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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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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38.

수도원 아래 마을에서 살던 시절에 허니의 삶은 제법 만족스러웠다. 

원하는 것을 다 가지지는 못했어도 그럭저럭 행복했고, 휘황찬란한 것은 없었어도 사랑하는 것은 아주 많았다.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마음 깊은 곳에 있었어도 나머지 자리는 넘치도록 풍요롭게 채워져 있었다.

그 삶을 뒤로하고 진짜 핏줄이 맞는지도 의심스러웠던 왕을 만나러 온 것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허니는 종종 자문했다.

물론 언제나 가치가 있었다.

왕의 죽음은 허니가 겪은 어떤 상실보다도 커다란 상처를 남겼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사랑받은 것을 후회할 수는 없었다. 왕과 함께한 날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왕을 만나면서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꿈도 꾸지 못했던 사람까지 다시 만나 함께한 날들은 말할 것도 없이 황홀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모두 짓밟히고 더러워진 지금 허니가 바라는 건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나는 내가 괜찮을 줄 알았어. 허니는 그게 너무 분했다. 차라리 끝까지 기대하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등신처럼 터무니없는 기대를 했어. 네 곁을 지키다 보면 언젠가는 네가 나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날이 있을 줄 알았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삶을 나누겠다는 꿈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로 만들 줄 알았어. 내가 나한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 줄 알았어. 얼마나 멍청하면 그렇게 믿었을까. 

이제 나는 너를 생각하면 심장이 박살나는 것 같아.

그러니 미워할 힘도, 보복할 기운도 없었다. 돌아가고만 싶었다. 

왕을 만나러 오기 전으로. 그래서 티모시와 다시 만나기 전으로. 그를 기억하는 허니의 마음이 밝고 따뜻하게 빛나기만 했던 시절로. 그럭저럭 행복했고 사랑하는 것들로 마음이 꽉 차올랐던 국경 마을의 삶으로. 그를 위해 기도할 수 있었던 수도원으로. 적어도 이토록 일그러진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어딘가로, 티모시에게서 먼 곳으로.

허니는 돌아가고 싶었다.  

이루어지지 않을 바람이었다. 허니도 알고 있었다.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 리 없었다. 지나온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고, 감시자를 둘 필요가 없을 만큼 단단히 갇혀 지내는데 이곳을 나갈 수 있을 리도 없었다. 무슨 수로 나간단 말인가.

돌아갈래요, 라는 말은 그저 돌아가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게 정말은 안 되는 줄을 알아서 허니는 존에게 토해내듯 말하고 하염없이 울었다. 저를 짓누르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더 울었다. 

그런데 울음을 터뜨리는 허니를 안고 토닥토닥 달래던 남자는, 그 긴 눈물과 떨림을 끝까지 다 받아준 다음 허니의 어깨를 가만히 밀어내고 허니를 보았다.

“그래, 그러자.”

허니의 충직한 약재상 존은 그렇게 말하고는 허니를 똑바로 보면서 다시 말했다. 

“반드시 여기서 나가게 해주마.”

그러니까 너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라.

그 순간 오랫동안 흐리멍텅했던 정신이 확 맑아졌다.

누가 빈말이라도 그렇게 말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렸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존이었기 때문이었다. 허니가 아는 존은 약속을 지키는 남자였다. 이렇게 눈을 보면서 진지하게 뱉은 약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켰다. 그는 약속대로 허니를 데리고 나가기 위해 정말로 위험을 무릅쓸 사람이었다. 허니는 거기서 덜컥 겁을 먹었다.

“아니에요. 아저씨가 안 그러셔도 돼요. 그냥 한 말이에요. 티모시가 못 나가게 하는데, 아저씨가 어떻게 저를 데리고 나가요. 그러다가 들키면 큰일나요...”

