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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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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SD / 어나더 / 삼나더





11. 도그 파이트 



"지는 쪽은 푸쉬업 300개다!"  



내기가 꽤 빡세지기 시작했다. 상자에 손을 넣었다. 작게 접힌 종이 몇 개가 손끝에 닿았다.
누굴 뽑던지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과는 반대로 쉬이 골라지지 않았다. 하필 내가 왜 처음 뽑는 건데? 차라리 맨 마지막이었으면
이런 고민 따위는 안 해도 되었을 텐데. 행맨은 자신을 바라보는 네 명의 눈동자를 애써 회피하고는
하릴없이 손을 휘저어 종이를 섞었다. 프리츠가 기다리다 지쳤는지 한숨을 쉬었고 코요테는 이게 그렇게 고민할 일이냐며 투덜댔다.

에라 모르겠다. 행맨이 종이를 골라 뽑자마자 성질 급한 나머지 네 명의 손이 한꺼번에 상자로 들어갔다. 


“오, 난 부전승이군.”


코요테가 싱긋 웃으며 X표가 그려진 종이를 펼쳐 보였다. 행맨은 손바닥 안에서 슬그머니 종이를 펼쳤다.
동그라미가 그려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행맨의 눈이 바쁘게 돌아갔다. 나머지 세 사람 또한 자신의 페어가 누구인지 확인하느라
슬그머니 눈치를 보기 바빴다. 허니와 눈이 마주치자 행맨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너 동그라미야? 묻고 싶었다. 동그라미였으면 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허니가 다른 녀석이랑 페어가 되는 것도 싫고, 허니가 탄 비행기에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도 꺼림칙했다.
애써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정을 가장하고 있는 것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고 있는 걸 알고는 있는 건지,
허니는 제가 뽑은 쪽지를 들고 팔랑팔랑 흔들었다.


"세모 누구냐."


하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루스터가 고개를 떨어뜨렸고, 프리츠가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행맨은 속으로 갖은 욕설을 쏟아냈다. 허니가 프리츠와 짝이 된 것도 모자라 저 느려터진 수탉 새끼와 짝을 이룬다니
벌써부터 속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허니는 프리츠의 얼굴을 말없이 올려다보다가 가자. 하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프리츠는 평소답지 않게 순순히 응. 하고 대답하고는 앞서 걸어가는 허니를 따라갔다.




행맨은 저도 모르게 둘의 뒷모습을 쫒았다. 둘 다 동양인이라 그런지 까만 머리통이 나란히 걸어가는데 왠지 모르게 오래전부터
같은 편인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짜증이 올라오던 차였다. 문을 열고 허니가 밖으로 나갔고 뒤따르던 갑자기 프리츠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 





"...저 새끼가…?"


행맨과 페어가 된 충격에 아예 얼굴을 두 손에 묻어버린 루스터는 못 봤다. 프리츠의 짧고 강렬한 도발- 아니, 그건 조롱이었다.
행맨의 머리에 뜨끈하게 열이 올랐다. 행맨이 루스터의 어깨를 홱 잡아채어 눈을 맞추자 놀란 루스터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확 뒤로 뺐다. 


"왜 이래, 징그럽게…"

"루스터, 오늘은 최선을 다해. 답답하게 굴지 말란 말이야. 알아듣겠어?"

"...???"

"죽을 각오로 해. 쟤들한테 지면 죽일 거야."









.
.
.


아이구야. 손발이 안 맞아도 저정도로 안 맞지는 않을 거다. 허니는 속으로 혀를 차며 뒤를 따라오고 있는
두 대의 전투기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1,000M 고도제한에 근접한 상태로 상대방의 락온(Lock On)을 피하기 위해
곡예에 가까운 비행을 하는 중이지만 조종간을 잡은 손은 흔들림이 없었다.
흐읍-후우. 흐읍-후우. 하는 숨소리 외엔 프리츠도 말 없이 조용한 이쪽 페어와 달리 루스터와 행맨 페어의 무전은 시끄러웠다.


[루스터!!!! 잡아, 잡으라고!]
[고도가 너무 낮아, 아직은 안 돼!]


이 느려터진 수탉 새끼!!! 행맨이 기어이 루스터를 버리고 혼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아, 내가 저럴 줄 알았지. 쟤가 괜히 행맨이겠어? 무전을 듣고 있던 예일이 킬킬 웃기 시작했고 코요테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프리츠랑 기요틴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 거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네."



