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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7 20:54
캐붕ㅈㅇ 오타ㅈㅇ ㄵㅈㅇ 개연성 없음 빻취주의 걍 전부다 주의










본편: 1/1-2/2/3/4/5/6/7/8/9/10/11/12/13

연애: 첫키스 데이트 첫날밤 재도전1 재도전2 재도전3

신혼: 신혼0 신혼1 신혼2 신혼3 신혼4

오메가버스: 1/2
수인세계관: 1/2/3/4/5
호그와트
동양황궁물: 1/2/3/4/5/6-1/6-2
인어공주: 1 / 2 / 3
형제: 1 / 23 / 4
레벅햄찌: 12
















 

소문난 잉꼬부부 레벅제리가 보고싶다











 

사실 제리는 본인도 모르고 (신경을 안썼음) 있었지만 결혼전부터 이 동네에서 제법 유명인사였음. 바닷가가 근처에 있긴 하지만 별장을 지을 정도로 유명한 곳도 아닌지라 누가 바닷가 근처에 집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돌자마자 쫙 소문났을듯. 그래서 공사하는데 다들 아닌척 흘끔흘끔 보고가는데 집이 너무 예뻐서 더 소문났겠지. 그래도 외지인은 외지인인지라, 어르신들은 좀 꺼려하고 아니더라도 대부분이 좀 낯설어하고 그랬음. 그런데 완공되고 상태 보러 온 집주인이 더 예뻐서 옆동네까지 소문남. 배척? 없음. 제리 얼굴이랑 나긋나긋한 태도보고 다들 환영해줌. 자주 안 와서 아쉬울지경.
 

쨌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동네 이쁜이가 된 제리가(아직 이사 안옴) 매번 볼때마다 시름시름 앓는데 다들 안타까워 하겠지. 제리가 사람이 다가오면 기본 예의는 차려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친절한건 아닌지라 제리 사정은 커녕 이름조차 알 수 있을리가 없었음.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소문만 무성하겠지. 제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주민들사이에 아침드라마만 100부작 정도 쓰여졌었음.
 

"아니야! 분명 시한부라니까!!"
 

"왜 멀쩡한 사람을 죽이고 그래! 분명 처자식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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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적당히들 하쇼.시끄러우니께."
 

별장으로 쓰는지 분기별로 한번씩만 오던 제리가 최근에는 아예 정착을 했는지 자주 보이니 소문은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지. 감자만두집 사장 알도는 원래 이렇게 소문을 듣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지금은 별 말을 하진 않고 있었음. 동네사람들도 전부 제리가 걱정되어서 그런걸 아니까.
 

그리고 솔직히 알도도 가끔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제리를 보고는 혀를 끌끌 차기도 했음. 딱봐도 제정신이 아닌게 보였거든. 가게에 들어오기라도 하면 뜨끈한 만둣국 한사발 먹이고 푹 자라고 한소리 해줬을거임. 그런데 가게에 들어오기는 커녕 집에서 나와도 바닷가 근처만 한바퀴 돌고 마니 말 붙일 건덕지도 없었지.
 

세상사 관심 없는 클리프도 제리에 관해서 꽤나 자세히 알고 있었음. 브랜디의 산책코스와 제리의 산책코스가 겹치거든. 솔직히 클리프는 제리가 곧 죽으리리고 생각했음. 그런 얼굴이었음. 그런데 제법 꾸준히 얼굴을 비춰서 좀 특이하다고는 생각했을거임. 보통 이런 사람들은 매일 꾸준히 산책같은거 안 하니까.
 

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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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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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프가 제리에 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순전히 브랜디 때문이었음. 어째서인지 브랜디가 제리를 엄청 좋아했거든. 클리프에게 훈련받아서 사람을 향해 짖는 일이 없는 브랜디가 제리가 바다를 멍하니 보고있으면 크게 짖고는 했지. 원래 인간보다 짐승들이 감정에 더 예민하다고 하던가. 최근에 브랜디가 왜 그러는지 어렴풋이 알게된 클리프는 이제 브랜디를 다그치는 대신 제리에게 인사를 건넸음. 물론 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그래도 제리가 하루에 한번은 산책을 나와서 다들 아닌척 제리의 생존신고를 보고 있었는데 최근 한달동안은 그것마저 없어져서 다들 난리였겠지. 진짜 진지하게 경찰에 신고 한번 해봐야 하는게 아니냐고, 자살한거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었음. 클리프는 괜히 하루에 두번 하던 산책의 횟수를 늘리기도 했고, 알도는 가게 문을 좀 더 오래 열기도 했음. 그러나 제리는 머리털 하나도 보이질 않았지. 알도는 속으로 자신도 염병을 떤다고 생각하면서 평소보다 1시간이나 일찍 가게를 오픈했음. 그리고 가게 펫말을 open으로 바꾸기가 무섭게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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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여기는 뭐하는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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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만두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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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메 시방 살아있었냐!!!"
 

