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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23: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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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파티에서 새로운 호킨스 킹이 탄생한 날, 빌리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엿 같은 촌구석이었지만 맥주는 마실 만했고 여자애들도 뭐, 나름 봐줄 만했다. 그래 봤자 캘리포니아 여자애들만큼 육감적인 애들은 별로 없었지만. 잘나신 ‘전’ 킹이라는 얼굴만 곱상한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주고 –문자 그대로는 아니고, 비유적으로. 하지만 아마 문자 그대로 엉덩이를 걷어찰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그 녀석의 전 똘마니들이 더 신나 하는 꼴을 보니 여간 쌓인 게 아닌 모양이라 더욱 재밌었다.


너무 재밌긴 했지. 평소보다 잔뜩 마시고 잔뜩 취했으니까.


술에 잔뜩 꼴아서 집에 돌아온 빌리를 반기는 건 어두운 집뿐이었다. 아빠나 그 새엄마는 자고 있을 테고, 진저 계집애도 자고 있을 테니 당연한 일이었다. 만약 누가 깨어 있더라도 술에 취해 들어온 빌리를 반기거나 챙길 만큼 이 집은 따듯하지 않다. 그러니 아무것도 없어야 정상이었을 텐데…


침대 옆 협탁 위에 물 한 컵과 토마토 주스 한 컵, 숙취해소제 한 알은 없었어야 정상이었다고, 빌어먹을.


냉장고의 시원한 물을 갓 따라 놓은 걸 주장하는 저 컵의 서리만 없었다면 차라리 술에 꼴아서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준비해 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차가운 컵은 그런 착각조차 못 하게 만들었다. 시발… 이 집구석에 빌리 방에 들어올 만한 사람은 정해져 있다. 아빠 아님 그 소름 끼치는 달아빠진 허니 비. 아빠가 저를 위해 이런 걸 해줬을 리가 없다, 죽을 만큼 두들겨 패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평소라면 한 끗도 건드리지 않고 무시한 채 잠을 잤겠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아마 이것도 평소보다 더 취해서 그랬던 거겠지.


빌리는 곧장 비의 방으로 향했다. 괜히 아빠를 깨워서 두들겨 맞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조용하게. 조용..하게. 일단 방문 앞까지는 조용하게 갔으니 조용하게 가긴 했다. 문을 좀 크게 열어서 그렇지. 그런데도 저 섬뜩한 ㄴ, 비는 놀란 낌새도 없이 침대에 앉아 고개만 돌려 빌리를 바라봤다. 책을 들고 있는 게 자다가 일어난 것 같진 않고, 진짜 창밖으로 염탐이라도 한 것 같아서 훨씬 오싹해졌다.


쟤가 저렇게 소름 끼치는 짓만 하니까 엄마도 떠난 거야.


문득 든 생각이었지만 생각한 빌리 자신도 놀랄 만한 생각이었다. 왜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났지? 시발, 이게 다 저 오싹한 년 탓이야. 시발!
빌리가 문턱에 멍하니 서 있기만 하자 비가 먼저 책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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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어, 가서 자.


차분하기 짝이 없는 그 목소리는 빌리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었고 더 화나게 만들었다. 빌리는 당장이라도 저 텅 빈 얼굴에 고통을 새겨주고 싶었지만 대신 쿵쿵 걸어가 코 앞에 얼굴을 들이밀며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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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내 방에 들어오지 마. 내가 모를 줄 알아?


빌리는 비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방으로 돌아갔다. 대답 들을 필요가 뭐 있어? 쟤가 들어왔을 게 뻔하고 경고했음 끝이지. 빌리는 항상 비의 저런 게 싫었다. 저런… 다 알고 있는 행동 같은 거. 오늘처럼 술에 잔뜩 취할 걸 알고 미리 갖다 놓는다던가, 즐겨 마시는 맥주가 떨어져서 새로 사 와야지 싶으면 냉장고에 채워 놓는다던가, 엄마 생각이 나서 기분이 더러울 때면… 시발. 오늘따라 엄마 생각이 계속 나는 게 다 쟤 탓이야. 기껏 좋았던 기분이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 쟤 탓이야. 이름만 더럽게 달아빠진 허니 비 탓.


스띵 빌리너붕붕 데이커너붕붕
2023.06.20 00: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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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너붕붕이라니.... 너무 행복하다.... 어나더가 필요해 센세....
[Code: 9257]
2023.06.20 02: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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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표현과 기복이 극단적이고 불같은 빌리와 딱 그 반대가 허니인데, 이런 둘이 남매라는 설정 진짜 존맛이야 센세..!!
[Code: 1c88]
2023.06.21 0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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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관계성 미쳤다 ㅠㅠㅠㅠㅠㅠ
[Code: 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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