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씨네 가족들은 자주 모이기는 하는데 벤저씨 또 그때마다 가는 편은 아니라 안부겸 보낸 카드에 ‘다음달에 모이기로 했는데 생각 있으면 전화 주렴. 생각 없겠지만!’ 하는 말 적힌거 보고 허니 아침에 우체통 비우고 카드 읽다가 저 문장 읽고 살짝 웃었겠지. 벤저씨 잠옷 입고 나가지 말라니까. 하고 잔소리 하면 허니 대답대신 아침 준비하는 벤저씨 등에 손 올려놨음.



그러고보니 가족들 얼굴 못본지도 꽤 됐잖아.

굳이 마음 불편해서 간다고 하는거면 안그래도 돼. 내가 원래도 안가는거 잘 아니까.

이번엔 카드까지 보내셨는걸.

오후에 벤저씨 결국 가족모임에 가겠단 전화 했고 모두가 허니 입김 때문이란거 알았을것 같다. 그래도 가는날 옷 차려입고 꽃집에 들려 꽃도 사고 베이커리집 들려서 케이크 까지 산 둘이겠지. 계산하면서 계산대 근처 사탕에 눈독들이고 있는 허니 벤저씨 힐끔 보더니 계산할때 사탕 두어개 꺼내서 같이 계산해주세요. 했음.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면 좀 시끌시끌 한데 벤저씨 한손엔 케이크 상자 들고 있으면 허니 꽃다발 들고 벤저씨 팔짱 끼고 걸었음. 뭐야,둘 또 결혼해? 하는 결혼식때 본 말 많은 벤저씨 사촌 목소리 들리면 허니 그거에 웃고 벤저씨는 사람들 많은거 보고 벌써부터 좀 피곤하겠지.




워낙 오랜만이라 그런가 벤저씨 근처에 가족들 꽤 모이는데 허니 그거보고 웃으면 뭐가 재밌어서. 하고 툴툴거린 벤저씨 자리 잡고 앉아 친척들하고 서로 가볍게 대화 했음 그리고...이제 곧 대학 간다는 막둥이 사촌 동생 드와이트 나타났음 좋겠다. 어 형?

왔네? 저번처럼 쌩깔줄.

요즘 애들은 그런 말 하는구나.

드와이트 벤저씨 보고 무슨 강아지마냥 신나서 와서 떠드는데 허니가 보다가 먼저 인사하면 벤저씨 드와이트 한테 눈짓으로 허니한테 인사하라고 눈치줬음.

안녕하세요. 조카 소식은 아직?

네 아직은 그렇죠..?그러고 보니 저번보다 키도 많이 컸다..그렇지?

허니 벤저씨 돌아보며 말 하면 쓸데없는 말 하는 재주도 늘었고. 하며 또 툴툴 거렸음. 드와이트가 유독 벤저씨랑 많이 닮았다고 하더니 허니 정말 보기에 똑같아서 진짜 둘이 닮았다. 했는데



제가 훨 나은건 알아요.

허니 그 말 듣고 그냥 웃었지만 벤저씨 허니 손 잡고 사람들이 부르는 곳으로 가버렸음. 커다란 식탁에 다들 앉아 있는데 허니 벤저씨 손 잡고 냅킨으로 닦아주고 있으면 맞은편에 드와이트네 사람들 앉았을듯. 벤, 이놈 요즘 하는 말이 아주 기가 막히는데 혼쭐좀 내줘. 벤저씨 뭔가 예상가서 한숨 내쉬면서 허니 앞으로 접시 놔주고 하면 드와이트 입 여는거지. 형,



나도 주식할래.

뭘...한다고.

인생은 한방이라잖아.

벤저씨 저 소리 어떤 멍청이들 한테 들었는데. 하는거 입 밖으로 꺼내진 않고 공부나 해. 하고 시니컬하게 말 뱉었음. 허니는 재밌다는듯 그거 보고 있었고..

그러니까 나 방학때 형 집에서 지내면서 배우면 안돼?

뭘 배워. 나 일하기도 바빠.

아 형 조카라도 태어나면 형한테 못 배우잖아.

아직 생기지도 않은 조카인데 다들 허니한테 시선 쏠리면 허니 고개 흔들고 민망하게 살짝 웃어보였음...근데도 계속 봐서 허니 손 들어서 흔들기 까지 했겠지. 벤저씨 살짝 열받지만 이내 허니 앞으로 도착한 샐러드볼 자기가 잡아서 덜어주고 자기 앞에 놔준 주스잔 허니한테 먼저 밀어줬으면 좋겠다.

무조건 말릴 생각은 없는데,

거 봐! 엄마 아빠 내가 뭐랬어!

뭘 믿고 한방이라 말 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는데.

나 이해시킬 준비는 됐니. 벤저씨 그렇게 말하면서 드와이트 보면 드와이트 좀 민망한듯 뒷통수 긁고 헛기침 하다가 그러니까 형이 도와주면...! 해서 벤저씨 더 들을것도 없다는듯 픽 웃으면 드와이트 어린 속이 배배 꼬여서 입만 툭 튀어나옴.

