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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00:38
전편: https://hygall.com/610722630
별은 항상 밤하늘에 있어 길 잃은 자들을 위한 희망이 되어주곤 한다. 그러나 그 어떠한 별도 거센 바람이 몰아칠 때면 흔들려 깜빡인다. 그걸 모르는 자는 그걸 보고 반짝인다고 표현한다.
별이 바람에 스러져가는 것도 모른 채.
“삶은 짊어진 기억의 무게를 버텨내는 과정의 연속인 것 같아.”
어느 날, 바네사가 영화를 보고 와서는 그런 말을 했다. 그땐 애늙은이 같은 소리 하지 말라며 웃어넘겼지만 이제, 웨이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다.
홀로 배에서 내린 웨이드는 습관처럼 걷고 또 걸었다. 몇 시간을 걸어도 꼬인 생각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결국 그는 항구에 놓인 벤치에 앉아 달빛 아래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찰스의 말을 들어줘야 할까. 그가 원하는 대로 총을 건네주는 게 맞는 걸까. 웨이드는 자신이 겪어온 시간들을 떠올렸다. 죽고 싶어도, 그 질긴 생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절망스런 순간들. 끝없는 고통 속에서 죽음을 바랐지만, 자신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해방이었다.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일종의 행운일까? 웨이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찰스는, 그런 선택이 허락된 이라서 행운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들을 품은 채 웨이드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침내 배 주변에서 웨이드가 천천히 썬시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는 한밤중이 되어 있었다. 멀리서 찰스가 갑판으로 나와 휠체어 바퀴를 굴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곧 이어 그는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잔잔한 수면을 또 오래 바라보았다. 웨이드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손끝으로 차가운 금속의 끝을 매만지며 그의 곁으로 조용히 가 섰다.
“찰스.”
“자네군.”
그가 이름을 부르자 찰스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그를 맞이했다.
“왜 아직 안 자요?” 웨이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냥… 가끔은 이런 달빛이 자기엔 아까운 때도 있지 않은가.”
찰스는 부드럽게 웃으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만히 그를 쳐다보던 웨이드가 다른 쪽 주머니에서 술병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곤 병을 가볍게 따 찰스에게 건넸다.
찰스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웨이드가 건넨 술병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술병은 아직 차가웠다.
참 오랜만에 보는 술이었다. 웨이드가 슬며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 교수님도 사람인데 술 한 잔은 괜찮지 않겠어요?”
이어 웨이드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원래는 제가 둘 다 마시려 했지만 하나는 양보해드리는 겁니다.”
찰스는 그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로건과 함께 마시려고 한거잖아. 로건한테는 말하지 말라니까.”
“…”
찰스가 살짝 불만에 찬 표정을 짓자 표정에 웨이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결국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귀신이네요. 못 속이겠다니까.“
찰스가 표정을 풀고 웃으며 술병을 내밀자, 웨이드는 조용히 자신의 병을 맞댔다. 청아한 소리가 밤바다 위에 맑게 울려 퍼졌다. 술병에서 흘러내린 시원한 물방울이 손을 타고 흘러내리며 차갑게 간지럽혔다.
병에 입을 대고 크게 들이킨 두 사람이 동시에 크으 하는 소리를 냈다. 찰스가 소리내어 큰 한숨을 내쉬었다.
”숨이 뚫리는 기분이군.“
”있죠, 솔직히, 교수님 능력 멀쩡한 거 아니에요?“
잠시 목으로 넘어가는 술의 알싸함을 느끼던 웨이드가 이어 말했다.
“말 하기도 전에 웬만한 건 다 알고계시잖아요. 혹시 능력이 돌아오면서 건강도 회복되는 거 아닐까요.”
찰스가 말없이 술병을 들어 몇 모금 삼켰다.
웨이드가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예전의 그 찰스 자비에처럼요.“
”예전의 찰스 자비에…“
그 말에 찰스의 눈동자가 옅게 빛났다. 달빛이 그의 깊은 주름을 더욱 부드럽게 물들이고 있었다. 찰스는 병을 내려놓고 잠시 웨이드를 바라봤다.
“…어쩌면 죽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요.”
웨이드가 조용히 덧붙였다. 그 말에 찰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웃었다.
“나를 걱정해주는 건가, 웨이드?”
“걱정…이라기보단, 그냥.” 웨이드는 말을 흐렸다가 이어갔다. “교수님은… 아직 여기 계셔야 할 사람이니까요. 아니, 뭐, 그렇다는 거죠.”
찰스는 웨이드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병을 들었다.
두 병이 다시 한 번 부딪히며 고요한 밤공기에 청아한 울림을 더했다.
웨이드는 가만히 찰스를 바라보았다. 찰스는 술병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조용히, 그러나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웨이드, 난 이걸 한순간에 정한 게 아니야. 오랫동안 생각해온 선택이었네. 어떤 날은 이게 비겁한 도망이 아닌가 두려워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더 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까 봐 겁나기도 하고 말이야.”
찰스의 눈은 바다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병을 천천히 쥐어 잡았다.