밥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대의 전투기가 빠른 속도로 서로를 추격하고 있었다.
프리츠와 허니는 평소 성격대로 엄청나게 위험하게 날고 있었다. 저 낮은 고도에서 시끄러운 경고음을 들으면서도
용케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모니터에 보이는 두 개의 선이 마치 짝짓기하는 두 마리 뱀처럼 얽혔다.
행맨은 죽어라 뒤를 쫒았지만, 두 대의 전투기가 어지럽게 엉키는 터라 조준이 쉽지 않다.
그 뒤의 루스터는 너무 낮게 나는 것이 영 위험하다고 여겼는지 조금 속도를 줄이며 고도를 올렸다. 그때였다. 



[----프리츠!!!]








허니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두 대의 전투기는 동시에 직각으로 꺾으며 상승했다. 행맨의 전투기는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앞서가던 전투기를 지나쳐버렸다. 마치 화살처럼 하늘로 쏘아져 나가던 프리츠가 루스터를 잡으러 뒤로 선회했다.
언젠가 매버릭이 그랬던 것처럼 완전히 뒤집혀 머리가 땅을 향하는 방향으로 하는 비행이었다.
올바른 방향을 잡느라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빠른 스피드로 날아가 루스터의 뒤를 잡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었다.
고작 0.002초의 시간에 불과한 찰나, 루스터는 반격할 기회를 잃고 프리츠에게 조준 당했다.
루스터가 잡히며 삐익 하는 경고음이 울리자 행맨 또한 제 전투기의 방향을 돌렸다. 


이대로 질 수는 없었다. 다시 제대로 된 방향을 잡느라 조금 흔들리는 프리츠의 기체가 저 멀리 보였다.
행맨은 빨라지는 속도에 아찔해지는 압력을 느끼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행맨이 쫒아오자 프리츠 또한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도망칠 수 있을 거 같아? 행맨이 짓씹듯 내뱉었다. 그때였다.


행맨의 머리 위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헤이 행맨. 목 조심해야지!]




반사적으로 고개를 위로 꺾었다. 전투기를 뚫어버릴 듯 드릴처럼 빠르게 돌며 쏘아져 내려오는 전투기 날개 사이로
태양 빛이 눈을 부시게 했다. 목덜미 솜털이 일제히 일어서는 감각에 행맨이 반사적으로 방향을 약간 꺾었으나
완전히 피하기는 불가능했다. 어느새 프리츠의 기체 또한 행맨의 바로 아래에서 아까 루스터를 잡기 위해서 날았던 것처럼
직각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위에선 허니가, 아래에선 프리츠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그 중심에 있는 행맨을 압박했다.
아주 아슬아슬한 거리를 두고, 두 대의 기체는 한 대의 기체를 농락하며 자기들끼리 교차했다.
삐빅- 패배를 알리는 경고음이 들렸다. 행맨은 마치 기요틴의 날처럼 빠르게 하강하는 허니의 기체를 바라보다,
제 산소호흡기를 거칠게 떼어냈다. 



지상에서는 나머지 영건들이 놀라 입을 떡 벌린 채였다. 네 명의 등수는 거의 비등하게 매일 바뀌는 편이었고,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로 승패가 결정이 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네명 다 서로 안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쪽은 완벽한 합을 보여줬고 한쪽은 제각각 따로 날았으니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놀란 건 놀란 거고, 내기는 이겼으니 예일이 신이 난 얼굴로 오마하에게 내기 돈을 내놓으라 손바닥을 내밀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흥얼거림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이거 노래소리야?"

"기요틴 저 또라이…"



Set It Off - Cut Off




[ You're fucking cut off, so get lost~~~ ]


완벽한 승리로 기분이 좋았을 터다. 무전을 타고 들려오는 허니의 노랫소리에 이젠 프리츠마저 휘파람으로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밥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지금 이 소리, 행맨과 루스터도 듣고 있을 텐데… 

“Cut Off 라니 저 뒤에 Your Head만 붙었으면 완벽하게 들어맞는 가사 아니냐?”
“...쟤 콜사인 붙여준 녀석 누군지 상 줘야 해."