딱히 정상적이지 않은 반응에 레벅은 제리를 바라봤음. 제리도 의아한듯이 레벅을 볼 뿐이었지. 데칼코마니마냥 똑같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에 알도는 껄껄 웃으면서 하두 안오길레 죽은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음. 뒤에서 왜 멀쩡한 사람을 죽은사람으로 만드냐며 꿍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음. 하지만 알도는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첫손님을 받을 준비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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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제리 강아지가 레벅
 

얼마 지나지 않아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찐 감자만두가 한접시 가득히 나왔음. 어떨결에 감자만두 산을 앞에 둔 둘은 머쓱해하다가 서로의 얼굴을 보고 조금 웃더니 이내 젓가락을 들어올렸지. 레벅은 제리의 접시에 먼저 만두를 하나 올려두고는 따끈따끈한 감자만두를 하나 집어서 베어물었음. 그러자 쫀뜩한 만두피와 함께 팡 하고 육즙이 터져나왔지.
 

"마이쪙!!!"
 

레벅의 반응에 알도는 흐뭇하게 웃으며 콧수염을 쓰다듬었음. 레벅은 고개를 돌려 제리를 바라봤음. 제리도 입에 맞는지 눈을 반짝이고 있었지. 사실 레벅은 의외로 아무거나 잘 먹음. 그런데 제리도 잘 먹기는 하는데 입맛이 엄청 까다로웠음. 대부분의 음식을 전부 그냥저냥 먹을 뿐 맛있어한 적은 별로 없었음. 그래서인지 입도 짧았지. 그런 제리가 정말 맛있어 한다는 것은 이 곳이 찐 맛집이라는 뜻이기도 했음. 뭐 쨌든 그건 레벅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 가뜩이나 소식하는 제리에게 뭐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안달인 레벅은 제리가 열심히 만두를 먹자 제가 더 기뻐했음.
 

제리는 갑자기 제 앞에 쌓인 작은 만두산을 보고는 레벅을 바라봤음. 제리의 시선을 느낀 레벅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입에 만두 두개를 넣고 우물거렸지. 자신도 많이 먹고 있다는 것을 어필했지만, 이미 제리의 접시에는 3개나 만두가 올라와있었음. 심지어 하나를 먹으면 곧바로 하나를 채워넣기까지 했지.
 

레벅의 접시가 비자, 제리는 아무말 없이 자신의 접시 위에 있던 만두를 레벅에게 옮겼음. 그 후로 만두공방이 시작되었지. (사실상 똑같이 먹었지만) 승자는 제리가 되었음. 제리는 부스러기에 가까운 만두를 쪼개보려고 애쓰는 레벅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음. 결국 옆에서 지켜보던 알도가 염병은 작작 떨고 음식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며 호통을 치고 나서야 울상을 지으며 먹었지.















 

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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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씨."
 

"안녕하세요."
 

오늘도 정해진 산책루틴을 지키던 클리프는 제리랑 마주했음. 물론 예전과는 달리 레벅도 함께 있었지만. 둘은 어린아이처럼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만들고 있었음. 제법 잘 지어진 성을 보던 클리프는 의아해서 주위를 둘러봤음. 보통 모래성은 해변가에서 만들지 않나? 여긴 너무 도로에 가까운데.
 

"이 근처는 모래가 별로 없지 않아?"
 

"아, 저 안쪽에서 만들면 자꾸 파도가 밀려와서요."
 

"...?"
 

파도를 피해 왔다기엔 해변가에서 500m는 떨어져있었음. 오늘 해일 주의보가 떴었나 잠깐 생각한 클리프는 저 멀리서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그냥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어른이 만든 모래성이라 그런가 제법 크고 훌륭했음. 브랜디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모래성을 구경했지. 레벅의 옆에는 모래를 담아두는 통인지 좀 큰 바구니가 있었음.
 

파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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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잉... 또 깨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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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또 불량품이었나봐요."
 

"이젠 컵도 더 없는뎅..."
 

