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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22:01
아카시우스너붕붕마크리누스로 지독하게 얽힌 세 사람이 bg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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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떠밀기만해도 다들 들고 일어날 지경이오!”
어두운 밀회실 속 분노한 상원의원 하나가 소리쳤어. 외침 하나에 다들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들을 쏟아냈지. 의원들 사이에 앉아있던 아카시우스는 심각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채 생각에 잠겨있었어. 이른 아침부터 아카시우스를 불러낸 황제들은 페르시아 모자라 인도까지 출정할것을 명했지. ‘누군가’가 부추기기라도 한듯 황제들의 뜻은 일방적이었어.
“저번 누미디아 점령때 잃은 병사만 수백이 넘습니다.”
이를 갈며 아카시우스가 말했어. 페르시아와 인도는 절대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었어. 페르시아만으로도 벅찰 지경인데 인도까지 상대한다면 앞선 또다시 수백 아니 수천의 목숨이 희생될지 모르지. 전쟁 후 환영 인파속에서 울부짖는 죄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어. 턱에 잔뜩 힘이 들어간채로 아카시우스는 멀리 일렁이는 촛불을 바라보았어. 로마는 그 어느때보다도 찬란했지만, 저 작은 촛불마냥 작은 바람에도 꺼질정도로 위태로웠지.
“국고를 쥐어짜내도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운판에 검투 경기에나 물쓰듯 돈을 쓰고있으니!”
“황제께서 ‘마크리누스’라는 자에게 검투 경기를 온전히 맡기셨다 하더군요. 해전까지 벌일 생각이라던데, 도대체 무슨 생각들이신건지!”
마크리누스에대한 언급이 나오자 아카시우스와 다리우스는 침묵했지. 언제 황제들을 구워삶은건지, 검투사 공급권에만 추천서를 써줬지만 아카시우스의 생각보다 ‘마크리누스’는 수완이 더 좋았던 모양이야.
“검투 경기로 시민들의 주의를 돌린다하여도, 저 둘의 폭정이 계속되는 한 선황제가 꿈꾸던 로마는 더이상 없을 지도 모르오.”
이미 답이 정해진 토론에 누군가 ‘로마의 멸망’을 언급하자 모두가 조용해졌어. 자리에있던 의원들 모두 아카시우스를 바라보았지.
“제 명령이라면 죽음이라도 불사할 군대가 오천이 있습니다. 사흘이면 충분히 로마로 진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니 수도군만 잘 설득해주신다면, 검투장에서 황제를 붙잡을 수 있겠죠.”
아카시우스의 말에 누군가는 환호하고 누군가는 숨을 죽인채 거대한 변화앞에 압도되었어. 반역의 시작에서 아카시우스는 애써 떨리는 손을 망토아래 감췄어. 작은 촛불너머 불안에 가득찬 허니의 얼굴이 눈에 선했지. 턱밑까지 차오르는 두려움에도 아카시우스는 오로지 단 한사람을 위해 결심했어. 그 결심에 누군가 다른 마음을 품고있다는 것도 모른채로. 비밀 모임이 끝나고 다리우스는 어딘가로 급히 떠났지.
-
“다녀왔어요.”
살라미스 해전 재연때 쓰일 배 앞에 서있던 마크리누스에게 허니가 인사를 건넸어. 못된 짓이라도 저지런것처럼 주눅든 허니에게 마크리누스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지. 실제 전투에 쓰이는 것보다는 작지만 배는 아름답고 견고했지.
“모두의 역사에 남을 위대한 경기가 될거야.”
반질반질하게 칠해둔 배를 매만지며 마크리누스가 중얼거렸어. 길게 뻗은 노 사이로 마크리누스가 걸어가자 허니는 늘 그랬듯 뒤따라갔지.
“마크리누스.”
뱃그늘 아래 부르는 목소리에 마크리누스는 걸음을 멈췄어. 허니는 마크리누스가 준 반지를 조심스럽게 뺐지. 이 순간을 예상하고있었지만 마크리누스는 허니의 얼굴을 마주하기 싫었어.
“아카시우스를 택한다 하더라도 네 앞길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거다.”
“알아요.”
“함께하는 내내 넌 부인으로도 남지 못하겠지.”
허니는 마크리누스 앞으로 걸어갔어. 마크리누스의 손에 반지를 쥐여주고서 허니는 대답했지. 그래도 자신은 선택을 내렸다고.
“매일 아침마다 당신과 대화할 수 있어서 나는 참 운이 좋았어요. 그땐 몰랐지만 그 모든게 다시 마주할 과거에 대비하기 위한 수업이었다 생각해요.”
맞잡은 손이 떨렸어. 사랑만큼 나약한 감정은 없다 믿었던 마크리누스에게 허니의 결정은 최악이자 또한 예상했던 결론중 하나였지.
“너라면 나와 함께 정상에서 이 세상을 지켜보리라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은 허니라면 모든걸 털어내고 돌아올거라 막연히 기대했건만. 역시나 모든 걸 가질 수는 없는 법이었어.
“당신을 실망시켰지만, 당신의 수단으로서 역할은 제대로 해냈다 생각해요. 바라던대로 당신은 앞으로 더 위대해지겠죠. 하지만 전 그런 그릇은 되지 못할 모양이에요.”
“네 앞길에 방해가 될지도 모르는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 버텨온 동앗줄이 투둑-소리를 내며 끊겼어. 언젠가 마크리누스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허니는 자리를 떠났지.
“선택을 내린 건 제 자신이니, 그 대가는 응당 감내해야겠죠.”
그 대가가 어떤 것일지 그때 허니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 홀로 남은 마크리누스 발치 아래로 일그러진 반지가 떨어졌어. 흙바람에 떨어진 반지는 금새 땅 아래로 묻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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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밤 다리우스는 망토를 푹 눌러쓴채 자신의 집으로 향했어. 어이없는 내기에 휘말려 집은 마크리누스의 아지트가 된지 오래였지. 가장 안쪽 방으로 향한 다리우스는 주변을 확인한 후 망토를 벗었어. 다리우스의 앞에는 파딜라와 마크리누스가 있었지. 다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두 사람은 기다렸다는듯 미소를 지었어.
페드로너붕붕
아카시우스너붕붕
덴젤너붕붕
마크리누스너붕붕
[Code: 26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