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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네이프
1편  2편


 

 다시 온다는 말은 사실 예의상 한 말이 아닐까, 하고 스네이프가 짜증을 담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쯤에야 해리가 찾아왔다. 마지막 만남으로부터 열흘이 지난 날이었고, 해리는 그때와 전혀 달리진 게 없는 모습이었으나 스네이프가 창가에 서 있는 것을 보며 조금은 당황한 듯 보였다.

 

 “포터, -멍청하게, 서 있지……, 마라.”

 

 . 이제 해리는 정말로 당황해했다. 그의 목 상태가 심하게 좋지 않았던 탓이었다. 온종일 소리만 질러 댄 사람처럼 쉰 목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갈증이 나게 했고, 중간마다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 ‘쉬익’ 하고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가 해리의 귀에 무척이나 거슬렸다-그는 그게 어린 뱀이 말을 배우는 소리처럼 들렸다.

 “목소리가 왜……”, 해리는 자기도 모르게 속삭였다. 그간 꾸준한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까진 길게 말하는 게 힘들었기에 스네이프는 다시 펜을 사용했다.

 

 [어둠의 군주가 쓴 주문을 간단히 치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어둠의 군주?”

 

 해리는 노트에 적혀있는 ‘어둠의 군주’ 를 빤히 쳐다보며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으로 그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후드가 벗겨지면서 지난번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은 초췌한 몰골이 드러났다. “치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처럼 해리의 미간이 좁혀졌다. 스네이프는 그의 왼쪽 구레나룻에서부터 턱선 바로 아래까지 길게 그어진, 이전엔 없던 다른 절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해리는 눈을 몇 번 깜박이곤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대단하군, 포터. 네 기억력에 박수를 쳐주지. 오블리비아테*라도 맞았나? 어둠의 군주가 내게 한 짓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아뇨, 기억해요. 기억하니까 말씀하지 않으셔도 돼요.”

 

 두 손에 얼굴을 파묻으며 제 표정을 감춘 해리는 짧게 심호흡을 하고 떠오른 과거를 기억의 뒤편으로 보냈다. 손을 내렸을 때는 병실에 들어올 때와 똑같은 표정이 되어 있었다. 스네이프는 굳이 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서 언급하지도, 노골적인 시선도 보내지 않았다.

 앞으로를 위해서라도-빌어먹을 포터와 같이 지내려면-무엇이 그의 트리거인지 알아낼 필요가 있었다.

 

 “제 의견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오, 그래. 네 ‘부탁’ 말이군, 포터.]

 “네, 교수님. ‘부탁’ 이요.”

 

 신경질적으로 답을 한 해리는 한쪽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꼈다. 그러면서 망토 안쪽에 있는 지팡이에 습관적으로 손을 얹었다. [받아들이지.], 본인이 직접 제안한 것이었지만, 하마터면 해리는 지팡이를 꺼낼 뻔했다.

 

 “……정말로요?”

 [내가 그 안경에 친히 레파로*를 써줘야만 하나?]

 “변함없이 성격이 안 좋은 걸 보니 폴리주스 먹은 사람은 아니네요. 좋아요, 머무르시고 싶은 곳이 어디죠?”

 [지금 네가 지내는 곳.]

 

 이번엔 지팡이를 꺼내는 것에 망설임을 두지 않았다. 스네이프는 제게 겨누어진 지팡이를 보며 그저 한쪽 눈썹을 추켜 올리며 그를 비웃었고 해리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무슨 생각으로-”, 금방이라도 지팡이에서 기절 주문을 쏘아 댈 것 같았던 해리는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걔네들이 교수님께 부탁한 거군요.”

 

 스네이프는 해리의 말을 듣고 지난 시간 동안 그가 보낸 나날들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제 감정을 다스릴 줄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던 그 멍청한 그리핀도르가 생각이란 걸 하고 상황을 파악하다니!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직도 제게 겨누어져 있는 지팡이를 보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교수님인지 확신이 안 갔어요. 죄송해요.”,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며 해리가 조용히 지팡이를 거두고 사과했다.