변방 마을에서야 존이 못 해낼 일이 무엇이 있을까 싶었지만 여기는 왕궁이었다. 자신을 도와주려다가 존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허니는 겁을 집어먹고 횡설수설했다. 하지만 존은 싱긋 웃으면서 허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를 뭘로 보는 거니. 허니야, 나는 지체 높은 분들 밑에서 한 세월을 일했단다. 그때도 내 믿음대로 살았지. 해야 할 말, 해야 할 행동이라고 믿으면 전부 다 했어. 그러고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다. 모르겠니? 나처럼 튼튼하면 높으신 분들도 무서워서 쉽게 못 건드린단다.”

그가 코를 찡긋거리며 웃었다.

“나라고 이 나이에 목숨 걸고 칼부림을 해가면서 너를 구해내겠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한테 연줄이 좀 있어. 적당한 도움을 받는다면, 기회를 봐서 너 하나 데리고 달아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단다.”

존은 염려 말라며 거듭해서 허니를 안심시켰다. 그는 자신이 다녀온 이웃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국을 비껴 북쪽으로 항해하면 얼음산으로 둘러싸인 땅이 나온다고 했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겨울에는 낮 없이 밤이 계속되지만 밤이 되면 하늘에서 여신의 옷자락같은 푸른 빛의 장막이 너울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존은 배 위에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면서 허니에게도 그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했다. 존은 젊은 시절 그 반대쪽으로도 가 보았다. 남쪽 바다를 한참 건너가면 나오는 왕국은 무척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에 땅은 비옥하고, 하얀 모래사장과 청록색 바닷가에 야자나무가 줄지어 선 군도는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으로 손꼽혔다. 긴 내전을 겪고 있지만 존은 언젠가 그곳으로도 꼭 가보자고 했다. 존은 수도원의 오르간이 만들어진 공화국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공화국에서는 예술을 높게 쳐주는 문화가 있고 여자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여러 군데 있어서, 그곳으로 가면 허니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실컷 배울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허니가 원한다면, 존이 데려가줄 테니 어디든 가보자고 했다.

대신 굶지 말고 나오는 음식을 잘 챙겨먹어야 한다고 했다.

“먼 길을 가려는 사람이 굶는 건 미련한 짓이야.”
“하지만 입맛이 없는 걸요.”
“그래서 요걸 가져왔잖니.”

존이 찰랑이는 약그릇을 들어 허니에게 내밀었다. 티모시가 허니에게 먹으라던 그 약이었다. 허니는 물끄러미 약그릇을 보다가 두 손으로 받아들었다. 약그릇을 허니에게 넘겨주려던 존은 약그릇을 받치는 허니의 팔이 힘없이 떨리는 것을 보고는 그대로 허니가 약을 마실 수 있도록 입에 그릇을 대주었다. 살짝 쌉싸름한 약재 맛이 감돌았지만 약이라기보다는 향긋한 과즙에 가까운 맛이 입술 사이로 흘러 들어왔다. 석류 맛이었다. 허니는 꼴깍꼴깍 들이켰다. 

“옳지. 잘 마셨다.”

존이 빈 그릇을 내려놓고 허니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허니는 그 따뜻한 손길에 다시 눈물이 핑 돌 만큼 마음이 놓였다.

“이따가 식사를 가져오라고 말하마. 힘들어도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 내가 다음에 데리러 올 때는 지금처럼 다 죽어가는 꼴을 하고 있으면 안 돼. 산책도 조금씩 해두렴. 그래야 바깥 바람에 쓰러지지 않을 것 아니냐.”
“산책만 하겠다고 해도 문을 안 열어줄 거예요.”
“허니야. 오늘 여기 오기 전에 네 약혼자를 만나고 왔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네가 말라죽기를 바라지는 않았어. 우리한테 잘된 일이지. 내가 잘 말해볼 테니 너는 아무 걱정 말아라. 잘 먹고, 건강해져야 한다. 그것만 신경써.”

