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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9 22:59

전편
?? : 슈슈한테 사진찍어서 보낸다는 거 깜빡했다...
같이 보면 좋은 편
?? : 내가 양파냐.

 

어제보다 컨디션 좋아 보이네?

안녕 니키-

 

 

히히.. 하고 웃은 배리가 가방에서 1교시 시험 과목의 책을 꺼냈음. 그도 그럴게 어제 도넛 가게에서 나온 다음에도 크리스가 속이 안 좋아도 뭐 좀 먹으라며 이것저것 챙겨줬거든. 웜샐러드랑 요거트랑 오븐샌드위치 그런 것들. 아침에도 걱정은 좀 되지만 요거트에 오트밀을 조금 섞어서 먹었더니 어제보다는 한결 든든한 느낌이었어.

 

 

그래도 오늘은 두 개밖에 안 봐서 좋다.

그 중 하나가 수학이라는 게 문제지.

너는 맨날 쫄아놓고 1등급 나온다며.

슈슈가 그랬어?

엉. 기만 오져.

 

 

그만큼 수학에 많은 시간을 쓰는데. 점수가 안 나오면 억울하잖아. 기만이다 기만이야. 닉이 자기 정수리를 쿠욱쿠욱 찌르든 말든 배리는 책을 팔랑팔랑 넘겼음.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이거나 외워. 무조건 시험에 나올 거니까. 바로 고개를 숙이는 닉에게 시험 예상 문제 몇 개를 콕콕 집어줄 만큼 1교시 시험은 자신 있었거든.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2교시 수학 시험 3분 전. 벌써 손에 축축하게 땀이 나기 시작해. 오답노트도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 같아서 눈을 꾹 감았다가 떴지. 한 문제라도 더 집중해서 보자. 제발.

 

 

그때, 툭- 책 위로 뭔가가 떨어졌음. 초코바..... 시선을 들어 올리자 크리스가 배리의 자리를 지나쳐 앞문으로 나가고 있었음. 줄 거면 먹으라고 그냥 주면 되는걸. 내 자리에 버리고 가는 것도 아니구. 그러면서도 배리는 아랫입술을 꼬옥 깨물고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면서 초코바를 한입에 넣었지. 아야야. 한입에 다 넣는 건 무리였나 보다. 그래도 맛있어.

 

 

배리야. 반장아.

응?

떨지 말고 시험 잘 봐. 문제 잘 읽고!

응응. 고마워 니키. 너도!

 

 

어깨를 조물조물 주물러주면서 응원을 해준 닉 덕분일까, 크리스가 아무도 몰래 주고 간 초코바 덕분일까. 평소보다 떨지도 않고 쏙쏙 문제를 풀어낸 배리가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치자 한숨을 포옥 내쉬었음. 안도, 그리고 만족의 한숨이었지. 수학 시험 끝나고 이렇게 마음이 가벼웠던 건 처음이야.

 

 

시험이 끝나고, 어떻게든 배리 입에 주먹밥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고군분투하던 슈슈도 집으로 보낸 후 배리는 자율학습실에 앉아 책을 폈음. 내일 있을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꽤 오랜 시간 집중했던 것 같아. 갑자기 훅 떨어진 집중력에 샤프만 빙글빙글 돌리던 배리는 매점에서 초콜릿이나 사올까 하고 의자에서 엉덩이를 뗐지.

 

 

매점에서 나오면서 슈슈나 닉, 다른 친구들한테 문자를 보내고 싶어도 공부 중일 테니까. 방해하지 않으려 메신저 창만 열었다 닫기를 반복해. 다들 한문제라도 더 풀고 있을 텐데... 대화목록을 죽죽 내리다가 멈춰선 곳.

 

 

[크리스 오늘도 학교 안 오는 거야?]

[선생님께서 벌점 많이 쌓여서 위험하다고 하셨어]

[그리고 저번에 우리 집에 놓고 갔던 옷 빨아놨어!]

[언제 가져다줄까?]

 

 

일방적인 구애가 따로 없다 아주. 제가 잔뜩 보내놓은 후 뚝 끊겨 있는 대화창을 보다가 초콜릿을 입에 물고 배리는 화면을 톡톡 두드렸지.

 

 

[크리스 옷 내일 가져다줄까?]

 

 

아무 생각 없이 보내놓고선 순간 몸을 파드득 떤 배리가 허둥지둥 메시지를 삭제했음. 미쳤냐 배리 씰! 크리스가 다시 말 좀 걸어줬다고 친해진 줄 알아?! 1이 안 없어졌으니까 아직 못 봤나 봐. 제발 끝까지 무시해주라. 잘못 보낸 줄 알아줘라. 손에 난 땀을 문질러 닦기도 전에.

