:06
ㅇㅇ
모바일
분위기 오지고 존잼이고 ㅠㅠㅠ 센세 사랑하고ㅠㅠㅠ
[Code: 02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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