 

 “사실, 지금도 확신이 안 가는 건 마찬가지예요. 이유는 아시겠죠.”

 [그 위대한 영웅, 해리 포터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군. 부디 거절해주길, 영웅이여.]

 

 절대로, 해리 포터에게 진실을 말해주기 싫었던 스네이프는 반쯤은 진심을 담아서 글을 적어 보여줬다. 이에 해리를 인상을 찌푸리며 스네이프를 바라봤고, 잠시 고민을 하는 듯싶다가 한 손으로 이마를 붙잡았다. 그는 가끔 감정을 많이 소모하면 머리가 아파왔고, 두통이 가시면 항상 멍했기에 최대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정말로 당신이 제가 지내는 곳에 오겠다면, 알아두셔야 할 것들이 있어요.”

 [위치 발설에 대해서라면 말할 필요가 없다.]

 “말씀하셔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어딘지 모르실 테니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곳에 도착하면 외부와의 소통에 제한이 생길 것이고 저에게 신경을 끄셔야한다는 거에요.”

 [소통에 제한이라면 어느 정도지?]

 “사흘 단위로 크리처가 와요. 그때마다 보낼 우편과 필요한 것들을 적은 리스트를 주면 다음번에 올 때 그간 쌓인 우편물과 리스트의 물품을 가져와요. 크리처를 제외하곤 그곳에선 그 어떤 마법 소통도, 배달도 오지 못해요. 플루 가루도, 포트키도, 순간이동도요.”

 

 도대체 왜 그런 곳에서 사는 것이며 불가능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스네이프는 이에 관해서 물어보려 했지만, 그의 펜이 움직이기도 전에 해리가 다음 말을 했다.

 

 “그리고 저에 관한 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아서 그런데. 저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도, 제게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그 어떤 작은 접촉도 있어서는 안 돼요. 저는 교수님을 없는 사람 취급할 거고, 교수님도 저에게 그래야 할 거예요.”

 

 해리는 말을 끝냈을 때 스네이프가 무척이나 짜증을 내거나 아니면 자신과 같이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의 목소리나 펜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음에 의아하며 손을 내렸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스네이프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기는 했지만 그의 짜증이 나는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보였다.

 “진심이군요.”, 살짝은 놀라서 그를 쳐다보던 해리는 또다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자 후드를 뒤집어썼다.

 

 “제가 당신이 짐을 챙길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다행히도 스네이프는 이미 퇴원을 해도 된다는 진단 결과를 이틀 전에 받았고, 그의 개인 짐들 또한 모두 옆에 있었다. 퇴원 절차를 밟고 온 그는 해리가 자신의 짐들을 가지고 병원 밖으로 나가는 걸 보며 뒤따라갔다. 퇴원해도 되는 상태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몸은 뻣뻣했기에 걸음이 느렸다.

 스네이프가 병원 밖으로 나왔을 땐 해리의 망토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고 코가 빨갛게 변해 있었다. 해리는 항상 들고 다니던 포션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드세요. 순간이동 여파를 조금 줄여줄 거에요.”

 

 스네이프는 영 내키지 않았지만 거절하진 않았다. 포션을 줄 정도라면 거리가 꽤 된다는 뜻이었으니까. 포션을 다 마신 그는 에스코트하듯이 팔을 내미는 해리를 보며 오만상을 지었지만, 결국엔 그 팔을 붙잡았다. 안타깝게도 포션은 하나뿐이었기에 해리는 다가올 고통에 눈을 감았다.

 젠장. 1년 전까지만 해도 매번 겪었던 것이기에 이번에도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한 해리는 채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거인이 두 손으로 있는 힘껏 붙잡는 듯한 고통은 도저히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으며 그대로 눈이 쌓인 잔디 위에 눕고 싶었지만, 해리는 그럴 수 없었다. 스네이프가 쓰러졌다.

 

 “교수, 님.”

