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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6 02:34

전편

주말에 데이트하다 결혼 이야기하는 둘 https://hygall.com/38977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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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송합니다. 그렇게 부탁드릴게요."



나오토는 아무 말 없이 색이 옅어진 오렌지쥬스가 담긴 컵만 쳐다봤어. 유마는 전화를 끊고는 앞에 놓여있던 아이스티를 조금 마셨어. 나오토에게 뭐라 말을 걸어야할지 사실 유마도 잘 몰랐어. 일이 이렇게 되어버릴 줄 몰랐으니까.



"나오토."


"나오토-"


"오오니시-"


"오오니시 나오토-"


"후지타 나오토씨-"



어떻게 불러도 나오토는 입을 꾹 다물고 유마를 쳐다보지않았어. 유마는 살짝 일어나 나오토의 이마에 입을 맞췄어. 그제서야 뚱한 얼굴을 하고 유마를 쳐다보는 나오토에 유마는 웃어보였어.



"얼굴 보기 되게 힘드네."

"유마."

"사실 나 더운거 안 좋아해."

"....거짓말."

"진짜. 햇빛 쨍쨍한거 별로 안 좋아해. 다음에 시원한데로 가자."



이번엔 나오토가 먼저 말했어. 하와이에 가고싶다고. 유마는 나오토의 말에 그러자고했고 둘의 휴가를 맞춰서 하와이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고 유마가 원하던 야한 허니문을 보낼 계획이였어. 하지만 그 계획은 취소해야했어. 얼마 전 나오토의 정기 검진의 결과를 들으러 갔을 때 의사는 조금 이상이 발견되었는데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으니 입원을 하고 정밀검사를 해보자고했어. 둘의 결혼식 일정이 취소 되는건 어쩔 수 없었어. 일정을 취소하면서 원래 쓰지않아도 될 위약금도 물어줘야했고 나오토의 입원비도 들었어. 유마는 별로 신경쓰지않는 것 같았지만 나오토는 그게 마음에 걸렸어. 그리고 정말 이번 여행이 유마와 둘의 새로운 시작이 될거라고 생각했거든. 유마가 끼워준 그 날부터 단 하루도 빼본적 없는 이 반지도. 더 의미가 생길거라 생각했는데. 유마 역시 실망했을테니 티를 내고싶지않았는데 자꾸 속상해지는건 어쩔수가 없었어. 


유마는 나오토의 기분을 풀어주고싶어서 나오토가 좋아하던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같이 저녁도 먹고 수족관도 갔지만 나오토의 기분은 풀어지질 않았어. 유마의 노력에 나오토는 적당히 웃어보였지만 여전히 축 쳐져있는걸 보면 알 수 있었어. 나오토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방송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왔어. 유마는 오는 길에 사온 오렌지를 잘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나오토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나오토의 입원 준비를 했어. 전엔 환자복을 대여해서 입었지만 나오토가 환자복을 별로 안 좋아했거든. 나오토가 입원하고 입을 옷이랑 필요한 것들을 챙겼어. 원래는 신혼여행 준비물로 가득 찼을 캐리어가 나오토의 입원 준비물들로 가득 찼어. 나오토는 바쁘게 왔다갔다하는 유마를 한 번 돌아보고는 다시 티비로 시선을 고정시켰어. 사실 뭐가 나온지 잘 몰랐어. 생각을 안 해야지, 그만 생각해야지하다가도 자꾸 안 좋은 생각만 들어서. 



"나오토?"

"어?"

"이제 그만 씻고 자자. 다 끝났네."