허니는 여전히 회의적이었지만 일단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존이 마지막으로 허니를 꽉 안아주고 떠난 뒤, 하녀가 부드러운 빵과 스프를 가져다주었다.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아른아른 풍겼다. 약을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분 탓인지 식욕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허니는 빠르게 먹어치웠다. 배를 채우자 늘어지던 몸에도 힘이 조금 돌았다. 허니는 하녀가 빈 접시를 가지고 나가 문을 잠그고 멀어지기를 기다렸다. 한동안 방해자가 나타날 일이 없으리라는 확신이 서자 부지런히 움직였다. 나가겠다는 목표가 세워지자 온 정신이 그리로 쏠렸다. 

허니는 떠나기 위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챙겼다. 

챙길 것은 많지 않았다. 또 진작부터 준비놓은 것들이었다. 왕궁에 남겠다 결심하면서 그만 정리하려 했는데 이렇게 일찍 마음을 번복하게 된 것이 허무했지만 당장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허니는 짐을 확인했다. 간편한 옷가지와 망토, 신발, 단검 그리고 동전 몇 닢이 가져온 짐의 전부였다. 돈이 든 주머니를 보자 수도로 오던 때가 떠올렸다. 왕과의 만남을 앞두고 마음 졸이는 한편으로 수도에서 존과 나디아에게 줄 여행 선물을 사갈 생각에 들떠 있었다. 

예정보다 너무 오래 눌러앉아 있었다. 그래서 이 사달이 난 거다. 허니가 있을 곳이 아닌데 한참을 있어서.

가방에서 꺼낸 짐을 도로 집어넣다가 안에서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손을 스치는 것을 깨달았다. 끄집어내니 가벼운 주머니가 나왔다. 실피움 찻잎이었다. 아델라가 남국의 공주를 호위하고 떠나기 전 허니에게 주었던 것으로, 따로 숨길 데가 없어서 여기 넣어뒀었다.

제가 공주님을 믿고 떠나도 될까요? 티모시 경을 두고 어디 가지 않으실 거죠?

누구의 보살핌도 필요하지 않은 남자를 부탁하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허니는 이를 악물고 생각했다. 그녀가 이해해야 해. 그런 일을 겪고도 나한테 남아 있으라고 할 수는 없어. 허니는 찻잎 주머니를 가방에 쑤셔넣었다. 아델라는 편하게 쓰라 했고 실피움은 내다버리기엔 아주 값비싼 약초였으며 당분간 도망다니려면 돈이 될만한 물건이 있는 것이 좋았다. 

그러고 보면 요긴한 것들이 많았다. 허니는 그동안 선물받은 물건들을 보관해둔 궤짝을 열었다. 묵직한 뚜껑을 열어젖히자 크고작은 보석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니는 궤짝 안의 보석함을 뒤적거리면서 바깥으로 가져가려면 무엇이 좋을지 꼼꼼히 따져보았다. 너무 크거나 무거우면 지니고 다니기 불편하다. 너무 어마어마한 건 사줄 사람이 없거나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석함에 든 장신구들은 하나같이 귀한 보석과 정성스럽고 아름다운 세공을 자랑했다. 밖으로 가져가기엔 영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그나마 눈에 덜 띄는 몇 개를 골라내던 허니는 새로 연 보석함에서 목걸이 하나를 보고 움직임을 멈췄다. 궤짝을 가득 채운 것들은 대부분 왕의 선물이었지만 티모시의 선물도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허니는 금빛 도는, 환한 페리도트 목걸이를 집어올렸다. 허니가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을 보고 티모시가 허니의 목에 걸어주었던 목걸이였다.

나비 수천 마리가 날갯짓하는 것처럼 가슴을 간지럽혔던 그 날의 떨림을 기억했다.

