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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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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푸들을 가장한 여우는 지금 제 공략상대의 무도회장에 와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음.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수영복에, 수영모를 쓰고 대기하고 있는데 허니는 유독 돋보였겠다. 그도 그럴 게 기본적으로 6피트가 다 되어가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허니는 좀 작은 편이어서. 불리하지 않냐는 말에 그래도 팔은 남들만큼 기니까 남들보다 작은 만큼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덤덤하게 말하는 걸 보고 오마르는 좀 더 반한 참이었지.



탕.


선수들이 물 속으로 일제히 뛰어들었음. 허니는 3번 레인에 있었고, 오마르는 허니를 눈으로 좇았겠다. 본인에 대한 객관적 파악이 뛰어난 편이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왜 나랑 더 있어주지 않냐고 할 순 없었으니 이렇게 따라오는 수밖에 없었음. 그것도 매번 따라오고 싶었지만, 주말에 있는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라 겨우 따라올 수 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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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축하해. 전국대회도 나갈 수 있게 됐네."



"어어, 와줘서 고마워... 엄마, 여기는 오마르에요."



"안녕하세요. 허니가 누구 닮아서 예쁜가 했더니 어머님이랑 똑같이 생겼네요."



"어머, 세상에.. 예쁘게 생긴 애가 말도 너무 예쁘게 하네. 우리 허니 남자친구니?"



"... 아직은 친구에요. 되고 싶어서 제가 요즘 열심히 따라다녀요."



"세상에... 너 옷도 너무 예쁘게 입는다, 얘. 나는 너무 맘에 들어."



엄마 앞에서 사생활을 꺼내게 되어서 부끄러운지 허니가 입술을 꾹꾹 누르고 있었음. 오마르가 건넨 작은 꽃다발을 꽉 쥔 채로 먼산만 보고 있는 허니의 옆에 붙어 늘 그랬듯 손을 잡자 눈만 휘둥그레졌다가 내리깔았음. 허니의 엄마는 둘이 밥이라도 먹고 오라며 카드까지 쥐어주고 둘의 등을 떠밀었음. 어색하게 손을 잡은 채로 탈의실로 걸어가다가 허니가 나 옷 갈아입고 올게 기다려, 하고 말하자마자 허니의 등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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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비, 은메달씩이나 따놓고 오빠 안 보고 가냐. 진짜 서운해."



"어어, 안녕. 오랜만이네... 여긴 웬일이야?"



"감독님이랑 스카우터랑 둘러보러. 이모한테 말씀 드렸는데. ... 옆은 남자친구?"



오마르는 저보다 4인치쯤은 가뿐하게 클 것 같은 이 남자가 제 경쟁상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음. 어깨도 떡 벌어져서 근육질인 게, 수영선수 출신인 게 여실히 드러났음. 상대는 엄청 반가워하는데, 허니는 덤덤했음. 테일러의 남자친구냐는 질문에 허니는 살짝 웃더니 아직은 아니고, 곧...? 하고 의미심장하게 말했음. 허니 비 미쳤나봐. 곰인 줄 알았는데 여우인가. 오마르 속으로 거의 비명 질렀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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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유, 어렸을 땐 오빠만 따라다니더니, 연애도 하고 다 컸네. 반가워요, 난 테일러. 허니랑 어려서부터 수영 같이 한 동네오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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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마르입니다. 허니랑 같은 학교 다니고 있어요."



빙그레 웃으며 서로 악수하는데, 새삼 분위기가 불편했음. 그나마 다행인 건 허니가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거였음. 허니는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보고도 모른 척하는 건지 나중에 보자며 테일러에게 인사를 했음. 



"나 엄마 차에 옷만 두고 네 차로 갈게."



테일러는 나중에 또 보자며 멀어졌음. 오마르는 차 안에서 허니가 아까 내내 잡고 있던 손이나, 테일러를 보던 무덤덤한 눈이나, 곧 남자친구 될 거라고 말하며 웃던 표정같은 걸 떠올리며 테일러로 인한 질투심을 가라앉히려고 애썼겠지. 허니가 똑똑 두드리더니 조수석에 냉큼 타더니 벨트를 매고 있었음. 그 모습이 제법 자연스러워져서 오마르는 웃음 났을듯.



"뭐야, 왜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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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누가 나 곧 남자친구 시켜줄지도 몰라서?"



