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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마자 토하는 일은 줄어 들었지만 후각이나 미각에 예민해진 허니 벤저씨표 샐러드 한입 먹고 씹는순간 울상으로 변했음. 분명히 이 맛이 아니었는데. 먹을 수 있을것 같았는데...그래도 한입이라도 삼키려고 해도 벤저씨 손 허니 얼굴 앞으로 쓱 내밀어서 뱉자. 하면 허니 웅얼거리면서 무슨 말 하려다 향이 확 올라와 울렁여서 손으로 식탁 갑자기 잡으면 벤저씨 얼른. 하고 허니 입가로 손 가져가서 허니 결국 뱉었음. 뱉고서야 눈 질끈 감으면 벤저씨 아무렇지 않게 손 얼른 닦고서 허니 등 쓸어주고 미리 갈아둔 주스잔 밀어줬겠지. 

산책가자.



배가 아주 조금 나오기 시작하니 허니 거울 보고있다가 신기해서 거울 앞에서 또 옷 들어올리고 있으면 벤저씨 다가와서 배 위에 손 올려서 살살 만져주고 옷 입으라고 건네주면 옷 입고 현관문 열고 둘이 손잡고 나와 벤저씨 문 열어주고 허니 손 잡은채로 길 걷기 시작하는거...살살 걷다가 이웃들 마주치면 둘이 요즘 더 자주 나오네, 했다가 허니 배 위에 올려진 손도 그렇고 분위기로 임신한거 알고 길가다 축하한단 소리도 들어서 허니 좀 민망해 하면서 고개 숙이면 벤저씨는 오히려 그런 말들 더 잘 듣고 다니고 그러겠지. 허니 민망해서 벤저씨 손 잡은채로 그네마냥 위아래로 흔들면 벤저씨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서. 하고 말하면서 걸음 옮겨 느리게 걷다가 집으로 돌아옴. 

벤저씨 배 채우는 동안 허니는 책 읽거나 하는데 벤저씨 시간 딱딱 맞춰서 허니 비타민 챙겨주고 잘 먹었는지 확인하면 다시 커다란 공책 펴서 오늘 하루 기록하는 동안 허니는 벤저씨가 좋아하는 허브차 끓여두고 좋아하는 음악도 틀어놓음. 둘이 그렇게 거실에서 시간 보내다가 벤저씨는 잠깐 뭐 확인하러 서재 가면 허니는 벤저씨가 꼬박꼬박 쓰는 공책 열어서 거기에 중간중간 자기가 다른색 펜으로 조그만 그림 그려놓기 바쁠것 같다. 그럼 벤저씨 점점 늘어나는 곰돌이들이 구름까지 타고 둥둥 떠다니면 그거 보고 웃기도 하고..



이제 배 누르는 옷은 못 입을것 같아서 허니 파자마도 바꿨는데 원피스형 잠옷이라고는 가끔 입는 레이스 달린(...) 시뻘건색 밖에 없어서 외출할때 보송보송한 면으로 된 잠옷 여러벌 사왔는데 사실 가장 많이 입는건 벤저씨가 입던 파란색 줄무늬 파자마일듯. 벙벙한 소매 접으면서 침대위에 올라오면 벤저씨 익숙하게 허니 다리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서 로션 바른 손으로 허니 다리 주무름. 종아리 손으로 꾹꾹 누르며 내려오다 발목 잡아 만지작 거리면 허니 간지러워. 하고 발 뒤로 빼려다 못빠져 나가게 단숨에 잡고는 한술 더 떠서 발바닥 까지 간지럽히겠지. 허니 지쳤을까 더 웃게 해주려 소소하게 장난치던 벤저씨 허니가 손 잡으면 얼른 그 손 잡아주고 배 잠옷 살살 걷어 올릴때 허니 천천히 누우면 다시 로션 손 위에 짜낸 벤저씨 배도 살살 문질러 주기 시작함. 커다란 양 손이 허니 배 다 덮으면 벤저씨 낮은 숨소리 내면서 살짝 나온 배에 로션 발라서 문지르다가 고개 숙여서 입 한번 맞추면 허니 얼굴 좀 붉어진 채로 잠옷 내릴때 잠 잘 자라고 허니 귀 뒤랑 목쪽에 허브향 폴폴 나는 오일까지 발라준 벤저씨 허니 눈에 힘풀리면 자기도 옆에 눕는거지. 허니 자연스레 몸 돌려서 붙으려다 벤저씨가 먼저 몸 돌려서 그 무게감 느껴질 정도로 침대 눌리면 허니 벤저씨 몸에 기대고 눈 감고 금방 잠들듯. 그럼 벤저씨도 눈 감고 그렇게 하루 보내는데...

