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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7 22:30

희신강징 후회탑 1 / 2 / 3 / 4 / 
명결강징 1 / 2 / 3 / 4  


명결강징 희신강징 약무선망기
알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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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착장 너무 청하의 그것같음.. 

그러니까 결혼준비 하느라 청하식 의복 치장하는 강징 보고 싶다. 상황이 이래서 혼례 후에는 아무래도 운몽 쪽에서 더 지내기로 한거임. 섭명결이야 워낙 욕심이 없으니 강징에게 맞추라고 했지만 강징은 이게 예의가 아니라고함. 혼례당일 예식이랑 연회도 청하에서 하고 그날 밤은 자고 다음날 운몽으로 들어오기로 했는데 그러다보니까 청하식으로 꾸며야함. 청하가 워낙 지역 기질이 세고 험한 곳이라 음인 자체도 별로 없고 한데 보통 음인들이 꾸미는 양식이 있단 말임. 회상이는 혹시 강징이 기분나빠할까 싶어서 일단 보여줘보고 싫어하면 형님이랑 비슷하게 구색 맞출 생각이었음. 어차피 종주와 종주의 대혼이니 크고 화려하기만 하면 뒷말 안 나올거니까 

근데 은근히 강징.. 전통 꼰대인 부분이 있긴 한거임. 너희 쪽 방식에 따르기로 했다면 응당 그래야지, 하고 주는대로 옷 입고 얼굴에 화장 하겠다는데도 그러라고 함. 의복에 머리장식은 그렇다쳐도 화장이 좀 짜증났지만 억지로 참다보니 오히려 나른해졌겠지. 섭형도 잘 보면 머리 땋은 거 있더니, 청하는 본디 이렇게 머리를 괴롭히는구나.. 아침 저녁으로 시종들이 해준다고 해도 귀찮겠군.. 장포는 왜 이리 무거운 것이야 하면서 넋놓고 있었을거임. 

도리가 아니라고 이미 며칠을 엉켜 보냈지만 혼례까지만이라도 내외하자는 강징의 말에 명결은 그저 웃어주었을거임. 침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놓고 이제 내외라니. 발상이 재밌다고 여김. 
섭명결도 전통을 중시하긴 하지만 혼례니 뭐니하는 거 당연히 별 관심도 없을거임. 혼례 당일 이렇게 이렇게 하시면 된다고 회상이 써운 거 외우고 동선만 알고 있음. 생각 같아서는 강징 덜렁 안아들고 청하 한바퀴 돌고 싶지만 강징도 어엿한 종주인데 그런 일을 벌이진 않겠지만. 

섭명결이 보기보다 강징에게 더 빠져있는 이유가 그거일듯. 수사로서도 그렇지만 종주로서의 기개는 존경스러울 정도였던 거. 강징은 일이 바쁘면 먹지도 자지도 않아 휘하 수사들이 달려 들어 입안에 먹을 걸 씹게 해줘야 끼니를 해결하고 이동 중 마차에 억지로 태워야 잠시 눈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음. 당장은 이혼 이후의 상황을 정리하느라 이렇다지만 회상의 말로는 강징이 일하는 방식이 그렇다고 함. 몰아치면 몰아치는대로 거기 달려드는 사람이라, 아렵이며 운몽이며 알아서 잠잠해진 뒤에나 쉰다고. 가문에 자긍심도 대단하고. 어린 종주가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 홀로 가문을 재건한 건 섭명결 본인도 못할 거 같기도 함. 
거기다.. 아무래도 본인 혼자의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 강징은 진정으로 용모가 뛰어난 사람이었음. 사내다운 면모도 충분했지만 눈가가 곱고 제 품에서는 얼마든지 예쁜 얼굴을 보여주다보니 여차하면 넋풀고 흐늘흐늘 녹아버리겠다고 여긴적이 한두번이 아님. 희락기에 울먹이며 제 품에 안겼던 생각만 하면 가끔 자전으로 매달아 삼독으로 썬다는 그 운몽의 인간 흉수 강징이 정말 이 곱디 고운 사람인가 싶을 때가 있으니까. 섭명결은 단순하고 우직한 사람이라 하나를 좋아하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때까지 좋아하고 아니면 영원히 아닌데 강징에게 빠진 게 정도가 좀 심해짐. 

이 와중에 혼례 준비한다고 청하에 강징이 왔다고 하니, 아 부인이 왔으면 내가 맞이해야 할것을 왜 이리 늦게 알려주느냐 하며 허둥지둥 부정세로 향함. 근데 들어가자 마자 본게 강징이 저러고 지쳐서 늘어져 있는거지. 섭형 오셨습니까 하고 일어나는데 눈가를 조금 짙게 칠했을 뿐인데 대번에 섭명결 정신이 다 아득해지고 말았음. 분명 평소와 같은 담담하고 초연한 표정일텐데 화장이 저래 놓으니 의미심장한 거. 눈썹을 꿈틀거리던 섭명결이 다가가더니 한숨 한번 쉬고 강징 안아들어버림. 회상이 처소라 가복들이 없어서 망정이었음. 얼마나 신속했는지 강징이 욕 한마디 하기도 전에 섭명결 침상이었고 분명히 혼례전까진..! 하고 외치긴 했지만 이후에 외친 건 딱이 말이라고 할 순 없었음 