"아, 그렇게 쳐다보지 마, 진짜..."



"왜애, 이렇게 보면 막 떨리나?"



"어. 그러니까 그만 봐..."



그만 봐. 보다는 그만 봐아, 에 가까운, 투정섞인 목소리에, 그보다는 앞에 나온 긍정의 표시에 오마르는 좀 벅차올랐겠다. 방금 씻고 나와서 풍기는 샴푸 향에, 말간 얼굴에 친구들이랑 지난번에 가서 샀다며 립이나 겨우 바른 것 같은데. 꾸미기를 귀찮아해서 그렇지, 저가 어떤 모습을 했을 때 제일 낫다는 걸 아는 것 같긴 했음. 덜 마른 머리를 묶을 수도 없어서 종종 난처해하길래, 오마르가 쥐어준 집게핀도 가방 끈에 야무지게 걸어놨음.



"알았어, 누구 얼굴 터질까봐 그만 봐야겠다."



허니 그 말에 밉지 않게 흘겨보더니 오마르 손 가져다가 손등에 쪽, 하고 잠깐 입술 닿더니 홱 내려놔서 오마르 잠깐 벙쪘겠다. 이건 또 무슨 신종 플러팅인데. 얘 오늘 진짜 왜 이래. 꼬시는 건 항상 제 전문이었는데 허니가 오늘 냅다 던져대는 플러팅에 정신이 혼미했음. 집에 있는 고양이가 헤드번팅하는 것마냥 콩, 하고 입술 찍고 가는 게 어딨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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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보지 말라는 거야, 봐달라는 거야?"



"... 몰라."



저도 일단 정신이 없었지만 허니 볼이 발그레해서는 정면만 보고 있는 게 견디지 못할 만큼 귀여워서, 허니 턱을 잡고 제쪽으로 끌어당겨다가 뺨에다가 입맞췄겠다. 뜨끈뜨끈한 뺨에 두세번 입을 맞추고 나니까 휘둥그레진 두 눈이 오마르를 바라보다가 둥글게 휘어졌을 듯.



"... 엄마가 오늘 카드 결제 내역 안 날아오면 혼날 줄 알라는데. 너 엄청 맘에 들었나봐."



"앞으로도 예쁘게 입고 가야겠다."



"... 너는 맨날 예쁘게 입으니까 더 예쁘게 안 입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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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 무슨, 내 생일이야?"



"... 사실만 말한 건데."



허니 어색하거나 부끄러울 때마다 입술을 꾹꾹 누르는데 이거 저만 알 거라고 생각하니까 오마르 기분 너무 좋아져서 괜히 허니 어깨에 자기 이마 꿍 하고 박았을 듯. 허니 이제 좀 익숙해졌는지 오마르가 이럴 때마다 움츠러들던 것도 사라짐. 그냥 좋아서 살짝 웃었겠지.



오마르 허니가 구해준 날 허니한테 냅다 디엠 보내고, 사진 두세장밖에 없는 계정에서 허니 중학교 어디 나왔는지 알아냈겠지. 자기랑 친한 애들 중에서 허니랑 중학교 같이 나온 친구들한테 물어봤는데 허니 그냥 성격 무던하게 좋고 수영장에서 살고 맨날 음악만 듣고 있어서 남자친구는 딱히 사귀는 거 못 봤다고 그랬음.



근데 그게 다 테일러 짝사랑하느라 허니 거하게 맘고생해서 그런 거라는 거 아무도 몰랐음. 뭐 지금에야 다 끝났지만 다 큰 테일러 눈에 중학생이 자기 좋아하는 거 몰랐겠냐고. 나중에 이거 알고 오마르 속 뒤집혔을 듯.







같은 초코푸들인데 이제 한명은 여우같고 한명은 늑대같은 그런 거 보고싶다
희희 노잼이지만 미래의 나를 위해 쓴다








오마르너붕붕 오마르 루드베리 
약 테잨너붕붕

2024.04.03 21:16
ㅇㅇ
ㅜㅜㅜㅜ아악 센세가어나더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아 오마르는 그냥 초코여우해라.. 대박 풋풋하고 귀여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c7c]
2024.04.03 23:15
ㅇㅇ
모바일
늑대 vs 여우라니 맛있어 맛있어!!!
[Code: 4e16]
2024.04.03 23:24
ㅇㅇ
모바일
오 맛있어
[Code: 9d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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