 

 해리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견디며 그를 불러보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건 명백히 해리의 실수였다. 혼자 지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것인지, 자신이 지내는 섬에 보호 마법이 걸려있다는 걸 완전히 까먹고-내가 이걸 왜 잊었지?-있었다. “아씨오*, 스네이프 지팡이.”, 떨리는 손으로 그의 지팡이에 남아있는 마력을 보호 대상에 등록하고 나서야 해리는 앓는 소리를 내며 쌓인 눈을 한 움큼 쥐고 얼굴에 문질렀다.

 미치도록 추운 날씨에 밖에 오래 있는 것은 좋지 않았다. 해리는 힘겹게 일어나 쓰러진 스네이프와 그의 짐을 마법으로 옮기며 저 멀리 익숙한 별장으로 향했다-마법으로 그를 깨울 수도 있으나 해리는 몹시 지쳐서 그와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별장에 걸려 있는 다른 보호 마법들이 스네이프에게 날카로이 반응했으나, 해리가 그의 출입을 허하면서 진정시켰다. 별장은 3층까지 있었고 해리는 스네이프를 2층 계단 바로 옆에 있는 방에 데려갔다. 모든 방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기에 먼지를 걱정할 필욘 없었다. 짐가방을 문 옆에 두고 스네이프를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해리는 그가 추위에 몸을 떨고 있단 사실을 눈치챘다.

 “음.”, 생각해보니 그는 이제껏 이곳에 살며 단 한 번도 실내 보온 마법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으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1층 : 거실, 주방, 창고(문에 S자 표시) 2개, 온실 통로...

 ...

 3층 : 계단 옆 방(출입 금지)을 제외한 모든 방이 서재

 

 필요한 것들을 적어서 현관 앞 탁자에 올려두세요. 크리처는 이틀 뒤에 오니까 제가 사올게요.]

 

 스네이프의 노트에 간단히 별장의 구조에 대해 적어 놓은 해리는 문을 닫고 3층으로 올라갔다. 노트에 적어 놓은 3층의 출입 금지인 방은 그의 방이었다.

 검은색과 회색으로 이루어진 가시덩굴 벽지, 낡은 책상 하나, 한쪽에 거울이 있는 고급스러운 옷장, 사용한 지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작은 벽난로, 흑단 나무로 만들어진 짙은 녹흑색의 침대. 방에 있는 모든 것들은 하나같이 우아하고 세련되었지만, 동시에 어두웠다. 망토를 바닥에 던져두고 침대에 누운 해리는 몸을 둥글게 말았다. 머리가 멍했다.

 자면 안 돼.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었다. 일어나. 해리는 그 말을 무척이나 따르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침대의 푹신함이 그의 머리를 더욱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했고, 계속해서 정신이 멍해졌다. 지팡이를 쥐고 있는 손에서 힘이 빠지면서 이불 위로 그의 지팡이가 떨어졌다.

 가 또다시 찾아왔다.

 

.o.O.o.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끝없이 걸었다. 풀 냄새와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쳐다봤다. 황금빛의 금속 덩어리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눈을 한번 깜빡이고 나니, 손가락을 얼려버릴 정도로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다.

 그것에 입술을 바짝 대었다.

 

 “나는 이제 죽으려 한다.”

 

 황금빛의 금속 덩어리는 손바닥에서 녹아내렸고, 그것을 쥐고 있던 손이 얼음처럼 얼려졌다. 얼음이 된 손바닥 위엔 금이 간 검은 돌이 놓여 있었다.

 얼지 않은 손으로 검은 돌을 세 번 뒤집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감았다. 이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눈을 뜰 수 없었다.

 

 “해리 포터.”

 

 지겹도록 들어온 목소리에는 역겨울 정도로 즐거움이 가득했다. 눈을 떠서는 안 된다. 얼려진 손에 천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눈을 떠선 안 돼. 발소리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뜨지 마검은 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얼음 손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나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눈을 떴다. 제발. 제발!

 

 “살아남은 아이.”

 

 잔혹한 뱀이 그곳에 서 있었다. 나를 비웃으며.

 

.o.O.o.

 

 스네이프가 정신을 차린 것은 쓰러지고 5시간이란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는 머리를 콕콕 찌르는 듯한 두통을 참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침대의 머리 판과 문에 박혀 있는 인장은 이곳이 블랙 가의 소유라는 것을 알려주었고, 그간 다른 이들이 왜 해리 포터를 찾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해도 되었다. 시리우스 블랙이 제 대자에게 물려준 재산에 추적이 불가한 안전 가옥을 안 주었을 리가 없었다.