레벅이 시무룩한 얼굴로 깨진 컵을 보다가 바구니 안에 넣었음. 클리프는 슬쩍 바구니 안쪽을 봤음. 바구니는 깨진 플라스틱 조각들로 가득했지. 불행히 불량품을 골랐다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음. 그냥 힘조절을 못한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제리가 걱정스런 얼굴로 레벅의 손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건 또 아닌 것 같아 보였지. 클리프가 한참을 떠나질 않자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레벅이 클리프에게 말을 걸었음.
 

"안 가요?"
 

"우리 딸이 이 성을 마음에 들어해서."
 

왕!
 

레벅은 브랜디가 성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눈치였음. 제리는 레벅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브랜디는 똑똑하니 그럴 일은 없을거라며 레벅을 달래줬지. 클리프는 제리가 그 죽은 생선같은 눈으로 계속 보기는 했구나 생각했음. 그 때 저 멀리서 한 여자아이가 브랜디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음. 브랜디의 친구이자 산책루트중 하나였지. 클리프는 익숙하게 성큼성큼 걸어오는 아이의 아빠에게 인사를 건넸음. 빌리도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줬지. 빌리는 소문만 무성하던 바닷가에 사는 이웃집 사람을 오늘 처음 봤음. 시한부네 어쩌네 하더니 생각보다 멀끔한 얼굴이라 역시 소문은 믿을게 못된다며 속으로 생각했지. 아이는 레벅제리가 쌓은 예쁜 모래성을 보고 감탄했음. 꿈으로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레벅에게 향했지.
 

“아저씨, 이 성에는 인어공주가 살아요?”
 

“아니? 흙으로 만들어서 지렁이 밖에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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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한테 그게 할 말입니까."
 

레벅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동심을 파괴했음. 빌리는 물론이고 그 클리프 조차도 할말을 잃었지. 빌리가 이를 악물고 애써 웃으면서 레벅의 귓가에 애한테 그럴듯한 말도 못해주냐며 속삭였음. 빌리의 협박성이 짙은 말에 레벅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며 꿍얼거릴 뿐이었지. 어른들이 물밑작업을 하던가 말던가 상처받은 아이의 눈에 서서히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음. 방금도 당근 먹기 싫다고 울던 아이를 어떻게 달래놨는데. 빌리가 있는 힘껏 레벅을 노려봤음. 레벅은 저사람 무섭다며 제리의 품에 파고들었지. 힝힝거리는 레벅을 등에 달고 제리는 제법 능숙하게 아이의 눈물을 닦아줬음.
 

“우리 이쁜 친구는 모모몬을 아나요?”
 

“네!! 저 모모몬 짱 조아해여!!”
 

“사실 이 성은 모모몬을 위한 성이에요. 바다의 모래가 아니라 땅의 흙으로 만들었거든요.”
 

“징짜여!?”
 

제리는 지금은 바다에서 놀고있는 모모몬이 주는 선물이라며 예쁘게 생긴 조개껍질을 아이에게 건네줬음. 무지개빛깔의 조개껍질은 이 동네에서 오래산 빌리와 클리프조차 본적이 없던 것이었지.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조개껍질은 바다에서 주웠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음. 제리는 모모몬이 인어공주의 부탁을 들어주고 받은 선물이었다고 조개껍질에 서사까지 덧붙였음. 인어공주의 물건이었다는 말까지 듣자 아이는 눈물을 쏙 들어가고 행복하게 웃으며 기뻐했지.
 

“오빠는 모모몬의 칭구에요?”
 

“난 아저씨인데 왜 제리는 오빠야?”
 

“아저씨는 아저씨구 오빠는 오빠인뎅.”
 

어린아이의 솔직한 발언은 때때로 어른에게 큰 상처를 줬음. 빌리와 클리프는 웃지 않기위해 어금니를 꽉 깨물었음. 레벅은 자기가 벌써 그렇게 늙고 못생겨진거냐며 제리의 품에 늘어져서 훌쩍거리기 시작했지. 제리는 레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언제나 귀엽다고 속삭여줬음. 처음에는 조금 웃던 둘은 애 앞에서 염병천병을 떤다며 쯧쯧거리곤 슬슬 각자 갈 길을 갈 준비를 하려했지. 그때 갑자기 브랜디가 뒤쪽을 보고 짖기 시작하더니 누군가가 셋을 향해 소리쳤음.
 

왕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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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요ㅡ!"
 

