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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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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청이 대놓고 티내고 션이도 저번에 포옹한 이후로 무시도 못하고 그런 상황이었음
집에 데려다 줬는데 둘이 그날따라 사건 얘기가 아니라 영화 얘기 같은 거 하고 있었음. 취향이 같은 건 아닌데 관점같은게 비슷해서 말이 잘 통하는거지 그래서 션이가 막 자기가 봤던 영화 줄거리 얘기 해주면 두청이 듣고 자기 생각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 한참동안 대화함
현장에서 퇴근하는 거라 운전도 좀 길었음 중간에 먹을거도 사고 그래서 집 앞까지 왔는데 대화 흐름 끊기 싫어서 둘 다 안전벨트만 풀고 차안에서 한참 얘기한거. 시동 끄고 나서도 두시간 넘게 얘기한 거 알고 둘다 좀 머쓱했는데 오늘은 션이가 용기냄 차 한잔 하고 가라고 

집이 좀 외진 곳에 있어서 그렇지 션이네 집 되게 넓잖음
가만히 앉아있는데 사실 집이 넓긴 한데.. 션이는 집을 거주 공간보다는 작업실로 쓰고 있어서 좀 휑한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두청은 그냥 션이가 그림이나 작품에 진심인 거 좋다고 생각함
자기도 모르게 돌아다니다가 요즘 션이 퇴근하고 짬 날때마다 그리는 그림 빤히 보는거지 두청은 예술 같은 거 잘 모르고 뭐가 좋고 어떤건지 잘 모르지만 문득 이게 션이가 언어로는 표현하지 않는 본인 내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묘한 기분이었음 약간 일기장 보는 기분? 
좀 싫어할까 싶어서 가려는데 머그잔 두 개 들고 오더니 팀장님 그림 좋아해요? 하고 자기 쪽으로 하나 내밀어줌
싫은 표정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잘 그리는 건 안다고 대강 대답함 
수채화랑 유화의 차이점 정도만 알지 예술쪽은 그냥 문외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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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은 사람이 담백해서 스케치를 더 좋아할 거 같아요 
어떻게 알았어? 나한테 관심있어?

좀 민망해서 일부러 세게 나간건데 션이가 대답이 없어서 당황했나 싶었음 근데 고개 돌리고 보니까 씩 웃는 거

따라온 사람이 누군데..
아니 저는 숨긴 적이 없잖아요 심선생님

약간 분위기 잡히는 거 같아서 두청이 슬쩍 허리쪽 감싸고 그럼 그림 모르는 사람한테 설명 좀 해달라고 하니까 션이가 다른 거 보여주겠다고 함 
두청한텐 좀 작은 소파에 둘이 앉아서 스케치 한거 보여주는데 가끔 서 내에서 팀원들 그린거, 가방이나 의자 같은 거 그린 거 보여주는데 션이 말대로 두청은 이쪽이 더 재밌음 어 이거 ㅇ경사네 이건 언제 또그렸어 장펑 새 신발 샀어? 하면서 눈치채는데 션이는 내심 두청 진짜 일 잘하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하겠지 
둘이 딱 붙어 앉아서 그러고 있으니까 분위기 좀 좋은거임 아침에 출근해서 지금 자정 다 되어서 둘다 피곤해야할 시점인데도 마냥 좋기만 하고 
두청이 살짝 몸 기울이면서 그렇게 염원하던 키스각을 잼 
션이가 안 피하고 살짝 눈 내리깔기만 하니까 거절 아니구나 싶어서 잠깐 들떴는데, 거의 발작난 수준으로 손 덜덜 떠는 거 보고 확 식겠지. 당연히 ㅇㅇ 션이 본인도 반응이 그렇게 나올 줄 몰라서 주먹 꽉 쥐는데 아예 팔목까지 덜덜 떨림 

방금까지 분위기 좋았는데.. 두청도 너무 놀랐고 근데 기분이 상했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션이한테 자기가 진짜 크게 충격을 준거 같아서 시간 늦었으니까 이제 가봐야지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일어남 
싫다 좋다의 영역이 아니니까 더 난감하기도 한거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둘 다 마음은 있는건데 아직도 저렇게 트라우마가 크면 어떡함
너무 막막해서 두청도 일단 나가려고 한건데 션이가 따라오더니 뒤에서 허리 안음 

팀장님 싫어서 그런거 아니라고 등에 대고 말하는거지 
한참 가만히 있다가 션이 손등에 자기 손 얹고 손 잡아봄 여기서 더 하면 애 기절할까봐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기가 이런 반응 보인게 본인한테도 엄청 충격이었던 거지 두청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러고 있는데 션이가 아직도 부들부들 떨면서 팀장님 우리 한번.. 만나볼래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함 
그니까 좋은데 좋은건데, 션이는 이렇게 오늘 헤어지면 두청이랑 멀어질거 같고 본인도 두청 좋아하고 두청이 자기 좋아하는 건 뭐 대놓고 말한거나 다름없으니까 둘다 마음아니까.. 이런식으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말 안하면 한참 멀어져버릴 거 같고 그건 션이도 바라는 게 아님 

두청 좀 울컥해서 조심조심 몸 돌려서 션이 꽉 안아줌 
저번엔 확 안고 확 떨어진건데 지금은 온몸을 다 꽉 안고 있는거라.. 솔직히 션이는 지금도 숨도 제대로 못쉬겠고 몸이 이상하게 반응하는데 자기 양손으로 두청 안고 안 떨어지려고 함 
그래서 션이 진정될 때까지 안고만 있었음
한참뒤에 두청이 션이 니가 한 말이다 하면서 뒤통수 정말 조심조심 쓰다듬으면서 눈치보면서 다독여주겠지 

근데 어쨌든 드디어 사귀기로 한거잖음ㅋㅋㅋ
내일 일찍 데리러 온다고 하고 두청 가고 나서야 션이 늦게서야 간질간질함
두청도 자기 침대 누워서 허허허 하고 웃었음 아니 뭐... 딱 결론만 보면 어쨌든 만나기로 한거니까 ㅋㅋㅋ 피식 피식 웃음 나옴

데리러 와서 둘이 아침에 만나는데 솔직히 누가봐도 둘다 평소보다 신경썼음 샤워도 두 번은 했고 머리도 좀 만졌고 옷도 그렇고
리한이 이거 알고 출근하면서 저렇게 성의 있게 입고 왔단 말이야..? 하고 잠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