허니는 목걸이를 아까 고른 것들과 함께 가방에 대충 쓸어담고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침대 가에 걸터앉았다. 궤짝 안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소리가 맑고 깨끗한 악기가 담겨 있을 상자도 눈에 들어왔다. 지나간 날에는 허니가 그 류트를 켜면서 부르는 노래를 귀 기울여 듣던 티모시가 있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닥치는 대로 던지고 걷어차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잘 참고 있었는데, 눈을 돌린 곳에서 벽을 장식하는 화관을 맞닥뜨린 순간 간신히 붙잡아두고 있던 마음이 끝끝내 말을 듣지 않고 뛰쳐나갔다. 허니는 벌떡 일어나 벽으로 달려갔다. 화관을 떼어내고 손 닿는 대로 쥐어뜯었다. 바싹 마른 꽃잎이 깃털처럼 허공에 흩날렸다. 앙상해진 줄기를 바닥에 힘껏 내팽개치고도 허니는 분이 풀리지 않아 씩씩거렸다. 지겨운 눈물이 방울방울 볼을 타고 굴러떨어졌다.

난 떠날 거야. 허니는 머릿속으로 곱씹었다. 그리고 다시는 티모시를 만나지 않을 거야. 다시는 그 자식 때문에 속 뒤집어지는 일 없을 거야.

기뻐할 일인데, 뭐 때문에 이토록 서러워지는지 모르겠다. 허니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침대로 갔다. 침대에 옆으로 누워서 몸을 웅크렸다.

떠나면...

그러면 다시는 티모시가 웃는 얼굴을 볼 수 없겠지. 

뭐가 문제야. 어차피 남아 있어도 다시는 나를 향해 웃어주지 않을 텐데.

하지만 평생 웃지 않을 것 같던 남자가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답게 웃던 날들이 자꾸만 떠올랐고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허니는 이불을 끌어올려 얼굴을 덮었다.

나는 언젠가 네가 나를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한 소망을 서러워하는 자신이 허니는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울다가 잠든 허니가 깨어났을 때는 방이 온통 깜깜했다. 

어두운 것이야 창문을 닫아걸고 못질한 이후 늘 그랬지만 지금은 발그스름한 빛과 열기를 뿜어내던 벽난로에서도 불씨가 다 꺼져가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하녀가 올 시각이 한참 지난 것 같은데... 허니는 의아해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장작을 몇 개비 벽난로에 던져넣고 불을 살려볼 참이었다. 

창밖이 소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먼 곳에서 날붙이 소리가 들려왔다. 칼이나 창이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였다. 함성 소리 같은 것도 함께 섞여서 들려왔다. 허니는 창가로 다가갔다. 밤이라면 뭐든 제대로 보일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창문에 덧대인 널빤지 틈에 눈을 가까이 가져갔다.

아주 작은 틈으로 내다본 바깥에서는 붉고 노란 빛이 일렁였다. 횃불 같았다. 피잉- 가늘고 날카로운 것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 퍽 하고 살을 가격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명 소리, 그리고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어둠을 찢기 시작했다. 횃불과 달빛에 번득이는 날이 보였다. 검은 그림자들이 서로 엉키고 찌르는 가운데 누군가 고함을 질렀다.

반역이다!

허니는 문으로 달려가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문은 바깥에서 단단하게 빗장이 걸려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을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했지만 문앞을 지키는 병사는 자리에 없는 것 같았다. 허니는 침대를 뛰어넘어 바닥을 더듬었다. 잠들기 전 짐을 확인하고 내버려두었던 가방이 손에 잡혔다. 몸이 생각을 거치지 않고 움직였다. 가운을 떨구고 가방에서 꺼낸 익숙한 옷을 입었다. 신발을 신고 망토까지 걸친 다음 허니는 궤짝을 다시 헤집었다. 손끝의 감각으로 보석함이 아닌 긴 상자를 찾아 열고 안에 든 것을 손에 쥐었다. 허니는 창틈으로 밖을 다시 엿보았다. 불길이 치솟았다. 담 부근에서 뒤엉키던 그림자들이 우르르 건물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앞에서 도망치던 하인이 그대로 등에 창을 맞고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허니는 이제 생각을 해보려고 했다.

나가야 하나? 문을 부수고 가야 하나? 창문을 부수고 가야 하나?

그런데 문이든 창문이든, 그렇게 부수면 소리가 나지 않을까? 그래서 저들한테 들키지 않을까?