소리를 듣자마자 빌리는 다급하게 딸아이를 제 뒤쪽으로 숨겼음. 클리프도 브랜디를 뒤쪽으로 당기면서 뒤를 돌아 확인했음.어디서 떨어진건지 짐볼 하나가 이쪽으로 굴러오고 있었지. 그닥 빠르게 굴러오는 것도 아닌터라 손으로 잡아도 충분할 정도였음. 조금 놀란 빌리는 남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짐볼을 흘린 사람에게 조심좀 하라고 소리쳤음. 클리프는 허허 웃고 짐볼을 잡을 준비를 하며 다시 제리쪽을 바라봤음. 그런데 이미 그쪽에는 아무도 없었지.
 

"제리, 왜 그래? 어디 아파?"
 

“오빠 얼굴이 빨개요!”
 

어느틈엔가 제리는 공주님 안기 자세로 레벅에게 안겨있었음. 클리프가 고개를 한번 왕복하는데 5초도 걸리지 않았을텐데. 피하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냅다 제리부터 안아올린거지. 빌리도 딸아이를 안아올리진 않았는데. 심지어 상황파악을 해도 제리를 여전히 끌어안고 있는 꼴을 보자니 빌리도 어이가 없었음. 저를 올려다보던 빌리의 딸을 보던 제리는 결국 수치스러워진 나머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음. 이 중에서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한 사람은 어린 아이와 레벅 뿐이었지. 레벅이 저사람이(빌리) 큰소리쳐서 놀란거냐며 제리를 부둥부둥 해줄수록 제리는 수치심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음. 뜬금없이 지목당한 빌리는 어이가 없고 클리프는 그냥 이 상황이 웃겨서 피식 웃으며 둘을 바라봤음. 그러다 깜빡하고 짐볼을 놓쳤지. 짐볼은 사람들 사이를 스르륵 빠져나가 저 바다를 향해 굴러가기 시작했음. 채드는 다급하게 짐볼을 잡기 위해 짐볼의 뒤를 쫓아갔지.
 

“와아악!! 잡아줄 줄 알았는데에!!”
 

“아악!!! 성이 또 무너졌어!!!”
 

“모모몬의 집이 밟혔어!!!”
 

10번째로 만든 성이었다며 레벅이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채드에게 소리쳤음. 채드는 미안하다고 외치며 일단 짐볼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음. 그 사이에 모모몬의 집이 무너졌다며 아이는 울기 시작했지. 브랜디는 울고있는 아이의 곁에서 낑낑 거리며 안절부절 못했음. 순식간에 상황은 엉망진창이 되었음. 레벅은 여전히 귀 끝이 빨간 제리를 보고는 바닷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린 것 같다며 호다닥 집으로 들어갔지. 결국 한숨을 쉬며 빌리는 레벅이 있던 자리에 앉아 딸과 새로운 모모몬의 집을 만들기 시작했음. 아이가 모래성을 만드든데 열중하느라 울음을 그치자 클리프와 브랜디도 그제서야 마서 산책을 할 수 있었지. 한참 뒤에 쫄딱 젖은 채드가 완성된 모래성을 보고 칭찬해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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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앙ㅡ!! 끄흡, 흐읍, 흐어어어엉ㅡㅡ!!!”
 

조깅을 하던 글렌은 우렁찬 울음소리에 발걸음을 멈췄음. 무슨 일인지 근처에 사람 몇몇이 웅성거리고 있었지. 궁금해진 글렌은 사람들 틈을 조심스레 파고들어 앞에 섰음. 울음소리의 주인공은 레벅이었지. 레벅이 공원 한복판에서 제리를 끌어안고 세상이 떠나가라 울고 있었음. 제리는 그런 레벅을 토닥여주면서 무어라 말을 하고 있었지. 그러나 레벅의 울음소리에 묻혀 글렌에게까지 들려오진 않았음. 궁금해진 글렌이 옆에 있던 디저트카페 사장에게 물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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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생기면 신혼이 끝난다고 울고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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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라고…? 아, 혹시 입양을-”
 

“입양이라면 입양인뎅…”
 

글렌은 밥잘웨가 손으로 가리킨 곳을 바라봤음. 제리의 발치에 아직 어린 골든 리트리버가 꼬리를 붕붕 흔들며 앉아있었지. 그렇군 하고 고개를 끄덕이던 글렌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레벅을 바라봤음.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양쪽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고 신중해야할 일인건 맞지만 그게 신혼의 기한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음. 가던 길을 마저 갈까 고민하던 글렌은 레벅이 울음을 그칠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앞으로 나섰음.
 