코요테가 창밖으로 귀환하는 전투기를 내려다보았다. 행맨이 루스터의 멱살이라도 잡을까 봐 영 불안한 눈빛이었다.
다행히 두 사람은 서로에게 화를 내는 대신 헬멧을 바닥에 내려놓고 푸쉬업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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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혼도의 구령에 따라 푸쉬업을 하는 둘을 그냥 지나쳐 걸었지만 프리츠는 그러지 않았다.
기어이 두 사람을 배경으로 셀카까지 찍고는, 앞서가던 허니에게 달려가 어깨까지 끌어안았다.
아, 떨어져! 허니가 어깨를 튕겨 프리츠의 손을 쳐냈다. 









12. [오너프] 사건



"훌륭한 작전이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지?"

"접니다. Sir. 둘이 갈라지면 루스터부터 잡기로 했을 뿐, 작전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그래서 무전이 딱히 필요하지 않았던 거였구나! 밥이 순수하게 감탄사를 뱉었다. 프리츠는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허니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매버릭은 모니터에 그려진 궤적과 속도를 가만히 응시하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기요틴, 좋은 전투였지만… 자네는 너무 위험하게 비행하는 버릇이 있어. 그러다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오늘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위험하게 날아도 된다?"

"...교관님이라면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닙니까?"



말문이 턱 막혔다. 매버릭은 젊은 파일럿의 얼굴에서 젊은 날의 제 자신을 본다. 야생 동물과 같은 감각에 기반한 비행,
기민하게 위험을 알아차리는 예민함. 두려움 없는 용기와 실력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만함. 하늘을 나는 자유를 갈망하는 열정이
모두 그 까만 눈동자에 담겨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구스를 잃기 전, 매버릭이 딱 저런 표정으로
아이스를 바라본 적이 있었더랬다. 매버릭은 시선을 조금 돌려 그 뒤의 루스터를 바라본다.
아버지의 사고 탓인지 루스터는 아주 분석적이며 안전한 비행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전투비행 중에도 백 개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시뮬레이션하며, 위험도가 높다고 생각하면 가지 않는다.
생존율이 높고 안정적이지만 도전성이 부족하다. 



저 둘을 섞어다가 정확히 반반씩 나눌 수만 있다면… 매버릭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루스터, 행맨. 자네들이 진 이유를 말해보겠나?"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습니다."

"정말 그것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저는 느렸고, 행맨은 윙맨을 버렸습니다.”
“따라오지 못하면 버릴 수 밖에 없어.”

“...그리고 너도 죽었지. 행맨.”


서로를 쏘아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매버릭은 저도 모르게 지끈거리는 이마에 손을 대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무겁게 침묵이 내려앉고, 분노의 숨소리만 분석실 안을 울렸다. 


“전혀 이해를 못 하네. 이 작전에서 매버릭처럼 비행하지 않으면 살아 돌아올 놈은 없을 거야.”


—로 시작된 행맨의 말이 점점 정도를 넘어섰고, 







기어이. 사건이 일어났다. 






  



13. 정곡을 찌르다.




매버릭은 해산을 외쳤지만 다른 상관들은 명령 불복종을 두고 볼 사람들이 아니었다. 처음은 혼도였고, 그다음은 워록이었다.
목에서 비릿한 피의 맛이 나도록 군장을 메고 연병장을 백 바퀴쯤 뛰었을 때였다. 슬라이더를 비롯한 까마득한 윗분들에게서
몇 통의 전화를 받느라 눈 밑이 까맣게 변한 사이클론이 온몸에 분노의 오로라를 휘감고 나타났다.
그는 모두의 상관에게 이 일이 보고되었으며, 처분은 그들에게 맡긴다는 말을 차근히 내뱉고는 행맨과 루스터를
한참이나 쏘아보고는 돌아갔다. 사이클론이 건물 안으로 사라지자 밥을 선두로 몇 명이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기 시작했다. 용케 아직 서 있는 사람들도 다리가 후들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행맨은 뒤통수에 느껴지는
그들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뒤로 돌아섰다. 언제나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재수 없는 미소도 함께였다.
루스터는 그런 행맨을 바라보다가, 더는 상종하기 싫다는 듯 그를 지나쳐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너는 씨발… 할 말 못 할 말을 구분을 못 하냐?”



밥을 부축해 일으키며 허니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행맨의 마음에서 덜컹 소리가 났다. 눈빛에서 느껴지는 무한한 경멸에
심장 어딘가를 쥐어뜯긴 것 같았지만 그럴수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행맨의 말에 기어이 밥이 작은 목소리로 야이 개애…스애끼야… 하고 허니에게서 배운 한국어 욕을 내뱉었다.
기가 차 얼굴을 찡그리는 피닉스에게 밥을 넘겨주고는, 허니가 성큼성큼 걸어 행맨 앞에 섰다.
야, 한국에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멱살이 콱 잡혔다. 강한 완력에, 분노에 찬 눈빛에
행맨은 저항 없이 끌려갔다. 다시 한 번 자세히 보고 싶었던 까만 눈동자가 바로 눈앞이었다. 


