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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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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바라기 리무스 19 + 외전





101.

1979, . 허니는 호그와트 교수직 수락 편지를 미루고, 또 미루고 있었다. 시리우스가 뒤늦게 반대한 탓도 있었지만, 덤블도어에게 보내는 답장 한 글자 한 글자를 써내려가는 것이 허니에겐 큰 고통이었다. 호그와트에 제 발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위장이 뒤틀릴 것 같았다. 물론 시리우스와 함께했던 나날들은 아름다웠을지 모르지만, 세베루스가 떠오르는 교정을 지나칠 때면 가슴이 아려올 것 같았으니까. 허니는 졸업 이후 세베루스를 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그 날 까지는.





 

102.
 

허니는 머로더즈 무리의 기지로 쓰였던 허니와 시리우스의 집에서 전투를 나간 이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때때론 추가로 필요한 물약을 만들며, 새로운 치유 마법을 연구하며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제임스와 릴리는 그들의 집에, 시리우는 잠시 다이애건 앨리에, 리무스는 전투에 나가지 않은 날이었고, 또 도착한 덤블도어의 편지에 허니는 머리를 감싸 맨 채 집 앞의 벤치에 앉아있던 날이었다. 변덕스러운 런던의 날씨답게 여름 치고는 바람이 꽤나 부는 험상궂은 날씨에, 비는 부슬부슬 떨어지고 있었다.



 

허니, 차 마실래? ”


, 리무스. 고마워. ”



 

허니는 덤블도어의 편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머그잔을 받아들었다. 물론 리무스의 시선은 허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리무스는 허니의 얇은 옷이 신경 쓰였지만 따듯한 차 한 잔이 그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되뇌었다. 이전에도 시리우스가 허니를 바라보던 주변 남자들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던 것을 보았기 때문에, 리무스는 시리우스에게 괜한 불신을 얻고 싶지 않았다.



 

호그와트는 내겐 행복하지만은 않은 곳이라, ”



 

기나긴 리무스의 인내심에 보답하듯, 허니는 비로소 말을 시작했다. 물론 세베루스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은 것은 아니었다. 허니도 리무스가 자신에게 무언갈 숨기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냥 그럴 뿐이야. 무슨 기분인지 알아? 막상 가면 아무것도 아닐거지만,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거부감이 느껴지는, 그런거. ”

  

알지. ”

 

그래, 너는 늘 그랬어, 리무스. 언제나 늘, 한결같이. ”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로, 늘 뒤에서 그렇게. 허니는 뒷말을 삼켰다. 리무스는 여전히 허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니를 보면 볼수록 리무스의 심장은 간질간질해졌다. 허니의 손에 들려줄 붉은 장미 한 다발을 사오던 시리우스가 둘의 묘한 분위기를 목격하기 전까지.






103.


허니? ”



 

붉은색 장미가 회색빛 재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미소가 서려있던 시리우스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는 것 또한 찰나의 순간이었다. 리무스는 또 속으로 이마를 짚으며 둘을 위해 자리를 피해주었다.



 

시리우스, 또 왜 그러는거야? ”


또 라니, 또 그런 짓을 한건 너야, 허니. ”


그런 짓? 리무스는 우리 친구야. 그리고 난 그런 짓 한 적 없어! ”


너는 없을지도 모르지. 적어도 너는. ”


무슨 소리야? ”


너도 알잖아 허니 비! ”



 

둘의 언성은 높아져만 갔다. 둘의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이 축복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불같은 성격을 가진 그리핀도르와 놀랍도록 차가운 래번클로는 가끔씩 틀어지는 나날들이 있었으니. 시리우스는 거의 1년 째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는 허니에게 불만이 쌓인 상태였고, 허니는 나날이 조여오는 시리우스의 집착에 지친 상태였으니까.



 

결혼해, 나랑. 그 망할 호그와트도 허니 블랙이 되고 나서 가도록 해. ”


허니 블랙? 네가 그 블랙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시리우스. ”


젠장, 허니 비. 그 블랙의 피가 미친듯이 널 원한다고. 모르겠어? ”

 

 

인카서러스



 

시리우스의 주문에 허니는 손발이 묶인 채로 벽에 내쳐졌다. 시리우스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는 듯 했다. 그의 은회색 눈동자에는 두려움에 떠는 허니가 가득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쟁, 허니를 잃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영원에 대한 약속을 자꾸만 거부하는 허니는 시리우스의 인내심을 짓밟아버렸다.

 


 

시리우스, 시리우스 블랙! 그만해, 당장! ”



 

시리우스의 머릿속에선 이미 리무스와 허니가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허니는 시리우스의 옆에서는 다르게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리무스는 그를 돌아보며 냉소를 보냈다. 허니의 두 손은 리무스를 찾아 헤맸다.



 

시리우스 블랙! ”



 

시리우스는 초점이 나간 두 눈으로 허니를 미친듯이 탐하기 시작했다. 허니의 입술, , . 허니가 목이 터져라 그의 이름을 외쳐댔지만 시리우스의 끊어진 퓨즈는 다시 붙을 줄을 몰랐다. 허니의 웃옷이 벗겨지고, 입술이 터지고, 어깨에 붉은 자국이 남고 나서야 허니는 무언마법으로 포박마법을 끊어냈다.


 

큰 소리와 함께 시리우스의 고개가 돌아갔다.

 

 

네가 오늘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길 바라, 시리우스. ”



 

허니는 그대로 집 밖을 나가버렸고, 사라져버린 연인에 시리우스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104.


허니는 자신도 시리우스처럼 미쳐버린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스피너즈 엔드에서, 파이어위스키를 한손에 잔뜩 들은 채로, 죽음을 먹는 자인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집 앞에서. 이미 많이 마시기도 했지만, 허니는 그 문을 두드릴 때까지 애써 멀쩡한 척을 하려 애썼다. 그가 저를 이용했던 것처럼, 허니도 하루쯤은 그를 이용하기로 했다.



 

허니 비? 이게 무슨... ”

 

, 안들여보내줘? ”

 

, 드디어 미친 거군. ”



 

허니는 어이없는 듯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세베루스를 가볍게 밀쳐내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세베루스의 로브처럼, 그의 집은 영국 어디보다도 가장 어두웠다. 허니는 허름한 소파에 제 몸을 던졌다.

 

 

무슨 일인데.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 지 아는 건가? 난 공식적으로 네 적이... ”


너라면 안 물어볼 줄 알았는데, 세베루스.”



 

머리 울려. 그냥 옆에서 파이어위스키나 마셔. 허니는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문 채 파이어위스키를 병째 들이키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그들이 하던 레질리먼시나 오클러먼시를 하진 않았다. 세베루스도 허니가 가져온 파이어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해포 친세대 리무스너붕붕 시리우스너붕붕 스네이프너붕붕
허니바라기 리무스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