“젊은 친구, 이 나라에서 신혼의 기준은 결혼기간이 7년 이하인 부부라네!”
 

“에…? 훌쩍, 진짜여…?”
 

도대체 얼마나 운건지 제리의 하늘색 티 반쪽이 파란색이 되어있었음. 글렌은 그런 제리의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고는 그러니 그렇게 울어서 아내를 괴롭히면 안된다고 잔소리를 했지. 레벅은 밤밖에 괴롭힌적 없다고 하고 싶었지만, 푹 젖어버린 제리의 티셔츠를 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음. 레벅이 꾸물꾸물 거리며 괴롭혀서 미안하다고 웅얼거리자 제리는 그렇지 안다며 다시 레벅을 끌어안고 부둥부둥거렸지.
 

“그래, 그러니 반려동물을 한마리 들인다고 신혼이 끝나진 않네.”
 

“하지만, 킁, 난 제리랑만 있구시픈뎅…”
 

“윌리엄, 내가 미니제리가 생겨도 절대 윌리엄에게 소홀하지 않을거란거 알잖아요.”
 

“벌써 이름까지 지었어?!”
 

미니제리가 싫다면 레이디 버그도 후보에 있다고 제리가 말했음. 미니제리보단 레이디버그가 더 좋다고 말하던 레벅은 말려들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다시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밝혔지.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더니 끝이 보이질 않았음. 집에가서 말해도 될텐데 둘 다 공원 한가운데서 서로를 끌어안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하고 있었지. 어쨌든 레벅이 울음을 그치자 모였던 사람들은 각자 할일을 하러 떠났음. 글렌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멈췄던 조깅을 마저 하러갔지. 글렌이 마지막 루트를 돌고 다시 공원에 올 그 순간까지도 둘의 말다툼은 끝나질 않았음. 결국 글렌이 땀에 푹 젖은 채로 공공장소에서 작작하라고 소리치고 나서야 둘은 강아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음.













 

다음날, 클리프는 브랜디를 데리고 산책을 하던 중에 레벅제리와 만났음. 이번에는 새식구도 함께였지. 마을이 떠나가라 울던 울음소리를 클리프도 들었던 터라 클리프는 피식 웃으며 귀여운 강아지를 봤음. 브랜디는 새 친구가 생겨서 기쁜지 벌써 둘이 인사하고 장난치며 즐겁게 놀고 있었지. 제법 신나하는 눈치에 클리프는 이 근처에 강아지 놀이터가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제안했음. 제리는 흔쾌히 클리프의 제안을 받아주고 레벅의 손을 붙잡고 강아지 놀이터로 향했지. 지정된 곳에서 목줄을 풀어주자 둘 다 넓은 공원에서 신나게 뛰어놀기 시작했음. 강아지 주인들은 그 옆의 벤치에 앉아서 수다나 떨었지.
 

“그쪽이 이겼나봐?”
 

“네, 뭐, 보시다싶이.”
 

“아이 이름은?”
 

“브래드에요, 브래드 피트.”
 

“이름은 아빠쪽이 이겼나보네.”
 

레벅은 레이디버그나 미니제리보다는 훨씬 낫지 않냐며 제리를 끌어안으며 말했음. 이 짧은 대화를 하는 중에도 저렇게 질투해서야 피곤하겠다며 클리프는 레벅을 귀찮은 놈으로 평가했음. 클리프가 레벅에게 의처증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던가 말던가 레벅제리는 부비적거리며 꽁냥거리기 바빴음. 브랜디에게 새 친구를 만들어 줄려고 굳이 여기까지 온건데 커퀴사이에 끼어서 고통받던 클리프는 오랜만에 후회라는걸 하는 중이었지.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강아지 둘이 헥헥거리며 각자의 주인에게로 돌아왔음. 제리와 클리프는 각자의 아이들에게 물을 먹여줬음. 레벅은 브래드에게 가져온 간식을 먹여줬음. 그리고 쭈뼛쭈뼛 다가가 브랜디에게도 같은 간식을 내밀었지. 클리프가 브랜디를 쓰다듬자 허락이 떨어진 것을 알았는지 브랜디가 기쁘게 레벅의 손에 있던 간식을 먹었음. 셋은 그렇게 서로의 자식들을 잔뜩 이뻐해주다 집으로 돌아갔지. 그 후로도 셋은 가끔 이렇게 강아지 놀이터에서 놀면서 친해졌음. 나중에 급할때 서로 브랜디랑 브래드를 맡아줄 정도로 친해졌겠지. 클리프는 레벅제리의 인생에 몇 안되는 제대로 된 인간친구가 되었음.