허니 임신한거 가족들한테 소식 전하자 마자 '세상에할렐루야주여감사합니다이게무슨일이니그래서몸은어떻고한번보고싶은데몸힘들면안와도괜찮단다' 숨도 쉬지 않고 말해서 섞이는 부모님 목소리에 벤저씨 나중에 찾아뵐게요. 하고 가족 모임 원래도 안가지만 임신 소식 전하고 두번은 더 불참했음. 그도 그런게 허니 한창 입에 뭐만 들어가면 다 토해내고 있어서... 



그래서 벤저씨가 허니 바람좀 더 쐬게 해줄겸 가족모임 나간건 허니 배가 더 나와서 이제 누가 봐도 임신한 티가 더 났을 때일듯. 그리고 이제 서서히 입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을때. 벤저씨네 차 도착하면 다들 시선 쏠리는데 벤저씨 안전벨트 풀어주면서 불편하면 바로 가도 되니까 꼭 말하고. 해서 허니 고개 끄덕이면 벤저씨 먼저 차 문열고 나가서 허니쪽 문 열어주고 가방 대신 들어줬겠지..그러면서 자기도 어째 가져온 짐이 한가득인데 가방 안에 혹시 몰라 허니가 마실 주스 보온병에 꽉꽉 채워온 벤저씨일듯. 

허니 내려서 가족들한테 가면 다들 반겨주고 배 보면서 감탄사만 뱉는데 그 근처에 드와이트도 있을듯. 드와이트 벤저씨한테 한번 살짝(?) 혼났어서 그런지 다가가기 뭐해서 괜히 손에 들고 있는 책만 노려보고 있는거지. 배고프진 않니? 먹고싶은건? 하고 재잘거리며 떠드는 소리 듣고있던 드와이트 그래도 궁금해서 눈 돌렸다가 벤저씨하고 눈 딱 마주침. 벤저씨 별 생각 없이 다시 허니한테 시선 돌렸고 드와이트 머쓱해서 자기 볼따구 긁다가 엄마 아빠가 부르면 호다닥 달려나갔음. 



먹긴 먹지만 입에 들어가면 어떤 반응이 튀어나올지 몰라 조심해서 먹고 사람들 관심은 쏠리고 허니 조금 부담스럽긴 한데 벤저씨가 뭔, 아까도 그렇게들 봤으면서.먹으라는 건지 관찰 당하라는 건지.하고 툴툴거려서 몇몇 고개 동시에 다시 돌아가면 벤저씨 허니 표정 보고 힘들어 하는건 접시 다른곳으로 쓱 밀었고 그거 드와이트 앞일것 같다. 드와이트 이미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친구한테 말해둔 상태라 햄버거 배달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었음.



나 이거 안먹, 먹어요. 먹습니다. 아이 맛있어.

근데 맛없어요. 옆자리 앉은 허니한테 몸 숙여서 작게 속삭이면 허니 그말에 웃고 벤저씨 과장스럽게 행동해서 허니 웃겨주는 드와이트 보면서 그건 가만히 냅둠. 그러다 평소처럼 과일 조금 더 먹고 음식 조금 입에 댄 허니 다 먹고 가족들이랑 대화 나눌때 경험에서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 들으면서 신기해 하기도 하고 겁도 조금 났을것 같다. 내가 쟤 임신했을땐 낳기 전까지 고생했지. 지금도 보렴, 성격이 하도 예민해선...허니 벤저씨 부모님이 하는 말 듣고 자기 배 내려다 보는데 확실히...아빠 닮았나 보다. 하고 확신하는 순간이었음. 

