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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01:10
일상은 늘 그랬던 대로 흘러갔다.










닥이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의 앞에는 픽 중위가 상의를 탈의한 채 앉아있었고, 맞은편에서 허니비는 피티 셔츠 차림으로 로벨과 손을 잡고 가이딩을 받고 있었다. 허니의 눈은 내내 치료를 받는 네이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입술을 물었다 놨다, 엉덩이를 들었다 놓았다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닥에게 한 소리를 듣고서야 얌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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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할, 정신 사나우니까 제발 좀 가만히 좀 앉아있어라!!!"



그의 호통에 로벨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으나, 네이트는 웃지 못했다. 제 매칭 센티넬이, 저가 아닌 다른 놈의 손을 잡고 가이딩을 받는 꼴이 영 거슬렸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저 얼굴이 자기만을 보고 있지 않았다면, 네이트는 무리를 해서라도 자기가 가이딩을 하겠다 고집을 부렸을지도 모른다. 그걸 눈치챈 어느 불쌍한 병장은 그저 조용히 가이딩에 집중했다.



"난 바쁘니까 한가한 네가 얼음팩좀 들고 있어라. 센티넬이란 놈이 자기 가이드도 지키지 못한 벌이다, 임마."



허니는 닥에게 얼음팩을 건네받고 네이트 옆에 앉았다. 닥은 막사를 걷어 제치고 나가 밖에서 끙끙대는 놈들에게 소리를 바락바락 질러댔다.



"많이 아프십... 아프시죠."

"네가 걱정해주니까 좀 덜 아픈거 같기도 해."

"저도 가이딩같은걸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위님이 다쳤는데 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너무 싫어요."

"이 정도면 점막 가이딩을 해야 하나?"

"아마도요."

"이번엔 부드럽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의 농담에 허니비의 양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러면서도 "죄송합니다..."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를 해 되려 미안해진 네이트도 덩달아 횡설수설댔다.



"아냐, 사과하라고 한 말 아니야. 그냥... 네가 너무 걱정하니까 농담이랍시고 한 말인데, 재미없었겠다. 나도 미안해."



언제까지 그 일을 들먹일 거냐며 화낼 법도 한데 매번 사과하는 허니비의 모습에, 네이트는 허니가 그날을 정말로 후회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진심으로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 그랬다면 내가 이런 식으로 말도 못 하겠지."



그 말에 허니가 살짝 웃었다. 허니비는 마음이 꼭 물린 사람이고, 그에게 일종의 부채감을 늘 안고 살아서, 네이트는 매번 자기 마음과 기분을 낱낱이 짚어 말해주었다. 모든 말이 결국엔 같은 말이었다. 나는 괜찮아. 미안해하지 마. 자책하지 마.



"자, 찜질은 이제 그만하고."



네이트가 허니의 손에서 얼음팩을 가져갔다. 그리고 허니를 향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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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딩은 못 받지만, 그 대신 위로 정도는 받고 싶은데. 나 많이 힘들었거든."



그러면서 예의 그 잘생긴 얼굴로 씨익 웃으면서 팔을 벌렸다. 전투복에 가려져 있던 근육이 움직임에 따라 보기 좋게 갈라지는 걸 보는 허니비의 얼굴이 다시 불타올랐다. 옷부터 입혀야 하나 고민하던 와중 얼른, 하며 재촉하는 말에 그냥 살며시 몸을 기울였다...... 만, 나란히 앉은 상태에서 다친 어깨를 신경쓰다보니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손만 잡던 (키스 사건은 제외하기로 하고) 두 사람은 그것도 좋았지만, 네이트는 입술을 달싹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불편하지 않아?"

"어... 네......"

"허니, 잠깐만."



네이트는 허니의 팔을 당겨 제 앞에 세웠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해 하는 허니비에게,


"이리 와"


하며 자기 허벅지를 툭툭 치는 것이었다. 그것도 생글생글 웃는 낯에 귓가는 발개진 채로. 연달아 들어오는 공격에 허니비는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빨리, 허니. 나 추워."



이제는 목을 넘어 가슴 언저리까지 빨개진 제 가이드가 보채는 소리에, 결국 허니비는 그 단단한 허벅지 위에 살포시 앉아버렸다. 그렇게 서로 형편없이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다, 다치지 않은 쪽 어깨에 얼굴을 기대니 네이트가 팔을 들어 허니의 등을 당겨 안아주었다. 그에 허니도 네이트의 허리를 끌어안고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달아오른 체온과 일정치 못한 숨소리를 느끼며 한참을 그렇게 가만히, 품을 맞대었다.



그러다 갈색과 녹색의 눈이 다시 마주쳤을 땐,



누군가의 요청대로 아주 부드럽게 두 입술이 포개어졌다.










젠킬너붕붕 네잇너붕붕 중위님너붕붕
입술을 맞대고 눈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