 

번외
 

결국 밖에 비가 오는데 아이를 밖에 버려두고 올 수 없다는 제리의 강력한 의지로 강아지는 레벅제리 신혼집에 발을 들였음. 제리가 언제 준비해뒀는지 모를 강아지 샴푸로 뽀득뽀득 목욕까지 시키고 말리니 금새 뽀송뽀송 해져서 집 안을 종횡무진 돌아다녔지. 제리가 구석에서 저 몰래 사둔 강아지 샴푸를 꺼낼때까지도 어이없어하던 레벅은 제리가 강아지 사료와 밥그릇을 꺼내오자 한숨을 푹 쉬며 오늘까지만이라며 꿍얼거렸음. 밥까지 배불리 먹은 강아지는 따뜻한 거실 러그위에 자리잡더니 그대로 잠들었지. 레벅제리는 강아지가 편안히 잠드는 것까지 전부 보고 나서야 저녁을 먹기 시작했음.
 

한참 저녁을 먹던 제리는 문득 드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렸음. 제리야 이 동네 주민 신상정보를 전부 외우고 있지만, 글렌은 이사오고 나서 오늘 처음 봤었음. 게다가 둘이 성별이 같으니 어느 한쪽을 ‘아내’라고 바로 지칭하기는 조금 망설임이 있어야 할텐데. 글렌은 레벅제리의 모습을 보자마자 당연하다는 듯이 제리를 레벅의 아내라고 말했거든. 물론 제리도 그 호칭에 딱히 불만이 있던 것은 아니었음. 그냥 단지 궁금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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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분은 왜 저에게 ‘아내’라고 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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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말고 어떤새끼가 널 아내라고 불러?”
 

저녁을 먹다 말실수를 한 제리는 레벅이 눈이 돌기 전에 황급히 말을 정정했음. 하마터면 다음날 아침 신문 1면에 전직 사성장군의 사망소식이 뜰 뻔했음. 제리의 설명을 들은 레벅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시 샐러드에 있던 방울토마토를 콕 찍어서 입에 넣고 우물거렸음.
 

“아, 나랑 눈 마주쳤었거든.”
 

“언제요?”
 

제리는 기억을 더듬어봤음. 어지간해서 둘이 떨어져 있을때가 별로 없었을테니 레벅이 봤으면 제리도 봤어야 하는데 제리의 기억에는 도무지 글렌과 만났던 기억이 없었음. 게다가 고작 눈이 마주쳤다는 상황으로는 제리의 질문에 답이 되질 못했지. 제리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자 레벅은 스튜를 한 입 떠먹고 마저 말했음.
 

“우리 저번주에 테라스에서 할 때”
 

“테라스에서 뭘 했….”
 

땡그랑-
 

“커튼도 바로 쳤구, 난간에 화분도 설치해놨었으니까 제리는 제대로 안보였을줄 알았는뎅…”
 

들고 있던 포크를 떨어뜨린 제리는 보이지도 않는지 레벅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음. 그리고 입 안에 든 고기를 우물거리며 보여도 등밖에 안보였을 거고 아니면 소리도 조금 들렸겠다고 말하더니 그건 좀 기분나쁘다며 꿍얼거렸음. 제리가 흐느끼며 우는 소리도 잔뜩 느껴서 휘어지는 등허리도 전부 남에게 보여주기 싫었거든.
 

“윌리엄.”
 

“우응?”
 

“각방이에요.”
 

“왜!?!??!?!!?!?”
 

제리는 거실에서 잠들어있던 브래드를 끌어안고 2층 안쪽방으로 들어갔음. 그리고 문까지 착실하게 잠갔지. 자다가 갑자기 옮겨졌는데도 순한 브래드는 얌전하게 제리의 품에 안겨있엇음. 제리는 브래드와 함께 침대에 들어가서 누웠음. 보들보들한 금빛의 털은 옛친구의 모습과 닮아있었지. 제리와 브래드는 서로를 꼭 껴안고 잠들었음. 밖에서는 레벅이 문고리를 붙잡고 엉엉 울고 있었지. 물론 5분도 지나지 않아 문따고 들어온 레벅이 제리의 뒤쪽을 꼭 끌어안고 같이 누웠지만. 제리가 끝끝내 뒤돌아보지 않았으니 어쨌든 결혼하고 처음으로 따로 잠든 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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