“죽음은 나의 또 다른 선택일세, 웨이드.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결정을 내려왔듯, 이 또한 내가 생각해온 나만의 전략이자 마침표일 뿐이야.”
그가 고개를 돌려 웨이드의 주머니를 보며 씩 웃어 보였다.
“자네가 얼마나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그래도 내 결정을 존중해줘서 고맙네, 웨이드.”
웨이드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른쪽 주머니 속에서 몰래 만지작대던 손을 천천히 멈추었다.
“…로건이 슬퍼할 거예요.”
찰스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지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말, 할거죠?”
잠시 후, 찰스가 웨이드의 눈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찰스의 머릿속에 로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충격과 아픔에 잠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볼 모습을 상상하자, 잠시 망설임이 그의 마음을 찌르고 지나갔다. 찰스는 조용히 병을 들어 또 한 모금 삼켰다.
“그게 제일 어려운 관문인걸.”
찰스는 고개를 돌려 이제는 더 이상 고통 어린 신음이 들리지 않는 로건의 방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그에게는 항상 아프게 느껴지는 그 사람이 로건이었다.
웨이드는 찰스의 대답을 듣고 조용히 주머니 속에서 검은색 권총을 꺼냈다. 차갑고 묵직한 그 감촉이 그의 손바닥에 느껴졌다.
“찰스, 당신이 여기서 같이 살아간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이는 없어요.”
찰스는 웨이드가 조용히 건네준 총을 두 손으로 받아들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정말? 이라고 장난스레 묻는 얼굴이었다.
”…정부요? 뭐, 그쪽은 알잖아요. 바다에 떠 있는데 잡으러 절대 못 와요.“
찰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지. 나, 내가 불만을 가지겠지.“
그는 담요로 총을 소중하게 감싸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평생 폭력을 혐오하며 살아왔던 그였지만, 이 오래된 감촉이 다시 그의 손에 닿았다. 권총을 손에 든 채 느끼는 차가운 중량감에 찰스는 어딘가 다짐을 되새기는 듯 보였다.
웨이드는 잠시 말문이 막혀 찰스를 바라봤다. 이제 그의 결심이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해졌다. 이건 뒤집을 수 없는 의지였다.
“…그럼, 적어도 미리 알려는 주세요.”
찰스는 달빛이 그들 위로 쏟아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걱정마, 당장 죽지는 않을거니까. 저 달이 너무 예쁘잖아. 일단은 썬시커를 좀 즐겨야지. 안 그런가?“
그는 담요로 둘둘 만 권총 위에 빈 술병을 살며시 올려놓았다.
웨이드는 순간 그가 흔들리는 별 같다고 생각했다.
웨이드로건 덷풀로건
별은 항상 밤하늘에 있어 길 잃은 자들을 위한 희망이 되어주곤 한다. 그러나 그 어떠한 별도 거센 바람이 몰아칠 때면 흔들려 깜빡인다. 그걸 모르는 자는 그걸 보고 반짝인다고 표현한다.
별이 바람에 스러져가는 것도 모른 채.
“삶은 짊어진 기억의 무게를 버텨내는 과정의 연속인 것 같아.”
어느 날, 바네사가 영화를 보고 와서는 그런 말을 했다. 그땐 애늙은이 같은 소리 하지 말라며 웃어넘겼지만 이제, 웨이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다.
홀로 배에서 내린 웨이드는 습관처럼 걷고 또 걸었다. 몇 시간을 걸어도 꼬인 생각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결국 그는 항구에 놓인 벤치에 앉아 달빛 아래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찰스의 말을 들어줘야 할까. 그가 원하는 대로 총을 건네주는 게 맞는 걸까. 웨이드는 자신이 겪어온 시간들을 떠올렸다. 죽고 싶어도, 그 질긴 생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절망스런 순간들. 끝없는 고통 속에서 죽음을 바랐지만, 자신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해방이었다.
죽고 싶을 때 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일종의 행운일까? 웨이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찰스는, 그런 선택이 허락된 이라서 행운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들을 품은 채 웨이드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침내 배 주변에서 웨이드가 천천히 썬시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는 한밤중이 되어 있었다. 멀리서 찰스가 갑판으로 나와 휠체어 바퀴를 굴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곧 이어 그는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 잔잔한 수면을 또 오래 바라보았다. 웨이드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손끝으로 차가운 금속의 끝을 매만지며 그의 곁으로 조용히 가 섰다.
“찰스.”
“자네군.”
그가 이름을 부르자 찰스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그를 맞이했다.
“왜 아직 안 자요?” 웨이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냥… 가끔은 이런 달빛이 자기엔 아까운 때도 있지 않은가.”
찰스는 부드럽게 웃으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만히 그를 쳐다보던 웨이드가 다른 쪽 주머니에서 술병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곤 병을 가볍게 따 찰스에게 건넸다.
찰스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웨이드가 건넨 술병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술병은 아직 차가웠다.
참 오랜만에 보는 술이었다. 웨이드가 슬며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 교수님도 사람인데 술 한 잔은 괜찮지 않겠어요?”
이어 웨이드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원래는 제가 둘 다 마시려 했지만 하나는 양보해드리는 겁니다.”