드와이트 입 다물긴 했는데 벤저씨 허니 보면서 웃으면 그때 다시 말 걸려다가 바로 싸늘하게 얼굴 변하는 사촌 형 보면서 발만 동동 굴렀음. 드와이트 엄마 아빠는 으이구 이자식아. 하는데도 드와이트 식사 자리 끝나고 모임 마무리 할때까지 벤저씨 졸졸 따라 다녔겠지...벤저씨 귀찮은듯 보고 있다가 고개 내젓고...

그러다가 드와이트 아 형! 하고 따라다니고 있다가 벤저씨 너 아까 내가 하는 말 못들었니. 공부나 해. 할때 드와이트 아 형이 도와주면 승승장구! 멋진 차 끌고 다니고! (하면서 핸들 잡는척까지 함) 할때 벤저씨 얘를 진짜....하는데 허니 다른 가족들하고 대화 나누다 벤저씨 근처로 왔는데 드와이트 과장한답시고 팔 벌리며 형 내가 돈 엄청 벌면 형 차도 바꿔...하는 순간 드와이트 팔이 허니 몸 치는 바람에 허니 살짝 휘청거려서 넘어질뻔 했다가 벤저씨가 팔 먼저 뻗어서 허니 잡았음. 하필 바로 옆이 철로 뾰족하게 울타리 해둔 화단이라 큰일날뻔 했는데 드와이트 뒤돌아 보며 뭐야, 다친줄.하면 벤저씨 입 꾹 다물고 드와이트 보다가 안경 한번 올려붙이고 잠깐 숨 고르고 참았지만 뾰족한 화단 울타리 다시 눈에 들어온 순간 폭발하겠지...



이 못난...

허니 놀라서 벤저씨 손 잡아도 벤저씨 말 안멈추고 갑자기 가슴팍 팽팽해지는데 마치 몸도 부풀어 오르듯 힘 들어갈듯..내가 십년 넘게 그 바닥에 있으면서 멍청한 놈들 많이 봤는데,

그런데 그 놈들 중에서도 지금 네가 제일 멍청해보여.

이자식아. 하고 버럭하면 드와이트 진짜로 화난거 알고 입 다물고 눈만 굴리는데 허니 그냥 형 능력 좋은게 멋져서 그런건데 표현이 좀 달랐던거지. 그쵸? 해서 드와이트 겁먹고 고개 끄덕이면 거봐. 하고 허니가 벤저씨 달랬고...어디선가 헐레벌떡 나타난 드와이트 아빠가 결국 드와이트 한테 꿀밤 먹였고 벤저씨 혀 한번 찬다음 허니가 손등 쓸어주면 그 손 잡고 그냥 차로 향하겠지...



벤저씨 차에 먼저 타고 허니 풀죽은 드와이트 한테 가서 아까 벤저씨가 준 사탕중에 하나 쥐어주고 피곤해서 더 그랬나봐. 하면 드와이트 사탕 껍데기 만지작 거리다가 허니 한번 보고 저 뒤에서 언제 차에서 나왔는지 매섭게 자기 보는 벤저씨 보고 또 깨갱하는거지..

방학때 놀러와요.

진짜요?

다른 생각은 말고. 놀러 오라고만 했어요.

허니 목소리에 힘 주면 드와이트 어느샌가 고개 끄덕이고만 있고 그럼 잘 있고. 나중에 또 봐요.하면 드와이트 입에 사탕 물고 발로 바닥 쓸면서 코 한번 훌쩍거림.

뭘 달래줘 달래주긴.

벤저씨 집에 도착해서 툴툴 거리면 허니 둘이 똑같이 생겼던데. 예전 벤 사진이랑 똑같아 하면 벤저씨 기분 좀 안좋은 상태라 어려서 쓸데없는 말만 잔뜩 하는데. 해서 허니 벤저씨 앞으로 가서 맞아. 그래서 내가 연상이 취향인가봐. 하고 벤저씨 목에 팔 두르면 벤저씨 허니한테 돌아보겠지...

듣기 좋은데.

나이 많다고 다 똑똑한건 아니지만 내 남편은 똑똑해서..



허니 그 말 하다가 웃음 터지면 벤저씨 기분 풀려서 같이 웃어버리고 허니 팔 잡아서 다친덴 없지. 아까...하면 허니 뭐 닿지도 않았는데. 하고 남편 허리 끌어안았음.

허니 드와이트 보자마자 그냥 남편 대학때 사진 떠올라서 드와이트 보고 그냥 귀엽기만 했겠지...



벤저씨 다음날 한숨 좀 내쉬다가 책장에서 책 여러권 골라 두고 포장해서 종이 위에 공부 부터 해. 하고 휘갈겨 쓴 다음 같이 포장해서 소포로 드와이트 한테 보내줬겠지...드와이트 그거 보고 또 마음 풀렸는데 기어코 책은 안읽었음.




빵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