지독하게 시달리고 나온 강징 눈화장 자기 눈물 때문에 거의 다 지워져 있었을거임. 혼례복 착의해보라고 부른 건데 봉변 당하게 한게 미안해서 아침부터 따듯한 목욕물에 부드러운 죽에 얇고 바삭바삭한 간식까지 줄줄 가져다 바치는 회상이에게 차마 욕은 못하고, 아니 그 뭐.. 의복보다야 속궁합이 중요하지 않겠느냐 하고 쉰소리하던 섭명결에겐 자전을 휘두르며 덤볐으나 한손으로 막고 사나운 부인을 가지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며 눈을 반짝이는 통에 오히려 더 괴로워졌음. 쓸데없이 수행은 높아서 때리지도 못함.. 물론 힘 반은 빼고 친거긴하지만


혼례 당일은 무조건 참기로 약조하고 결국 혼례전에도 거하게 붙어먹었을 듯. 강징 체력도 좋고 명결이 아끼니 감당할만은 했겠지. 물론 요즘 오후 즈음에 졸기도 하고 늦저녁엔 침소로 향하다 휘청거리기도 하며 체력이 부들부들하긴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안정되었음. 
그래서 결국 혼례 당일 청하의 예식복으로 입고 대혼하는데, 혼주석에 앉은 위무선이 마기를 참지 못하고 검은 연기를 뿜어대서 섭명결도 흠칫함. 여차하면 목숨 걸어야겠는데..? 하는 느낌이 옴. 그러나 뭐 별일 안 생겼고. 
청하에서 떠들석하게 혼례식하고 운몽으로 가는데 이때는 좀 수근거리는 사람들이 있긴했음. 택무군과 절혼하고 바로 재혼이라니 야박하다 이런 걸고. 종종 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강종주가 학을 떼고 결별한 것도 이해가 간다 이러기도 함. 가문들끼리 음인을 대하는 수준 차이가 크니까. 무선인 청하 때도 걱정했는데 섭명결이 원래 본인 사람들에게는 허용하는 범위가 워낙 넓은거지. 회상이한테 유했던 것처럼 자기 부인 될 강징에게도 엄청 유함.. 물론 다른 사람 기준에서 본다면 마냥 유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강징은 본인이 알아서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라 뭐 그걸 확인할 기회가 없는거지. 섭명결은 강징의 종주로서의 자질이 자기보다도 위라고 생각하니까. 

많은 이들에게 축하를 받았고 고소에서 했던 혼례는 다소 소박했으니, 재혼을 하면서도 저리 아낌을 받고 사랑을 받는 강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음. 가문의 결합이 목적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고 혹은 강징이 그만큼이나 대단한 음인이라는 말도 있었음. 고소와 가까운 이들은 강징을 품어보기도 했으니 이쪽으로 기운것도 사실임. 그래서 이미 건드렸던 음인이니 접근해보려고 하긴하겠지. 

부부로서 처음 참석하는 종주 회의에 오래전 고소에 방문해 강징의 시중을 받았던 사람 하나가 대범하게도 모두 모인 자리에서 새살림을 차리셨는데 섭종주의 내인으로 다시 시중을 드는 것은 어떻냐고 물었음. 아무 기억이 없음에도 문득 소름이 돋고 아득한 기분이 들어 강징은 그저 망하게 보았고 오히려 섭명결이 소리내서 웃은거. 그래요. 그래야지요. 하고 웃는데 잠시 강징 피가 싸하게 식었겠지. 
그러나 아무나가 그런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니, 우선 나를 꺾고. 
그러면서 등뒤의 패하를 손으로 툭 쳤음. 후엔 조용히 서있는 강징을 보며 그리고 강종주도 꺾어야만 그리 대단한 호사를 누리시지 않겠습니까? 하고 눈 똑바로 쳐다보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적봉존에게 덤벼 부인을 내놓으라 하며 이후엔 당사자인 삼독성수와 목숨을 내걸고 싸운단 말임. 

강징은 침착하게 회의에 임했고 질문했던 수사를 가만히 쳐다보다 뜻모를 웃음을 지었음. 이후 위무선에게 무언갈 낮게 속삭였고, 무선이 표정도 좋지 않았겠지. 
회의가 파하고 저녁 식사자리에서 그 종주가 그럼 오늘 도전해도 괜찮겠냐고 멍하게 물었음. 귓가에 어른거리던 검은 연기를 남망기만 봤는데, 망기는 제 손목을 꾹 누르는 무선을 한번 쳐다보고 눈을 내리깔았음. 음인이 아니었어도 망기는 어차피 무선이가 하는 말, 행동에 반대하지 않겠지. 섭명결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기어오르는게 신기하게 보였는지 허. 하고 웃더니 그래요. 그리 합시다. 원하신다면 하고 빤히 쳐다봤음. 난데없이 일이 벌어졌는데 가장 초조해보이는게 위무선인거임. 수사는 애초에 섭명결 상대가 안되는데, 강징 얼굴을 보던 섭명결이 자기 부인과 겨루라며 패하를 내려놓고 뒤로 빠져서 다들 어리둥절한거. 뭐야 하라는건가 하고 쳐다보는데 그게 착각이었을거임