 

 

[어디야]

 

 

악!

 

 

[보고 있는 거 안다]

[어디냐고]

 

 

화면에 미리 보기로 떠오르는 아이콘을 토옥.. 느리게 누른 배리가 메세지를 읽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가 걸려오는 거 있지. 크리스 너 원래 핸드폰 잘 안 보지 않았어...?

 

 

여보세요..?

- 몇 번 물어봐야 대답할래?

..나 학교... 야자실에 있어...

- 어. 옷은 그냥 둬.

응? 왜? 우리 집에?

- 가지러 갈 테니까.

언제?

- 끊는다.

 

 

뭐야! 답장 안 한다고 닦달할 땐 언제고 지 얘기만 하고 끊는 것 봐! 전화 매너 하고는. 초콜릿을 입에 한가득 넣고 비죽거리면서 자율학습실로 올라가던 배리는 계단에 우뚝 멈춰 섰음. 옷을 그냥 두라는 건... 내가 삭제하기 전에 다 봤다는 거지..? 괜히 혼자 난리를 친 걸 크리스한테 들키기라도 한 듯 배리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지. 진짜아.. 멍충이쫄보같잖아!

 

 

크리스한테 한 바보짓을 잊으려 억지로라도 책에 코를 박고 집중했던 배리가 마지막 야자시간 종이 치고 나서야 한숨을 포옥 쉬며 짐을 정리했음. 집에 가서 씻고 아이스크림 딱 하나만 먹고 자자! 생각하며 교문을 빠져나가던 배리는 별안간 뒷덜미가 잡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음.

 

 

귀신이라도 봤냐.

 

 

차라리 귀신인 게 덜 무서울지도? 배리를 잡은 건 교복도 아닌 사복차림의 크리스였어.

 

 

학교에는 무슨 일이야?

지나가다 들렸다.

정말?

그럼 내가 학교를 다시 왜 와.

 

 

하긴 크리스가 공부하러 왔을 리는 없고. 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손을 들어서 흔들었음. 뭐 하는 거냐는 크리스의 눈빛을 받으면서.

 

 

잘 가..? 내일 학교에서 보자?

 

 

허. 이 돼쥐가 공부를 잘한다고? 이렇게 멍청한 게?

 

 

가자.

어딜?

니네 집.

우리 집? 왜?

그만 쫑알대라.

내가 언제 쫑알댔다구..

옷 가지러.

아!

 

 

둔팅이같이 못 알아채는 놈한테는 명분을 만들어주면 될 일이라고 크리스는 앞장서서 걷는 배리의 속도에 맞춰서 따라 걸었음.

 

 

줄 게 이것뿐이라며 배리가 꺼낸 막대사탕을 내가 애냐고 투덜대면서도 입에 넣은 크리스는 옷을 가지러 집으로 올라간 배리를 기다렸음. 주택가치고는 꽤 어둡네. 그래도 양아치새끼들은 없는 것 같고.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여기! 내가 깨끗이 빨아놨어.

 

 

고개를 끄덕이며 쇼핑백을 받아든 크리스는 그만 들어가 보라며 손을 휘젓다가 헤실헤실 웃으면서 다가오는 배리에 미간을 팍 찌푸렸지. 뭐야. 이 시간에 어디 가려고.

 

 

데려다줄게!

 

 

쪼끄만게 오늘 여러 번 어이없게 만들어.

 

 

까분다.

네가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라.

그럼 저기 앞에 신호등까지만-

좋은 말로 할 때 들어가라? 어?

 

 

조그마한 머리통을 꾸욱 잡아서 뒤를 돌리는 크리스한테 배리가 다음번에는 꼭 데려다 줄 거라며 심통 난 목소리로 말했고, 크리스는 대강 대답을 해주며 현관문 안까지 밀어 넣었지.

 

 

돼쥐야.

응?

내일 시험 끝나고 뭐 해.

집 와서 잘걸..?

저녁엔.

아무것두.

전화하면 내려와.

내일? 왜-냐고 하면 또 뭐라고 할 거지.

 

 

맨날 먼저 궁금하게 해놓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 입을 다물고 눈치껏 고개를 끄덕이는 배리를 보면서 크리스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음. 가끔 보면 맞먹으려고 들다가도 먼저 꼬리를 폭삭 내려버리는 게 하찮고 귀엽잖아.

 

 

내일. 내일 말해 줄 테니까.

응.

시험 잘 보고.

응..

 

 

뭐라고 더 말을 덧붙이려던 크리스는 이내 발걸음을 뒤로 물렸음.