유마의 말대로 티비에서는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뉴스가 나오고있었어. 나오토는 먼저 씻겠다고 욕실로 들어갔어. 따뜻한 물 아래에 서서 나오토는 생각을 정리하려고했어. 그런데 자꾸 안 좋은 생각들만 들었어. 결혼식을 못 하는건 그건 어쩔 수 없는거라고. 스스로를 이해시켰어. 그런데 이번에 검사를 받고 만약에 정말 이젠 어떻게 할 수도 없는거라면. 만약에 이제 수술로도 어떻게 안 되는거라면. 또 그렇게 유마와 헤어지게 되어버리면 어떻게 해야할지. 아니, 만약 죽게된다면 혼자 남을 유마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오토는 저도 모르게 울고있었어. 울고싶지않았는데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울음이 터져나와서 물을 좀 더 세게 틀고 울었어. 물이 떨어지는 소리들에 섞여 나오토의 울음소리도 들리지않을테니까. 조금 가빠진 숨을 몰아내쉬면서 우는데 욕실 문이 열렸어. 



"나오토."



유마는 샤워기를 끄고는 커다란 타월을 들고와 나오토의 몸을 감쌌어. 



"감기 걸려."



유마가 수건을 하나 더 가져와 나오토의 젖은 머리를 감쌌는데 나오토는 울음을 참아야지, 참아야지하는데 자꾸 울음이 새어나와서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어. 유마는 나오토의 머리카락을 털던 손을 멈추고는 나오토를 안아줬어.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어. 짧은 키스를 끝내고 유마는 다시 젖은 나오토를 닦아줬어. 그리고는 다시 나오토를 안아줬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나오토의 등을 일정한 속도로 토닥여주며 나오토의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오도록 그렇게 계속 안고있었어.



"나오토. 우리 시간 많잖아. 하와이가 아니라 더 좋은데 같이 가면 되는거잖아. 응?"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

"많아."

"내가 죽으면? 저번처럼 그렇게 쓰러져버리면? 그 땐 운이 좋아서 살았지만 이번엔 죽어버리면? 그래서 이게 너랑 같이 있는 마지막이면!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않다고."



나오토가 빠르게 쏟아낸 말에 유마는 잠깐 멈칫했지만 나오토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어.



"나오토. 분명히 수술하고나서 다 좋다고 했잖아. 응? 이번에 입원하는것도 그냥 검사하러가는거잖아. 아직 결과도 안 나왔잖아. 괜찮을거야."

"......"

"나오토, 분명 괜찮을거야."



나오토의 머리카락을 말려주고 나오토가 잠들때까지 안아줬어. 유마의 품속에서 잠든 나오토를 보면서 유마는 마음이 복잡해졌어. 사실 불안했어. 유마 역시 나오토처럼 무서웠어. 저번처럼 나오토가 사라져버릴까봐. 이번에는 찾지도 못 하는 곳으로 가버릴까봐. 하지만 아닐거라고 믿을거야. 그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으니까. 나오토의 병 앞에서 유마는 한없이 무력해졌어.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하늘에 기도하는것 밖엔 할 수 있는게 없었어. 제발. 제발 아무 문제가 없기를. 




유마는 나오토보다 먼저 잠에서 깼어. 잠들어있는 나오토를 한 번 쓰다듬어보고 이마에 뽀뽀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나오토와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있는데 나오토가 잠에서 깨서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부엌에 있는 유마에게 다가왔어. 부스스한 머리에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나오토가 귀여워서 유마는 절로 웃게 됐어.



"나오토-"

"으응."

"잘 잤어?"

"꿈에 어머니가 나왔어."

"응?"

"유마 어머니가 나왔어."

"...내 꿈엔 안 찾아와주던데. 니가 보고싶었나봐."



유마의 말에 나오토는 유마 쪽으로 다가가 유마를 안았어. 



"미안해."

"뭐가 미안해."

"그냥 다."

"고마워."

"응?"

"그냥 다 고마워. 아침 먹자."



유마와 나오토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어. 



"나오토."

"응?"

"생각해봤는데 눈밭에서 결혼식하는것도 로맨틱하지않아?"

"어?"

"연말에 쉬잖아. 너도 나도 갈 곳 없으니까 여행가면 좋을 것 같아서."

"아..."

"눈 내리는 곳에서 결혼하는것도 좋을 것 같아. 로맨틱하잖아."



유마의 말에 나오토는 웃음을 터뜨렸어.