찰스는 그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로건과 함께 마시려고 한거잖아. 로건한테는 말하지 말라니까.”
“…”
찰스가 살짝 불만에 찬 표정을 짓자 표정에 웨이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결국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귀신이네요. 못 속이겠다니까.“
찰스가 표정을 풀고 웃으며 술병을 내밀자, 웨이드는 조용히 자신의 병을 맞댔다. 청아한 소리가 밤바다 위에 맑게 울려 퍼졌다. 술병에서 흘러내린 시원한 물방울이 손을 타고 흘러내리며 차갑게 간지럽혔다.
병에 입을 대고 크게 들이킨 두 사람이 동시에 크으 하는 소리를 냈다. 찰스가 소리내어 큰 한숨을 내쉬었다.
”숨이 뚫리는 기분이군.“
”있죠, 솔직히, 교수님 능력 멀쩡한 거 아니에요?“
잠시 목으로 넘어가는 술의 알싸함을 느끼던 웨이드가 이어 말했다.
“말 하기도 전에 웬만한 건 다 알고계시잖아요. 혹시 능력이 돌아오면서 건강도 회복되는 거 아닐까요.”
찰스가 말없이 술병을 들어 몇 모금 삼켰다.
웨이드가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예전의 그 찰스 자비에처럼요.“
”예전의 찰스 자비에…“
그 말에 찰스의 눈동자가 옅게 빛났다. 달빛이 그의 깊은 주름을 더욱 부드럽게 물들이고 있었다. 찰스는 병을 내려놓고 잠시 웨이드를 바라봤다.
“…어쩌면 죽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요.”
웨이드가 조용히 덧붙였다. 그 말에 찰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웃었다.
“나를 걱정해주는 건가, 웨이드?”
“걱정…이라기보단, 그냥.” 웨이드는 말을 흐렸다가 이어갔다. “교수님은… 아직 여기 계셔야 할 사람이니까요. 아니, 뭐, 그렇다는 거죠.”
찰스는 웨이드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병을 들었다.
두 병이 다시 한 번 부딪히며 고요한 밤공기에 청아한 울림을 더했다.
웨이드는 가만히 찰스를 바라보았다. 찰스는 술병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조용히, 그러나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웨이드, 난 이걸 한순간에 정한 게 아니야. 오랫동안 생각해온 선택이었네. 어떤 날은 이게 비겁한 도망이 아닌가 두려워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더 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까 봐 겁나기도 하고 말이야.”
찰스의 눈은 바다 멀리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병을 천천히 쥐어 잡았다.
“죽음은 나의 또 다른 선택일세, 웨이드.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결정을 내려왔듯, 이 또한 내가 생각해온 나만의 전략이자 마침표일 뿐이야.”
그가 고개를 돌려 웨이드의 주머니를 보며 씩 웃어 보였다.
“자네가 얼마나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그래도 내 결정을 존중해줘서 고맙네, 웨이드.”
웨이드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른쪽 주머니 속에서 몰래 만지작대던 손을 천천히 멈추었다.
“…로건이 슬퍼할 거예요.”
찰스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지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말, 할거죠?”
잠시 후, 찰스가 웨이드의 눈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찰스의 머릿속에 로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충격과 아픔에 잠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볼 모습을 상상하자, 잠시 망설임이 그의 마음을 찌르고 지나갔다. 찰스는 조용히 병을 들어 또 한 모금 삼켰다.
“그게 제일 어려운 관문인걸.”
찰스는 고개를 돌려 이제는 더 이상 고통 어린 신음이 들리지 않는 로건의 방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그에게는 항상 아프게 느껴지는 그 사람이 로건이었다.
웨이드는 찰스의 대답을 듣고 조용히 주머니 속에서 검은색 권총을 꺼냈다. 차갑고 묵직한 그 감촉이 그의 손바닥에 느껴졌다.
“찰스, 당신이 여기서 같이 살아간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이는 없어요.”
찰스는 웨이드가 조용히 건네준 총을 두 손으로 받아들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정말? 이라고 장난스레 묻는 얼굴이었다.
”…정부요? 뭐, 그쪽은 알잖아요. 바다에 떠 있는데 잡으러 절대 못 와요.“
찰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지. 나, 내가 불만을 가지겠지.“
그는 담요로 총을 소중하게 감싸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평생 폭력을 혐오하며 살아왔던 그였지만, 이 오래된 감촉이 다시 그의 손에 닿았다. 권총을 손에 든 채 느끼는 차가운 중량감에 찰스는 어딘가 다짐을 되새기는 듯 보였다.
웨이드는 잠시 말문이 막혀 찰스를 바라봤다. 이제 그의 결심이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해졌다. 이건 뒤집을 수 없는 의지였다.
“…그럼, 적어도 미리 알려는 주세요.”
찰스는 달빛이 그들 위로 쏟아지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걱정마, 당장 죽지는 않을거니까. 저 달이 너무 예쁘잖아. 일단은 썬시커를 좀 즐겨야지. 안 그런가?“
그는 담요로 둘둘 만 권총 위에 빈 술병을 살며시 올려놓았다.
웨이드는 순간 그가 흔들리는 별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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