허니가 망설이는 사이 남자들의 목소리와 쇳소리가 가까워졌다. 복도를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도망치기는 글렀다. 허니는 총과 가방을 움켜쥐고 옷장으로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쥐 꼴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저히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았다. 허니는 총을 고쳐쥐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이건 이렇게 쓰는 거야. 티모시가 무기를 한 부분씩 짚어주면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기억이 났다. 티모시는 총은 다 좋은데 소리가 크게 난다고 했다. 진짜 총을 쏘는 연습은 다음에 시간이 나면 바람도 쐴 겸, 왕궁 밖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찾아가서 하자고 했다.

그리고 연습할 기회가 오기 전에 왕이 죽었다.

쾅! 문을 들이받는 소리가 들렸다. 깡- 깡- 쇳조각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고 다시 쾅 들이받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세차게 열리는 것 같았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제대로 쏠 수 있을까? 침착하려 했지만 손이 자꾸만 떨렸다. 

여기저기서 저벅저벅 돌아다니는 발소리가 났다. 여러 명이 들어와 방을 뒤지는 것 같았다. 허니는 제발 침입자들이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돌아가기를 바랐지만 그들은 쉽게 나가지 않았다. 서랍장이 바닥으로 나동그라지고 침대 이불이 펄럭이며 젖혀지는 소리가 났다. 허니를 찾는 것 같았다. 허니는 좁은 옷장 속에서 방아쇠 위치를 거듭 확인했다. 달음박질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칼날이 칼날과 갑옷을 때리는 소리가 지척에서 울려댔다. 거친 욕설이 들려왔다. 날이 살에 박히는 소리와 몸뚱이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듯한 무거운 소리가 잇따랐고 방이 다시 조용해졌다. 

허니는 제발 다 죽었거나 떠났기를 빌었지만 적어도 한 사람이 남아 있었다. 