“그런데 나는 네 웃는 면상에 침 뱉을 수 있어 이 새끼야.”

“...”

“네 대단하신 자존심에 스크래치 좀 났다고 사람 상처 건드리면서 이죽거리는 나쁜 버릇은 어디서 배웠냐?”



또 싸우면 다시 얼차려를 받을 테니 두 사람을 말릴 법도 한데, 살벌한 분위기에 코요테마저 말릴 생각을 못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제자리였다. 여태까지 싸웠던 것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허니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우리한테 진 게 짜증이 나셨겠지. 화가 났겠지. 질 거라고 생각도 안 해봤지?”

“기요틴.”


“근데, 진 걸 모두 루스터 탓으로 넘기는 건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 왜, 너 혼자였으면 날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오늘 해봐서 알겠지만. 아닐 텐데? 허니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게 아니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덜컥 막혔다.
제비뽑기 전에, 같은 팀이 되었으면 하며 했던 생각들이 떠올랐다. 다른 놈이랑 페어가 되는 걸 보는 것도 싫고,
허니의 전투기에 조준 버튼을 누르기도 싫었던 것 말이다. 그래, 당연히 지는 건 행맨의 머릿속에 없는 일이었다.
그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화악 얼굴에 열이 올라 귀가 홧홧해졌다.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걸 행맨의 표정으로 알아챈 허니가
그제야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을 풀었다. 허니가 검지로 행맨의 가슴께를 꾹꾹 누르며 내뱉었다.
너는, 실력도 모자란 주제에 인정도 안 하고. 비겁하게 남 탓을 하고. 동료를 버리고. 






행맨은 허니가 가슴을 아프게 누르는 대로 뒤로 한 걸음씩 뒤로 밀려났다. 순식간에 표정이 무너진 행맨의 자존심이
허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조각조각 부서져 내렸다.


“윙맨을 잃은 올드맨의 상처를 헤집고. 아버지를 잃은 자식의 마음을 찔렀어.”

“...나는,”


















.
.
.
“제이크.”


코요테가 기어이 어깨를 흔들자, 행맨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코요테의 얼굴을 보면서도
행맨은 바보처럼 입을 조금 벌린 채, 눈만 느릿하게 깜박였다. 어느새 모두 제 관사로 돌아갔는지 넓은 연병장엔 둘 뿐이었다. 

“제이크. 가자. 너도 쉬어야지.”


코요테의 말에 행맨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먼저 들어가. 행맨의 기운 없는 말에 코요테는 어쩔 수 없이 관사로 걸음을 옮겼지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던 자존심에 커다란 금이 갔으니 이제 어쩌려나, 코요테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젠 완전히 홀로 남은 행맨이 그제야 털썩 주저앉았다. 땅바닥을 타고 냉기가 몸을 타고 올라왔지만 머릿속은 온통
누군가의 말로 가득했다. 차가운 말이 심장을 콱 뚫고 지나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던 진짜 감정은 허니의 말대로 치졸하기 짝이 없었다. 


허니가. 기요틴이. 마지막으로 그를 지나치며 한 말 또한. 




“널 잠깐이라도 괜찮게 본 내가 병신이지. 이제라도 알게 해줘서 고맙다.”




아…행맨의 입에서 깊고 낮은 탄식이 샜다. 
















14. 그리고. 또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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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문 앞에 진통제 갔다 놨어. 
먹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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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한 후 침대에 걸터앉아 긴 머리의 물기를 타월로 꾹꾹 눌러 말리던 허니의 귀에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허니가 기가 찬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문을 열어 보니 언제 가져다 두었는지 종이봉투 하나가 놓였다.
비타민 음료 하나, 언젠가 근육통에 잘 듣는다고 추천해 주었던 진통제와 비스킷.. 그래, 오늘 먹고 자야 내일 고생을 덜 하겠지.
엉망으로 혹사당한  다리 근육이 벌써 경련을 일으키고 있으니 고마운 배려였다. 담백하기 짝이 없는 비스킷을 먼저 씹어 삼키고
비타민 음료와 함께 진통제를 넘긴 후, 허니는 메시지를 보내려 핸드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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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라는 말 그만하라고 했쟎아.
내 키가 지금 몇인줄 알아?