"왜 웃어?"

"그냥. 유마랑 로맨틱이라는 단어가 안 어울려서."

"왜? 나 엄청 로맨틱한데."

"그래? 난 몰랐네."

"아직 몰라도 괜찮아. 다 보여주면 재미없으니까."

"뭐야 그게."

"있어 그런게. 열시쯤 나갈까?"

"응."



나오토와 유마는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캐리어를 하나 들고 집을 나섰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공항으로 향해야겠지만 병원으로 향했어. 캐리어를 트렁크에 싣고 유마는 차에 올라탔어. 한참을 달렸는데 한마디 말 없이 창밖만 보는 나오토가 신경쓰여서 유마는 괜히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



"피서가는 기분이네."

"...좋은데 가는것도 아닌데."

"왜, 시원하고 밖에 숲도 보이고. 피서하는 기분 들지않아? 아, 가는 길에 서점이라도 들렀다 갈까?"

"서점은 왜?"

"만화책 사줄게. 심심하잖아."



나오토는 유마를 쳐다봤어. 유마 역시 저만큼 불안할거란걸 알기에 나오토는 유마에게 고맙고도 미안했어. 



"그래. 그러자."

"응. 요즘은 뭐 재밌는거 있나."

"유마."

"응?"

"고마워."



나오토의 말에 유마는 나오토쪽을 잠깐 돌아보고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어. 유마는 나오토를 위해서 강해질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어. 그리고 아무 일 없을거라고. 분명히 아무일도 없을거고 겨울에는 정말 눈밭에서 로맨틱한 결혼식을 할거라고. 그렇게 믿을거야. 






나오토를 위해서 강해지는 유마가 보고싶다



분노 부키아야노

2017.06.16 02:38
ㅇㅇ
모바일
광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오토 괜찮은거죠센세 눈밭에서 겨론하는거 보여주세요 ㅠㅠㅠㅠㅠ
[Code: 2ee6]
2017.06.16 02:42
ㅇㅇ
허미ㅠㅠㅠㅠㅠ나오토 괜찮은거죠 센세ㅠㅠㅠㅠㅠ그런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찢통ㅠㅠㅠㅠㅠ
[Code: 8628]
2017.06.16 02:43
ㅇㅇ
유마나오토 행복하게 겨론하는거 보고싶읍니다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628]
2017.06.16 02:43
ㅇㅇ
센세 제발 어나더...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
[Code: 8628]
2017.06.16 04:12
ㅇㅇ
유마 벤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 막 애틋하고 안타깝고ㅠㅠㅠㅠㅠㅠ
[Code: 795e]
2017.06.16 07:47
ㅇㅇ
모바일
나오토 검진 아무것도 아닌거 보여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눙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848]
2017.06.16 08:05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센세ㅠㅠㅠㅠ어나더ㅠㅠㅠㅠㅠㅠ
[Code: cabc]
2017.06.16 08:37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
[Code: 91f3]
2017.06.16 09:01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서 눈물이나ㅠㅠㅠㅠㅠㅠㅠㅠ꼭 둘이 겨울에 눈올때 겨론해라ㅠㅜㅜㅜㅜ
[Code: 0da7]
2017.06.16 09:37
ㅇㅇ
모바일
유마 벤츠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오토 건강해져서 눈오는날 이쁘게 겨론하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5ca]
2017.06.16 10:01
ㅇㅇ
모바일
마지막줄에서 현눈ㅠㅠㅠㅠㅠㅠㅠㅠ 유마나오토 평생 행쇼섹쇼하고 센세는 억나더 가져와요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Code: 3833]
2017.06.16 10:59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행쇼해ㅜㅜ
[Code: d6b5]
2017.06.16 12:30
ㅇㅇ
모바일
입원생활도 겨론도 신혼여행도 다 보여줘ㅠㅜㅜㅠㅜㅜㅜㅠㅠㅜㅠㅠㅠ찌통이고 안쓰럽고 ㅠㅜㅜㅠㅠㅠ
[Code: a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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