옷장 문이 열리고 어둑한 불빛이 뺨을 비추었을 때 허니는 총을 겨눈 채 가까스로 울음을 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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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10시 듄올나 합니다.
티모시폴 보고 천국가새오...
읽어줘서 항상 코맙!
2021.11.26 18:39
ㅇㅇ
내가 진짜로 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하고 진짜 오늘 또 글을보면서 정말 너무 사랑해서 아끼고 싶은 마음과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한 마음이 상반되어서ㅜㅜㅜ 내가 진짜 더 고맙고 어????? 진짜 사랑해 정마로 정말로 ㅠㅠ 나랑 함꼐해ㅜㅜㅜ나 진짜 너무 사랑해ㅜㅜㅜㅜㅜ으어어어어어어어
[Code: 614e]
2021.11.26 21:50
ㅇㅇ
센세..센세!!! 헐 마지막에 옷장 문 연 사람은 티모시일까 존일까... 존이 데리고 나간다고 하고서 반역 일어나니까 존도 뭔가 있나 싶고...
[Code: b26c]
2021.11.26 21: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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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진짜루
[Code: d3df]
2021.11.26 2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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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는 진짜 지니어스다.... 매화 나도모르게 입을 헤벌리고 읽게돼ㅜㅜㅠ 허니야 떠나면안돼ㅠㅠㅠㅠㅠ티모시는 너를 사랑하고있다고ㅠㅠㅠㅠㅠㅠ
[Code: e088]
2021.11.26 2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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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나는진짜센세없음죽어...알았지...?
[Code: 9620]
2021.11.27 00: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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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랑 행복했을 때가 너무 멀고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ㅜ 허니 너무 안쓰럽고 티모시 얼굴 국보로 보존해야 하고 센세는 내가 사랑하고...
[Code: 2383]
2021.11.27 00: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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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몰라... 티모시가 허니 구하러 온 걸까...? 이러니 내가 안미치고 배기겠냐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진짜 사랑해ㅠㅠㅠ
[Code: 8b90]
2021.11.27 03: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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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누구지ㅠㅠㅠ티모시???존????ㅠㅠㅠㅠ반역이라니 허니 안그래도 힘든데 더 혼란스럽겠다ㅠㅠㅠ 제발 우리 허니 행복해지자...센세 오늘도 많이 사랑해•••
[Code: 71c6]
2021.11.27 0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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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릭..?? 누구여도 심장 터져 진짜로 ....
[Code: 71c6]
2021.11.27 0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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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가 왔다 센세..센세의 글은 시즌20까지 아니 억나더까지 드라마화해야해ㅠㅠㅠㅠ반역은 예상치도 못했던거라 어떻게 흘러갈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어 거기다 허니 심정이 이정도인데 티모시 심정도 비슷하게 삽질중일것 같아서 존나 안쓰럽고 좋다는 모순적인 감정이 공존해요 센세ㅠㅠㅠㅠ센세는 천재야
[Code: 3c4b]
2021.11.27 0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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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상하게 센세 글은 한번에 읽질 못하겠다? 여태 인생 살면서 글 읽을때 단 한번도 이런적 없었는데 센세 글만큼은 한문장을 열번씩은 읽게 되는것 같아 센세 글이 진짜 미친듯이 너무 좋아서 심장이 주체가 안될만큼 떨리고 몇번씩 곱씹으면서 머리속에 저장해버리고 싶어서....진심 과장이나 구라 아니고 제목만 열번은 읽고나서 내 센세가 오셨구나 인식이 좀 됐다 싶으면 폰 잠시 덮어두고 심호흡하고 나서야 경건하게 읽기 시작함 나 정말 이만큼 센세 사랑한다,,?
' 나는 언젠가 네가 나를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한 소망을 서러워하는 자신이 허니는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
이 부분 진짜 너무 슬퍼서 이 이른 아침부터 눈물났어ㅠㅜㅠㅜ 뭔가 센세는 툭툭 던지는듯한?? 담담한? (((센세와 달리 표현력 어휘력 전부 고자인 벌샛기라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문장으로 사람 가슴 씨게 치고 가는거에 타고난거같아••
[Code: 5456]
2021.11.27 0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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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두 문장으로 사람을 이렇게 울려버려도 되는거냐고ㅠㅠㅠ센세 당신 천재 아니면 신 둘 중 하나 맞자나 다 알아ㅝㅓㅠㅠㅜ 마지막에 방에 들어왔던 사람중에 티모시도 있을까 ㄷㄱㄷㄱ하면서 봤는데 움짤보고 잠깐 심장 멎었다...근데 또 티모시가 다친 상황인건가 걱정도 되고ㅠㅠㅠ 나 정말 내가 인내심이 이렇게까지 부족한 사람이었나라는걸 센세 작품 통해서 깨달았다니까..? 누군가를 기다리는게 이렇게 마음 졸이게 되는 일인지도 센세덕에 깨달았어 매번 이렇게 재밌는 무순 선물해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억나더까지 미리 잘 부탁해 센세 사랑해(무순 맡겨둔거 아님 부담주는거 아님 센세가 너무 좋아서 억나더 조나더 경나더까지 함께하고싶다는 뜻임)
[Code: 5456]
2021.11.27 09: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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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존나 재밌어요 센세ㅜㅜㅠㅠㅠㅠ
[Code: e2b0]
2021.11.27 1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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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센세 맨날 왔으면 좋겠아 아니 매 시간 마다 왔으면 좋겠어ㅠㅠㅠㅠ 센세 너무 좋아해 내가 ㅠㅜㅜㅠㅠㅠ
[Code: a6e9]
2021.11.27 1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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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구라 안 치고 센세 글 읽으려고 살아요… 센세 정말 천재만재 항상 건강챙기고 어? 항상 나 여기서 기다릴게!!!!!
[Code: 4bf6]
2021.11.27 20:25
ㅇㅇ
나 센세 보고 싶어서 정주행 하고 왔잖아 센세 너무 보고 싶다........ 벌써 하루나 지났네ㅠㅠ
[Code: ca45]
2021.11.29 1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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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필력 무슨일이야…???????????????? 문장하나하나 감탄하면서 호로록읽는다ㅜㅜㅜㅜ
[Code: 7f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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