 

 ‘이 멍청하고 생각이란 게 없는 놈이!’

 

 쓰러지기 직전의 기억을 되살펴 본 스네이프는 해리에게 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보호 마법을 뚫고 순간이동을 하여 공격을 받았다는 걸 깨달았다. 원래라면 스네이프는 그곳으로 순간이동 자체가 불가능 해야 했지만, 해리가 그를 데리고 순간이동을 한 것이었기에 보호 마법은 스네이프를 적으로 판단해야 할지 방문자로 판단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그를 찢어발기는 대신 머릿속을 헤집어 기절시킨 것이었다.

 잘못했다간 죽을 뻔한 상황이었기에 스네이프는 순수하게 분노했고 문으로 향했다. 제 짐가방 위에 있는 노트를 발견한 그는 출입 금지라 적혀있는 곳을 보고 단번에 그곳이 해리의 방이라는 걸 알아챘다. 없는 사람 취급을 해달라? 오, 물론 그럴 것이다. 빌어먹을 녀석의 등에다가 기절 마법을 쓰고 난 뒤에.

 스네이프는 느릿하지만 묵직한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가 해리의 방문을 주저 없이 열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해했다. 등을 보인 채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는 해리는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스네이프는 상태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해리의 오른손을 붙잡았다. 해리는 오른손으로 본인의 왼팔을 피가 흐를 정도로 세게 쥐고 있었다-왼팔에는 많은 손톱자국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던 듯이.

 

 “일어, 나라!”

 

 갑작스레 소리를 크게 내느라 목이 욱신거렸지만, 스네이프는 두어 번 더 소리쳤다. 눈을 감고 있는 것으로 보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데도 불과하고 스네이프는 해리의 힘을 이기질 못하여 오른손을 떨어트리지 못했다. “포터!”, 그의 입에서 ‘쉬익’ 하는 숨소리가 미세하게 퍼지자, 두려움에 사로잡힌 해리의 짙은 암녹색 눈동자가 나타났다. 뱀, 뱀이 여기 있나? 해리는 왼팔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고통에 눈살을 찌푸리며 흐릿한 시야를 바로잡으려 노력했다.

 스네이프는 그가 깨어난 것을 보며 뒤로 물러나 지팡이를 들었다. 짜증은 나지만 해리의 왼팔을 치료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지팡이를 휘두르려는 것을 본 해리가 다급히 본인의 지팡이를 붙잡는 걸 보고, 스네이프는 본능적으로 방어 마법을 사용했다.

 

 “스투페파이*!”

 

 정말, 간발의 차이였다. 해리의 공격을 막아낸 스네이프는 그가 다음 공격을 하기 전에 재빨리 무장 해제 마법을 날렸고, 해리의 지팡이가 복도로 날아갔다. “스네이프?”, 해리는 제 손에서 지팡이가 떨어져 나가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했다.

 

 “분명히, 아니, 이건, 그러니까.”

 “진정해라.”

 “멀린, 빌어먹을. 스네이프, 제가 여기에 오기 전에 말씀드린 게 있잖아요!”

 “포터.”

 “그럴 의도로 그런 게, 나는 당신이, 적인 줄 알고-”

 

 좀처럼 진정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해리를 보며 스네이프가 내린 판단은 약한 기절 마법이었다. 이 이상 말을 하기엔 목이 아파져 왔고, 차분히 시간을 들여 그를 진정시킬 바 예야 그냥 기절시키는 게 더 효율이 높다는 걸 스네이프는 알고 있었다. 마법을 맞고 쓰러진 해리의 왼팔을 치료한 그는 엉망진창이 된 방을 둘러보다가 거실이 있을 1층으로 향했다.

 스네이프는 진심으로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오블리비아테 : 기억력 수정마법

*레파로 : 부서진 물건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마법

*아씨오 : 소환 마법

*스투페파이 : 기절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