 


재생다운로드b.gif

..잘 자.

 

 

잘 자. 굿나잇. 좋은 꿈 꿔. 뭐 그런 말. 친구끼리도 흔하게 하는 말인데. 배리는 잠들기 전까지 크리스의 목소리가 귀에 웅웅 울려서 몇 번이나 귓불을 세게 꼬집었어. 간질거려. 너무 간지러워서...

 

 

잘 자.

 

 

심장도 녹아버릴 수 있다면 이런 느낌일 거야.

 

 

 

 

 

🍩

아침부터 멍한 정신으로 시험은 어떻게 본 건지. 닉이 정신 차리라고 볼을 죽죽 잡아 늘일 정도로 몸이 붕붕 떠있는 것 같았음. 분명히 시험이 끝나면 잠부터 몰려와야 하는데. 배리의 머릿속에는 온통 크리스가 온다는 시간이 몇 시쯤일까? 저녁이라면 6시.. 7시쯤일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뿐이었음. 미치겠네 정말! 크리스 생각하니까 또 귀에서 심장 울리잖아!

 

 

친구야 안녕?

오랜만이지 우리?

너는 여전히, 귀엽게 생겼다.

 

 

귀엽다고 하기 전에 잔뜩 비웃으면. 그걸 누가 칭찬으로 받아들여? 방방 들뜨던 기분이 한순간에 땅속으로 처박혀. 아니지. 오히려 이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건가. 꿈 깨라. 네 현실은 이거다. 그런 거.

 

예전과 똑같이 무리에 둘러싸여 위협을 받고 있는 건 똑같은데, 이상하게 그때처럼 겁이 나지는 않아. 겁쟁이 배리 씰. 크리스랑 같이 다니더니 그새 레벨업 좀 했나 봐.

 

 

비켜.

못 비키지~

네가 우리 말 개무시했잖아.

무슨 말? 시헬리스한테 집적대지 말라는 거?

오- 그 표정 존나 무섭다 반장.

야. 야. 크리스가 뒤봐주니까 좋든?

그런 적 없다고.

씨발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깨를 툭툭 치다 못해 얼굴을 잡기까지 하면서 위협하는 양아치들에 배리도 참지 않고 그 손을 쳐냈음. 와 반장 오늘은 진짜 처맞고 싶은가보다, 하면서 대놓고 배리의 얼굴 쪽으로 담배 연기를 뱉어도 불쾌하기만 해.

 

 

내가 시헬리스랑 친해지는 게 왜 싫은데? 왜? 왜 니들은 되고 나는 안 되는데?

이새끼 미쳤네.

야. 반장. 눈깔 돌았니?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을 해.
뭐?

 

 

와아. 나 크리스 되게 좋아하나 봐. 지금 하나도 안 무서워.

 

 

나는 크리스랑 멀어질 생각 없어.

 

 

멀어질 생각도 그럴 자신도 없으니까. 친구보다 못한, 옆에 데리고 다는 애-정도만 되어도 괜찮으니까.

 

 

씨발 이 새끼가!

 

 

그냥 몇 대 맞아주고 말지 뭐.

 

 

조금만 겁을 줘도 먼저 움츠러들고 잘못했다고 빌었던 예전과 달리 쫄지도 않고 맞받아치는 배리에 양아치 무리 중 하나가 넥타이를 잡아 벽으로 밀쳤을 때.

 

 

야.

 

 

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낮은 목소리.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배리와.. 크리스의 눈이 마주쳐. 크리스? 크리스가 왜? 이거 현실 아니었어? 아직 꿈을 꾸나?

 

 

무심하게 마주치던 시선을 돌린 크리스는 느릿하게 걸어와서 배리의 목을 조르고 있는 놈의 손목을 꺾어 떼어냈지.

 

 

내가 경고하지 않았냐? 



재생다운로드Val50.gif

내 마누라 건들지 말라고.


이제 겁쟁이햄쥐가 아닌 급식 크리스배리는 인소갬성 쌉가능이 어느새 10나더...!
아매비들 읽어줘서 코맙코맙
아이스매브

2023.01.10 10: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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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마이 센세...?? 이즈댓유..??센세ㅠㅠ청게의 대가 내센세가 오셨다ㅠㅠ풍악을 울려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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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0 17: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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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아악!!!!!!! 내 센세가 오셨다!!!!! 풍악을 울려라!!!! 축제를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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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0 2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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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내센세 오셨다...새해선물이야?????????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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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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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ㅠㅠㅠㅠ센세가 어나더를ㅠㅠㅠㅠ내 마누라 건들지 말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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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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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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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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