그 수사 결국 강징 손에 죽었는데, 사활걸고 덤빈건 그쪽이니 뒷말이야 없었지만 강징이 유달리 사람을 잔인하게 죽였음. 피투성이가 되어 도망가기 시작하니 잠시 뛰게 두다가 다리를 부러뜨리고 기어가게 좀 두다가 팔을 자르고 나중엔 척추에 삼독을 찔러 넣어 죽임. 이 가문에서 나중에 시신을 수습하려고 할때 허리가 아예 뒤로 종이처럼 꺾여 부러졌는데 그 모양이 흉하고 기괴하여 어린 수사들 몇이 혼절할 정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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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운몽으로 가는 날이었으니, 침소에 들어 조용히 명결의 옷을 벗겨주던 강징이 그대로 품안으로 안겨들어왔음. 섭명결은 딱히 옷시중 같은 거 안시킬거임. 하인들이 해주면 가만히 있고 강징과 둘이 있으면 자기가 벗거나하고 벗겨줘도 별 말없고. 아직 피비린내가 자욱하지만 그런 거 상관 안할거니까. 허리와 뒤통수 감싸서 안아주면서 내 부인을 탐내는이였으니 내 몫이었으나.. 네가 죽이고 싶어하는 것 같기에 물러섰다. 서운했느냐? 하니 강징이 알고 계시는 것 같았다고 조그맣게 속삭임. 

됐다. 설명할 것 없다. 네가 그러고 싶어했다면 이유가 있었겠지.  
..섭랑聂郞, 피비린내가 심하여 징이 목욕 시중 들어드리면 불편하실까요? 

달콤한 호칭에 거의 미친 지경이라 욕탕에서도 침상에서도 밤새도록 안고 들고 하면서 강징 실컷 울리고 달래줬을 듯. 펑펑 울었으면서도 힘들다 싫다 소리 한마디 없이 품에 고이 안겨서 잠드는 제 부인에게 푹 빠져 뭘 해달라건 다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겠지. 사람 죽인 손이어도 여전히 곱고 소중해서 가만히 손 쥐고 입 맞춰볼듯. 
울긋불긋 온통 제 흔적이 남은 몸을 이불 밑으로 넣어주면서도 궁금했음. 이런 이를 어떻게 그리 괴롭게 할 수 있는지, 이런 음인을 어떻게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지. 의제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어느정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리보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거임. 



이후에도 종종 섭명결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희한한 일이 반복되었음. 이해를 못하는게 목숨을 걸고 오는거고 그래서 살아 나간 사람이 없는데도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때로는 운몽, 때로는 청하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었다는거지. 

섭명결에게 죽으면 호상인 수준이었음. 적어도 적봉존은 일도양단으로 한번에 끝냈지만 강징 손에 죽는다면 적잖이 고통을 받고 죽게 되었음. 그 과정이 잔혹하고 끔찍해서 상황을 아는 이들도 설명하길 꺼릴 정도였지. 그러거나 말거나 명결은 제 부인을 그저 아껴주었고 이렇게 정을 주니 강징도 부군 앞에서는 유순하고 때로는 귀엽게 굴어주고 하였음. 


이때 죽은 수사들이 전부 홍등가 뒷골목에서 강징 건드렸던 수사들일거임. 이 기억은 택무군이 가져가지 못했음. 그때 자리를 비워서 아예 모르니까 본인이 포함 안된 부분이라 흡수가 안 됨. 다만 위무선에게 보살핌 받고, 이후 충분히 사랑받고 저를 지지해줄 부군이 있다는 걸 확신한 강징이 과거와 같은 고통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설욕의 대상으로 받아들인거지. 원래 강징이 그리 연약한 사람은 아니었을거임. 남희신에 대한 감정만 아니었으면 그렇게 쉽게 휘둘리지 않았을거니까.
섭명결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몹시 매운맛으로 해감을 도와주게됨. 위무선은 강징이 기억한다는 점에서 공포스러울 정도로 놀랐지만  하나하나 죽여 치우는 거 보고 아낌없이 도와주겠지. 

의식도 없었던 음인을 그리 대하는 이들이었으니 당연히 정당히 덤비지 않을 것을 위무선이 사술로 홀려낸거. 망기는 알았지만 침묵함. 위무선이 망기를 지켰던 과정도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강징은 스스로를 지키는 중이었고 위무선은 자기 손으로 다 끝내주었음. 형제의 만행으로 도려의 아우가 그리 되었으니 버림받을까봐 두려웠고 또 사랑하는 이에게 죄스러웠던 망기가 일곱번째 수사가 죽었던날 폐관하여 세상을 모르던 남희신에게 강징이 섭명결과 혼인했음을 알렸음. 그가 행복하다고. 
혈육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었으나 망기 역시 그를 이해하지 못할거임. 도려와 혈육의 행복까지 막아서고자 했던 그가 대체 뭘 지키려고 했던건지 알 수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