여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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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말해봐야 또 애기라고 부를 테지. 허니는 대충 핸드폰을 옆에 던져두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딱딱한 매트리스에 부딪힌 몸 여기저기서 아릿한 통증이 올라왔다. 





지가 왜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지랄이야. 나쁜 새끼. 엉망으로 흔들리던 올리브 빛 눈동자가 생각나 괜히 마음이 어지러웠다.
허니는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으나, 한참을 뒤척거리다 새벽이 될 때쯤에서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행맨너붕붕 파월너붕붕 ???너붕붕(?)
->오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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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초등학교까지는 한국에서 컷다는 설정
유교걸은 고인이나 부모님 건드리면 분노버튼이 눌립니다.


행맨은… 좀 더 구를 예정. 

 

 

2022.11.27 06: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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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히 다
[Code: a9d8]
2022.11.27 08: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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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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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06: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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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눈물 흘렸어...센세너무좋다...
[Code: ed64]
2022.11.27 06:34
ㅇㅇ
와 진짜 개쩌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재밌는데 그냥 봐도 되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 너무너무 고마워요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e54]
2022.11.27 06: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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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친 센세 이 새벽에 깬 보람이 있다ㅠㅠ 마직막에 애기라고 한거 누구지 프리츠인가????ㅜㅜ
[Code: 9c3c]
2022.11.27 06: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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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_∧  + —̳͟͞͞💗
( •‿• )つ —̳͟͞͞ 💗 —̳͟͞͞💗 +
(つ  < —̳͟͞͞💗
|  _つ + —̳͟͞͞💗 —̳͟͞͞💗 ˚
`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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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07: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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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너무 재미있어요 센세 글을 읽는데 눈앞에 전투기 네대가 떠다니잖아요ㅠㅠ 영화보는 줄ㅠㅠ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행맨아 미안하다 그렇게 됐다 니가 구를 수록 맛있다ㅠ 허니를 애기라고 부르는거 누굴까? 밥? 프리츠???
[Code: cce1]
2022.11.27 08: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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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파이트 신 엄청 생생하다 묘사의 신 센세ㅠㅠㅠㅠ 존나 재밌어ㅋㅋㅋ 와중에 기요틴 팩폭 잘한다ㅋㅋㅋㅋ 행맨 좀 갱생해라 근데 행맨 다시 떠올리는 허니 뭐야뭐야 약간 마음이 있는건가ㅎㅎ
[Code: 36df]
2022.11.27 08: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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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멘탈 와장창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ㅠㅠㅠ
[Code: 612a]
2022.11.27 0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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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조온다 재밌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센세 진심 천재ㅋㅋㅋㅋㅋㅋ
거기다 세가완삼이었어!?! 존나좋아
[Code: b1ff]
2022.11.27 09: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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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시원시원해
[Code: ebc5]
2022.11.27 09: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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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라굴러라굴러ㅓㅓㅓㅓㅓㅓ
[Code: 751d]
2022.11.27 1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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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ㅏ아아ㅏㄱ 내 센세 사랑해애아애애ㅔㅔㅔㅜㅠㅠㅠㅠ
[Code: 7725]
2022.11.27 10: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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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완삼이야??누구야!!!!다 큰 사람을 아기....
중장님이세요...?
[Code: c006]
2022.11.27 1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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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오츠하오츠
[Code: 2887]
2022.11.27 14: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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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ㅜㅜㅜㅜㅜㅜ짠하고 맛있다
[Code: ab39]
2022.11.27 17: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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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라고 하는 거 보니까 ........ 누구지 매버릭.......?
[Code: 7a86]
2022.11.27 23: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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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있어 오늘이 가치있습니다...
[Code: 01d4]
2022.11.28 01: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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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이클론 ???
센세 증말 사랑합니다.. 남은 올해 재물운 가득하시길
[Code: ce60]
2022.11.28 17: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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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줘,,,
[Code: b465]
2022.11.29 11: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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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밌고ㅠㅠㅠㅠㅠ
[Code: 2afc]
2022.11.30 06: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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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어어어어ㅓ 센세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f63b]
2022.12.02 18: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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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누구냗ㄷㄷㄷㄷㄷㄷ존맛
[Code: 20d9]
2023.01.01 08: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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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허미
[Code: 8492]
2023.02.05 1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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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꿀잼 허니잼
[Code: f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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