그러다 허니 물 마시고 있을때 어디서 맡아지는 맛있는 냄새에 저도 모르게 머리 돌아갔는데 그때 마침 드와이트 햄버거 든 종이가방 한가득 품에 넣고 집에 들어오고 있었음. 어유 기름냄새. 하고 잔소리 하는 엄마 목소리에 입술만 쭉 내밀던 드와이트 더 괜히 더블 세트를 주문하면 감자튀김 사이즈업~ 이러고 패스트푸드점 가게 노래 따라하다가 물 마시던 허니랑 눈 딱 마주침. 근데 드와이트 눈치가 없다고 한들 아는건 아는 놈이라 바스락 소리 일부러 크게 내던 종이봉투 소리 안나게 조심스레 끌어안고 드실래요? 물어보면 허니 홀린듯이 드와이트 맞은편에 앉았겠지.

그리고 드와이트 햄버거 입에 한가득 물고 먹는 동안 허니 감자튀김만 아무것도 안찍고 먹고 있는거 벤저씨가 보고 그 자리서 멈칫했을것 같다. 허니 기다란 튀김 입에 들어갈때 벤저씨 온거 알고 고개 돌렸는데 드와이트 괜히 혼날까 나 뭐 안했어! 하고 입에 햄버거 물고 웅얼거리면 벤저씨 알아. 하고 그냥 허니 옆에 앉아서 괜찮니. 하고 물어서 허니 먹으면서 고개 끄덕였음 좋겠다. 

벤저씨 갑자기 잘 먹는게 감자튀김 이라니 조금 그렇긴 한데 몇달만에 애가 잘 먹고 있어서 조금 감격하는 순간이기도 할듯. 천천히 먹어. 물도 컵에 채워서 준 벤저씨 왜 이건 생각 못했지. 하고 감자튀김 담은 포장지 상표 머릿속에 쑤셔박듯 기억하며 말할때 허니 나도 몰랐어...하고 금새 한통 다 비움. 근데 드와이트 자연스럽게 손 봉투에 쑤셔넣더니 하나 더 있어요. 해서 허니 기뻐할듯. 벤저씨가 그런 드와이트 보면 드와이트

왜. 난 성장기라 원래 세트 두개씩 먹어.

그거때문에 그런거 아니야.

벤저씨 내친김에 드와이트 한테 휴지 건네면 드와이트 무슨일이래. 하면서도 그걸로 입 벅벅 닦고..



그리고 허니 맛있게 먹는거 보고 자기가 더 뿌듯하던 드와이트 허니 배 향해서 꼭 형 말고 이 누나...가 아니라 아무튼 닮아야 한다 알았지? 해서 벤저씨 어이없단듯 안경 한번 슥 올리지만 손수건으로 허니 손 닦아주고 하기 바쁨. 드와이트가 가져온 감자튀김 다 먹었다는 거에 가족들 신기해 하면서 그래, 나도 복숭아만 질리도록 먹었지...하고 이야기 나눌때 벤저씨 허니 뒤로 와서 배 위에 손 올리고 자기 가슴팍에 등 기대게 해줬음.

가족 모임 끝나고 며칠 후에 드와이트 앞으로 우편 하나 도착했는데 드와이트 보낸 사람이 벤 리커트. 이렇게 쓰여 있어서 뭐야, 하고 놀랐다가 아무것도 안들어간줄 알고 봉투 털었다가 얇은 종이 한장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거에 놀라고 수표에 적힌 액수에 놀랐을듯. 작은 포스트잇 하나 붙어있고 별다른 말 없었는데 감자튀김 값. 이라고만 쓰여있어서 드와이트 정없기는...하면서도 넉넉한 용돈 생겨서 그날은 신나게 폴짝 뛰어다녔음.




빵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