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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22:10
보고싶다/1/2/2.5/3/4/5/6/7/8

캐붕ㅈㅇ 노잼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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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어요. 여기 있는 거 다 알고 왔으니까.”
 
여기서는 허니 비로 소개했기 때문에 아무도 날 렌지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러니 날 렌지라고 부르는 저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가장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겠지.
여길 어떻게 알고 왔지? 아니 그보다 왜?
피에르를 부른 소리와 문을 잠근 소리까지 들었을 테니 집에 없는 척을 할 수도 없었다.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자니 전화가 걸려 왔다.

Rrrr- Rrrr-

"여보세요?“

- "허니? ... 지금 집 근천데 누가 문 앞에 있어서요. 아는 사람이에요?"

"하아- , 아는 사람이에요"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문제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 것으로 보아 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 같았다.
아는 사람. 전남편이란 수식어도 있겠지만, 글쎄, 아는 사람이 가장 적절한 수식어 같았다.
그와 나 사이의 결혼 생활 중 과연 얼마를 부부로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 "곤란한 상황인 거예요? 집에 있는 거면 일부러 문 안 열어주고 있는 것 같아서요.”

"그으- 지금 말하긴 좀, 그래서요.”

- "그럼 오늘 저녁 약속은 힘들겠네요?”

"...네에- 미안해요. 기껏 신경 써서 챙겨줬는데.”

지금 이대로 나가 뱅상과 피에르를 만나게 하는 것도 곤란했다. 물론 이젠 상관없는 사람이고, 별 신경도 안 쓰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둘을 만나게 하고 싶지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마을에 혼자 애 낳고 키우는 여자의 전남편이 여기까지, 굳이, 찾아왔다고 하는 얘기가 돌아봤자 일만 복잡해질 거였다. 다만 찾아온 걸 보면 무슨 일이 있어서 온 건 분명해 보이니 아마 원하는 바를 이루기 전까지는 계속 올지도... 한번은 마주쳐야겠지만 적어도 당장은 아니었다.

- "아니에요. 영화야 다음에 보면 되는 거고. , 혹시 곤란한 상황 생기면 언제든 연락해요."

, 그럴게요. 매번 폐만 끼치네요. 미안해요, 피에르.”

- "괜찮아요,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할게요."

똑똑-

허니-”

역시, 전화하는 동안 별다른 소리가 안 들리더라니, 밖에서 다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그를 다시 보게 될 줄은... 아니 그가 찾아올 줄 상상도 못했다.
그를 보게 된다면 어쩌다 스치듯, 그마저도 그냥 지나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뭐 때문에, 아니 그보다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이혼서류는 다 채워서 보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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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 열어요."
 
"... , 할 얘기 없어요. 돌아가요."

그 뒤로도 밖에 잠깐 인기척이 있나 싶더니 시간이 지나자 그 인기척마저 사라졌다.
돌아갔을까, 아니면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까. 문만 열면, 아니 커튼만 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지만 구태여 그가 떠났음을 확인하고 싶지 않아 그대로 두고 하룻밤을 보냈다.

*

다음 날 아침 커튼을 젖혔을 때, 그도, 그의 차도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한 모순된 감정에 스스로가 싫어졌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게 맞는 행동이다.
본다고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르겠고, 아기... 아기가 그의 아이란 걸 알았을 때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띵동-

"마담-"

초인종 소리에 깜짝 놀라길 잠시, 오늘 오후에 거래처와 업무 때문에 집을 비워야 해 시터를 부른 게 생각났다.

- 잠시만요!”

덜컹-

오셨어요-”

아이를 낳고 한동안은 일은커녕 몸만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몸조리하고 나서도 난생처음 해보는 아기 돌보기에 사람 꼴을 못하고 다니다 얼마 전에야 시터를 구하게 됐다. 다행히 아기가 순해 다른 사람 손도 잘 탔지만 집을 오래 비우지는 못해 정 급한 일이 아니고서야 일도 출산 전보다 훨씬 줄이고 꼭 필요한 업무만 바깥에서 진행해야 했다.

집에 돌아가서 해야 할 집안일과 다음 업무를 떠올리며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금세 따라붙어 옆에 나란히 걷는 사람이 있었다.

허니, 오늘은 괜찮아요?”

“-. 피에르...! 어제는 미안해요. 갑자기 약속을 취소하기나 하고..”

그럼 혹시 어제 그 사람하고 무슨 사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

⋯⋯남편이에요. 여기까진 어떻게 찾아왔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 이런 얘기하긴 조심스럽지만... 남편과 이혼 사유가 가정 폭력... 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죠...? 그사람, 어제 제법 늦게까지 문밖에 서 있던 것 같아서요.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서로가 서로의 짝이 아니었던 거죠.”

그 말을 하는 표정이 퍽 씁쓸해 보였던 건지 그는 주제를 바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요즘 마을에 기승을 부리는 나체주의자들이라거나... 그의 조카 얘기라거나. 그런 시답잖은 이야기들을 하며 나란히 걸어가는데 문득 그가 걸음을 멈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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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상, 그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숨막할 듯한 침묵이 주위를 감쌌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머릿속에 여러 선택지가 마구잡이로 뒤엉켰다.
밖에서 얘기해야 하나, 일단 집으로 들여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가야 하나?

피에르,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괜찮겠어요?”

, 다음에 연락할게요.”

재생다운로드47ab0ae365528c075a6373ff56da4388.gif⋯⋯.”

우선 피에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그에게 말하자 그는 걱정되는지 귓속말로 물어보고도 가는 내내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에 손을 흔들어주고 문 앞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는 뱅상을 무시하고 집 문을 열려고 했다.

-

허니.”

이 손 놔요.”

얘기 좀 해요.”

스치듯 마주친 얼굴이 전보다 해쓱해 보였다면 착각일까. 하지만 그 모든 건 이제 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난 할 얘기 없다고 했어요. 여긴 차가 있어도 더 늦으면 가기 힘드니까 어서 돌아가요.”

그래요? 그럼 들어가서 얘기하고 재워주면 되겠네요."

싫다고요! 대체 여기까지 찾아와선 왜 이러는 거예요!”

이 상황에서 문을 열면 따라 들어올까 밖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으아아앙!”

벌컥-

마담...! 죄송해요, 평소보다 더 늦으셔서 그런지 울음을 그치질 않아서...”

망할. 일이 안 되려면 이렇게도 안 되는구나.

아기는 품에서 오래 떼어놓으면 누가 안아줘도 도무지 울음을 그치질 않았다. 그럴 때는 오직 허니가 안아줄 때만 울음을 그치다 보니 밖에서 나는 소리에 저가 왔다 싶었는지 시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기를 안고 나왔다.

그에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결국 들통나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늦을 생각은 없었는데 너무 늦어서 미안하조...
연중은 아니고 바빴는데 쓴 것도 한번 날려먹어서... 이렇게 늦고 말았조 습습(ᵕ̣̣̣̣̣̣﹏ᵕ̣̣̣̣̣̣)
항상 봐줘서 코맙!

뱅상너붕붕
스완너붕붕
추락의 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